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를 걸고 하는 미친 밸런스게임, 당신의 선택은?

안녕하세요, 씨네편지의 씨네디터예요. 😊🍿

며칠 전 이례적인 폭우로 전국에서 난리가 났었죠. 그로 인한 침수 피해가 곳곳에 일어났는데요. 수많은 피해 소식들을 접하고 <날씨의 아이>의 '히나'같은 아이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히나'는 비가 오면 비를 멈출 수 있는 능력이 있거든요.

더 이상 수해로 인한 피해가 발생되지 않기를 염원하며 <날씨의 아이>를 집중 분석해봤습니다.

페이지 맨 아래 ⟨평점과 의견⟩을 남겨주시면 작품 속을 깊게 헤엄쳐볼 수 있도록 다음 편지에 더 열심히 고민해볼게요.

이번 주 목차 미리 보기 👀

날씨 하나에 사람들의 감정이 움직인다면?
애피타이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화 이야기 : 어른 vs MZ세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화 이야기 : 나만 사라지면 코로나가 끝난다.. 당신이라면?
주간 감독피셜
오늘의 아는 척

🌤️ 날씨 하나에 사람들의 감정이 움직인다면?

‘색과 빛의 마술사’라고 불릴 정도로 화면을 꾸미는 데 집중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2D 애니메이션에 3D를 접목하고 이를 가장 활발하고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해요. 많이 유명해진 뒤로는 팀 단위 작업을 하기 시작했지만 사실 그전에는 음악을 제외한 원화, 동화, 스토리, 성우까지 모두 혼자서 했었다고 하네요!

또한 커플 브레이커로도 유명한데요. 대부분의 신카이 마코토 작품에는 평범하게 사랑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어요. 😅 확실하게 깨뜨리진 않지만, 또 확실하게 맺어주지는 않는… 과연 <날씨의 아이>에서는 주인공들의 사랑이 맺어질까요?

어느 시골의 아무것도 모르는 16살 아이의 눈높이에서 보면서 일본 생활상을 이해하면 재밌어지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일본 사회를 이해하고 보면 재밌어지는 부분들과 숨겨진 연출들을 몇 가지 짚어드릴게요!

🔻예고편이 궁금하신가요? 아래 유튜브 링크 클릭! 🔻

<날씨의 아이> 세계로 스크롤다운 👇🏻

🥗애피타이저

#일본애니메이션 #판타지 #112분 # 15세이상 #네이버평점8.38 #너의이름은제작진

[ 시놉시스 ]

“이제 비는 그치고, 우리의 세상이 빛나기 시작할 거야”

비가 그치지 않던 어느 여름날, 가출 소년 ‘호다카’는 수상한 잡지사에 취직하게 되고 비밀스러운 소녀 ‘히나’를 우연히 만난다.

“지금부터 하늘이 맑아질 거야”

그녀의 기도에 거짓말같이 빗줄기는 멈추고,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 빛이 내려온다.

“신기해, 날씨 하나에 사람들의 감정이 이렇게나 움직이다니”

하지만, 맑음 뒤 흐림이 찾아오듯 두 사람은 엄청난 세계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데…

[ 등장인물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화 이야기

일본 사회 : 어른 vs MZ세대

날씨의 아이는 표면적으로 아이들의 성장과 사랑, 날씨를 다루는 초자연적인 능력에 관한 얘기를 다루고 있어요. 하지만 파고들다 보면 일본의 사회적 문제들이 영화 안에 묻어나 있음을 확인하게 되죠. 이러한 부분을 모르고 영화를 본다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장면들이 여럿 있습니다.

<날씨의 아이>의 남자주인공 호다카는 가출 청소년이에요. 가출할 당시 호다카의 얼굴에 반창고가 많이 붙어 있다는 점, 히나가 가출 이유를 물었을 때 '동네와 부모님이 답답해서'라고 말한 점, 그리고 소설에서도 '맞은 아픔을 지우듯이 자전거를 타고 달렸고 그때 보이는 빛을 따라갔다'라는 묘사를 보면 호다카의 가정환경이 좋지 않았음을 암시해 주는 듯해요.

그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감독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확실히 ‘어른’을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어요. 호다카의 사정을 모르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괴롭히는 어른들의 이기적인 태도를 볼 수 있죠. 경찰은 동생과 단둘이 사는 히나, 그리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던 호다카와 히나에게 심하다 싶을 정도로 꽤 민감하고 날카롭게 굴어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영화 속 청소년들에게 강요되는 성인 아르바이트 등 청소년들이 처한 상황을 모르고,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어른과 경찰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으니 그들의 행동을 주의 깊게 보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

“잠깐!✋🏼 여기서부턴 영화를 보고 읽어보는 건 어때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화 이야기

나만 세상에서 사라지면 코로나가 끝난다.. 당신이라면?

극 중에서 전례 없는 폭우로 엉망이 된 도쿄는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진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듯한데요.
여기서 질문 하나! 만약 우리 중 한 명의 희생을 통해 바이러스가 없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공리주의의 탈을 쓴 이기주의 :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공리주의의 이점은 소수의 희생으로 다수의 행복을 가져올 수 있는 효율성에 있어요. 이것이 과연 합리적이고 옳은 것일까요?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산출'만을 중시하는 결과론적 입장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위의 옳고 그름은 이 결과로써 정당화된다고 봅니다. 이는 공리주의의 명백한 한계점으로 드러나고, 그렇기에 절대 다수의 편에 서서 약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따라서 공리주의는 이기주의를 보기 좋게 포장한 개념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극 중에서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스가는 “인간 제물 하나로 날씨가 원래대로 돌아온다면 나는 환영이야.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거야”라고 해요. 이 대사처럼 기성세대는 기존의 사회 질서와 규범대로 이 세상이 유지되기만을 바라고 있죠. 반면, 호다카는 부조리한 세상 시스템에 맞서 히나를 구해냄으로써 히나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도쿄, 즉 개인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세상을 거부합니다.

결과만을 놓고 보면 히나의 희생은 굉장히 합리적으게 보이지만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이 강요된다면 분명히 잘못된 것이겠죠. 하지만 내가 과연 영화 속 시민 중 하나였다면 호다카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었을지 상상해 봅니다.

이러한 배경 내용으로 영화를 다시 바라보면 조금 더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거에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호다카 : “맑은 날씨를 두 번 다시 못 봐도 괜찮아. 나는 푸른 하늘보다 히나가 소중해. 이 날씨는 계속 미쳐 있어도 돼.”

📽️ 주간 감독피셜

과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날씨의 아이>를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을까요? 님이 놓친 것은 없는지 확인해보세요!

1. 소년과 청년이 주는 의미

스가는 호다카를 재회했을 때 더 이상 소년이 아닌 ‘청년’이라 칭하는데요.

아내를 구하지 못하고 흘러가는 대로만 살았던 스가와는 다르게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다하고 삶을 개척해가며 살아가는 호다카를 청년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거죠.

감독이 소년과 청년을 어떻게 구분 짓는 지에 대한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장면으로 볼 수 있겠네요.

2. 세상은 운명이나 강요 따위에 굴러가는 것이 아닌 만들어 가는 것

호다카는 히나가 ‘날씨의 아이’가 된 것이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을 느끼며 살았어요. 그러다 3년 뒤, 히나가 여전히 도쿄를 위해 계속 기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히나의 날씨를 위한 기도는 ‘날씨의 아이’라는 불행한 운명의 굴레도 아니었고,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의 탓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죠. 세상은 결국 자기 스스로 결정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이를 통해 감독은 우리에게 ‘세상은 운명 따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는거야’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 오늘의 아는 척

1) 바닐라 광고

영화 초반에 뜬금없이 광고가 나와서 당황스러울 텐데요, 광고를 뒤집어보면 ‘ALL IN AV’라는 문구로 성인업소 구인 광고라고 해요.

그리고 조금 뒤에 히나가 맥도날드 아르바이트에서 잘리고 돈을 벌기 위해 유흥 아르바이트를 하러 끌려가는 장면이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일본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과 비판의식을 드러내려 했어요.

2. 포테이토 볶음밥? 이 괴식은 뭐지..?!

극 초중반에 히나는 호다카에게 괴이한 식습관인 것 같으나 맛있어 보이는 ‘포테이토 칩 볶음밥’을 대접해요. 보면서 ‘저게 뭐람…?’이라 중얼거렸는데요.

현재 일본에서는 ‘코메 하나레’ 라는 단어가 일본 사회의 굉장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어요. 직역하면 ‘제대로 된 밥을 먹지 않는 것’을 의미해요. 과자로 끼니를 때우는 것처럼 말이죠! 히나처럼 과자를 밥이랑 같이 먹거나 식자재로 소비해버리는 것은 일본의 젊은 층에는 흔한 일이라고 해요.

3. 호밀밭의 파수꾼

호다카가 도쿄에 도착 후 컵라면 뚜껑으로 사용한 책은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책으로 가출 청소년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날씨의 아이가 ‘가출 청소년’이라는 사회적 의미를 다루고 있다는 감독의 의도를 또 다르게 표현했는데 눈치 채셨나요?

이렇게 영화 속에 알게 모르게 다양한 사회적 문제점들을 녹여내려 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4. 스가와 호다카가 비의 아이..?!

작중 중반부에 나오는 날씨의 무녀 얘기 기억하시나요?

‘맑음 소녀 = 여우’,’비의 아이 = 용’ 을 의미했죠.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맑음 소녀는 알겠는데, 비의 아이는 누구야?’ 영화에서 말해주지는 않지만 영화 내에서는 다양한 떡밥들이 존재해요. 🐉

호다카가 K&A에 입사했을 때 스가가 건넨 맥주 캔, 끼고 있던 반지, 퇴직금과 함께 준 모자에는 모두 용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어요. 즉, ‘스가는 비의 아이이고 그 역할을 호다카에게 계승한 것은 아닐까?’라는 해석을 해봤어요.

5. 히나의 ‘맑음 소녀’는 유전

작중 후반 부 히나가 하레온나(맑음 소녀)의 역할을 다하고 벗어났을 때 초커는 부러져요. 그래서 초커는 맑음 소녀를 상징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이는 사실 어머니의 유품이에요. 즉, 히나의 어머니도 맑음 소녀였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었어요.

6. <날씨의 아이>와 <너의 이름은>이 공유하는 평행세계

<날씨의 아이>와 <너의 이름은> 모두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으로, 평행세계 내에 같은 타임라인을 가지고 있어요. <너의 이름은> 마지막 부분이 <날씨의 아이>와 같은 시점이래요! 😮

영화 속에서 <너의 이름은> 주인공이 등장하시는 것 확인하셨나요?

<너의 이름은> 주인공1

<너의 이름은> 주인공2

7. 히나는 눈이 부신 게 아니었다…!

히나는 햇빛뿐만 아니라 불꽃놀이 행사 때도 불꽃놀이를 손으로 가려서 봐요. 사실, 히나는 본인이 날씨의 무녀 운명임을 알기 전부터 자기 몸이 투명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밝은 빛에 손을 대 자기 몸이 얼마나 투명해져 있는지 확인하고 있었던 거예요! 🖐🏼☀️

8. 왜 영어 제목은 <Child of the Weather>가 아닐까?

본 작품의 영어 제목은 <Weathering With You>이에요. 감독의 말에 따르면 'Weather'에 '역경을 헤쳐 나간다'라는 의미가 있는 것을 담았다고 해요.

처음부터 북미 개봉 계획을 세우고 이름을 지었던 것이고, 결국 북미에서 개봉과 함께 자국어 더빙 역시 출시되었다고 하네요. 감독의 큰 그림에 박수를…👏🏼

한 사람의 희생으로 오랜 비를 그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오늘은 다수를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소녀 <날씨의 아이>를 얘기해보았습니다.

오늘의 아는 척, 성공하셨나요? 아는 척을 넘어, 우리 모두 ‘무비 지니어스👨‍🎓’가 되는 날까지 님과 함께하겠습니다! 😊

🎥 씨네디터 코멘트

[령디터] : 생각 없이 봤다가 알면 알수록 심오한 내용에 감동함. 배경지식을 알고 보면 더 맛있다!

[열디터] : 빛을 섬세하게 표현한 엄청난 작화와 믿고 듣는 OST,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으셨던 분들도 시도해보시면 만족하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강추! (5번 넘게 봄)

지난번 설문조사에 많이들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설문조사 결과 금요일 오후 8시도 원하는 구독자님들이 꽤 많아서 오늘은 아침 8시, 오후 8시 두 번 발송해드렸습니다!
이번 휴일, 저희가 추천한 영화 여유롭게 즐겨보시길!

당근과 채찍, 여러분의 다양한 피드백을 반영해 님을 위한 씨네편지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님의 의견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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