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일  (No. 529)
글을 못쓰는 사람들의 특징


알다시피 저는 ‘경다방’이라는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러 사람들로부터 종종 원고 샘플을 받곤 합니다. 어디에서 따로 교육을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출판계획서를 보여주면서 출판에 대단한 열의를 드러내는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글의 완성도가 부족해서 출판으로 이어진 경우는 한 건도 없습니다. (물론 제 출판사가 외부 저자의 책을 낼 정도의 여력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요약하면 ‘글을 못쓰는’ 사람들이 어떤 오류를 범하는지 뚜렷하게 드러나더군요.


첫째, 글 쓴 목적과 독자가 불분명합니다.

대부분의 글은 “나는 이런 경험을 했다”는 에세이인데요, 아무리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는 글이라 해도 글이란 모름지기 독자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독자가 자신의 글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왜 끝까지 읽어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않으면 글은 그저 일기에 불과하죠.


둘째, 글의 구조가 엉망입니다.

좋은 글은 기승전결이 분명하고 흐름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원고 샘플 중 상당수가 자신의 단상을 그대로 옮긴 터라 문단이 연결되지 않고 핵심 메시지가 무엇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글을 쓰는 것은 집을 짓는 것과 같다고 하여 ‘글짓기’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잘 새겨야 합니다. 글을 쓰기 전에 설계를 잘해야 합니다.


셋째, 추상적인 말이 많습니다.

“중요하다, 필요하다, 좋다”와 같은 말은 많지만 구체적인 사례나 장면이 드뭅니다. 설령 나온다 하더라도 상투적이고 새롭지 않습니다. 추상적인 말만 나열되면 공감이나 설득력이 생기지 않죠. 어휘력 부족도 문제입니다. 쓸 수 있는 단어의 폭이 협소하지 뻔한 표현에 기대고 마는 것이죠. 플로베르(Gustave Flaubert)는 “정확한 단어를 찾는 것이 글쓰기의 비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넷째, 문장의 호흡이 제멋대로입니다.

어떤 글은 문장이 지나치게 길어서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헛갈리고, 또 어떤 글은 너무 짧아서 문장들이 이어지지 못합니다. 산문도 운율이 있어야 합니다. 독자의 숨을 가쁘게 만들지 말고 자연스레 읽도록 해야 즐거운 인상을 독자에게 남길 수 있어요.


다섯째, 사족이 많습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주제나 에피소드에 사족을 잔뜩 붙여서 억지로 분량을 늘린 듯한 글도 제법 많습니다. 산문도 적당히 함축적이어야 합니다. 중요하지 않은 말을 되는대로 풀어쓰는 게 산문이 아닙니다. 윌리엄 진서(William Zinsser)의 조언, “좋은 글은 불필요한 말을 잘라내는 데서 시작된다.”를 명심해야 합니다.


여섯째, 짜깁기 흔적이 역력합니다.

많은 원고에서 자기 경험이나 생각을 풀어내기보다는 여기저기서 읽은 문장을 모아 붙인 듯한 흔적이 보입니다. 문체가 일정하지 않고, 핵심 메시지가 무엇인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아요. 책은 자기 목소리로 자기 생각을 쓰는 공간이지, 남의 책을 가져다 써서 이력서에 한 줄 넣기 위한 도구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좀더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 많은 조언이 있지만 다음의 3가지가 핵심입니다.


1. 독자를 잘 설정하세요.

막연히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하면 결국 아무에게도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글을 쓰기 전에 “내 글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먼저 정하세요. 그들이 ‘내 앞에 있다’라고 가정하고 그들에게 말하듯 글을 쓰세요.


2. 구체적인 장면과 사례를 넣으세요.

추상적 표현을 줄이고 생생한 사례를 넣어야 비로소 그 글을 ‘누구도 베낄 수 없는 나만의 글’이 됩니다.


3. 큰 소리로 읽어 보세요.

산문도 운율이 있어야 하고, 일정한 호흡으로 편안하게 읽혀야 합니다. 큰 소리로 자신의 글을 읽어 보세요. 뭔가 불편하면 편안해질 때까지 글을 고쳐 쓰세요. 글쓰기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다듬어 감으로써 얻는 결과입니다. 에른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글쓰기에 첫 번째 초고란 늘 쓰레기다.”라고 말햤는데요, 초고를 그대로 두지 말고 큰 소리로 읽고 고쳐 쓰는 습관을 들이면 반드시 글은 좋아집니다.  (끝)


제가 운영하는 출판사 '경다방'에서 신간이 출간됐습니다. 그동안 이 책 편집/교정하느라 좀 바빴습니다. <나의 소울넘버>라는 책인데요, 과거에 초판이 나왔다가 이번에 개정판으로 새로 인사를 드립니다. 아직 인쇄 전이라 지금은 예약판매 중입니다(7월 29일에 서점 배본 예정).

타로 혹은 수비학에 관심을 가진 분들, 타로 수비학이 아니더라도 삶의 조언을 구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페친 여러분의 구매와 열독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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