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은 해가 허락한 음주다

#205 해가 떠도 져도 마시는 뉴술레터

봄이 온 것 같았다가 또 눈이 펑펑 내리는 혼란의 3월이에요. 마지막 추위를 끝으로 이제 완연한 봄이 오겠죠? 3월 20일 목요일은 춘분이 지나면 하루 중 낮의 길이가 밤보다 길어진다고 하는데요, 이럴 때 떠오르는 건? 바로 ☀️ 낮술! 오늘은 낮술하기 좋은 맛집과 술을 소개할게요. 따뜻한 봄을 짧지만 굵게 제대로 즐겨보자구요.

그럼 잔을 부딪치며 시작해 볼까요, 짠!🍷

✍️ 이번 주의 술공간

낮술하는 그 집

해가 떠있을 때 마시면 하루를 길게 쓰는 것 같아서 뭔가 기분이 좋죠. 따스한 햇살에 취기가 살짝 오르면 괜히 더 행복해지잖아요. 낮부터 여유롭게 술과 안주를 즐길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할게요.

🐠신흥시장의 봄 햇살 즐기는 낮술

살랑이는 봄바람을 맞으며 브런치를 즐기기 좋은 곳, 올드빅.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 내에 위치한 빈티지한 인테리어가 매력적인 공간이에요. 저녁에는 와인바 분위기 속에서 식사와 와인 보틀을 즐기는 곳이라면, 점심에는 브런치와 함께 가볍게 와인을 글라스로 곁들이기 좋은 분위기죠.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샌드위치, 파스타 등 식사가 아닌 안주로도 맛있는 메뉴 구성이었어요. 야외 좌석은 현장 예약만 가능하지만, 3층 자리는 캐치테이블에서 예약할 수 있어 편하게 방문할 수 있으니 참고! 브런치 후에는 신흥시장의 다양한 가게들도 함께 둘러보며 놀기 좋아요.📍서울 용산구

🤖낮술의 정석 피맥과 샌맥

고트델리는 직접 훈연한 파스트라미로 만든 샌드위치와 피자를 판매하는 집이에요. 식사로도 간식으로도 좋은 브런치 메뉴들이라 가볍게 즐기는 낮술 안주의 정석이라 할 수 있죠. 맥주, 와인, 간단한 칵테일뿐 아니라 커피와 탄산음료도 판매하니 일행마다 입맛이 달라도 취향껏 골라마실 수 있어 걱정 없어요. 메뉴는 호밀빵에 훈연향 가득한 파스트라미를 듬뿍 넣은 올드스쿨 샌드위치, 노릇하게 익은 옥수수가 들어간 단짠 스모키 베이컨 피자를 추천! 2층 창가에 앉으면 햇살과 함께 한옥 기와지붕이 내려다보이는 서촌의 풍경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서울 종로구

🎓여행과 낮술의 상관관계

경주에서 점심 겸 가볍게 한잔하며 색다른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리리관. 핑크색 건물 외관과 통창으로 보이는 알록달록한 테이블, 철제 셔터 게이트에 길쭉한 벽면 타일까지. 마치 대만 청춘 드라마 속 배경처럼 현지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어요. 흔히 만나기 어려운 타이완 비어 골드메달에 대만식 소시지 샹창을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는 낮술 한 상이고 말고요. 게다가 사장님이 직접 배워온 조리법으로 매일 빚는 소룡포는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의 풍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어요. 밝고 친근한 서비스는 햇살 가득 들어오는 홀에서의 낮술을 더욱 기분 좋게 해요. 📍경북 경주시

🍏서촌 낮술은 발효 맛집으로

낮술 맛집의 제1조건은? 바로 햇볕이 넉넉히 들어오는 창이죠. 그런 점에서 일단 합격인 서울집시 퍼멘테리아. 양조장 서울집시가 서촌에 연 펍으로, '발효'를 주제로 한 특별한 안주를 맛볼 수 있어요. 인도, 태국, 모로코의 이국적인 향신료가 더해져서 감칠맛을 더했죠. 이 디쉬는 쌀알누룩 숙성 인도식 양념 치킨인데, 새콤한 맛이 더해져 맥주와 잘 어울렸어요. 맥주 효모와 몰트로 만든 도우 피자도 판매하는데, 토핑으로 발효 양송이와 발효 레몬이 들어갔다니 궁금하지 않나요? 서울집시 양조장에서 직접 만든 맥주 맛은 설명할 필요가 없겠죠. 📍서울 종로구

👩🏻낮술은 든든하고 맛있게

낮술이라고 하면 보통 가볍게 즐기는 걸 떠올리지만 저는 '낮부터 시작하는' 걸로 정의해요. 그래서 든든하고 맛있는 안주가 있는 곳을 가장 선호하는데 그런 면에서 딱 맞는 곳이 있어요. 통영다찌는 1인당 3만 8천원에 가성비 넘치는 해산물 풀코스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자리에 앉자마자 추억의 빨간 빠께스에 술을 가득 채워주시고 이어서 제철회, 홍합탕, 해물전, 낙지탕탕이, 코다리찜, 아구수육, 가자미구이, 매운탕 등 약 15가지 정도의 요리가 줄기차게 나옵니다. 갈수록 배가 불러서 술이 덜 취한 느낌이라 평소보다 더 마시게 되더라고요. 예약은 전화로만 가능하고, 예약 없이 방문하려면 오픈 시간(오후 3시 30분, 평일 기준)에 운 좋게 자리가 날 수도 있어요. 방문 전 전화 문의는 필수! 📍서울 강남구

✍️ 이번 주의 술추천

[낮]에 마시면 [술]술 들어감

언제 마셔도 맛있지만 대낮에 마시면 더 맛있게 느껴지는 술이랍니다.

1️⃣산타 마게리타 피노 그리지오

한낮의 브런치 테이블에는 역시 신선하고 상큼한 화이트와인이죠. 이탈리아 북부에서 생산한 피노 그리지오로, 잔에 따르면 사과와 배, 시트러스의 향이 피어올라요. 미네랄과 약간의 짭쪼름함까지 더해져 밸런스가 좋아요. 차갑게 칠링하면 주스처럼 호로록 마시기에도, 브런치 메뉴와의 페어링으로도 손색 없어요. 시저샐러드라거나 토마토 소스의 파니니와 함께하면 찰떡궁합. 홍합찜이나 깔라마리 튀김처럼 해산물이 들어간 요리와도 더할 나위 없어요. 1만 원대 코스트코

2️⃣범표생막걸리

예로부터 이어온 K-낮술의 운치, 막걸리로 완성해 볼까요. 경기도 이천에서 나고 자란 친구끼리 창업한 범표주조에서 임금님표 이천 쌀로 빚었대요. 마이크론 입자 필터링을 여러 번 거쳐 부드러운 텍스쳐와 매끄러운 목 넘김을 자랑하고요. 탄산 없이 안정적인 발효기술을 적용, 자연스러운 숙성 과정을 유지하면서도 소비 기한 동안 일정한 맛을 지속해요. 얼마 전 개최한 대한민국주류대상 우리 술 탁주 부문에서 베스트 오브 2025를 수상했어요. 술마켓 1만 원

3️⃣도멘 데 디아블 로제 봉봉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의 로제 와인입니다. 프로방스 로제가 유명한 이유는 시원하게 칠링해서 더운 해변가에서 마시기 딱 좋기 때문이에요. 프랑스에서는 프로방스뿐만 아니라, 테라스에서 낮술을 즐길 때도 로제를 많이 마셔요. 더운 낮에 차가운 온도로 신선한 과일향을 즐기며 가볍게 마시기 좋으니까요! 도멘 데 디아블 와이너리는 2011년 프랑스 농림부에서 ‘엑설런스(Excellence)’를 수상하기도 했어요. 딸기, 복숭아 같은 과일 향이 가득 퍼지고, 약간의 달콤함과 높은 산도가 입맛을 끌어올려요. 단독으로도, 음식과 함께 마시기에도 좋은 로제 와인. 데일리샷 3만 원대

4️⃣커클랜드 시그니처 프로세코

이탈리아 아솔로 지방에서 자란 글레라 품종으로 만든 프로세코예요. 이탈리아 북부에서 샤르마 방식으로 양조한 스파클링 와인으로, 짜릿한 탄산감 덕분에 낮에 즐기기 좋은 술이죠. 부담없이 시원하게 들이키기 좋은 스타일! 조밀하고 풍성한 기포, 청량하고 깔끔한 맛 덕분에 단독으로 마셔도 충분히 매력적이에요. 레몬, 사과, 자몽 같은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도, 짜릿한 산미와 살짝 쌉싸름한 피니시가 혀끝을 기분 좋게 자극하죠. 이탈리아 와인 등급 중에서도 가장 높은 DOCG 등급을 받았는데도 만 원이하로 구입할 수 있어 가성비까지 다 잡은 와인이에요. 코스트코 9천 원대

5️⃣린데만스 크릭

낮술을 이야기할 때 탄산의 시원함을 대표하는 술 맥주를 빼놓을 수 없어요. 낮술이니만큼 상큼함을 강조하고 싶다면 람빅은 어떨까요? 람빅은 자연 효모로 오랜 시간 발효해 새콤한 맛을 살린 맥주인데요, 이 람빅을 만들 때 체리를 넣어 숙성시킨 것을 크릭이라고 해요. 냄새만으로도 침샘을 폭발시키는 진한 체리향, 짜릿한 신맛과 은은한 단맛에 약간의 쿰쿰함까지 다양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술이죠. 낮부터 달리고 싶을 땐 린데만스 크릭에 빨간뚜껑 참이슬을 타 람빅 소맥을 만들어보세요. 체리의 빨간색과 상큼한 풍미가 더해진 소맥이 낮술의 흥을 끌어올려줄 거에요. 데일리샷 4,600원

✍️ 이번 주의 술일상

우리들의 일상음주

🍏일상이 뉴술레터

1,2.메종조 청담 레터에 다 싣지는 못하지만 뉴술 멤버들은 꽤 자주 만나는 편인데요, 지난 주에는 청담에서 만났어요. 샤퀴테리 맛집인 메종조가 새 지점을 냈거든요. 메뉴판의 모든 요리를 먹어보는 멤버들의 장기를 이날도 발휘했는데요, 에스카르고, 테린 등 프랑스식 디쉬들이 모두 와인 맞춤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함께한 와인은 파스칼 코타 상세르 사비뇰 로제, 도멘 아를로 모레생드니, 메종 발레뜨 푸이퓌세까지, 은은하고 그윽한 맛들의 향연이었죠. 와인리스트에서는 소믈리에의 취향이 뚜렷하게 느껴졌는데요, 높은 가격대에 비해 지나치게 일관된 셀렉션으로 다양한 취향을 커버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웠어요. 📍서울 강남구

2.닛카 위스키 프롬 더 배럴 뉴술레터를 읽으면서 누구보다 입맛 다시는 사람이 바로 저예요. 지난 레터서 한국에 공식 출시되었다고 소개한 닛카 위스키의 맛을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마침 들렀던 카페 겸 바에서 발견해 마셔보았어요. 51.4%로 높은 도수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 묵직하기보다는 꽃과 과일향이 은은하게 피어올라서 꿀떡꿀떡 마시기에도 무리가 없더라고요. 이 포인트에서 호불호가 갈릴 듯 하지만(저에게는 불호였다는 뜻), 새로운 술을 도전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니까요.

🤖맥주와 함께하는 용산 맛집 도장깨기

1.도만다 남영역 근처의 화덕피자 맛집이에요. 도우 반죽을 48시간 숙성시킨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도우가 정말 쫄깃하고 고소해요. 사진의 피자는 4가지 치즈가 들어간 콰트로 포르마지오 인데, 치즈가 풍성하게 올려 짭짤한 것이 피자 한 입 맥주 한 모금을 무한 반복하게 하더라고요. 같이 제공되는 꿀을 피자에 뿌려먹어도 꿀맛! 매주 월요일은 마르게리따, 목요일은 콰트로 포르마지오를 할인 판매하니 이 피자들을 좋아하신다면 월, 목요일에 방문하시는걸 추천! 📍서울 용산구

2.중화식 현지 분위기 물씬 나는 삼각지역 근처 대만음식 식당. 토요일 낮에는 갈때마다 웨이팅이 있어서 포기했던 곳인데 점심 주문 마감 거의 직전에 갔더니 운좋게 바로 입장할 수 있었어요. 꿔바로우의 닭 버전같은 유린기와 대만의 키키레스토랑이 생각나는 창잉터우(마늘쫑 돼지고기 볶음)도 맛있었고 타이완 맥주까지 팔고 있어 진짜 대만에 온 듯한 느낌이었어요. 메뉴가 다양해서 고르기가 힘들었는데 다음에 다른 메뉴도 맛보러 또 와보려고요. 📍서울 용산구

✍️ 이번 주의 술소식

NEWSOOL을 소개합니다

잭다니엘스 프리미엄 라벨
잭 다니엘스 본디드

위스키 잭 다니엘스가 프리미엄 라인업인 잭 다니엘스 본디드 테네시 위스키를 출시했어요. 제품은 최고급 위스키의 품질을 보장하는 '보틀 인 본드' 법에 따라 만든 위스키로, 깊고 강렬한 풍미를 자랑해요. 엄선된 배럴에서 최소 4년간 숙성해 캐러멜, 오크, 스파이스의 아로마가 진하고, 원액을 사탕단풍나무 숯으로 만든 필터에 한 방울씩 떨어뜨려 정제해 부드럽고 절제된 풍미를 느낄 수 있어요.

CU
‘열혈강호’ 협업 위스키

CU가 무협만화 ‘열혈강호’를 주제로, 국내 1세대 위스키 장인 김창수 대표와 협업한 열혈강호 위스키 4종을 선보여요. 제품은 ‘천마신군 윌리엄슨 2011’ ‘검황 로열 브라클라 2012’ ‘한비광 벤리악 2010’ ‘담화린 인치고어 2010’까지 4종으로, 열혈강호 대표 캐릭터의 성격과 특징을 위스키의 맛과 향으로 재해석했어요. 전국 20개의 주류 특화점과 픽업 서비스 CU bar를 통해 만나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