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편집자가 들춰본 많은 책, 보고 들은 음악과 영상을 하나씩 풀어놓으려 합니다.

영감과 인용의 출처를 밝히는 각주는 한 권의 책이 빚지고 있는 수많은 책에 대한 헌사이자 다른 책으로 건너가게 해주는 다리입니다. 그런데 책에 넣을 수 없었던 각주가 편집부에 잔뜩 쌓여 있습니다.  「마티의 각주*」는 미처 책에 쓰지 못한 각주를 더하는 편지입니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편집자가 들춰본 많은 책, 보고 들은 음악과 영상을 하나씩 풀어놓으려 합니다. 마티 편집부가 엮은 각주의 그물로 건져 올린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 「마티의 각주*」는 2주에 한 번 찾아갑니다. 
편집장 박정현 드림.

#신간 특집!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 🍅
#미국 식문화에 대변혁을 일으킨 편집자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이탈리아 음식의 꽃은,
파스타도 고기도 아닌 채소
by 에디터S
 
‘이탈리아 음식’ 하면 생각나는 3대장을 꼽으라면 단연 피자, 파스타, 리소토죠. 탄수화물로 적당한 포만감을 주는 이 음식들은 보통 이탈리아 식탁에서 첫 번째 코스를 담당합니다. 두 번째 코스는 주로 생선과 고기 요리고요. 
그런데 무려 고기가 나오는 두 번째 코스를 채소요리가 차지할 수 있다는 것, 아셨나요?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 쓴 마르첼라 하잔은 “이탈리아 식탁의 기쁨은 채소의 등장으로 가장 충만해진다”라고 말합니다. 식탁에 올릴 채소가 무엇이냐에 따라 파스타 소스와 리소토 종류가 결정된다고 해요. 무엇보다 식사의 즐거움을 끝까지 책임질 샐러드 계획에도 중요하고요. 저도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를 편집하면서 채소요리와 샐러드 파트의 분량이 파스타나 고기에 필적하는 걸 깨닫고는 조금 놀랐었답니다.
이탈리아의 필수 식재료인 버터를 식물성 마가린으로 대체한다면 맛있는 이탈리아식 채식도 가능할 것 같아요!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 ‘메뉴 짜기’에서는 ‘채식주의자용 코스’도 소개하고 있어요. ‘파프리카와 오이를 곁들인 구운 가지’와 ‘주키니 리소토’가 무척 당기네요. 파프리카, 오이, 가지, 호박 모두 여름이 제철이니 더 신선하고 풍부한 맛이 나겠죠? 😊

파란 글자를 클릭하면 더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요리 문학’의 세계를 열어젖힌 편집자
주디스 존스
"나와 내 편집자 주디스 존스*가 작업하며 1권과 2권이라 이름 붙였던 책들은 증쇄를 거듭하였고, 우리는 이 책들을 다시 살펴보고 다듬기에 시의적절한 때라고 여겼다."
-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 서문 -
*주디스 존스는 전설의 요리책 편집자입니다. 크노프 출판사에서 일하며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요리책을 다수 출간했고, 부사장까지 지냈습니다. 1950년 더블데이 출판사에 다니던 시절엔, 출간 거절 원고 더미에서 『안네의 일기』를 발견하고 상사를 설득해 미국 출간을 성사시킨 인물이기도 하죠.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를 말할 때 역시 그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주디스 존스(사진 오른쪽)는 통조림과 냉동식품, 제품 제조사에서 상품 뒷면에 적어놓은 서너 줄짜리 레시피로 식사를 해결하던 미국에 대변혁을 일으켰습니다. 
영화 「줄리 앤 줄리아」로 우리에게 친근한 요리 저술가 줄리아 차일드(사진 왼쪽)를 발굴해 프랑스 가정식을 대중화했고, 마르첼라 하잔 또한 그녀를 만나 반세기 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는 이탈리아 요리책을 만듭니다. 하지만 존스와 하잔은 사이가 썩 좋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존스의 자서전 『열 번째 뮤즈』에 하잔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습니다.
존스가 음식과 식문화, 요리에 얼마나 열정적이었는지는 이 자서전 제목에서도 드러납니다. 그리스 신화의 아홉 뮤즈에 더해, 『미식 예찬』의 저자 브리야사바랭이 탄생시킨 ‘미식의 여신’ 가스테레아(Gasterea)를 ‘열 번째 뮤즈’로 인정한 제목이거든요. 그녀가 편집한 요리책들을 만나봤다면 ‘열 번째 뮤즈’ 타이틀이 주디스 존스에게 돌아가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 편집하다 알게 된 것
이탈리아어에는 ‘점심 먹다’, ‘저녁 먹다’라는 동사가 따로 있어요. ‘점심’이라는 명사와 ‘먹다’라는 동사를 활용해 어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예 단어가 별도로 있어요. 그냥 ‘먹다’는 mangiare이지만, ‘점심 먹다’는 pranzare, ‘저녁 먹다’는 cenare라고 해요. 정말이지 먹는 것에 진심인 사람들!

😸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를 편집하며 읽은 책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하잔의 요리책에 사진이 없어 더 좋다는 사람은 줄리언 반스(와 마티)뿐일 듯.
『이탈리아 한 접시』  담백하고 애틋한 이탈리아 음식 여행. (한 접시는 부족해!)  
『맛의 천재』  책 속 이탈리아의 맛 17가지 중에 모르는 맛이 없다. 아는 맛이라 더 재밌다.
『조리 도구의 세계』  우리에겐 계량컵과 구멍 뚫린 국자가 꼭 필요하다.
『포크를 생각하다』  그런데 계량컵엔 허점이 있지! (비 윌슨+김명남+까치 출판사의 조합, 믿고 읽을 수밖에)
『이탈리아 사람들이라서』  이탈리아는 유럽의 한국인지도. 뭔지 모를 동질감에 편집할 때 많이도 웃었다.

쫌 이따 만나요💙
#정리무능력자 #자리정리하기
마티의 '명랑' 실용 브랜드 안테나에서 오랜만에 새 책을 냅니다. 『설계 전문가들의 정리법: 너저분한 '자리'부터 시작하기』는 소파 옆, 식탁 위, 침대처럼 늘상 물건들로 뒤덮인 작은 자리를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아이디어로 가득합니다. 8월에 만나요!
각주 다는 사람들
🍏에디터S   ⚡️에디터J    🐶에디터P    🧶디자이너J    🍷마케터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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