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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개인전 준비 & 의뢰 작업

[ 2021. 2.  Eternally Blue 시리즈 작업 과정 ]
다가오는 4월 개인전 준비를 하고 있던 와중, 3월 중순에 오픈 예정인 대전의 신경과 원장님께서 한 달 전쯤 감사하게도 푸른 버드나무를 소재로 한 <Eternally Blue> 영원히 푸르다 시리즈를 의뢰해주셨습니다.

작업할 시간이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작품이 걸릴 공간도 참 멋졌고 내원하실 환자분들께 잠시나마 쉼과 위안을 안겨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습니다. 

[ 2021. 2.  Eternally Blue 시리즈 에스키스 ]
의뢰해주신 작업이다 보니, 작품이 놓일 공간과 최대한 조화로울 수 있도록 고심하여 여러 번 에스키스를 거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작업의 큰 흐름을 잡으며, 번지고 스미는 동양의 발묵법을 사용해서 차분히 푸른 잎들을 그려나갑니다. 

[ 2021. 2.  Eternally Blue 시리즈 작업 과정 ]
평소 자세한 밑그림은 천 위에 스케치하지 않고 대략적인 구도의 흐름만 표시한 뒤 화폭에 물을 적셔 미리 색을 배합해둔 옅은 농도의 푸른 물감으로 마음속에 담아둔 이미지를 차분히 그려나갑니다.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물에 적신 천에 제가 원하는 표현이 가능한 시간은, 작업실에 난방기를 사용하고 있는 요즘엔 대략 1시간 정도뿐이라 그 시간 동안은 꼼짝 않고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집중력과 에너지를 쏟습니다.

이처럼 점점 흐름 내에서 풍성한 느낌이 나도록 푸른 잎을 그리는 작업을 2주를 꼬박했던 기억이 납니다. 

[ 2021. 2. 작업 과정 ]
자연의 초록빛과 시원한 하늘 그리고 바다의 파란빛을 담고 있는 작품 속 푸른색은 제가 직접 배합한 색감으로 전통 재료인 분채를 사용하진 않지만, 겨울철에는 날씨가 추운 탓에 물감 입자들이 뭉쳐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드립백에 한 번 더 걸러 사용하고 있습니다.

[ 2021. 2. 작업 과정 ]
이렇게 작업에 알맞은 농도로 먹이나 물감을 만들어두고 작업하는데 이 유리병들은 제가 3년 넘게 재사용 중인 물감통입니다. 부끄럽지만 학교 다닐 적엔 일회용 용기나 종이컵 등에 물감을 담아 사용하고 학기가 지나면 생각 없이 버리고 새로 구매하곤 했었는데 어느 순간 무심코 사용했던 플라스틱 용기와 버려지는 일회용품들을 바라보며 죄책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한 번 쓰고 버릴 것들을 최대한 덜 쓰려고 노력하고 작업에 필요한 물감통은 앞으로 쭉 재사용해보고자 물감을 다 사용한 유리병은 깨끗이 세척하고 관리해서 오래 사용 중이랍니다. 아마 실수로 병을 깨트리기 전까지는 지속해서 저와 함께할 것 같아요! 

[ 2021. 2.  Eternally Blue 시리즈 작업 과정 ]
마침내 제 계획하고 원하던 느낌에 가까워지면 반짝이는 은실이 수놓아질 결의 흐름을 미리 잡아둔 뒤 그림틀에 고정되었던 타카심을 전부 제거하고, 그림이 그려진 천에 본격적으로 재봉틀 작업을 하게 됩니다. 

표시해둔 큰 흐름을 따라 수행하듯 한땀 한땀 재봉질을 하다 보면 조금씩 원하던 결이 생겨납니다.

[ 2021. 2.  Eternally Blue 시리즈 작업 과정 ]

[ 2021. 2.  Eternally Blue 시리즈 작업 과정 ]
계속해서 수를 놓다 전체적으로 원하던 결의 느낌이 나오면 부분마다 흐름을 깨주며 감각을 따라 자연스럽게 결을 쪼개 줍니다.

개인적으로는 <Eternally Blue>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푸른 버드나무와 억새 틈 사이에 어우러진 반짝이는 은실 땀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쉽사리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칠 수도 있었던 장면을 포착하여 영원으로 담아낸 시리즈입니다. 평소 작업과 같이 여백의 공간에 빛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했고요.

반짝이는 은실의 땀을 통해 늘 우리 곁에 존재하는 빛의 존재를 보다 집약적으로 강조한 작업인 <Eternally Blue>는 버드나무와 억새의 무성한 잎과 줄기 틈 사이로 새오나오던 빛에 어우러진 찰나 자연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 작업으로 한동안 바라보던 잎이 하나둘 떨어지고 나면, 무언가 덧없는 감정을 느꼈던 경험이 모두 한 번쯤은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계절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순환하므로 또다시 잎이 돋아나는 봄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며 빛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 2021. 2.  Eternally Blue 시리즈 작업 과정 ]
전시 준비 중인 작업들과 의뢰받은 작품은 다음 달 레터에서 완성된 모습을 만나보실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
이미래 피아니스트님의 새 앨범이 정식 발매 되었습니다!

[ 2021. 2. 이미래 피아니스트의 새 앨범 ]
지난번 작업했던 이미래 피아니스트님의 새 앨범이 드디어 정식으로 발매되었습니다. 국내 음원 사이트와 해외 음원 사이트인 애플뮤직, 유튜브 등에서도 감상이 가능합니다. 

[ 장영은 | White, 광목에 채색 그리고 자수, 59x47.5cm, 2020 | Sold out ]
커버 이미지로 콜라보한 작품은 이번 앨범 수록곡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으로, 이미래 피아니스트님께서 직접 소장하시게 되었습니다.

앨범 작업은 처음이었지만, 실물 앨범을 받아보고 나니 앨범의 전체적인 디자인이 곡의 분위기와 어울리게 잘 나온 것 같아서 이제야 조금은 안도감이 들기도 하네요.

앨범은 온라인으로도 ‘이미래 앨범’을 검색하면 구매가 가능하다고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음원도 많이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미래 피아니스트 신곡 듣기>
글을 마무리하며,

[ 2021. 2.  장영은 작가의 작업실 ]
이번 달은 대부분 시간을 작업에 집중하며 보냈고, 감사한 일들로 정신없이 지나온 것 같습니다. 월초에는 아티스트 레터 팀에서 작업실로 와주셔서 한차례 미팅을 했고, 저를 도와 작품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아트상품을 제작해볼 예정이라 꽤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 2021. 2.  아티스트 레터 팀과의 회의 ]

늘 이렇게 작업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 지난 주말에는 인사동에 들려 작품을 반입하고, 서촌의 갤러리 우물에서 전시를 감상한 뒤 근처에서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했답니다. 

한옥을 개조한 카페로, 진열된 책도 함께 읽을 수 있어서  마음이 들었고 처마 아래 앉아 시간을 보냈습니다. 많은 책 사이에서 눈 길이가 꺼내 든 것은 ‘힐링 스페이스’라는 책이었는데, 전시 준비를 마치고 정신없는 일정이 조금 지나면 꼭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랍니다.

그렇게 잠시 여유를 즐기다 종로구 구기동 근처에 위치한 ‘하늬가’라는 한식 요리 주점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와서, 구독자분들께도 소개를 드려볼까 해요.

도예가 희뫼 선생님의 잔에 담긴 감미료가 없는 해창 막걸리와 애피타이저인 액젓 초무침으로 가볍게 시작을 하고 바삭한 감자전과 낙지구이를 주문했습니다. 

매콤한 메밀전병도 함께 먹었고요, 평소 날 것을 잘 못 먹는 편이라 선어회를 처음 먹어보았는데 제가 알던 맛의 회와는 달리 너무 맛있었어요!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라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정말 편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던 주말이었습니다. 요즘 작업을 하느라 끼니를 간단히 때웠던 날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정성스레 내어진 음식을 먹고 나니 왠지 모르게 에너지가 나는 것 같아요.

구독자분들께서도 바쁘시더라도 종종은 건강하시고 맛있는 끼니 꼭 챙겨 드시고요! 다가오는 개인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다음 달에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항상 따뜻하고 관심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주고 있다.

[ 법정 / 버리고 떠나기 中 ]

[ 장영은 | Eternally Blue,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27x54cm, 2020 ]

-  2021년 2월
[ 전시 | 협업 | 작품구입 : feelmycolor@naver.com ]
아티스트 레터
master.artistlet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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