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격의료와 약 배달, 그 한계를 넘은 노하우
Season 6 | 닥터나우 | 장지호 | 2 Oct
[닥터나우] 25살, 2000억 기업가치 스타트업의 창업가... 데카콘을 노리는 이유

쫌아는기자 1호 성호철

“OECD 국가 중에서 원격 진료가 가능한 나라는 몇 곳일까요?” 닥터나우 장지호 창업가가 되레 기자에게 질문했습니다. 뜻밖의 질문에 멈칫하자, “38 OECD 국가 중에서 몇 곳이나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을까요?”라고 재차 묻습니다.


한 절반쯤이지 않을까요? 20?”이란 기자의 답변에 장 창업가는 많이들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데요. 사실은 OECD 38개 국가 중에 37개 국가가 허용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빼고 다 하고 있죠. 일본도 예전엔 재진(두번째 진료)부터 원격 진료 허용했다가 이번 코로나때부터 풀었죠. G7 국가는 모두 초진(첫 진료)부터 원격 진료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1997년생인데다 한양대학교 의학과를 휴학한 장 대표는 흔히 말하는 젊은 패기의 창업만은 아니었습니다. 치밀한 계산과 계획, 그리고 꽤 오랜 시간과 시행착오를 견딘 창업이었다는걸 90분간의 인터뷰로 깨달았습니다.


닥터나오는 2022 6, 투자의 빙하기에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올해 25세인 장지호 창업가는 2022 포브스 선정,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30인이기도 합니다. 닥터나우는 스마트폰앱에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집에서 약을 배달받는 서비스입니다. 병원과 약국을 안 가도, 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스타트업입니다. 한국은 원격 진료가 불법이지만, 현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예외적으로 허용한 상황입니다.

대학 1학년때 하버드 의대 가서, 원격 진료를 구경하던 시절의 장지호 대표/닥터나우 제공
OECD 38국 가운데 비대면 진료 허용국은 37곳... 비허용 한곳이 한국

2022 2분기 기준으로, 닥터나우 누적 이용자수는 600만명, 누적 다운로드수는 300만건입니다. 제휴의료기관수는 1500. 닥터나우에선 내과·이비인후과·소아청소년과·피부과 등 20개의 진료 과목을 서비스합니다.

장 대표는 한국이 원격 진료에선 늦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표정에선 실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늦은만큼, 미국이나 일본의 원격진료보다 더 좋은 원격진료앱을 만든다는 겁니다. 예컨대 미국은 진료부터 약배달까지 각각 다른 앱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여러 앱을 전전하면서 원격 의료를 받습니다. 닥터나우에선 한번에 이뤄집니다.


창업한 이유요? 쫌 길어도 돼요? 2019 9월에 법인을 세웠습니다. (@당시 장 대표는 한양대 의대를 휴학한 22살 청년이었다.) 할아버지 영향이랄까요? 할아버지께서 마라톤 국대 상비군 출신인데다 특수부대 약간 그런 곳을 나오셔서, 집 분위기가 사회감이라고 해야하나, 그게 좀 강했어요. 초등학교생 때는 원래 전 국민이 매주 토요일엔 봉사를 하는 줄 알았어요."


"당시 대전 살았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대전역 근처에 노숙인 의료봉사 센터에 봉사갔거든요. 의사·약사 선생님들이 노숙인 건강을 봐주는데, 고등학생 봉사자는 잔심부름했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분들을 대신해서 약도 타다 드리고요. 이런 장면이 있었어요. 예컨대 의사 선생님의 부인이 와서 일을 돕다가, 남편에게 전화해서 이런 분이 계신데, 괜찮은건가, 라고 물어요. 당일 봉사 못오신 의사 선생님은 전화로 거동이 불편한 분들에게 전화로 오늘은 못갔는데 저번과 비교해 몸은 어떠시냐고 물어요. 봉사하는 의사 선생님도, 약사 선생님도, 환자도 모두 좋았습니다. 원격 진료를 간접 체험했습니다. 그때 정했습니다. 원격의료, 나는 의사가 되서, 이걸 해야겠다. 물론 그때는 창업까지 해야하는지는 몰랐지만요. 공부 열심히 해서 의사만 되면 되는줄요.”  

장지호 대표는 원격 의료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던 대학생 시절에 미국, 일본, 대만 등지를 돌면서 원격 의료 현장을 배웠다. /닥터나우 제공  
당시 불법이었던 원격 의료를 목표로 의대 진학을 꿈꾼 고등학교 1학생

고등학교 1학년의 정의감은 대개는 한달짜리일테지만, 장 대표는 의대에 입학했습니다. 입학도 쉽지는 않았답니다.

의대만 6곳을 지원했어요. 면접가면 거의 정해진 질문이 있는데, ‘자네는 왜 의사가 되려고 하나. 무슨 과를 하고 싶나였어요. 당연히 저는 원격진료를 할 겁니다라고 했죠. 그러면 분위기가 이상해요. 몰랐습니다. 의사 사회는 여러 이유로, 원격진료를 반대한다는 사실을요. 다 떨어지고 한양대 의대 붙었습니다. 한양대 의대는 특이하게도 면접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부모님이 한양대에 감사한 줄 알아야한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원격진료하려고 의대를 들어가려던거, 그게 사실이었으니까요. 입학하고도 줄곧 주변 동기들에게 그런 얘기를 했구요."


"우리 집에서 제가 첫 의대생인데, 본래 집안에 의사 한명 있으면 좋다잖아요? 그걸 알겠더라구요. 너무 좋은거예요. 공부하다가 눈에 빨갗고 뭐가 들어간 것 같으면, 눈 사진 찍어서 카톡으로 안과 선배한테 보내면 바로 연락와요. 축구하다가 접지르면 바로 지인이 달려와서 조치해주고. 사실 의사들끼리는 원격 진료를 하고 있는 셈이죠. 의사가 없었던 집안에서 태어나면 의사 한번 보기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의대에 들어오고 나니까 의사들을 편하게 만날 수 있어요. 모든 사람이 그랬으면 좋겠다 했죠."


"대학교 1학년 때 미국의 틸레닥이라는 원격 진료 회사에 가봤습니다. 원격 진료 회사를 직접 가보고 싶었어요. 미국 하버드 의대, 스탠퍼드 병원에서는 원격 진료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고요. 4년전엔 일본에도 갔어요. 일본의 원격 진료 스타트업에 가서, 뭐가 힘든지 물었어요. 그때가 일본이 재진부터 원격 진료 허용한 시점이었습니다.”

쫌아는기자들 시즌6의 열번째 인터뷰는 닥터나우의 장지호 창업가입니다. 그는 목표요? 유니콘 아니라, 데카콘입니다고 합니다. 데카콘은 기업 가치 10조원의 비상장 기업을 뜻합니다.    

 한국 원격의료의 씨앗은 2019년 12월...의대생, 디자이너, 엔지니어, 휴학생 4명 창업팀

 -창업한 2019년, 그때까지만 해도 원격진료는 불법이란 인식이 강했던 시점입니다. 코로나 탓에 일부 규제 완화됐지만요.

“OECD 를 따라 한국도 원격진료 풀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국민 총의료비가 오르고있고, 따라서 건강보험료도 상승하는데 정부로선 병이 퍼져서 수술하고 큰 돈이 나가는 것보다 어떻게든 예방으로 막는게 목표가 될 것 아니겠어요? G7도 모두 초진부터 원격 진료 하고 있고, 이제는 OECD도 다 하고 있으니까. 한국도 3~4년 내로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2019 9월에 회사를 설립했었습니다. 의대를 다니면서 팀을 짰고요. 진짜 시작한건 2019 12월입니다. 창업팀은 그때 4명이었습니다.”

 

-본인은 그렇다치더라도, 당시 불법인 원격진료로 창업하자고, 다른 창업팀 3명을 어떻게 설득했어요?

아무것도 아닌 의대생이잖아요. 누가 같이 창업을 하려고 해요? 의대 수업은 가끔씩 좀 많이 빼먹고 공대나 디자인 청감 같은 걸 많이 들었거든요. 디자인 청강하다가 디자이너 교수님께서 세계 3대 디자이너 어워드라는 게 있는데 그 상을 받으면 LG나 삼성 같은 데에 바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꿈을 꿨죠. ‘내가 세계 3대 디자이너 어워드를 받고 시상식에 가면 내 옆에는 LG와 삼성 디자이너들이 있지 않을까. 그들을 통하면 창업팀 디자인 멤버를 소개받을 수 있지 않을까?’"


"꼬박 하루밤 새면서 의료기기 같은 디바이스의 디자인을 했어요. 대략 컨셉트 스케치를 하고, 디자인과 다니는 친구한테 10만 원 주고 수정 부탁하고요. 굉장히 운이 좋아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에 하나인 IDEA 본상을 받았어요. 2019년 창업하기 전의 일입니다. 제 기억으론 의사로서는 세계 최초로 알고 있는데, , 저 아직 의사 아니죠. 하하. 근데 학교 시험이 겹쳐서 시상식은 못갔어요. 수상자 모임 같은 곳을 통해 창업팀 디자이너를 소개받았습니다.”

 

제가 개발을 거의 못하잖아요. 개발 동아리에 들어갔어요.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개발 신동이래요. 하하. 대학교의 모든 건물에다가, ‘우리 원격 진료와 약배달할 건데 같이 할 사람공고를 붙였어요. 네이버 인턴하던 친구가 공고를 보고 찾아왔어요. 설득했죠. 네이버에는 너 한 명 있나 마나 티도 안 나지만,이거는 정말로 시대를 바꿀 수 있다. 그렇게 4명의 휴학생이 창업했죠. 의대생과 엔지니어 2, 디자이너 한 명.”

 이용자수 600만명과 제휴 의료기관 1500곳, 단 18개월만에 한국 최대 원격 의료 서비스로

-창업한 다음해인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왔죠?

“2019 12월에 창업팀 셋팅했는데 3개월 뒤에 코로나라는 게 터졌고 복지부가 비대면 진료가 명시적으로 허용했어요. 약 배달도요. (@닥터나우는 초창기엔 코로나 확진자가 앱에서 진료받고, 코로나 관련 약을 처방받고, 해당약을 집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했다.) 이용자 많이 늘었죠. 당시에 너무 작았던 때여서, 그 트래픽 견디기도 사실 힘들었어요. 서버도 막 터지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는 그때랑 비교도 안 되게 체력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닥터나우에서 진료봐주시는 의사 선생님도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올해가 2022년이니까 3년이네요.”

 

닥터나우는 딱 한마디로 설명을 드리면 원격 진료와 약 배달 서비스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의료 소비자들을 모아서 아플 때 떠오르는, 의료 슈퍼 앱이 되는 게 목표이고요. 법인은 설립한지 3년됐고, 닥터나우라는 서비스가 나온지는 1년반이 조금 넘었습니다. 직원은 75명 정도입니다."


"비대면으로 전화나 화상으로 의사와 만나는 원격 진료을 받을 수 있고, 그다음에 약도 1시간 내로 배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모든 질병을 모두 대상으로 합니다. 마약류 같은 처방을 제외하고요. 요즘에는 의료 소비자께 본인의 10년 치 건강검진 데이터를 앱에서 보는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10년 치 병원 방문 내역과 약국에서 어떤 약을 며칠치 처방받았는지도 닥터나우 앱에서 보여줍니다. 실시간 건강 상담 서비스도 합니다. "


"이럴때 있지 않나요? 진료까지 받고 싶지는 않은데, 돈 내고 싶지는 않은데, 약간 좀 애매한 것들요. 예를 들면 술 마시고 지금 머리가 아파서 약 먹어야 되는데 약국서 뭘 사야할지 궁금할 때. 저희가 직접 파트너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 몇 분을 고용해서 이런 질문에 5분내에 실시간으로 답변해줍니다. 무료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의료 관련 지식인하고 똑같죠. 지식인은 맨날 병원 광고밖에 없는데다 오늘 질문하면 4~5일 뒤에 답변이 오지만, 닥터나우는 24시간 서비스라서, 언제라도 5분내 답변해줍니다. 유학생들도 굉장히 많이 이용하더라구요, 이 서비스를. 말하자면 의료 관련한, 무료 원격 상담이죠.”    

장지호 대표는 원격 의료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던 대학생 시절에 미국, 일본, 대만 등지를 돌면서 원격 의료 현장을 배웠다. /닥터나우 제공  
닥터나우의 누적 이용자수는 6월말 현재 600만명, 누적 다운로드수는 300만건으로 늘어난 상태. 그래픽은 4월 현재 기준. /닥터나우 제공  
 코로나 확진자 대응에서 시작해... 내과,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피부과 등 20개 과목 진료

-내과만 되는줄 알았어요. 닥터나우 앱에서 산부인과 같은 것도 가능한가요?

감기나 복통도 많지만, 방광염이나 질염, 탈모약 같은 것도 많이 이용하세요. 우리나라의 동네 병원들이 모두 닥터나우 안에 들어와있습니다.”

 

-현재 이런 모든 서비스가 무료잖아요? 수익 모델은요?

동네 의원이나 약국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아직은 수익 모델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본질적으로 스타트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그 힘을 믿는 사람이거든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관점이 있어서 우리가 금융생활을 할 때 떠오르는 앱이 있잖아요. 토스나 카카오뱅크 같이요.  패션할 때 떠오르는 앱, 교통 생활할 때 떠오르는 앱, 음식을 할 때 떠오르는 앱이 있죠. 하다못해 세탁 세제를 사야 될 때 떠오르는 브랜드도 있고요. 그런데 의료 생활할 때 떠오르는 앱, 그러니까 아플 때 뭐가 떠오르나요? 아플때 닥터나우가 생각나게 하자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고객 창출을 고민하다 보면 수익은 당연히 따라올 수 있다라고 믿습니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데카콘 이상의 기업이 나올 수 있는 마지막 영역 중에 하나가 헬스케어라는 것, 모두가 다 공감을 하시고 있지 않나요. 이 분야에서 환자들에게서 가장 뾰족하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결국은 우리가 이를 통해 레버리지할 수 있는 것도 많이 있을 거다라고 봅니다.”  

 한국인은 연간 17회 병원 가.. OECD 평균의 3배. 하지만 의사수는 OECD 최하위

 -의료 분야에서 아직 데카콘이 안 나온 이유가 있죠. 프리퀀시(frequency, 이용주기)가 낮다는.

높지 않죠. 그래서 사람들이 아플 때 닥터나우를 떠오르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해요. 예를 들면 닥터마우에서 진료받으면 약을 1시간 이내로 배달해준다라는 가치가 생겼죠. 닥터나우에선 5분 내로 의사한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라는 가치. 의료 관련한 궁금증은 질문하면 5분내로 무료로 알려주다는 가치. 사고났을때 119처럼, 아프면 닥터나우를 떠올리는 겁니다.”

 

-다운로드로 보면 목표는 누적 1000만명 정도?

. 그 정도로 생각합니다. 의료이기 때문에 조금은 프리퀀시라는 측면이 다른 것 같아요. 무료 의료 상담 서비스도 조금은 프리퀀스를 늘리려는 측면도 있긴 하지만, 닥터나우는 지금 프리퀀스를 막 늘리려고 한다라기보다도. 아픈 횟수를 우리가 늘릴 순 없잖아요."


"멘토님이 많으세요. 오늘의집 이승재 대표님도 프리퀀시에 대해 많이 말씀해 주시고, 또 토스 이승건 대표님도 워낙 옛날부터 많이 도와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시는데요. 사실 한국 사람들이 OECD 평균, 병원 방문 횟수가 가장 높습니다. 연평균 병원 방문 횟수가 17회 정도인데요. OECD 평균의 3배에 육박할 정도로, 우리는 병원에 자주 가는 민족입니다."


"그렇게 병원에 많이 가는 반면, 의사수는 OECD 최하위입니다. 한의사 선생님을 포함해, 1000명당 2.3명입니다. OECD 평균은 3.5명입니다. 의료 시장의 문제점은 불편이라고 생각해요. 평일 밤 9시에 문 여는 약국이 전국에 3%도 채 안 됩니다. 약국마다 약 가격 다 다르고요. 심지어 약국은 지금도 팩스를 쓰고 있다는건 알고 계시나요. 종이 처방전만 가능하기 때문이죠. 한국은 전자처방전이 없습니다. (병원에서 약국으로 처방전은 보낼때) 팩스를 써요. 이런 마당에 단순히 본인 주변의 병원 위치를 알려주고 약국 위치를 알려주고 마스크 개수를 알려주는 걸로는 의료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사랑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료의 본질 자체를 모바일로 제공을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아플 때 편리함, 비대면를 생각할때, 닥터나우가 떠오르는 이용자의 레이트를 올리는게 중요하죠. ”  

장지호 대표는 원격 의료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던 대학생 시절에 미국, 일본, 대만 등지를 돌면서 원격 의료 현장을 배웠다. /닥터나우 제공  
 창업 3년째지만 아직 매출은 제로

-매출이 현재 제로? 언제 첫 매출이 나올까요?

내년쯤에는 가능할 겁니다. 해외에는 공식이 있습니다. 원격 진료 시장서 1등하면 의료 슈퍼앱이 되고, 의료 슈퍼앱은 유니콘된다라는 겁니다.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서 보여줬던 좋은 모델이 있기 때문에 닥터나우가 잘 한국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어떤 측면에선 해외보다도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닥터나우는 진료의 끝단을 잡고 있어요. 진료에서 시작해, 환자가 약을 받는 마지막 순간까지 진료 끝단을 매니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단에서 레버리지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미국엔 의류 슈퍼앱이라는 게 없습니다. 진료 예약 부분과 원격 진료, 약 배달이 각각 다른 회사예요. 분절돼있어요. 진료 따로, 약 따로, 배달 따로. 저희는 진료 시작부터 끝까지를 한 번에 다 경험할 수 있어요. 직장인이 병원을 간다고 할 때, 일단 반차를 쓰죠. 병원까지 가요. 병원 가서 접수합니다. 접수하고 대기하죠. 한국인의 평균 병원 대기 시간이 20.8분입니다. 의사를 만나죠. 진료 끝나면 카운터에서 결제하고 처방전 받고 엘리베이터 타고 1층 내려와서 약국에 처방전 내죠. 기다렸다가 결제하고 약 받고 집에 돌아와요. 아무리 짧아도 1시간이 넘는 프로세스입니다. 하지만 닥터나우는 바꿀 겁니다. 언제 어디서나 바로 진료 신청하고 3분 내에 의사 선생님하고 비대면으로 진료 볼 수 있고 30분 기다리면 약이 바로 집으로 배달이 옵니다.

 

두 번째는 원격 진료나 약 배달 뿐만이 아니라, 나의 모든 건강 데이터를 닥터나우를 통해서 알아낼 수 있어요. 미국에는 주치의라는 개념 있잖아요. 미국인은 교통사고 나면 변호사 찾는 것처럼, 아플때마다 주치를 찾는데 굉장히 부러워요. 한국에선 의사 만나기 너무 힘들어요. 닥터나우에선 실시간 건강 상담 들어가 보면 언제든지 5분 내에 나의 모든 고민을 들어줘요. 소변을 봤는데 색깔이 이상해요. 거품이 있어요. 이런걸 물어보죠. 어제 이런 약 먹고 토했는데, 이 약 다시 먹어야할까요? 곧바로, 공짜로 물어볼 수 있는거죠. 사실 저희도 굉장히 돈이 많이 들어가는 서비스이긴 하지만요.”

 

-닥터나우가 원격의료 독식? 경쟁자는요?

이제는 많아졌어요. 대한민국의 비대면 진료 회사가 한 40개 정도가 있습니다. 솔직히, 이런 얘기해도 되나요?, 40여 회사가 다들 (먼저 등장한 닥터나우의) UX UI를 많이 참조했거든요. 어떤 때는 좀 그렇다는 생각도 들지만, 또 어떨때는 뿌듯하기도 해요. 한국에선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이 가능하다라는 걸 아무도 몰랐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해서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처음엔 약국 1000곳 직접 가서, 제휴 요청했지만, 100곳 가면 한곳 될까말까 였다"

-힘들었던 때는 없나요?

제 장점은 회복 탄력성이 매우 좋다는 겁니다. 닥터나우를 처음 만들었들 때, 비대면 진료와 약배달 서비스하려면 의사선생님과 약국과 제휴해야했습니다. 의대 동아리 책자 명부를 가져와서 선배들한테 전화를 돌렸습니다. 대한민국 약국 1000곳을 돌아다녔어요. 저하고 디자이너가 같이 책자 같은 걸 만들어서 배포를 해요. 약국에 가서, 닥터나우라는게 있는데 약에 배달해 줄 수 있습니다라고요. 처음에는 약 배달로 되는지 몰랐기 때문에 진짜 거짓말 안 치고 100개 돌아다니면 한 개 될까 말까 했어요. 닥터나우를 론칭하기 전에 준비할 때니까 2020년요.”

 

-의사와 약사들은 닥터나우의 등장이 싫었던게 아닐까요? 밥그릇 뺏어간다고?

사실은 의사 선생님들께서는 비대면 진료를 반대했습니다. 저도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었고요. 가장 큰 이유가 뭐냐면 어차피 똑같이 만 원 내고 진료 보는데 삼성병원, 아산병원, 서울대병원에만 몰리지 않을까라는 고민 때문이었어요대형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죠. 실제로 비대면 진료를 해보니까 달라요. 전국에서 비대면 진료가 3000만 건이 넘게 진행됐습니다. 정부가 한번 조사를 한 결과가 있는데 전체 비대면 진료 건수의 80% 1차 의료기관, 즉 동네 병원에서 이루어졌다는 겁니다. 오히려 대학병원은 10%도 안 됐어요.”

 

비대면 진료의 수혜자가 평범한 동네 의사 선생님들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반대하시던 의사 선생님께서도 막연한 두려움에서 나오셨죠. 약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약국은 윗층의 병원이 잘돼야 같이 돈을 버는, 조금 종속적인 측면이 있어요. 좋은 목을 확보하는 싸움이죠. 폐업하려고 했었던 약국이 닥터나우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감사하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닥터나우 앱의 리뷰 글 일부 발췌/닥터나우 제공  
 "한국서 데카콘 나올 분야는 이제 의료 분야 정도가 남았습니다."

-닥터나우의 미션은 ‘우리는 오늘도 사람을 살린다’라고 들었습니다. 

"닥터나우의 앱 리뷰를 보시면 살려줘서 감사해요라는 단어가 굉장히 많아요. 정말 독특하지 않나요? 사실 배민 좋았다고 토스 좋았다고 살려줘서 감사해요라는 말 안 쓰잖아요. 물론 공황장애 있는데 덕분에 진짜 산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말고도 설사 때문에 쌀 뻔했는데 빠른 약배달 덕분에 살았네, 라는 살려줘서 감사해요도 적지 않아요. 저는 잘 모르지만, 피부 염증이 있는데 덕분에 살았다라는 글도 있습니다. 뭔가 중의적인 표현같긴 했습니다."


"최근에는 의사선생님이나 약사님이 살려줘서 감사하다고 문자를 보내주세요. 병원문, 약국문 닫으려고 했는데 살았다고요. 원래 부동산 시장의 게임이었지, 인테리어 예쁘게 하냐라는 경쟁이었지, 정말로 진료 경쟁은 아니었다라는 얘기를 하세요. 덕분에 진료에 집중하게 됐다고요. 물론 대형 약국을 보유하신 분들께서는 왜 배달이란게 나와서, 동네 약국과 경쟁해야되냐는 불만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과거에 반대하던 의사 협회에서도 조금씩 긍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 예전에는 소비자 단체도 비대면 진료 반대했었습니다. 의료 영리화 우려 탓이었습니다. 막상 비대면 진료는 의료 영리화하곤 전혀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이제는 많이들 찬성으로 바뀌었습니다.”  

 동네 병원과 약국은 결국 부동산 게임이자, 인테리어 경쟁.. 진짜 진료 경쟁으로 바꿔야

-해외 진출은 계획하나요?

한국이 비대면 진료에선 뒤쳐진 상황이긴 합니다만. 다만 해외로 나가고 싶은 나라가 두 곳이 있긴 합니다. 일본하고 베트남 가고 싶어요.”

 

-규제로만 보면 아직은 원격 진료나 약배달이 항구적으로 허용된 상황은 아닙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대선 후보 시절에 하셨던 말씀 중에 하나가 비대면 진료 전 국민이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 였습니다. 선거 끝나고 대통령 인수위에서도 닥터나우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복지부도 내년 6월까지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한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병원에서 의사는 내 몸을 만지는 사람인데, 남잔지 여잔지도 병원 진료실 안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몰라요. 이름으로만 유추할 뿐이죠.”

 

-아까 이승건 토스 창업가를 멘토라고 말씀하셨죠. 그러고보니 이승건 대표는 치대를 나왔습니다.

어떤 규제 관련 회의에 갔다가 처음 뵙고 명함 받고 카톡으로 얘기하다가 말씀드렸죠. 이 대표님 치과 의사이신데 의료계에 보답하는건 하나도 없지 않으시냐고요. 의료계도 혁신해야하지 않느냐, 좀 도와달라고요. 새벽 2시에도, 3시에도 카톡으로 뭘 물어보면 30분 이내에 답이 옵니다. 대단한 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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