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제로웨이스트 #국내전시
[Vol. 7] 2022/04/18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전시》

이미 전 세계의 뮤지엄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요,

국내 뮤지엄은 비교적  최근에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어요.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후위기, 환경, 생태계 파괴 등과 같은 주제의

전시 빈도가 높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오늘 레터에서는 국내 뮤지엄에서 “기후위기”에 대해 다룬 전시를 살펴볼 거예요.

🗑과연 전시회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얼마나 될까?
부산현대미술관 전시 폐기물 ⓒ부산현대미술관
  뮤지엄은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이전에 미처 체감하지 못했던 기후변화를 좀 더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어요. 기후위기를 시각화하여 관람객에게 인지시키고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죠. 하지만 전시로 관람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기후위기 시대에 뮤지엄이라서 꼭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전시의 주제로서 “기후위기”를 다루는 것에서 한걸음 나아가 실제 전시 기획과 운영 과정 속에서 지속가능한 방식을 접목한 전시를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에요.
  님 혹시 뮤지엄에서 전시를 한 번 열 때마다 나오는 폐기물과 탄소 배출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계시나요? 국내 국공립 뮤지엄에서 전시를 한 번 열 때마다 5톤 트럭 기준 4대 이상의 폐기물이 나온다고 해요. 그리고 해외 작품을 항공편으로 들여오는 경우, 뉴욕과의 거리를 예시로 한다면 뉴욕 JFK 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거리는 1만 1092km로 탄소배출량은 15.98t이에요. 전시가 끝나고 작품을 다시 본국으로 돌려보내면 총 32.2t의 탄소 배출량이 발생되는 것인데, 이는 한국인 1인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인 14.1t의 2배가 넘어요. 이렇듯 한 번의 전시를 위해 많은 폐기물과 탄소를 배출하던 뮤지엄이 이제는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전시를 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기후위기” 를 주제로 열린 국내 전시 중 지속가능한 방식을 함께 적용한 여러 가지 사례를 소개할게요.
1️⃣ 부산현대미술관 《지속 가능한 미술관: 미술과 환경》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뮤지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현실적 실천 방안을 마련의 시도로써, 미래 뮤지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전시 《지속 가능한 미술관: 미술과 환경》(2021.05.04-09.22)를 열었어요. 국내외 작가 60여 명이 참여한 이 전시는 단순히 작품 운송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항공과 해상 운송 방법을 놓고 고민하는 것이 아닌, 전시 기획과 운영의 모든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자 노력했어요.

조립식 모듈 벽체 ⓒ부산현대미술관
  이번 전시에서는 석고벽 대신 조립식 모듈 벽체를 사용하여 작품마다 붙는 캡션, 나사, 못, 철사 등 부속을 제외하고는 폐기물이 남지 않도록 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입구를 제외하고는 페인트와 시트지를 사용하지 않았고, 전시장 내부에 쓰는 글은 수정이 쉽게 모니터와 손글씨를 활용했어요.
  또한, 항공 운송을 최소화하여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원거리 작품은 생중계로 보여주고, 작품 제작 설명서를 받아 현지에서 재제작하는 방법을 이용했어요. 몇몇 작품들은 이동할 필요가 없도록 스캔 한 파일을 받아 부산현대미술관 내에서 콩기름 잉크와 친환경 종이를 써 인쇄하였어요.
  그리고 외부 현수막을 제외한 홍보 인쇄물은 잉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한 가지 색 잉크만 사용했는데요, 포스터, 초청장, 가로등 배너와 같은 인쇄물은 일절 제작하지 않았고, 모든 홍보는 온라인 기반으로 했으며 디지털 파일 전송 시 탄소 배출량을 생각하여 파일 개수, 크기 등을 최소화했다고 해요.
  부산현대미술관 최상호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 방식이 최상의 대책이라 자부할 수만은 없지만, 다양한 친환경 재료를 실험하여 차후에도 지속가능한 탐구할 계획이라고 했어요. 앞으로 지속가능한 미술관으로의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겠죠?
2️⃣ 대림미술관 《TONG’s VINTAGE: 기묘한 통의 만물상》
ⓒ대림미술관
  대림미술관은 환경 분야 다자정상회의인 ‘2021 P4G* 서울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그 의미를 문화예술을 통해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 《TONG’s VINTAGE: 기묘한 통의 만물상》(2021.05.20-07.25)를 개최했어요.
  이 전시에서는 관람객에게 환경에 대한 심각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건네기보단, 오래되고 낡았다는 이유로 버려져 온실가스를 배출할 운명에 처한 물건들이 예술가의 상상력을 만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버려진 소품, 자재, 물건 등을 활용하여 전시 오브제를 제작하는 등 환경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일상의 작은 시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기획되었어요. 전시장은 작품 소재에 따라 총 7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전시 관람 순서는 자연분해 속도가 가장 느린 유리 섹션으로 시작하여 플라스틱, 철, 천, 나무 종이를 거쳐 마지막은 분해 속도가 빠른 친환경 섹션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에요. 
*정부 기관과 기업·시민사회 등 민간부문이 파트너로 참여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달성하려는 글로벌 협의체
#CHANGEWEMAKE 캠페인 참여 방법 ⓒ대림미술관

  이 전시를 기획 및 운영하는 과정에서 대림미술관은 인쇄·제작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시 티켓을 발행하지 않았는데요, 대신 #CHANGEWEMAKE 캠페인을 통해 관람객들이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이 담긴 사진을 “#CHANGEWEMAKE, #대림미술관” 해시태그와 함께 본인의 SNS에 게재하는 방식으로 입장료와 전시 티켓을 대체하였어요. 또한, 전시 리플릿 및 도록 또한 제작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전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잉크와 종이 사용을 줄였어요.

  대림미술관은 기후위기가 정점에 달한 오늘날,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건 국가와 개인은 물론 전 세대가 직면한 삶의 화두라고 말해요. 이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로 하여금 어둡고 절망적인 내일을 이야기하기 보다 환경을 위한 실천과 행동이 희망적이고 즐거운 문화로 인식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게 바로 예술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닐까요?

3️⃣ 서울시립미술관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
라이먼 에코(Ryman Eco) 폰트를 활용한 전시 포스터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2021.06.08-08.08)는 지구 생태계, 인간의 주택, 곤충의 생태계를 모두 ‘집’으로 보고 ‘기후변화로 위기에 놓인 집’을 보여주었어요. 첫 번째 집은 기후변화로 죽어가는 지구의 생태계, 두 번째 집은 짓고 부수는 사람의 주택 그리고 벌, 새, 나비의 생존을 돕는 세 번째 집, 이렇게 세 개의 집으로 구성하였어요.

이면지 활용 월 텍스트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공간 구현과 운영 전반에 있어 서울시립미술관은 폐기물과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지향했어요. 전시 공간 조성과 작품 설치에는 버려진 가구와 액자, 천으로 마감한 모듈형 벽체, 중고 노트북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원칙으로 하고, 전시 해설 자료인 월 텍스트와 전시장 내 설치된 그래픽은 플라스틱 비닐 대신 서울시립미술관과 협력기관이 함께 모은 이면지를 재사용하여 자원 낭비를 줄였어요. 인쇄물 제작을 최소화하고자 대부분의 전시 정보는 온라인으로 전달하고(웹, 모바일, QR코드 활용), 잉크 사용량을 3분의 1로 줄이는 서체인 ‘라이먼 에코(Ryman Eco)’를 활용하고, 1도 인쇄를 하거나 면적이 큰 이미지는 육각형의 망점으로 대체하기도 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온라인 배경색을 어둡게 하고, 시스템 폰트**를 사용하여 전력 소모를 줄였어요. 

  전시를 구현하는 모든 방식에 있어 기존 방식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 디자인한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2021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했어요. “기후위기”를 전시 구현 방식으로 확장하여 탄소 배출과 폐기물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서울시립미술관은 이 전시를 계기로 공립미술관으로서 환경·생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ESG운영 철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해요.

**컴퓨터 시스템에서 사용자에 의하여 별도의 형식으로 정의되지 않은 경우, 문자 정보를 출력하기 위해 기본으로 사용되는 글꼴
🤔뮤지엄, 이제 실질적인 실천법을 고민해야 할 때
  뮤지엄이라는 공간은 단지 예술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닌 사회 문제의 메시지를 전하는 곳이기도 해요. 문제의식을 전달하는 큰 영향력을 지닌 예술기관 중 하나이기도 하죠.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뮤지엄의 전시 주제는 가장 빠르게 반응하지만,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요. 수많은 전시를 열고 또 허물며 많은 폐기물을 배출하니까요. 이제는 “기후위기” 전시 주제를 다룰 뿐만 아니라, 예술품을 만들고 전시를 구현하는 방식에 있어 생태적 실천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고민을 해봐야 할 시기라 생각이 들어요. 뮤지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민의 시작인 것이죠. 앞으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전시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방안들이 구체화되어 ‘친환경적 뮤지엄 운영 매뉴얼’이 마련되는 날이 곧 오길 기대해 봐요 우리.
REFERENCES
박민우(2021).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전시 콘텐츠 기획·운영 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1(12), 275-286.
김성연 외(2022). 지속 가능한 미술관: 미술과 환경. 부산현대미술관.
climatecitizens.org
https://museumnews.kr/294enjoy/
https://0makes0.com/webzine/vol4-3/
https://sema.seoul.go.kr/kr/whatson/exhibition/detail
https://www.busan.go.kr/moca/exhibition03/1505298
https://daelimmuseum.org/exhibition/past/PRG202203140002
http://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926
https://www.khan.co.kr/culture/art-architecture/article/202106231449001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38505&code=11171435&cp=nv
한 주의 시작을 먼뮤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주에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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