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엠블록레터의 김디터입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순식간에 엄동설한이 된 기분입니다. 갑자기 기온이 급강하해 전국에 한파경보가 내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암호화폐 지갑은 이미 엄동설한이 된지 오래네요. 올 한해 지속된 크립터 윈터로 휑해진 지갑에 찬바람만 몰아치고 있습니다. 날씨도 크립토 윈터도 빠른 시간 내에 풀리길 바래봅니다.

  오늘은 이전과 좀 다른 포맷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갈까 합니다. 하나의 사안만 골라 다양한 시각과 관점으로 깊이 파헤쳐보려고 하는데요. 그럴만한 사건이 요 며칠 내내 포탈과 SNS에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 위믹스 상장폐지입니다. 보도를 보면 위믹스를 옹호하는 기사와 닥사를 옹호하는 기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가상자산 업계와 다르게 게임 업계에서 바라보는 관점으로 사안을 분석해보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응해주신 설문조사의 분석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분석 결과에 기반해 엠블록레터도 고칠 것은 고치고 보완할 점은 보완해서 여러분 메일함을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성실히 임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리고 추첨을 완료해 경품도 이상없이 발송하겠습니다. 아쉽게 가나전에서는 패배했지만 포르투칼과의 마지막 예선전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선전하길 기원합니다. 16강에 진출하든 아니든 언제나 응원을 보냅니다. 대한민국!!!
    •태초에 리니지가 있었으니 페이투윈과 플레이투언 모두를 창조했다

  대한민국 게임의 역사는 리니지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아, 물론 전세계 최초의 그래픽 기반 MMORPG는 넥슨의 바람의 나라이고, 전세계 최초 부분유료화 게임인 퀴즈퀴즈도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게임 업계에 아로새긴 족적만 따져보면 리니지를 따라갈 게임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외환위기로 전국이 시름에 빠졌던 1998년 출시된 리니지는 시작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받진 못했습니다. 출시 당시 게임 담당 기자들에게 평생 사용권(!!!)을 제공하고 체험을 독려할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죠.
하지만 투자한 시간에 비례해 강해지도록 잘 설계된 게임 경제, 그리고 당시 크게 히트했던 액션 RPG인 디아블로와 유사한 조작감을 바탕으로 스타크래프트는 어려웠던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점점 높은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더불어 게임 내 비교적 자유로운 플레이어간 연대와 경쟁, 즉 혈맹공성전을 바탕으로 높은 성취감까지 제공하면서 나중에는 린저씨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합니다.

  리니지, 리니지2, 그리고 모바일 시대에 맞춰 등장한 리니지M과 리니지2M, 여기에 리메이커 버전인 리니지W까지 20여년을 넘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리니지가 우리나라 게임 업계, 특히 게이머에게 부여한 화두는 다음 두가지로 집약할 수 있겠습니다.
 > 이기려면 강해져라, 현금을 내고(페이투윈)
 > 게임 열심히 하면 돈도 번다(플레이투언)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 두가지는 놀랍게도 리니지 내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리니지 최신작일수록 페이투윈의 비중은 높아지지만 플레이투언도 어떤 형태로든 게이머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계정거래나 다이아 판매, 심지어 BJ와 같은 방송을 통해서도 말이죠.

  특히 페이투윈은 굳이 추가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리니지의 핵심 특성 중 하나이죠.
엔씨 다이노스가 2020년 프로야구 통합 우승을 하면서 들어올린 집행검은 페이투윈의 상징과도 같은 리니지의 아이템입니다. 다이노스의 집행검 세레모니야 말로 페이투윈을 보여주는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전서버 유일 첫 5강 집행검이 등장했을 때 추정 가격은 수억원이었습니다. 리니지 게임 내에서 집행검의 위력 또한 막강한 수준이구요. 이기고 싶다면, 투자해야죠. 그 말을 정당화시키는 게임이 바로 리니지입니다.

  플레이투언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사실 온라인 게임이 대중화되면서 리니지 뿐 아니라 다른 여러 게임들도 현금화가 가능합니다. 플레이투언을 말하는 은어인 '쌀먹'이 사실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일명 와우에서 나온 말인 것처럼요.
하지만 시세 변동이나 게임 내 수요처,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 등을 고려할 때 이른바 쌀먹을 리니지처럼 잘 보여주는 게임은 없습니다. 리니지의 최전성기 때 리니지 내 게임 통화였던 아덴은 거의 현금과 동일한 취급을 받기도 했으니까요.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쌀먹은 계정 거래나 다이아 거래와 같은 다른 형태로 바뀌면서 많이 퇴화됐지만 여전히 리니지 게임을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페이투윈과 플레이투언을 모두 담고 있다니, 리니지는 정말 위대(胃大???)한 게임입니다. 전성기 시절 절묘하게 맞춰왔던 이 두 화두는 모바일 시대로 올수록 밸런스가 무너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에 맞춰 게이머들의 불만도 함께 높아집니다.
  • 이보시오 게임사 양반! 페이투윈이라 해도 이건 너무 과한 것 아니오!!!

  PC와 모바일의 차이는 플랫폼의 개방 유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C 인터넷은 웹 브라우저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산이냐일 뿐 인터넷 자체는 개방형 네트워크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리니지 아이템 거래도 실거래는 게임 내에서 이뤄졌지만 거래 행위 자체는 아이템매니아와 같은 다양한 인터넷 거래 사이트에서 체결됐습니다. 게임사의 권한 밖에서 진행된 것이죠.

  하지만 애플과 구글이 양분하는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면서 PC 인터넷 시대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됩니다. 모바일 게임 자체에 대한 통제력이 폐쇄형 플랫폼 운영사인 애플, 구글(안드로이드)과 함께 게임 개발사가 전권을 쥐게 되면서 게이머들간의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페이투윈의 주체가 과거 게임사와 게이머들로 양분화됐다면 이제는 게임사가 독점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렇습니다. 모바일 게임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BM)인 독점 판매 모델이 이렇게 시작됩니다.
아이템 뿐 아니라 스킬, 스킨, 하다못해 인형 하나까지도 모두 게임사가 슈퍼 패스, 초특가 할인이라는 명칭으로 게이머들에게 팔 수 있게 됐습니다. 페이투윈을 하려면 게임사에게 현금을 바쳐야 하는 것이죠. 모바일 게임사들의 실적은 그에 맞춰 치솟았구요.

  하지만 아무리 페이투윈이라도 게임에 돈을 쓰는 것은 한계가 있죠. 이 한계를 돌파시키기 위해 게임사들은 게이머간 경쟁을 독려합니다.
유명 BJ들에게 아이템을 챙겨주고 게임 화면을 생방송을 노출하도록 하는 것도 시청자들간 경쟁을 유발시켜 아이템을 지르게(...)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죠.
이는 일명 프로모션이라는 행위로 국내 게임사들에게는 일상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과도한 프로모션으로 게이머들에게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잊을 때마다 판교에 등장하는 트럭 행렬이 이같은 반발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개방형 인터넷 시절 명색이라도 모든 게이머에게 균등하게 기회가 분배됐던 플레이투언은 이처럼 모바일 시대를 맞아 대다수는 게임사들에게, 일부는 아이템 판매와는 다른 형태로 몇몇 게이머나 BJ에게 쏠리게 됩니다.
페쇄형 플랫폼에서 페이투윈과 더 밀접하게 연결된 플레이투언은 투자와 같은 방식으로 변형되면서 더 많은 과금과 유튜브, 트위치 등 영상 플랫폼과 연계한 더 많은 수익을 수확하는 형태로 변질됩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비교적 평탄하게 중소과금으로 게임을 즐겨왔던 게이머들은 격동과 풍파가 몰아치는 게임 환경에 내동댕쳐졌구요. 이들에게 게임사의 독과점 구조를 벗어나 누.구.나. 평등하게 노력한 만큼 게임을 즐기고 그에 대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달콤한 속삭임이 접근합니다. 바로 블록체인을 매개로 한 새로운 형태의 플레이투언입니다.

그리고 그 필두에 바로 위메이드가 있었습니다.

  • 적의 적이 꼭 내 편은 아니더라

   게임 업계, 특히 게이머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게임 전문 매체나 게임 커뮤니티에서 블록체인 기반 플레이투언(P2E)을 옹호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게임사들에게 독점적으로 넘어갔던 게임에 대한 모든 권한을 일부라도 빼앗아 게이머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이어서죠.
암호화폐나 대체불가토큰(NFT)을 매개체로 하는 P2E가 활성화되면 게임사들의 수익모델은 지금과 같은 다양한 패키지나 혜택에 기반한 월 정액제, 아이템 판매가 아니라 NFT 중개 수수료서비스 이용료 등으로 변하게 됩니다.
과거 PC 인터넷 시절의 수익모델로 회귀한다고 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P2E에서 가장 선도적인 게임사가 바로 위메이드입니다. 미르4 글로벌은 비록 게임 내 일부 재화에 대한 암호화폐 기반 '쌀먹' 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동접 130만명이라는 위업을 달성합니다.
이같은 성과에 바탕해 가상자산 기반 게임 플랫폼인 위믹스를 만들고 여기에 여러 P2E 기반 게임들을 탑재함으로써 페이투윈에 쏠린 밸런스를 플레이투언으로 조정해 게이머들을 만족시킨다는 전략을 추진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이른바 과거의 '린저씨'들은 '위저씨'로 명패를 바꾸고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구요. 지지의 의미로 위믹스를 보유하기도 했죠.
과도한 독점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자 다시 한번 돌아올 P2E 활성화, 그리고 이에 따른 코인의 가격 상승 기대까지 한데 모인 것이 바로 위믹스와 위저씨라는 주체의 탄생 배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의 위믹스 거래 지원 종료 결정에 일부 게임 관련 매체나 게임 커뮤니티 등에서 극렬한 반발이 나오는 것도 이와 맥락을 함께 합니다. 모바일 게임사들의 과도한 갑질 내지는 현질 유도에 대한 '참교육'으로 P2E를 지지했는데 첨병에 서있는 위메이드에게 이런 폭탄이 떨어지다니요.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거대한 악을 청산하려면 사소한 잘못은 넘어가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도 이같은 관점에서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암호화폐, 가상자산이 금융의 영역과 바로 맞닿아 있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금융, 투자 관점에서 보면 위메이드가 지금껏 일으켜왔던 문제는 가벼이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코인과 절대 같지 않지만 주식 시장에서 유통량 불일치와 같은 문제는 법을 심각하게 저촉하는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금융 당국과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루나, FTX 파산 등 여러 사태로 높아진 경각심을 바탕으로 DAXA의 결정에 비교적 동의하는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이의를 제기하는 몇몇 의원이나 업계 전문가들도 절차적 정당성이나 방법 등을 지적하지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딱히 반대 의견을 내놓진 않고 있습니다.

  비록 거래 지원 종료는 결정되고 오는 8일 업비트, 빗썸 등에서 위믹스가 내려갈 예정이지만 아직 사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위메이드는 담합을 비롯해 모든 수단과 방법, 논리를 총동원해 이번 결정을 번복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 지원 종료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제소를 별도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과거 유사한 형태로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던 피카프로젝트와 드래곤베인은 모두 기각된 사례가 있어 위메이드에 유리한 상황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이유로 여론전은 팽팽한 상태여서 아예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과연 이번 사태의 결론은 어떻게 나게 될까요. 기울어진 운동장을 돌릴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았던 P2E가 금권정치와 비슷한 형태로 또다른 문제로 부상할 지도 관건입니다.
게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게이머이고 금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인데... 이 두 사실에 모두 부응하는 결론이 나면 가장 좋겠습니다만,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이 게임보다는 투자 내지는 금융에 보다 직결된 것임은 분명한 만큼 투자자의 보호에 최우선인 결론을 도출하길 바랍니다.

아울러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 업계의 노력도 계속되길 함께 바랍니다.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의 게임 산업과 게임 시장은 게이머들과 게임인들이 함께 만들고 지켜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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