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구독자' 님을 위한 여섯 번째 편지 💌
9월의 행동도구 활용하기 🏃🏻
나는 재떨이가 아닙니다
'물살이의 길'입니다



고기의 사전적 의미는 '식용하는 온갖 동물의 살'입니다. 물고기는 '어류의 척추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물에 사는 존재를 인간의 먹거리로 대상화한 단어이기도 합니다. 동물해방물결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이를 '종(種)차별적인 언어'라고 설명합니다(종평등한 언어생활 커뮤니티). 물고기 대신 물살이라고 부르자고도 제안합니다. 

비영리단체 '오션 컨서번시(ocean conservancy)'에 따르면, 해변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 1위는 담배꽁초입니다. 해안가에서 발견되는 전체 쓰레기의 3분의1이 담배꽁초였습니다. 매년 8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가는데 그중 가장 많은 21%를 차지하는 쓰레기 역시 담배꽁초입니다. 비닐봉지(7%)나 플라스틱 병(15%), 빨대(6%)보다 훨씬 많은 양입니다.

2018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소비된 담배는 총 5조5000억 개비. 이중 4조9500억 개비의 꽁초는 그냥 아무데나 버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담배꽁초 오염 프로젝트 The Cigarette Butt Pollution Project). 우리가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꽁초 속 필터는 90% 이상이 플라스틱입니다.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라는 가느다란 섬유로 만들어진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아 정수시설로 걸러지지도 않습니다. 결국 먹이사슬을 타고 다시 우리 몸 속에까지 들어오게 되죠. 섭취시 세포를 파괴하거나 다른 물질의 독성을 증폭시킨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바다거북 10만 마리와 바다새 100만 마리도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해 생명을 잃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을 생각할 때, 귀여운 북극곰들이 당황하는 모습만을 떠올리기 보다는, 급장스러운 집중호우에 배수가 역류하는 도시의 반지하 방에 사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인지 먼저 따져보아야 한다."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곽재식 지음, 어크로스 펴냄)


캐나다 비영리기관 TUC(Trout Unlimited Canada)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송어의 길(yellow fish road)'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yellow fish는 캐나다 담수 생태계의 상징인 송어입니다). 이 캠페인은 빗물받이에 담배꽁초 등을 버리지 말자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캠페인은 빗물받이가 물살이가 사는 강과 바다로 이어지는 출입구임을 알리기 위해, 송어 그림을 바닥에 도색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진행됩니다. 국내에서도 환경운동연합이 빗물받이 주변에 분필로 메시지를 전하는 초크아트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자세히 보기).

거리에는 무수히 많은 빗물받이가 있습니다. 서울만 해도 약 55만7000개의 빗물받이가 있다고 해요. 빗물받이는 빗물을 모아 하수관으로 빼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담배꽁초같은 쓰레기로 가득차 있어 특히 큰 비가 올 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곤 합니다. 8월초 폭우 피해가 채 수습되지 않았는데 대형 태풍 힌남노 소식에 마음 한켠이 서늘합니다. 9월의 행동도구 '물살이의 길'과 함께 무심히 지나쳤던 주변의 빗물받이를 한 번씩 미리 살펴주신다면 좋겠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는 오래전부터 전국을 덮치고 있었다. 오히려 서울은 그 피해를 비껴간 편이었다. 환경부가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 2020〉에 따르면, 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역대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해는 2002년 8월이다. 

📝이오성 기자
"완벽한 침수 방지 대책은 세계적으로도 없다. 다만 어딘가 침수되더라도, 적어도 사람이 죽게 놔두지는 말아야 한다." 컨트롤타워가 얼마나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평가하는 일 또한 수해 재발 대책의 하나다. 피해 중 일부는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은’ 결과다.

📝변진경 기자
"지하철이 적자라는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왜 지하철 때문에 줄어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계산 안 하나요?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가격이 지금 t당 2만9000원이에요. 이걸 계산하면 지하철은 흑자예요."

📝이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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