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덕원역 서울구치소에서 복무 중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자유입니다.
외박을 나와 강릉에서 새해 해돋이를 보고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이 편지를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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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1일 오전 7시 40분. 강릉 해돋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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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올해 3년 간의 교도소 대체복무를 마치고 소집해제(전역)합니다. 날짜는 10월 29일입니다. 아직 조금 남았지만, 금년도에 끝이 납니다. 버텼더니 시간은 가네요 ^^
김자유 병역거부 후원회에 후원금을 보내주시고 응원해주셨던 분들께 편지를 써야겠다 싶었습니다. 사실 진즉 경과보고를 드렸어야 했는데, 바빠서 미루다보니 훌쩍 지났습니다. 이 편지를 통해 저도 저의 병역거부와 교도소 복무, 그리고 누구나데이터 일을 병행했던 지난 시간에 대해 회고하고 기록으로 남기려고 합니다. 앞으로 본 편지를 포함해 약 4개의 편지를 연속으로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아직 다 써놓은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언제 발행할지는 미정입니다 ^^ 잊고 계시다보면 어느 날 메일함에 도착할 것입니다. 김자유 병역거부 후원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 링크에서 이메일을 등록하시면 됩니다. 본 메일을 받으신 분은 자동으로 등록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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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유의 교도소 편지 시리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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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올해, 교도소 복무 3년을 졸업합니다. (현재 편지)
- 투잡 생존기 : 평일엔 교도소, 주말엔 누구나데이터. 책 4권 쓰고 상 2개 받았습니다.
- 김자유가 직접 본 ‘가장 소외된 곳’의 풍경과 수감자들의 일상
- 당신과 당신의 아들에게 병역거부를 권합니다.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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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 시리즈는 이런 분들에게 흥미롭고 유익한 글이 될 것입니다.
- 김자유의 병역거부와 대체복무 3년의 과정이 자세히 궁금한 분
- 가장 소외된 곳, 교도소를 3년 간 밀착 경험한 사람이 보고 느낀점이 궁금한 분
- 예비 병역거부자 또는 병역의무가 예정된 자녀가 있는 분
저는 지금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역에 있는 서울구치소에서 합숙 복무를 하고 있습니다. 교도소 안에 있는 8인 1실 생활관(기숙사)에서 대체복무요원 100명과 함께 숙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할 때 외출, 외박, 휴가를 나옵니다. 대체역심사위원회에서 반 년 동안 서류와 면접을 통해 저의 “양심의 진실성”을 심사 받고 통과가 됐습니다. 대체복무를 시작하며 2023년 10월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대체복무교육센터에 입소했습니다. 군대로 치면 훈련소 기간인데, 3주 간 교도소 복무에 대해 OT를 받는 연수 기간입니다. 이후 충남 공주시에 있는 공주교도소에서 1년 9개월 복무했습니다. 그리고 전보를 와서 2025년 9월부터 서울구치소에서 복무 중입니다. 집과 일터가 모두 서울이다보니 공주에서 고속버스로 일주일에 두세 번씩 왕복하던 피로가 해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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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또는 구치소)에는 두 종류의 근무 형태가 있는데, 하나는 평일 주 5일제 근무이고, 다른 하나는 주/야간으로 교대 근무(주야비휴)를 하는 야근부입니다. 저는 야근부에 속해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는 낮 근무, 다음 날은 야간에 밤샘 근무를 하고, 그다음 이틀은 쉬는 것입니다. 제가 원래 밤샘은 쌩쌩하게 잘합니다. 그러나 좋아서 야근부를 하는 것은 아니고 평일에 쉬는 날을 확보해야 그 시간에 누구나데이터 일을 병행할 수 있어서 자원했습니다. 도대체 김자유 대표는 ‘군대’ 갔다면서, 계속 여기저기 멀쩡하게 출몰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의아하셨을 것입니다. ‘주,야’는 근무하고 ‘비,휴’ 때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데이터는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전원 리모트워크 조직이기 때문에 8년 간 안착된 원격근무 시스템이 잘 동작하고 있습니다. 교도소 일이 끝난 시간에 원격으로 매일매일 업무 처리 및 zoom 회의 등을 하고 있습니다.
누구나데이터 대표직을 임시로 다른 사람 명의로 해놓고 복무 중인 거냐고 종종 물어보는 분이 있습니다. 저는 누구나데이터의 법적 대표이사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체복무법에 공식적으로 겸직허가 제도가 있어서 기관장의 허가를 받으면 생업에 겸직이 가능합니다. 교도소에서 감사하게도 저의 사정을 배려해주셔서, 이 제도를 활용하여 복무와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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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생활관 안에서 누구나데이터 동료들과 zoom 회의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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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쉬어야 할 시간에 쉬지 못하고 투잡을 하는 상황이지요. 특히 복무 초반에는 일부러 저를 더 혹독하게 몰아붙였습니다. ‘대표 리스크’를 저 스스로가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 쉬는 날마다 공주에서 서울로 당일치기 왕복하며 고객 미팅이나 강의 등 몰아치는 일정으로 빼곡히 채웠습니다. 김자유 대표가 군대니 대체복무니 들어갔어도 누구나데이터는 흔들림 없이 계획된 일을 한다, 그리고 여전히 매년 혁신하고 성장하고 있다, 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병역의무 이행은 누구나 양해 가능한 불가항력적인 사유이니,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된다, 라고 가까운 분들이 저를 위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병역거부를 하는 저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젊은 날에 열정을 다하고 있는데 나라가 관성적으로 무차별 징집해가는 것을 반대하는 것도 제가 병역을 거부한 신념 안에 들어있습니다. 때문에 잘못된 제도 때문에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 방해 받는 것은 순순히 순응하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제 페이스에 맞추지 않고, 회사의 페이스에 저를 맞추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다행히 병은 안 났고 건강합니다 ^^) 그래도 공백이 생기는 부분은 누구나데이터 동료들이 분담하여 메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누구나데이터 상준님, 강윤님, 성주님, 그리고 예성님과 상수님, 마지막으로 양해해주신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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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갈아입고 교도소를 나서는 시간. 그리고 그날 밤 9시 30분까지 다시 교도소로 복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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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전력을 다해야 했던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원래 대체복무를 시작하기 2년 전, 병역거부자의 신념을 전혀 보장하고 있지 못한 현재의 대체복무 역시 ‘거부’하고 병역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아서 감옥에 ‘수감’되기를 원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20대 초반부터 가지고 있던 신념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누구나데이터를 해산하거나 다른 회사와 합병하는 안 등을 유력하게 검토했습니다.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놓고 동료들과 여러 차례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저의 뜻보다도 동료들의 뜻에 맡길 심산이었습니다. 저는 동료들이 ‘다른 회사와 합병하는 안’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동료들과 막상 대화를 나눠보니 예상과 달랐습니다. 동료들은 입을 모아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지금의 이 일터를 지키고 싶다. ▲비영리 생태계에서 누구나데이터가 하는 일은 반드시 존속이 필요하다. ▲그 일이 정상적으로 존속되기 위해서는 다른 조직이 아니라 ‘누구나데이터’가 해야 한다.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어찌해야 옳은 결정인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와중이었는데, 동료들의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고 길이 또렷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망설임 없이 누구나데이터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길을 선택했고 그것에 모든 것을 쏟기로 했습니다. 수감이 아닌 대체복무를 선택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누구나데이터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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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증서. 37분이 모아주신 1,809,698원을 전쟁없는세상에 기부하여 대체복무 제도개선 운동에 쓰였습니다. (PG 수수료 등 공제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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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체복무를 시작할 때 ‘병역거부자의 신념을 보장할 수 있는 인권친화적인 대체복무 제도개선 운동’을 위해 후원금을 요청드렸을 때 일주일만에 37분이 222만원을 보내주셨던 한분 한분도 큰 힘이 됐습니다. 모아주신 후원금은 약속드린대로, 병역거부 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시민단체 ‘전쟁없는세상’에 전액 기부하였습니다. 전쟁없는세상은 이듬해 회원총회를 통해 사업계획에 대체복무 제도개선 운동을 명시적으로 신설하여 사업을 진행하였고 이 사업에 후원금이 소중히 사용되었습니다. 이 분야에 후원금을 낸 사람은 대한민국에 실제로 몇 사람이 안 됩니다. 평범한 후원금이 아니라 매우 특별한 후원을 해주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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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가장 뜻대로 되지 않아서, 말 못 할 고충들로 인해 심적으로 고통스럽기도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가끔 멘탈 관리가 안 되어서 미운 말을 해도 저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거두지 않으셨던 주변 분들의 도움 덕에 잘 지나왔습니다. 병나지 않는 선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올해 남은 기간도 건강하게 지내다가 나가서, 할 일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
아, 드릴 말씀이 아직 너무 많습니다. 이만 줄이고 후속 편지에서 이어가겠습니다. 편지를 받으실 분은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저는 강릉을 조금 더 즐겨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1월 1일
외박 중에 강릉에서, 김자유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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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유가 직접 본 ‘가장 소외된 곳’의 풍경과 수감자들의 일상
- 당신과 당신의 아들에게 병역거부를 권합니다.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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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에게 답장을 보내고 싶다면 본 메일에 회신하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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