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직장생활에 날개를 달아 드립니다. 윙크레터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20 윙크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에디터 D입니다. 이제 방역패스는 해제되었지만, 어제는 코로나 확진자가 무려 20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안전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신지요? 윙크레터 이번호에서는 지난번에 예고해드렸듯이 ‘퍼실리테이티브 리더십’ 두 번째 시리즈로 아마존, 구글, 디즈니 등 글로벌 혁신 기업의 회의 방식부터 회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내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퍼실리테이티브 리더십 시리즈 02 혁신 기업의 회의, 무엇이 다를까?
직장인에게 회의란? 회의 책임자가 있는 구글 철저하게 준비하는 아마존 주요 정보를 모두 공유하는 버드뷰 아이디어를 함께 발전시키는 디즈니 회의 주관자와 참석자별 지침을 구분한 동아쏘시오그룹 회의라는 작은 세계 직장인에게 회의란? 출근해서 하루종일 회의만 하다가 끝난 경험이 있는가?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도입으로 월요병이 없어졌다고들 하지만, 회의 운영 방식이 변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회의는 고되기만 한 활동일 수 있다. 2017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회의 문화’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자신이 속한 기업의 회의 점수로 평균 45점을 매겼다. 이 정도 점수라면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 느낄 것이고, 사기까지 떨어질 수 있다. XYZ세대 저자들이 함께 저술한 《함께라서 : XYZ 세대 공감 프로젝트》에 따르면, 회의의 문제점에 대한 각 세대의 입장[1]은 다음과 같다. X세대 :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다. 어차피 내 뜻대로 진행을 하니… Y세대 : 너무 X세대 위주로 진행되는 면이 많다. 그리고 너무 쓸데없는 이야기가 많다(회의가 길다). Z세대 : X와 Y의 눈치만 보다가 끝나는 회의 미팅. 여러분이 속해있는 조직의 회의는 어떤가? 아래 체크리스트를 한 번 작성해 본 뒤, 혁신 기업의 회의 방식을 살펴보자. 회의 책임자가 있는
구글 매해 혁신 기업으로 손꼽히는 구글의 회의문화는 8가지 원칙[2]에
기반한다. (1) 모든 미팅에 리더가 필요하다. (2) 회의에는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하고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3) 정보공유나 브레인스토밍 회의에도 책임자가 필요하다. (4) 꼭 필요할 때만 회의를 열어라. (5) 회의 참석자는 8명을 넘기지 마라. (6) 시간을 엄격하게 지켜라. (7)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 이 원칙은 에릭 슈미트 전 회장 때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첫번째 원칙에서는 명백한 '의사결정권자'가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동등한 두 그룹이 만나면 최선의 결과보다 타협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사결정권자라고 함은 회의의 안건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의사결정이 목적이 아닌 회의라도 책임자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생각했을 때, 회의를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나갈지를 결정하는 역할이라고 할 수도 있다. 요즘은 많은 기업에서 사내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해서 조직의 회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GE에서 최초로 도입했던 사내 퍼실리테이터들이 직접 이끄는 회의가 이제는 좋은 회의문화를
만드는 데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철저하게 준비하는 아마존 “회의 준비를 위한 단 여섯 장의 문서를 완성하기까지 자그마치 한 달이 걸렸다.”[3]는 말이 쉽사리 이해가 되는가? 아마존에서 12년을 근무한 박정준 Ezion Global, Inc.의 대표는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회의를 준비해야 하는 동료들의 고충이 이해됐다고 밝혔다. 프로포절 형식의 6페이저에는 (1) 배경과 질문 (2) 질문에 답하기 위한 접근 방식 (3) 접근 방식 간의 비교 (4) 앞으로 취할 행동,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고객과 회사에 혁신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포함되어야만 한다. 회의가 시작되면, 여느 회의와는 다르게 처음 15~30분 동안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각자 6페이저를 읽으며 의견과 질문을 적는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되면 참석자들은 자신의 메모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발언하며 활발한 토의가 이루어진다. 베조스 의장은 이를 기존의 파워포인트 발표처럼 발표자에게 편리하고 청중에게는 어려운 방식이 아니라, 발표자에게는 어렵고 청중에게는 편한 방식이라고 칭했다. 정성들여 준비한 명확한 회의 자료를 통해 참석자 전체가 다 함께 참여하는 회의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각자 업무에 바빠 회의가 시작되었는데도 안건에 집중하지 못해 발표가 끝났는데도 침묵이 오랜시간 지속되는 회의를 경험해봤을 것이다. 발표자의 철저한 준비는 참석자들도 춤추게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주요 정보를 모두 공유하는 버드뷰 화장품 정보 플랫폼 ‘화해’를 만드는 국내 스타트업 버드뷰는 아마존처럼 한 달이나 회의 사전 자료를 준비하지는 않지만, 매주 월요일 전사 타운홀 미팅을 통해 120여 명의 직원들에게 주요 정보를 모두 공유한다.[4] 의사 결정 사항과 이유, 목표, 전략, 문제 상황과 해결 방안에서부터 성과 데이트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도록 한다. ‘참여와 공개’가 버드뷰 구성원과 회사의 동반자 관계를 잘 나타내는 키워드인데,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스스로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회사도 이를 최대한 지원해주고 있다. 아이디어를 함께 발전시키는 디즈니 디즈니는 창의성 넘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직원들이 맘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회의문화도 한 몫 했다. 회의 참석자가 완벽하지 않은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 수평적 조직문화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가진 기업이라면 그 사람을 비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각자의 업무가 바쁜 상황에서 그 아이디어를 더욱 더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디즈니는 완벽하지 않은 아이디어를 '못난이 아기(ugly baby)'라고 칭하며 '브레인트러스트 회의'를 통해 함께 발전시킬 방안을 고민한다. 영화 한 편을 만들 때 감독 및 제작자들만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아니라, 250여명에 달하는 제작팀의 모든 구성원이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이다.[5] 못난이 아기를 거쳐 브레인트러스트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재탄생한 작품들은 셀 수 없이 많아졌고,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이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창의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어떤 문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에드 켓멀 회장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최우선 원칙은 실수해도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겁니다. 반대 의견을 말하든, 실수를 하든, 내가 ‘안전하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자리 잡도록 하는 거죠. 서로를 의식하고, 실수를 두려워하도록 하면 직원들은 입을 다물게 됩니다. ‘내가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먼저 생각하면 창의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 없죠.”[6] 회의 주관자와 참석자별 지침을 구분한 동아쏘시오그룹 동아쏘시오그룹은 '회의 문화가 바뀌면 회사가 바뀝니다(회바회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사전 회의 준비를 위한 규칙 4가지, 회의 진행
규칙 4가지, 회의 후 실행 규칙 2가지 등 총 10가지 규칙을 회의 주관자와 참석자에 따라 각각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상황별로 회의 규칙을 명확히 이해하고 회의 전 과정에서
변화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더 나아가 회의 문화 진단 DATA를 바탕으로 대시보드를 구축해 캠페인
전후 회의문화의 변화를 한 눈에 보여주었다.[7] 구조적 변수로는 ▲평균 회의시간 ▲회의 도구
사용여부 등 문화적 변수로는 ▲소통지수 ▲토론지수 ▲실행지수 등이고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회의라는 작은 세계 지금까지 총 5개의 크고 작은 기업들의 회의 방식을 살펴보았다. 견고하게 구축된 회의 원칙이 있는 조직도 있었고, 유연하게 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도 있었다. 조직 구성원으로서 여러분의 세계는 어떻게 형성되어
있고,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져 가고 있는가?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다면 일의 효율성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회의도 마찬가지다. 회의는 사실 작은 세계가 아니다. 회의는 조직의 세계관을 만들어
나가는 첫번째 관문이자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중요한 순간순간이다.
조직의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 수평적
조직문화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IT기업에서도 문제로 손꼽히는 ‘팀바팀(팀마다 문화가 다르다)’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조직에
맞는 회의문화를 만들어나가고 개선하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위에서 소개한 기업 말고도
훌륭한 회의문화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많이 있을 것이다. 조직 구성원들이 너도나도 나서서 자사의 조직문화와
회의문화를 알리고 싶어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2] Richard Feloni, 〈Google Chair Eric Schmidt's 8 Rules For Running A Great Meeting〉, businessinsider, 2014.09.30. 링크컨설팅 최신 소식 글 에디터 D 퍼실리테이터로 일하며 수백건의 워크숍을 경험한 후, 책을 만드는 에디터이자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조직의 문화와 리더에 주목하는 편이다. Systems thinking 입문서 《생각의 미래》(지식노마드. 2016)를 공동 번역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