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화요일엔 문앞비일상 권작가 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다가갈 비일상 주제는 ‘티셔츠’ 입니다.

권작가는 최근에 유명한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무라카미 T’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요. 어떤 책일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등 과거에 작가의 소설을 읽었던 적은 있는 것 같은데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책은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할 지 예상이 안되니까 오히려 더 내용이 궁금해지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표지를 보아하니 정말로 우리가 흔히 입는 티셔츠를 소재로 하는 것 같긴 합니다. 근데 딱히 티셔츠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싶어서 일단 집어 들었습니다.

근데 정말이지….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대 작가’니까 가능한 그런 시도일까 싶은 이야기를 주—욱 풀어냅니다. 작가가 지난 30여년 간 수집한 전 세계 각지의 티셔츠들을 엄선하여 그 티셔츠를 사게된 경위와 티셔츠가 제작되게 된 역사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형태로 에세이를 써내려갑니다. 아이슬란드에서 마셨던 기가막힌 기네스의 맛을 기념하기 위해 샀던 티셔츠 부터 보스턴 마라톤 참가를 기념하고자 샀던 티셔츠까지.

다양한 티셔츠에 대해 이렇게 잔잔해도 되 싶을 정도로 별거 없이 설명하는 글인데… 신기한건 노랑, 빨강, 검정, 파랑 등등 색색깔의 티셔츠 사진을 보면서 그것에 얽히 사연

을 읽고 있으면 (소설 처럼 무슨 극적인 반전이 있지도 않은데)그냥 술술 책장이 넘어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티셔츠 사랑에 대해 하릴없이 빠져들다 보면 그제사 내가 입은 그리고 맞은편 동료가 입은 티셔츠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작가 만큼은 아니지만 우리도 옷장을 뒤져보면 언제 샀는지도 모를 티셔츠들, 그리고 유독 애착이 가서 오랫동안 입어 많이 해진 티셔츠들을 두루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들을 정리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그 티셔츠를 입수하던 시점으로의 시간여행을 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책을 읽는 와중에 권작가도 지난 여름 유독 즐겨 입었던 티셔츠가 생각이 났고 그것을 언제, 왜, 누구와 샀고, 여름 내내 입어 내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나 하나 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아무 무늬가 없던 무지티를 즐겨입었지만 올해 여름은 뭔가 좀 튀는 (?) 크고, 화려한 무늬를 자랑하는 티셔츠를 입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그래서 우연히 들렀던 나이키에서 이런 구미에 딱 맞는 티셔츠를 하나 잡아 들었습니다.

독서라는 행위가 무겁고 심오한 취미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에게 강추할 수 있는 책. 색색깔의 티셔츠를 들고서 그것과 얽힌 재밌는 이야기를 옆에서 조잘조잘 대는 친구가 있는 것처럼 부담없이 가볍게 읽어내려갈 수 있습니다. 😃  [링크]

목화가 주인공인 동화로 흔하디 흔한 티셔츠가 어떻게 생산되는지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티셔츠 생산과 관련한 공정한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도 함께 담겨있어 어른, 아이 함께 생각해 볼거리를 던져 줍니다  👨‍👨‍👧‍👧 [링크]

도처에 널린 흔한 티셔츠는 사양하겠습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티셔츠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키트로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