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가질 수 있을까? <다섯 번째 방> + 💌 설문 이벤트!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 214 〈다섯 번째 방〉

6월 19일 오늘의 큐 💡

Q. 🤔 가질 수 있을까?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여성이 글을 쓰려면 돈과 자신의 방을 가져야 한다'라고요. 그런데 이 책이 언제 쓰였는지 아시나요? 바로 1929년이에요. 😮 거의 백 년 전에 쓰인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여전히 많은 분의 공감을 사고 있어요. 전찬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다섯 번째 방〉은 가부장제가 만연했던 시대에서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경험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 바로 전찬영 감독의 어머니 '김효정' 님의 이야기인데요. 지고지순하고 순종적인 며느리를 요구했던 지독한 시대상을 온몸으로 견딘 그녀는 '자기만의 방'을 가지고자 결심합니다. 감독은 카메라와 함께 그녀의 새로운 마음가짐을 뒤따라 가요. 📸

하지만 가부장제는 아직 우리 주변에 공기처럼 떠다니기에.. 엄마의 행보를 가로막는 사람들이 자꾸 나타나요. 👴.. 인생의 중반 지점을 넘어 이제야 겨우 원하는 삶을 살아보려는 엄마, 자신만의 방을 갖기 위하여 노력하는 엄마는 주체적인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요? 오늘은 많은 분들의 공감을 살 영화 〈다섯 번째 방〉과 함께 뚜벅뚜벅, '나 자신'을 위해 걸어 나간 사람의 이야기 〈박강아름 결혼하다〉도 함께 소개할게요. 😉

🎥 오늘 만나 볼 이야기

1. 🏠 나로 살아가는 법 - 〈다섯 번째 방〉 리뷰

2. 🗣️ 나의 목소리를 찾는 과정 - 인디토크에서의 말들

3. 👴 아빠는 어쩌면 나의 프리퀄 - 〈집 속의 집 속의 집〉

4. 🍫 결혼의 단맛과 쓴맛 - 〈박강아름 결혼하다〉

5. 🎁 [이벤트] 인디즈큐 구독&설문조사!

나로 살아가는 법

〈다섯 번째 방〉

(중략) 몇십 년 동안 ‘시댁에 얹혀사는 며느리’의 위치에서 살아온 효정에게 집은 불안하고 불편한 공간이다. 경제적인 독립을 먼저 이뤄내 집에서 가장 큰 안방을 얻어내고 후에 더 독립적인 본인만의 업무 공간이 필요해지자 2층까지 옮겨갔지만, 상담일을 하는 도중에도 남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수시로 공간을 침범한다. 또 유일하게 경제활동을 하는 그녀지만, 퇴근 후 그녀를 기다리는 건 밀린 설거지와 남편의 잔소리다. 힘들게 일을 하고 들어왔어도 집안일은 여전히 효정의 몫인 것이다.

이렇게 오랜 시댁살이를 참고 가족을 위해 스스로 가장의 무게까지 짊어졌지만, 이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시어머니의 폭탄 발언과 친정아버지 장례식장에서의 남편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으로 꾹꾹 눌러왔던 효정의 울분은 결국 폭발하게 된다. 절망적이지만,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는 이 가족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효정에게서 각자 엄마의 모습을 겹쳐보게 된다. (중략)

인디즈 서민서

전문 보러 가기

〈다섯 번째 방〉

감독 전찬영｜출연 김효정, 전성, 전찬영

81분｜다큐멘터리｜12세이상관람가

본가에서 시댁으로, 작은 방에서 큰 방으로, 큰 방에서 2층으로 이동한 엄마는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게 됐지만 여전히 얹혀사는 기분이다. 시댁살이 30년 차 엄마는 독립된 나만의 방이 필요하다. 마이웨이 30년 차 아빠는 수시로 엄마의 방을 침범한다. 그 와중에 할머니는 집의 소유권을 둘러싼 폭탄발언을 하고, 카메라를 든 나는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가족의 관계를 관찰한다. 과연 엄마는 내가 주인인 공간, 그 다섯 번째 방을 가질 수 있을까?

상영 일정 보러 가기

🗣️ 나의 목소리를 찾는 과정

〈다섯 번째 방〉이 개봉한 주말, 전찬영 감독과 어머니 김효정 님께서 인디스페이스에 오셨어요.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의 진행으로 인디토크가 열렸었답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극영화 못지 않게 기획과 구성이 중요한 것, 다들 알고 계셨나요? 🤗 긴 호흡으로 집안의 모습을 세밀하게 표현한 전찬영 감독의 제작기가 일부 공개되었습니다. 상담사로 일하지만 내담자 못지 않게 누구보다도 상담이 절실했던 효정 님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어요.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안전이 보장되고 나의 생활이 보장되는 곳. 그러나 누군가에게 그 방은 당연하지만은 않다. 여성, 엄마, 아내, 상담사. 그 자리에 효정은 오랫동안 존재하지 못했다. 효정은 이제 자신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자기만의 공간을 찾아간다. 그 여정을 딸의 시선과 함께 따라가며 응원해 본다. (중략)

전찬영: 촬영은 2~3년 정도 했고, 회차로는 100회차에 가까웠던 회차였어요. 가족의 일이다 보니 촬영과 일상의 경계가 모호한 부분이 있잖아요. 그동안 가족들을 괴롭히는 촬영 시간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제 얘기를 하고 싶었고 영화에서 제가 주인공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엄마 이야기가 더 매력적이라는 판단을 했어요. 영화 후반부에 원래는 저에 대한 이야기가 20분 정도 되고 가족들을 만나러 다니는 장면이 있었는데 엄마가 독립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가장 큰 주제가 잡히고 공간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는 결심이 선 뒤에는 저의 장면들을 과감하게 다 잘라냈습니다.

김효정: 지금 내 힘듦이 5면 5라고 얘기하고 1이면 1이라고 얘기하는 연습을 지금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소리를 내었을 때 제 소리가 소통되기를, 그런 얘기들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 저의 독립이 주는 변화이기도 하거든요. 상담할 때 분석가들이 가장 많이 하신 말씀이 ‘당신은 당신이 행복하기 위해서 살지 않나요’에요. 저도 그 생각을 별로 안 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 그 생각에 조금씩 귀를 기울이는 저 자신이 그래도 그런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관객: 어머니들께서 어쩔 수 없이 자식을 낳고 기르시다 보면 그 중심으로 삶을 끌어 나가게 되잖아요. 그래서 뒤늦은 독립을 하게 된 스토리라고 이해가 되는데 아직 효정 님만큼 독립을 생각하지 못하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분들도 많을 거로 생각해요. 아직 자신만의 다섯 번째 방을 가지지 못한 다른 효정님, 다른 어머님들께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김효정: 뭔가 하지 않으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근데 그 일이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벽, 경계, 테두리 이런 것들을 먼저 깨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누가 해주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고민해서 쳐다보고 그런 자신을 깨워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인디즈 김민지

대화 더 보러 가기

👴 아빠는 어쩌면 나의 프리퀄

아빠라는 존재, 애써 이해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존재인 것 같아요. 〈다섯 번째 방〉에서 아빠의 모습을 바라보며 각자 가정의 풍경을 돌이켜본 것은 저뿐만이 아닐 거예요. 하지만 그런 아빠에게서 나라는 사람이 탄생했다는 지독한 사실은 가끔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어요. 😵 태어나서부터 보고자란 아버지의 모습, 그게 나의 인격을 형성시키는데 일조했다면..! 🙄 어쩌면 아버지의 이야기는 나라는 서사의 프리퀄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전찬영 감독의 전작 단편, 〈집 속의 집 속의 집〉을 소개합니다. 실제 〈다섯 번째 방〉의 프리퀄 작품으로 봐도 손색없을 다큐멘터리가 될 거예요.

〈집 속의 집 속의 집〉

감독 전찬영

24분｜다큐멘터리｜2017

내가 싫어하는 아빠의 모습들이 나에게서 보일 때 마다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여겼다. 나에게 집은 휴식의 공간이 아닌 죄책감의 공간이다. 나는 집에서 스스로를 자기혐의 늪으로 밀어 넣었다. 아빠를 싫어하게 되는 것도 모잘라, 스스로를 싫어하게 만든 아빠를 증오했다. 나는 왜 가장 쓸모없다고 여기는 아빠에게 이해 받기 위해 발버둥 치는 걸까? 아빠를 통해 나를 찾는 '나'로부터 달아날 수 있을까?

왓챠로 보러 가기

🍫 결혼의 단맛과 쓴맛

결혼이라는 제도, 이렇게 암울한 미래만이 예정된 걸까요? 😢 하지만 우리 마음속에 넘치는 사랑을 막을 방법 없어서 누군가는 결혼을 결심하지요 💌 파트너와 함께 살아가는 일 분명 녹록지 않은 순간의 연속이겠지만 그래도 장점들을 바라보고 마음을 굳게 먹은 커플을 소개할게요.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 등 다양한 단편들을 연출했던 박강아름 감독의 리얼 웨딩 다큐멘터리(!) 〈박강아름 결혼하다〉입니다. 사랑의 힘으로 가정을 꾸리기를 결심하지만 그럼에도 '나'로 살기 역시 포기하지 않았던 아름은 애인 '성만'과 함께 꿈을 이루려 프랑스로 떠납니다. 🛫 하고 싶은 일들을 해내는 아름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훨훨 날아다니지만, 반면 성만에겐 이국에서의 삶이 녹록지 않아 보여요. 두 사람, 과연 싸우지 않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튼튼하게 지어낼 수 있을까요..? 😏

〈박강아름 결혼하다〉

감독 박강아름

86분｜다큐멘터리｜2021

“일도 사랑도 다 가지고 싶어!” 의욕 충만 아름, “아름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사랑 하나만 믿고 떠난 로맨티스트 성만. 오직 의욕과 사랑만 가지고 프랑스로 떠나다!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학업, 생활비, 육아, 가사 노동… 우리는 왜 결혼했을까? 결혼, 도대체 뭘까?

네이버 시리즈온으로 보러 가기

🎁 인디즈 큐 구독&설문조사 이벤트!

🔊 날이면 날마다 오는게 아닌 인디즈 큐 이벤트!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여러분의 메일함에 최근의 독립영화 소식을 넣어드리곤 있지만, 가끔씩은 어떤 마음으로 열어보고 계실지 궁금했답니다. 그래서 준비한 설문조사 이벤트! 지금 바로 아래의 '설문조사 참여하기' 버튼을 눌러 참여해보세요. 추첨을 통해 총 55명에게 각각 편의점/빙수 모바일상품권, 커피교환권, 인디스페이스 영화 초대권을 드립니다! 🎉

📍 설문 기간은 2024. 6. 12(수)부터 6. 30(일)까지!

📍 당첨 발표는 2024. 7. 4(목)! (당첨자 개별 안내)

인디즈 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

오늘의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구독페이지를 친구에게도 소개해주세요!

게시하기

웹에서 보기

우리를 만나는 영화관, 인디스페이스
indie@indiespace.kr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76, 와이즈파크 8층 02-738-0366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