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루엘라>와 펑크 록 스타일
유령이 플로터! 최근 영화관을 떠들썩하게 만든 디즈니의 리메이크 실사 영화, <크루엘라> 를 보셨나요? 오늘은 영화 속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당시의 시대 배경과 패션에 대해 파헤쳐 보려고 해요! 👻 : 유령이는 영화 내내 등장하는 파격적이고 화려한 패션에 넋을 놓고 말았다구령~ ▲ 디즈니 애니메이션 <101마리의 달마시안> 中 크루엘라 영화 <크루엘라>의 원작을 찾아서👓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영화 <크루엘라>의 원작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인 <101마리의 달마시안>이에요. 그리고 이 작품은 1961년에 세상에 공개된 이후로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았죠. 이 작품의 대표적인 악역인 ‘크루엘라 드 빌’은 디즈니가 이전에 선보인 작품들과는 다르게 뒤에서 음모를 꾸미기보다는 앞에서 광기를 내뿜으며 폭주하는 모습이 신선하다는 평을 들었어요. 👻 : 잠깐! <101마리의 달마시안>을 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간략한 줄거리를 설명해드릴게령~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은 음악가인 로저와 함께 살고 있는 달마시안인 퐁고의 시점에서 서술돼요. 이야기는 평화로운 오후를 보내던 어느 날, 퐁고가 창밖에서 로저와 잘 어울릴 것 같은 여자인 아니타와 본인의 맘에 쏙 드는 달마시안 퍼디가 공원으로 향하는 것을 발견하며 시작되죠. 퐁고는 아니타와 퍼디를 포착한 이후 즉시 로저를 집 밖으로 데리고 나가 온 공원을 뒤지며 이 둘을 찾아냈고, 갖은 노력을 통해 로저&아니타, 그리고 퐁고&퍼디 커플을 탄생시켜요. (👻 : 퐁고는 두 사람을 이으려 목줄로 둘을 휘감아 동시에 물에 빠지게까지 했어령!) 얼마 후, 퐁고의 촉이 좋았는지 두 사람은 결혼을 하게 되고, 퍼디도 퐁고와 15마리의 새끼를 낳죠.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의 집에 방문한 아니타의 동창인 크루엘라가 새끼 달마시안들을 발견하고는 그 가죽으로 옷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내비쳐요. 로저 가족은 놀라 그녀를 내쫓았지만, 그녀는 부하인 재스퍼와 호레이스를 시켜 새끼들을 몰래 납치하죠. 납치된 아이들을 찾아 정신없이 도로로 나온 퐁고와 퍼디. 두 달마시안은 동네에 있던 다른 동물 친구들의 도움으로 새끼들을 실어간 차의 행방을 알아내요. 그리고 한 낡은 성에서 퍼디가 낳은 새끼들을 포함한 총 99마리의 새끼 달마시안을 구출해내죠. 이에 분노한 크루엘라와 부하들은 도망친 강아지들을 쫓아 폭주하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101마리의 달마시안들은 무사히 로저와 아나타의 집에 도착한다고! 👻 : 유령이는 예전에 DVD로 애니메이션을 여러 차례 봤어령! 분노로 뱅글뱅글 돌아가는 크루엘라의 동공이 얼마나 무서웠는데령! ▲ 도디 스미스와 그녀의 달마시안 원작의 원작이 따로 있었다?!😮 그런데 여러분, 영화 <크루엘라>의 원작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101마리의 달마시안> 도 또 다른 원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이 애니메이션은 도디 스미스라는 작가가 1956년에 출간한 소설 <101마리의 달마시안>을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해 5년 후에 발표한 작품이에요. 도디 스미스는 소설을 집필하던 당시 여러 마리의 달마시안을 키우고 있었는데요, 집을 방문한 친구들 중 한 명이 실제로 그녀의 달마시안들을 보고 “저 개들로 러블리한 모피 코트를 만들 수 있겠는데?” 는 말을 남겼대요. 그리고 도디가 바로 이 말에서 영감을 받아 소설 <101 마리의 달마시안>을 탄생시켰다고! (👻 : 그녀가 실제로 키우던 달마시안 중 한 마리의 이름도 퐁고였대령!) 👻 : 와 신기해령. 그런데 소설과 애니메이션은 차이가 거의 없어 보이는데, 이번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어떻게 다른가령? ▲ 영화 <크루엘라> 크루엘라, 펑크 록 시대에 다시 태어나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크루엘라>는 사실 애니메이션 <101마리의 달마시안>의 프리퀄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작품 속 시간대를 생각했을 땐, 완벽히 맞아 떨어지는 프리퀄은 아니죠. 영화의 내용은 크루엘라의 등장 배경을 다루고 있지만, 시대 배경은 원작 애니메이션의 배경보다 미래로 설정되면서 스토리 상 원작과 약간의 차이가 발생했거든요. 그럼, 영화의 시대 배경은 정확히 언제로 설정되었냐구요? 바로 1970년대의 런던! 이 시대는 영국의 노동 계급 젊은이들 사이에 과격한 ‘펑크 록’ 열풍이 뜨겁게 일던 시기였죠.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때의 펑크가 우리가 흔히 아는 Funk가 아닌 Punk 라는 점! 전자인 Funk는 재즈, R&B를 혼합해 만들어낸 리듬감 있는 음악 장르를 뜻하지만 Punk 록의 Punk는 ‘하찮은, 쓸모 없는’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펑크 록은 기존의 계급과 사회에 반항하며 일탈적인 메시지를 과격하게 전달했죠. 👻 : 오호. 영화를 보면 크루엘라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의상들이 상당히 펑키하던데, 크루엘라가 1970년대의 펑크 록 스타일을 선도한 디자이너의 역할을 맡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 말콤 맥라렌과 비비안 웨스트우드 현실 속 크루엘라?👄 맞아요. 그리고 실제로 1970년대에 펑크 록이 영국을 뒤흔들던 때, 크루엘라처럼 펑크 록 스타일을 탄생시켜 패션계를 뒤흔들던 여성 디자이너가 있었어요. 그녀는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명품 브랜드의 창시자인 비비안 웨스트우드! 그녀는 원래 고등학교 졸업 후 패션을 공부하다 본인 같은 노동자 계급은 디자이너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꿈을 포기하고 평범한 초등학교 교사로 살고 있었어요. 그러나 24살이 되던 1965년, 예술 학교의 학생이던 말콤 맥라렌을 만나 열렬한 사랑에 빠지게 되죠. 이후 그녀는 1971년에 말콤의 제안으로 런던 킹스 로드 340번지에 ‘Let It Rock’이라는 펑크 스타일 옷가게를 열어요. 그녀는 구제 제품을 D.I.Y* 의 방식으로 리폼해 판매하며 사회 반항적인 성향을 띠던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죠. 또 영국의 전설적인 펑크 록 밴드 ‘섹스 피스톨즈’의 매니저였던 말콤의 도움으로 이들의 의상을 전담하게 되면서 그녀의 펑크 록 스타일은 전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기 시작했어요. (👻 : 이 밴드의 노래가 궁금하다면 클릭해보세령!) 3년 후인 1974년에는 매장 이름을 ‘SEX’로 변경하며 당시 주류 사회에서 금기시되던 일탈적인 요소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패션을 창조해 이름을 널리 떨치게 되었다고! *D.I.Y : Do It Yourself의 약자. '디와이이'라고 읽음. 기성품을 구매하는 대신 재료를 가지고 스스로 제작하는 방식, 혹은 그렇게 하도록 구성되어 판매하는 상품을 뜻함. ▲ 영국의 펑크 록 밴드, 섹스 피스톨즈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펑크 록 스타일을 통해 아름다움에 대한 고정관념과 예술의 엘리트주의*, 그리고 당시 사회 구조와 기성 세대에 반대하며 파격적인 패션을 내놓았어요. 그러나 너무 과감한 탓이었을까요? 이런 펑크 록 열풍은 5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유행한 후 금방 사그러들고 말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펑크록은 록 음악의 가장 순수한 원형으로 평가받으며 후대의 팝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어요.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녀는 펑크 록 스타일의 원형을 마련한 사람이자 영국의 보물로 추앙받고 있죠.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현재도 사회 변화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며 사회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엘리트주의 : 사회는 소수의 엘리트에 의해 운영된다는 사상. 예술계에서도 같은 의미를 가짐. 👻 : 와, 백화점에서만 보던 비비안 웨스트우드 브랜드에 이런 스토리가 있는 줄은 몰랐어령! 그나저나, 영화 '크루엘라'에는 1970년대의 모습이 많이 녹아있는 것 같네령? ▲ 영화 <크루엘라> 中 아티 픽션? 노노 팩트 반영!👠 맞아요. 영화 감독이었던 크레이그 길레스피가 직접 "주로 킹스 로드 중심의 펑크 운동에서 영화의 영감을 얻었다"라고 밝혔을만큼 영화가 1970년대 런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거든요. 영화에는 앞서 언급한 펑크 록뿐만 아니라, 다른 1970년대의 특징들도 잘 담겨 있어요. 우선, 크루엘라를 돕는 구제샵 주인인 아티도 1970년대 초반에 등장했던 ‘글램 록’ 스타일의 패션을 아주 잘 나타내는 인물이죠. 글램 록 스타일은 양성적이고 퇴폐적인 디자인에 반짝이를 붙이고, 화려한 화장을 곁들이는 패션 스타일이에요. 이 스타일은 1970년대에 티렉스라는 밴드의 리더 마크 볼란이 영국의 유명 음악 프로그램 '탑 오브 더 팝스(Top of the Pops)'에서 선보인 이후 젊은 층으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죠. 또한 영화 속 등장한 아티의 옷가게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가게처럼 킹스 로드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 거리는 1970년대에 독립적인 아티스트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유행을 탄생시키던 젊은 패션의 거리였어요. 1960년대에 불었던 미니스커트 열풍도 이곳에서 시작된 것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핫한 지역이었는지 가늠이 가시죠? ▲ 애니메이션 <101마리의 달마시안> 中 리젠트 공원에서 만난 로저와 아니타 또 영화 속 크루엘라가 같은 고아이자 동료인 재스퍼, 호레이스와 리젠트 공원* 인근의 빈집에서 함께 살며 엄마가 그리워질 때마다 공원을 찾는 모습도 당시의 현실을 반영한 설정이에요. (👻 : 애니메이션에선 그저 크루엘라의 부하였던 재스퍼와 호레이스가 영화에선 소중한 친구이자 가족으로 나오네령?) 실제로 1970년대 즈음에는 리젠트 공원의 주변에 비어 있는 고택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 중 한 집을 골라 눌러앉고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다수 등장했다고 하죠. 그 당시 이런 예술가의 수가 적지 않아, 이러한 세태를 '눌러앉기 운동(Squatters movement)' 이라는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부르기까지 했다고! 이처럼 영화 <크루엘라>는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의 악녀 '크루엘라 드 빌'의 등장 배경을 1970년대의 시대 배경에 맞추어 아주 매력적으로 풀어낸 작품이에요. 다양한 펑크적 요소는 물론이고, 원작 애니메이션과의 깨알같은 연결 포인트들이 담겨 있죠. 평소 패션이나 펑크 록 스타일에 관심이 있던 플로터이든, 디즈니의 팬인 플로터이든 누구나 이 영화를 한 번 감상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리젠트 공원 : 1800년대 리젠트 시대, 런던에 지어진 유서 깊은 공원. 👻 : 와 크루엘라를 단순히 기성 패션에 대항하며 파격적인 스타일을 지향하는 캐릭터로 설정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시대 배경과 함께 보니 또 새롭네령. 크루엘라의 영화관 상영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니 유령이는 얼른 달려가 영화를 한 번 더 봐야겠어령! 플롯 TMI 💎 The Stooges - I Wanna be Your Dog 영화 속에서 크루엘라가 길거리 패션쇼를 펼치는 장면에서는, ‘The stooges’라는 밴드의 ‘I wanna be your dog’ 이라는 노래가 거리를 가득 채워요. 이 노래는 ‘프로토 펑크’라고 불리는 장르에 해당하는데요, 이 장르는 펑크 록이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기 전에 등장해, 정제되지 않은 원초적이고 거친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반사회적인 가사와 과격한 퍼포먼스로 반항과 일탈의 정신을 마구 뿜어내는 이 노래, 라이브 공연으로 한 번 감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 아 워너 비 유어 독! 좌자자자장장장 유령이 플로터에게 드리는 감사 인사 💗 👻 : 에디터 중 한 명은 피드백을 보며 눈물 콧물을 다 뽑았어령.. (유령이도 그런 건 비밀이에령) 👻: 플롯은 여러분의 피드백을 기다려령! 👻: 연극과 예술! 생각보다 우리와 더 가까워요. 연극은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결국 사람과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어요. 이상, 연극의 부흥을 꿈꾸는 플롯이었습니다! 유령이👻가 살금살금 전달하는 플롯레터는 가끔씩 메일함에서 사라지기도 한대요. 매주 플롯레터를 안전하게 받아보실 수 있도록 꼭 playalot@playalot.co.kr를 주소록에 추가하시거나 VIP로 등록해주세요! 플롯이 더 궁금하다면? 😍 (속닥속닥) 인스타그램에는 더 많은 정보가 있다구? 구독 취소하기 😢 | skknpie@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