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겨! 강화쿠키레터입니다.

최근에 잠시섬과 관련하여 하나의 사건을 겪었습니다. 좌절했고 또 혼란스러웠지만, 지금까지 잠시섬이 거쳐온 흐름을 짚어보고 어떤 맥락에서 현재의 구조를 확립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 과정을 잠시섬을 함께 만들어 온 여러분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 이번 시리즈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프롤로그] 우리가 잠시섬을 기록하는 이유✍️

올여름, 인천의 한 업체에서 잠시섬과 너무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실제로 잠시섬의 구조와 사용자 경험 설계, 문구 등을 거의 동일하게 가져가고 있었죠.


문제를 제기했지만,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업체에서는 ‘잠시섬이 흔한 레퍼런스 중 하나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라는 요지의 답변을 보내 왔어요.


잠시섬은 2013년부터 협동조합 청풍이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강화에서 활동하며 겪은 고민과 경험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구축되어 온 프로그램입니다. 지금도 잠시섬 참여자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함께하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거쳐 나아가고 있고요.


잠시섬의 오리지널리티를 인정하지 않는 해당 업체의 태도는, 슬픔과 동시에 우려를 갖게 했습니다. 우리의 시도와 노력, 시간은 어떻게 존중받을 수 있을까요?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지역의 문화 생태계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문제를 마주하며, 협동조합 청풍이 선택한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1. 첫째로, 오픈테이블을 마련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난 8월 협동조합 청풍은 인천에서 ‘지역 문화 생태계를 위한 기획과 존중’ 워크숍을 열었고, 지역의 기획 창작물에 관심을 가진 많은 분들과 의견을 나누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워크숍 내용은 여기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2. 둘째로, 잠시섬 연대기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협동조합 청풍이 잠시섬을 시작하게 된 이유와 그동안 잠시섬이 거쳐온 흐름을 짚어보고, 어떤 맥락에서 지금의 구조를 확립하게 되었는지 잠시섬을 함께 해주신 여러분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이 프롤로그와 첫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잠시섬의 서사를 다뤄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잠시섬,
환대하는 잠시섬 어드벤쳐에 초대합니다! (~10/6 모집 마감) 
[1화] 맨바닥부터 시작한 지역 생활 생존기
_청풍상회와 아삭아삭순무민박의 시작 (2013~2015)🔥

[지속가능한 활동을 꿈꾸며 강화로🎒]


협동조합 청풍의 원년 멤버이자 초대 대표였던 유마담은 사실 강화 출신이 아닙니다. 동인천에서 자랐죠.


동인천은 과거 인천의 중심지였다 쇠락한 구도심 지역이에요. 유마담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는 대신, 지역에 애정을 가진 친구들과 동인천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2011년부터는 마을기업을 세우고 청년문화공동체를 운영했죠. 이러한 문화기획의 경험이 누적되며 아시안게임 선수촌 문화축제 감독이나 부평청년창업허브조성사업 총괄 등 비교적 규모가 큰 일을 맡아 진행하기도 했어요.

“정말 즐겁기도 했지만, 한계도 느꼈어요. 당시에는 지역에 청년들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생태계가 없었으니까, 활동 이후를 담보할 수 없었거든요. 기관과 일을 하는 데서 오는 문제점도 있었고요.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공공에서 원하는 성과가 다르다 보니, 결정적인 순간 윗선의 지시로 내가 지키고 싶은 가치가 훼손되거나, 갈등이 생기기도 했어요.” - 유마담

선택의 기로에서, 유마담은 강화에서 활동을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자체적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경제적·문화적 기반을 만드는 실험을 하기 위해서였죠.

“마침 그 시도를 같이 해 볼 수 있는 친구들이 모이게 됐던 것 같아요. 이렇게 길어질 줄 알았다면 두려움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웃음) 당시에는 실험을 해 보자, 하다가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정도의 생각이었으니까요.” - 유마담

유마담을 포함해, 저마다의 이유로 강화에서의 삶을 고민하던 청년 5명이 의기투합했습니다. 이들은 ‘청풍상회’를 설립하고, 2013년 겨울 강화풍물시장 2층에 피자집 ‘청풍상회 화덕식당’을 창업했어요.

처음 해 보는 장사는 어려웠습니다. 피자가 한 판도 팔리지 않는 날도 많았죠. 그리하여 청풍상회의 초창기는 생존을 위한 끝없는 시도와 고군분투의 연속이었어요. 시장 복도를 개조해 족욕 카페를 열기도 하고, 강화 특산품인 속노랑고구마를 트럭에 싣고 다니며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숙소, 게스트하우스, 커뮤니티 공간🏡]


2014년 6월, 용흥궁 근처에 ‘아삭아삭순무민박’이 문을 열었습니다. 오래된 주택의 1층으로, 방이 단 두 개뿐이었죠. 아삭아삭순무민박은 청풍상회뿐만 아니라, 인천과 강화를 오가며 활동하던 다른 기획자 친구들과 다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었어요. 2014년 11월에는 농어촌민박사업 허가도 받았습니다.

아삭아삭순무민박 리본 커팅식 사진

“숙소로 쓰기 위해 구한 곳이었는데, 겸사겸사 게스트하우스가 됐어요. 그땐 방 하나에 네 명이 자기도 하고 그런 시절이었거든요. (웃음) 물론 나중에는 독립을 했지만요.” - 유마담

함께하는 친구들은 이미 동인천에서도 게스트하우스 겸 커뮤니티 공간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아삭아삭순무민박의 출발 역시, 숙소나 숙박업소라기보다는 커뮤니티 공간에 가까웠죠. 동료들과 아침저녁을 해 먹고, 다른 지역의 친구들을 불러다 워크숍을 열고, 때때로 강화를 여행하는 손님들과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면서요.

“수익을 목표로 했다기보다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 사람을 초대할 수 있잖아요. 친구들도 자주 오고, 재미있는 사람도 많이 만났어요.”

“공동으로 소유하고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식의, 일종의 연합체라고 생각했죠. 청풍상회도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법적으로 협동조합은 아니었지만, 처음부터 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됐고요. 가치관이나 경험을 공유하는 게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 유마담

[청풍상회, 안정기에 접어드…나?😤]


2015년, 어느덧 청풍상회의 활동도 3년차를 맞이했습니다. 인천과 강화를 오가며 활동하던 친구들은 강화 생활을 정리하기 시작했지만, 청풍상회 화덕식당은 슬슬 입소문을 타며 손님이 늘고 있었죠. 지역의 성공적인 청년 창업 사례로 방송의 주목도 받기 시작했고요.


강화풍물시장 상가 임대 기한인 만 2년을 앞두고 재계약을 준비하며, 청풍상회의 강화살이는 안정기에 접어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 다음 이야기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았던 청풍상회에 위기가 닥칩니다. 위기를 극복하고 번아웃의 시기를 지나며, 청풍상회는 어떤 씨앗을 품게 되었을까요? 다음 주에 만나요!


👉 함께한 사람들

정리. 새보미야

기획. 협동조합 청풍 (강화유니버스)

협동조합 청풍
coop.cheongpung@gmail.com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강화대로 368번길 6 032-93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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