(화성시문화재단) 2023 화성 in 서재「주간 북레터」- 매주 목요일, 화성시립도서관에서 전하는 책편지
Vol. 117. (2023.06.15.)
독서 전문가의 책 추천(일반) ─ 김신회 작가

가슴에 덕심 하나쯤 품고 있다

  심정적 엔데믹 시대인 요즘, 주변 사람들이 눈에 띄게 분주해졌다. 그동안 미뤄왔던 여행 욕구를 실현하는 이들이 있고, 크고 작은 취미생활에 불을 당겨 주말을 가득 채우는 사람들도 보인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부터 새로운 운동의 세계에 발을 들이거나 봉사나 나눔을 실천하기도 한다. 잔뜩 웅크려 있던 지난날들을 보상받겠다는 듯 열정 쏟을 거리를 찾아나서는 모습 자체가 이 계절을 닮았다. 뜨겁고 활기차고 생기 넘치는, 여름 같은 사람들.


  시쳇말로 ‘덕질’이라고 하는 것은 밋밋한 일상에 리듬감을 더해준다. 매일 똑같던 하루에 생기가 돌고, 불쑥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괜시리 웃음이 난다. 나에게 언제 이런 열정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 요즘의 나를 살게 하는 그것. 당신에게도 덕질의 대상이 있는가? 아직 없다면 조만간 만나게 될 거다. 모든 사람은 가슴속에 덕심 하나쯤 품고 있기 때문에. 덕질은 일상을 구원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여름을 좋아한다. 얼마나 여름을 좋아하느냐면 여름을 주제로 책 한 권을 썼을 정도다. 평소 놀 줄 모르고, 그 흔한 취미도 없어 따분한 일상 보내는 걸로는 전문가 수준이지만 여름이 되면 그 누구도 부럽지 않다. 길가를 가득 메운 초록만 봐도 가슴이 뛰고, 저마다의 모양으로 피어있는 장미에 마음이 시큰해지고, 사람들의 가벼운 옷차림에, 느즈막히 찾아오는 어둠에, 왠지 모르게 들뜬 거리의 풍경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요즘이 여름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의 일상은 총천연색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서너 달 동안 숨만 쉬어도 행복할 예정이다.


  이번 달에는 여름이라는 계절만큼 내가 몰두하는 작가들을 소개하고 싶다. 신작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신작이 나오면 한달음에 서점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이들이 열심히 써주고 그려주어서 나라는 독자는 행복하다. 누군가에게 나의 글도 그럴까?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열심히 써보기로.

올여름엔 우리 모두가 덕질할 대상 하나쯤은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게 책이면 더 좋겠고.

도토리 문화센터 1

난다 지음 | 문학동네 | 2022

  《어쿠스틱 라이프》를 통해 정감 넘치는 일상 이야기로 자신의 삶의 궤적을 공감대 있게 그려낸 난다 작가의 새로운 웹툰이다. 그간의 연재작을 모은 첫 번째 단행본인 이 책은 폐관을 앞둔 ‘도토리 문화센터’에서 일하고 배우는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취미와 열정, 지속 가능한 덕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겉으로는 영 이해되지 않아도 속을 들여다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는 재미가 남다른 작품.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도 동네 문화센터 한번 찾아가 볼까?’하고 고민하게 된다.


  허를 찌르는 유머에 깔깔 웃다가 난데없이 울컥하게 되는 책. 책장을 덮은 순간부터 나는 매일 2권이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

이반지하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

  작년에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문학동네, 2021)로 대한민국 에세이계에 큰 돌 하나를 던진 인물이 있다. 이름도 남다른 작가, 이반지하는 말하는 것도 쓰는 글도 신랄하고 독특하다. 그의 글맛과 말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 책에는 대한민국에서 퀴어로 사는 일, 현대 미술가로서의 삶, 신진 작가로서의 고뇌, 초보 운전자로서의 애환까지 가득하다. 또 다른 퀴어들과의 인터뷰로 구성된 ‘부치의 자궁’이라는 원고는 특히 많은 이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사람이 웃기기만 하면 아쉽고 진지하기만 하면 지루하지만, 그 둘을 잘 버무리면 매력만점이 된다. 그런 사람이 바로 이반지하다. 책을 읽다 보면 인터넷 검색창에 자꾸 그의 이름을 치게 된다. 그 궁금증은 어느새 잠들어있던 덕질에 불을 당긴다.

도서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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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점도서관: 031-226-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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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탄복합문화센터 전시장: 6월 30일 ~ 8월 20일

  ✅ 문의사항: 031-290-4612(4615, 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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