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학개론 2강]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권상집입니다.
안녕하세요, 권상집입니다.
한성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가르치고 있어요.
초록학개론 베타 버전 레터에도 제 논문이 소개됐는데, 이렇게 또 찾아뵙게 되었네요!

저는 주로 경영 전략과 기업 혁신을 공부하고 있어요. 특히 산업의 경계선이 무너지는 요즘, 산업 융합 전략을 세우고, 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관심을 두고 있죠.

오늘은 고용창출 전략을 주제로 한 논문을 들고 왔어요. 고용 해법을 논의할 때 보통은 정부 정책을 이야기하잖아요.
"왜 고용창출 연구엔 기업, 대학, 학생들의 목소리는 빠져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연구죠.

제가 교수가 되기 전 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로 일했는데, 의외로 기업과 학생들이 고용에 대해 공통된 시각을 가진 부분이 많더라고요. 여러 시각을 종합해보면 재밌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생 15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하고, 16명과는 심층 인터뷰를 했습니다. 기업 2곳과 대학교수 2명을 대상으로 사례연구도 진행했고요.

각자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궁금하신가요? 제가 90초 안에 말씀드릴게요. 저를 보고 싶으시면 아래 화살표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90초로 만나는 논문

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기업경영트랙 교수
2019년 출간, 코리아비즈니스리뷰(KBR) 제23권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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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있게, 빠져 들게

제 연구결과는 간단합니다. 기업은 지원자의 스펙보다 역량에 집중해야 하고, 학생들은 시대가 원하는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비판적 사고력이나 창의성을 가져야 하는 거죠. 정부는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줘야 하고요. 어찌 보면 뻔한 결론일 수 있지만, 고용창출을 위한 아주 기본적인 방법을 실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계속되는 게 아닐까요?



창의력은 자격증 순이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학생들은 이 시대가 필요로하는 역량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저는 강의실에서 이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시험 방식에 변화를 줬죠. 제 강의에는 객관식이나 단답형 시험이 없습니다. 고민이 필요한 질문을 던져서 보고서를 쓰게 하죠.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려면 학생 스스로 생각을 쥐어짜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학생들을 가르쳐보니 이런 훈련을 꾸준히 한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역량이 높아지는 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대학 내 역량 강화 교육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대학이 취업률에 연연하다 보니 교육 프로그램 설계가 왜곡되고 있습니다. 학교에 영어나 자격증 등 소위 스펙 쌓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이유죠. 세상은 창의적인 인재를 원하는데, 대학 교육은 거꾸로 가고 있는 게 안타깝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할 일은 다르다!

기업은 학벌과 스펙 중심으로 인력을 선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구직자의 잠재력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채용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최근 대기업은 수시채용으로 채용 방식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직무 적합성을 중심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공개채용보다는 훨씬 좋은 방식일 수 있죠. 하지만 구직자는 공개채용보다 신입사원 선발 인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합니다. 기업과 정부가 나서서 구직자들에게 수시채용 도입 전에 채용 방식의 타당성에 대한 신뢰를 먼저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대기업과 비교하면 중소기업은 지원자가 없어서 채용이 어렵다고 하죠. 중소기업은 채용 경쟁력이 약한 만큼 내부에서 신입사원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면 도움이 될 겁니다. CEO 등 임원이 직접 신입사원 지도에 나서는 거죠. 이런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는 적극적 홍보도 필요할 거고요.



가장 좋은 채용 방식은 뭘까?

지난 정부에서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도입했어요. 그런데 이번 정부는 이를 없앤다고 합니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기업과 대학엔 엄청난 영향을 주는데요. 조금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도를 유지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가장 좋은 채용 방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하는 거죠.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고용창출의 주체인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대학, 구직자의 관점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번 연구를 하면서 서로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는데요, 일부 기업에서 제가 전달한 대학, 구직자의 의견이 채용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도 했습니다. 어쩌면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더 좋은 해법을 발견하지 못한 게 아닐까요?

오늘의 단어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Focus Group Interview)
연구 방법론 중 하나로, 특정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을 모아 집단 인터뷰를 진행하는 조사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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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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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더 재미있는 연구를 들고 올 건데 정말 드랍(수강 철회)하실 건가요? 😢   수신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