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등장인물은 파주에서 대마를 재배하고 있는 농부 천호균이다. 북한의 접경지역인 파주 민통선 안에서 ‘땅을 소유하지 않는 농부’로서 생태적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 대마재배는 평화를 짓는 일이며 기후위기 시대의 비상행동이다.
“대마라는 풀이 워낙 강하니까 다른 풀이 이겨내지 못해요. 풀을 굳이 뽑지 않아도 돼요. 거름도 안 해요. 흙을 건강하게 하는 역할을 대마 자체가 합니다. 쑥쑥 크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땅에 비료가 되는 거죠”
이렇듯 영화는 대마의 생태적, 의료적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유도하고 있으며 대마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깨고 대마가 사회 속에 공존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한다. 영화 <풀>은 대마의 합법화를 주장하기 보다 대마를 재배하고 활용하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대마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사회적 금기에 대한 용기있는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뜨거운 풀, “대마초”에 대한 새로운 담론
대마초는 기호용, 의료용으로 구분되어 해외 국가들에서 합법적으로 허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왜 철저히 금지되었을까? 영화에서는 대마초가 1970년대 법으로 금지된 역사를 소개한다. 그리고 그 후, 우리사회에서 타당한 담론 없이 대마초에 불법의 낙인을 찍어왔음을 지적한다. 영화는 치료 목적으로 대마초가 필요한 사람들이 범죄자가 되어버리는 현실이 옳은 것인지, 부조리한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무해한 대마와 대마를 키운 분들이 한국의 융통성 없는 법제도에 갇힌 현실이 안타깝네요. 다큐로 다뤄주셔서 고맙습니다.”
“누군가 만든 수많은 프레임 속에서 제발 좀 자유롭고 싶다 외치면서도 나 또한 얼마나 많은 두꺼운 선을 무지와 무관심, 편견과 오만으로 그어놓고 살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2월 6일 시사회 관람평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