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92 March 18, 2025
2011년 코펜하겐에서 출발한 디자인 브랜드 프라마 Frama는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과 가구, 각종 오브제를 통해 사람과 물성 간의 유기적인 연결성을 만들어왔습니다.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재료를 사용해 우리가 자연에서 느끼는 안정감을 일상으로 옮겨내고, 사람을 중심에 둔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자신들의 제품이 매일의 시간 속에 차근히 스며들기를 바라는 곳이죠. 프라마 창립자 닐스 스트뢰예르 크리스토페르센 Niels Strøyer Christophersen은 순간순간에 충실한 삶(mindful living)을 제안하기 위해 시작한 프라마가 어엿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사람을 배제하지 않고 하나로 모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합니다. 관계에서 파생되는 에너지를 믿으며, 환대의 개념이야말로 인간과 인간을 이어줄 수 있는 주된 요소이자 무언의 공간을 의미 있게 채워낼 수 있는 강력한 근원이라고 여기고 있었죠.
또한 크리스토페르센은 성공한 사업가이기보다 삶의 이정표를 끊임없이 찾아가는 방랑자에 가까웠습니다. 무난한 성공 가도만 밟아왔을 것 같다는 예상과 달리 그는 평탄할 새 없었던 자신의 인생과 프라마의 모습이 닮았다고 하더군요. 한 시간 남짓 그와 나눈 대화는 '완성'의 기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죠. 그럴듯한 결과를 선보이거나, 근사해 보이는 지점에 이른다고 해서 브랜드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흔들리거나 무너져도, 순간에 집중하며 자신의 구심점을 찾아가려는 노력이야말로 브랜드 본연의 정체성을 완전하게 채울 수 있는 비결이라 말하는 크리스토페르센의 이야기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WHAT BRANDS INFLUENCED YOU THE MOST?
🎤
닐스 스트뢰예르 크리스토페르센 Niels Strøyer Christophersen
Founder·Creative Director, Frama
👨‍🎨 공간에 성격을 부여하는 예술가 '도널드 저드'
최근 건축에 관심이 커지게 됐습니다. 프라마 역시 공간과 사람 간의 연결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공간에 자율성과 민주적인 성격을 녹여내는 도널드 저드 Donald Judd의 작업이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그는 뉴욕 소호를 기반으로 활동하다가 예술가들이 많이 모이던 텍사스 마르파 Marfa로 기반을 옮겨 더욱 활발한 작업을 펼친 인물이기도 합니다. 재료, 공간, 색깔 같은 기본적인 요소야말로 시각 예술을 지탱한다고 여기며, 공간에 담겨 있는 성질을 원초적인 물성으로 풀어내는 그의 방식에서 많은 영감과 신선한 자극을 받았죠.
© Judd Foundation
🏗 전체를 읽어내는 건축가 '피터 메클리'와 '페터 춤토르'
설계도에 맞게 완성도 높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건축가는 꽤 많지만 하나의 건축물을 예술로 승화하는 인물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스위스 태생의 건축가 피터 메클리 Peter Märkli와 페터 춤토르 Peter Zumthor는 설계 과정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흐름을 짚어내며, 소재나 공간에 대한 높은 감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작업한 건축물을 살펴보면 그들이 건축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느낄 수 있어요. 단순히 실용적인 시멘트 덩어리로 건물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떤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죠. 물리적 대상에서 나아가 공간에도 생애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이들로부터 배웠습니다.
피터 메클리의 라 콘지운타 la congiunta와 페터 춤토르의 브루더 클라우스 필드 채플 Bruder Klaus Field Chapel
© Aldo Amoretti, Kenta Mabuchi
🧑‍💻 설명이 필요 없는 '애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인정하는 애플 Apple은 특히 브랜딩을 하는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하나의 브랜드가 큰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하면 처음에 갖고 있던 핵심이나 디자인적 가치가 흔들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행보입니다. 몸집이 커질수록 초심을 지키거나, 시작할 때의 마음을 올곧게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거죠. 애플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본연의 정체성이나 디자인 철학,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같은 요소를 놓치지 않아 왔습니다. 그 일관된 모습은 존경스러울 만큼 놀랍고요. 주된 심지를 잃지 않으면서 큰 성공을 이룬 몇 안 되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 Ibrahim Abazid
✨ 스스로에 대한 단단한 확신을 지닌 '르메르'
크리스토프 르메르 Christophe Lemaire가 르메르 Lemaire를 시작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는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확신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업적인 성공을 크게 의식하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종종 컬렉션을 그들의 공간에서 선보이는 것도 멋있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고, 이것 역시 본인들의 선택에 대해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형태든 르메르의 선택은 그 자체로 브랜드의 자아를 형성하는 데 주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프라마 또한 앞으로의 여정 속에서 우리가 내리는 모든 선택이 그 정체성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르메르를 이끄는 사라-린 트란과 크리스토프 르메르 © Magazine B, James Nelson
📚 추구하는 가치를 뚜렷하게 정의한 <킨포크> 창립자 '네이선 윌리엄스'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킨포크 Kinfolk>의 창립자이자 제 친구인 네이선 윌리엄스 Nathan Williams를 소개하고 싶어요. 특히 네이선은 삶과 작업물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굉장히 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킨포크> 역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고, 친구들과 함께 요리를 하고 일상을 즐기는 등 사람을 환대하는 방식에서 <킨포크>의 정신이 피어났다고 할 수 있죠. 현재 그는 이탈리아 남부에서 오래된 가옥을 고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데요, 이곳에 가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킨포크>가 추구하는 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수많은 매체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새로운 삶의 유형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네이선과 <킨포크>는 선구자 같은 면모를 지녔다고 생각해요.
© Nathan Williams, Kinfolk
닐스 스트뢰예르 크리스토페르센이 당신에게 전하는 단 하나의 질문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당신에게 무슨 의미인가요?" 심오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이라고 느껴져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코펜하겐 프레데리시아가데에 자리한 프라마 쇼룸 © Magazine B, Enok Holsegård
닐스 스트뢰예르 크리스토페르센의 인터뷰는 아래 영상에서 전체 내용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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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닐스 스트뢰예르 크리스토페르센이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당신에게 무슨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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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B
35 Daesagwan-Ro
Yongsan-Gu, Seoul, Korea, 0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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