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7시에 도착하는 Achim 영감 🌅
Achim 멤버십 전용 뉴스레터 '일요 영감 모음집'은 Achim 디렉터 진의 콘텐츠 큐레이션과 브랜드 운영기를 다룹니다. 모닝 오너분들에게만 전하는 내밀한 영감과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매주 일요일 아침 7시, 메일함을 확인해 주세요! 
Achim 매거진  

이백오십 번 하고도 여섯 번째 일요 영감 모음집입니다. 혹시 이 메일을 처음 보낸 날부터 지금까지 한 통도 빠짐없이 받아보신 분이 계실지 궁금합니다. 이토록 사소한 기록을 기다리며 메일함을 열어보셨을 모든 분께, 오늘은 조금 다른 마음으로 인사를 건네요. 오늘도 어제와 같은 또 다른 아침이지만, 분명 제게는 새로운 날입니다.


불과 한 달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꽤 다른 사람 같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 우선 머리가 꽤 자랐습니다. 어깨에만 닿아도 곧장 짧은 단발로 돌아가던 저였는데, 지금은 제법 잘 버티고 있네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냐며 신기해합니다. 맞아요, 한동안 지인들과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줄였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럴 여유가 없었어요. ‘아침 프로비전’이라는, 새로이 도전한 F&B 사업에 거의 모든 에너지를 쏟았거든요. 0에서 1을 만드는 일을 제대로 해 보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분명한 배움을 얻었습니다. 학습 비용(Learning Cost)이 적진 않았지만요. 언젠가 긴 대화의 자리가 주어진다면, 그 목록을 하나씩 꺼내 나누고 싶습니다(체험 학습형 인간인지라,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해 보는 쪽을 택할 걸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Achim뿐 아니라 브랜드 컨설팅 팀 ‘QQAA’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지난주 목요일에는 1년 넘게 함께해 온 파트너 J 님과 브런치를 먹었습니다. 그날은 동료가 아닌 친구로 마주 앉았어요. 익숙한 동네를 벗어나 낯선 곳에서 만나니 좋더라고요. Achim 매거진의 독자였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멀리서 그리고 가까이에서 저를 지켜 봐온 J 님이 그날 제게 이런 말을 해 주었어요.


“이제 진 님은, 예전의 진 님으로 돌아가 Achim으로 영감을 주세요.”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제게는 이렇게 남아 있습니다. 영감을 준다는 것. Achim의 고유한 강점이자 저라는 사람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어요. 프로비전이라는 실험에 몰입해 있는 동안 다소 느슨했던 ‘영감 수집’을 다시 시작할 때가 되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Achim 매거진을 운영한 근 10년간 전통적인 매거진 산업의 한계를 체감했고, 이를 타파하고자 여러 가능성과 새로운 근육을 키우려 애써 왔어요. 콘텐츠뿐 아니라 커뮤니티, 커머스, F&B 공간까지 함께 운영하는 ‘타임 버티컬 플랫폼(Time Vertical Platform)’이라며 정체성을 바꾸기도 했고요. “저희는 그냥 매거진이 아니라, 타임 버티컬 플랫폼이에요.”라고 소개해 온 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모두가 우리를 ‘매거진’이라 부르는데, 정작 우리는 그 이름에서 벗어나려 애썼던 거죠.


비슷한 이야기를 이번 주에 또 다른 동료에게서 들었습니다. 영감을 길어 올리는 일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던 제 모습이 그립다고 하더라고요. 그것이 팀의 중요한 자산이자 앞으로의 성장 동력이 될 거라 말해 주었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그 대화를 나눈 공간의 사장님이자 Achim 매거진의 오랜 독자인 JH 님도 예전의 일영모를 무척 사랑했다는 얘기를 해 주시더군요.


곰곰 생각해 보니, 제 사고와 관점과 행동의 뿌리에는 언제나 ‘에디터’라는 정체성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평범한 것이 조금은 더 특별해지도록 맥락을 만들고 언어화하는 데 분명한 애정과 재주가 있어요. 그래서 Achim이 겪어 온 여러 변화 역시, 어떻게든 ‘말이 되게’ 만들어 올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스스로를 설득하면서요.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다시 영감을 퍼 올리는 데 많은 시간을 쓰기로요. 무언가에 마음이 움직인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기록해 나가려 합니다.


그리고 Achim은 ‘주체적인 삶을 위한 영감을 제공하는 웰라이프 매거진’으로 나아가려 해요. 올해 첫 일영모였던 ‘WEEK 254ㅣ2026 주주서한’에서 살짝 내비친 변화의 방향, 그 시작이 바로 정체성을 다시 잡는 일이었어요. 이제는 더 이상 헷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야 제자리에 선 기분입니다.


오늘의 일영모를 기점으로, Achim은 돌아갑니다. Achim은 매거진에서 시작했고, 10년을 돌아 다시 그 자리로 왔습니다. 이 결심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네요. 물론 매거진‘만’ 만든다는 건 전혀 아닙니다. 인스타그램부터 일영모, Achim 캐스트 등 Achim이 보유한 콘텐츠 자산을 활용해 매거진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님을 비롯해 멤버십에 함께하고 계신 모닝 오너분들에게, Achim의 콘텐츠가 주체적인 삶을 만드는 데 ‘실체 있는’ 도움이 되도록 커뮤니티를 운영해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일영모는 Achim 디렉터 진이 한 주 동안 수집한 영감으로만 채워질 예정입니다. 대단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늘 그래 왔듯 변함없이 찾아오겠습니다. 오랜 시간 일영모의 파트너 에디터로 좋은 글을 나눠 준 남도연 에디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도연 님의 영감은 다음 주부터 매주 수요일 아침 8시에 발행될 Achim 무료 뉴스레터 ‘새소식’을 통해 계속 만나 보실 수 있어요.


쓰다 보니 인트로가 조금 길어졌네요. 이쯤에서 노래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해 볼까요?

Morning Song

Achim Vol.35 Choice Playlist : 선택의 기로 앞에서

플레이리스트를 짜는 일은 매거진 작업 가운데서도 가장 즐거워하는 과정입니다. 11곡을 고르고, 그 앞뒤의 흐름을 수차례 되짚어요. 그리고 하나의 서사가 되었을 때 비로소 플레이리스트로서 제자리를 찾죠.


이번 주 발행된 Achim 매거진 Vol.35의 주제는 Choice, 선택입니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이번 플레이리스트에 포함될 곡을 선택하는 데 평소보다 더 많은 고민이 따랐습니다. 노래 제목에 ‘Choice’라는 단어가 포함된 곡들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곡 자체의 의미와는 별개로 리스트 안에서의 흐름은 쉽게 맞춰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접근 방식을 바꿨습니다. 지난 호 발행 이후부터 이번 달까지, 제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선택한 곡들을 그대로 모았어요. 스포티파이와 애플 뮤직, 그리고 소중한 음악 수집 도구인 샤잠을 통해 하루하루 틈틈이 만난 곡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차례의 수정 끝에 완성한 이번 호 플레이리스트는 Office Dog의 연주로 시작합니다. 잔잔한 기타 선율에서 출발해 다양한 감정을 천천히 지난 뒤, 마지막 곡인 millkzy의 ‘MYANNA’S PERSPECTIVE’를 통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흐름으로 마무리됩니다. 지난 세 달 동안 모은 곡들이 님에게 전달되었으니, 오늘부터는 또 다른 수집을 시작해 보려 해요. 앞으로 제가 선택하게 될 새로운 곡들이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음악이 있어 더욱 감사한 아침입니다.


[Track List]

  1. Office Dog - Dump No Waste, Flows to the Sea
  2. Angus & Julia Stone - My Little Anchor
  3. The Paper Kites - Electric Indigo
  4. Daniel Caesar - Have A Baby (With Me)
  5. Daniel Caesar - Blessed
  6. Daniel Caesar - Who Knows
  7. Big Thief - Certainty
  8. Hether, Dominic Fike - Images of Love
  9. Father John Misty - Real Love Baby
  10. Dijon - The Dress
  11. millkzy - MYANNA’S PERSPECTIVE

Morning Note

Morning Book with 소소문구

새해가 시작되고 오늘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있는 일이 있어요. 바로 ‘아침 필사’인데요. Achim 커뮤니티 슬랙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침 루틴 허들링’을 통해 아침 필사가 이제는 제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어요.


저는 매일 아침 노션으로 일기를 써요. 그래서인지 손으로 긴 문장을 끊임없이 쭉 써 내려가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요. 이런 저도 머리가 무거워지거나 생각이 많아지면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펜을 쥐게 되더라고요. 이면지를 펼쳐 무의식을 쭉 써 내려가기도 하고, 생각의 근거를 거슬러 올라가며 또박또박 적어 보기도 해요. 그러다 보면 숨어 있던 실마리가 잡히고, 다시 붙들어 볼 힘이 생기더라고요.


님은 아침에 일기를 쓰시나요? 사실 님께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바로 쓰는 사람을 위한 문구 브랜드, 소소문구와 Achim이 함께 만든 ‘모닝북’입니다. 멈춤 없이 긴 글을 써 내려가기 좋은 디자인으로 만들었어요. 나의 여린 생각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줄 오렌지색 하드커버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소소문구는 벌써 5년째 모닝북을 만들고 있어요. 그만큼 아침을 위한 기록 도구를 만드는 데 노하우가 정말 많은 팀이죠. 두 브랜드가 만나 작당모의를 시작한 게 꽤 오래전 일인데요. 그때부터 우리는 아주 작은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차근차근 하나하나 디테일을 완성하며 오늘에 이르렀어요. 하드커버 컬러부터 내지 디자인, 작은 디테일까지. 대충이라곤 하나도 없었던 제품 개발 과정은 다시 돌아봐도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만큼, 님에게 자신 있게 선보일 준비가 됐어요. 소소문구와 Achim은 믿어요. ‘모닝북 Achim 에디션’이 님 안에 숨어 있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 줄 것을요.


모닝북 Achim 에디션은 다음 주 21일, 수요일에 출시됩니다. Achim 홈페이지와 아침 프로비전, 그리고 소소문구 온라인 숍과 스마트 스토어에서 모두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시 한번 소식 전할게요!

Morning Movie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고대해 온 짐 자무쉬 감독의 최신작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사이에선 이미 잘 알려진 감독이지만, 제게 짐 자무쉬 감독의 존재는 딱 10년 전 개봉한 영화 〈패터슨〉을 통해 강렬하게 인식되었어요. 평범한 일상이 단번에 비범해지는 각본과 연출에 단숨에 마음을 빼앗겼거든요. 그 후로 이 영화를 배경처럼 틀어 놓기도 하고, 생각날 때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보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가 개봉한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네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에는 서로 다른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조금씩 닮아 있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세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그만큼 평범하다는 뜻일 텐데요. 짐 자무쉬는 이 ‘평범한 일상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데 특출한 감독입니다.


이번 영화의 개봉에 맞춰 진행된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감독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어떤 결과물을 그다지 노력 없어 보이게 만드는 데는 정말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작업이 좋다.”


그래서인지 70세를 훌쩍 넘긴 거장의 작품은 여전히 독립 영화로 분류됩니다. 대단한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매일을 살아가다 문득 떠올릴 수 있는 장면들을 차곡차곡 남겨두는 영화들을 만들죠. 그의 영화를 보는 동안 내 일상에서도 비슷한 순간이 없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영화사 안다미로

은은하게 애틋하면서도 냉소적인 유머가 흐르고, 시각적인 아름다움 역시 놓치지 않은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에는 세 가족의 평범하고도 어색한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가족 구성원과 겪어 봤을, 공감할 만한 장면이 참 많죠. 그래서일까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짐 자무쉬 감독의 작품에는 전작에 출연한 배우들이 다시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의 작업은 캐스팅에서 출발하고, 언제나 그 배우를 위한 이야기를 쓰기 때문이에요. 거꾸로 작업하는 감독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이번 작품 속 첫 번째 파트인 ‘파더’ 이야기 역시 배우 톰 웨이츠와 애덤 드라이버가 부자 관계로 등장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만들었다고 합니다. 출연을 제안했을 때 두 사람 모두 흔쾌히 수락했다는데, 아마도 짐 자무쉬 감독을 신뢰했기 때문이겠지요.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 있는 것이 나를 살린다. 영화를 찍을 때 낯선 장소에서 작업할 기회를 갖는 건 언제나 큰 기쁨이고 도전이다.“


이 영화의 또 다른 특징은, 세 가족의 이야기가 각기 다른 도시에서 촬영되었다는 점이에요. 미국 뉴저지, 아일랜드 더블린, 그리고 프랑스 파리로 이어지는데요. 감독은 각 도시가 지닌 서로 다른 분위기를 세 가족의 이야기 속에 절묘하게 녹여냈습니다. 화면을 보다 보면 그 미묘한 차이가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해요. 특히 세 번째 이야기 ‘시스터 브라더’에서 묘사된 파리 시내가 참 예뻤어요. 주인공들이 지나치는 골목골목이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영화는 ‘생 로랑 프로덕션(Saint Laurent Productions)’의 지원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맞아요, 그 생 로랑입니다. 생 로랑 프로덕션은 프랑스 럭셔리 패션 하우스 생 로랑의 영화 제작 부문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의 주도로 2019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어요.


생 로랑 프로덕션의 목적은 브랜드 노출이나 마케팅이 아니라, ‘작가주의 영화의 제작 지원’이에요. 브랜드 세계관을 설명하는 영화를 억지로 만들기보다는, 감독의 스타일을 최대한 보존하고 존중하며 제작비와 환경을 지원하죠. 생 로랑의 수장 안토니 바카렐로는 여러 인터뷰에서 “영화는 가장 느린 예술이고, 느림이 사치가 된 시대에 우리가 지키고 싶은 가치”라고 말해 왔습니다. 영화라는 가치에 기꺼이 투자하고, 그 흐름이 지속되도록 돕는 패션 하우스의 행보가 참 멋진 것 같아요. 재밌는 점은, 짐 자무쉬 감독이 평소에 시그니처처럼 착용하는 수트와 선글라스 역시 생 로랑 제품이라고 해요. 늘 비슷한 것을 선호하는 그의 취향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죠?

생 로랑 Spring 2023 캠페인의 모델이 되기도 한
짐 자무쉬 감독 ⓒSaint Laurent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보낸 오후는 꽤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러닝타임은 약 2시간 정도이고, 현재 전국 각지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니 여유가 생긴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보셔도 좋겠습니다. 혼자 봐도, 가족과 함께 봐도 좋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힌트 하나 드릴게요. 영화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오브제가 있어요. 숨은 그림처럼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찾으시면 답장으로 알려 주세요!

아래 버튼을 눌러

Achim 커뮤니티 슬랙에 들어오세요!

온 마음 다해 님을 환영합니다. 🌞

아래 버튼을 눌러

Achim 무료 뉴스레터 '새소식'을 구독하세요! 

매주 수요일 아침 8시,

주체적인 삶을 위한 소식과 영감을 전합니다. 💌

오늘의 영감을 읽고 떠오른 것이 있다면,
의 답장은 언제나 반갑고 응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