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호러물을 좋아하세요?🙈 저는 즐겨 보는 편이에요. 어릴 땐 왜 굳이 무서운 걸 찾아서 보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쪽에 가까웠는데, 언젠가부터 호러물의 재미를 알게 됐어요. 제 기억엔 조던 필 영화가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그 뒤부터는 종종 찾아서 보게 되더라고요! <미드소마>, <로우>, <샤이닝> 같은 영화들이요😌
호러물의 재미는 어디서 얻어지는 걸까 생각해보았는데, '공포'의 층위가 복합적인 점이 흥미롭게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람은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마음의 안정을 추구하고, 공포는 일상적인 감정 반응이 아니니 반기기 어렵잖아요. 하지만 호러물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겐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생기지요. 그들을 겁에 질리게 하는 무언가요. 그것은 그저 귀신일 수도 있지만, 인물이 겪고 있는 문제와 두려움을 반영하기도 해요. 그러니까 공포는 단지 무서움뿐만이 아니라, 불안, 슬픔, 놀라움, 그 모든 게 될 수 있을 거예요. 
얼마 전 무서운 걸 보고 싶어서 '보고싶어요' 목록을 훑어보다가 오늘이야말로 이 시리즈를 봐야겠다 마음먹었어요. 다 보고 나서는 수작을 봤다는 생각에 매우 만족스럽더라고요. 혹시 호러물을 좋아하는 구독자님이 계시다면 오늘의 콘텐츠 눈여겨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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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째주 추천 콘텐츠
추천 종류 : 드라마
📺힐 하우스의 유령 (2018) 
🕓회당 60분 내외 / 10부작
👥장르: 공포
🇺🇸국가: 미국
✅감상 가능한 OTT 서비스: 넷플릭스

늦은 밤. 스티븐은 아빠가 깨우는 소리에 잠에서 깨요. 아직 눈도 제대로 못 뜬 스티븐에게 아빠는 얼른 업히라고 재촉합니다. 그리고 경고해요. 절대로, 절대로 눈을 뜨지 말라고. 그렇게 스티븐은 아빠의 등에 업혀 집에서 나와요. 이미 차에는 동생들이 모두 타고 있어요. 차는 황급히 출발해요. 스티븐은 뒷좌석에 앉아 집을 봅니다. 힐 하우스. 그들이 방금까지도 살았던 집. 그리고 여전히 엄마가 남아 있는 그 집을요🏠
그리고 현재. 성인이 된 다섯 남매는 더는 다같이 만나지 않을 정도로 사이가 멀어졌어요. 가족 이야기를 소설로 써서 비난받는 첫째 스티븐, 이제는 가족을 돌보는 것에 지쳐버린 둘째 셜리, 전문 심리상담사가 되었지만 언니 집에 얹혀 살며 방황하는 셋째 테오, 마약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시설에 들어갔으나 계속해서 탈출해 신뢰를 잃은 넷째 루크. 그리고 루크의 쌍둥이이자 막내 넬리. 이들의 공통점은 일상 생활을 하다가도 자꾸 어렸을 때 본 유령을 본다는 거예요😰 그 유령들은 불청객처럼 자꾸만 일상에서 등장해서 놀래키곤 해요. 
넬리의 전화 한 통으로 드라마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어렸을 때 다함께 살았던 힐 하우스 앞에 온 넬리는 두려움에 떨며 언니, 오빠들에게 전화를 걸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아요. 힐 하우스가 넬리를 환영하듯 불을 밝히고 있어요💡 어서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것처럼요.
한편 지친 채로 귀가한 스티븐은 사이가 나빠진 아버지로부터 넬리가 이상하다고, 힐 하우스에 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죠. 하지만 그건 말이 안 돼요. 스티븐의 집에 넬리가 있는걸요. 스티븐은 넬리에게 말을 붙이지만 어쩐지 넬리는 답이 없어요. 그리고 전화기 너머로 스티브는 소식을 듣게 되어요. 넬리가 힐 하우스에서 사망했다고요.
<힐 하우스의 유령>은 넬리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들 남매와 어머니 올리비아의 이야기를 각기 다른 시점에서 들려줍니다. 이미 성인이 된 그들에게 절대 잊혀질 수 없는 하나의 기억, 부정하고 싶어도 계속해서 따라오는 힐 하우스에서의 일들이 현재와 교차하며 전개되어요. 유령이 보인다고 유명한 힐 하우스에 희망을 품고 이사한 금슬 좋은 부부와 다섯 남매. 화목한 가족이었지만 집안에 도처한 유령이 겁에 질리게 만들었던,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그 시절. 그리고 집안에 남겨두고 온 어머니에 관한 비밀을요.
이들 남매는 각기 다른 유령을 봐요. 이를테면 넬리는 목 꺾인 여자를 보고, 루크는 아주 키가 큰 트렌치코트 입은 유령을 보지요. 그 유령들은 다섯 남매가 성인이 되어서도, 힐 하우스를 떠난 뒤로도 계속 나타나요. 그리고 넬리가 죽은 지금, 넬리의 장례식장에 남매와 아버지는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모여요. 곧 장례식장은 그동안 묵혀둔 서로에 대한 원망과 슬픔으로 엉망이 되고 말지만요. 이들은 다시 한번 힐 하우스로 향합니다. 과연 이들은 몇십년만에 찾은 힐 하우스에서 무엇을 볼까요? 이들에겐 어떤 일이 닥칠까요?
<힐 하우스의 유령>을 보면서 저는 공포보다도 슬픔을 자주 느꼈던 것 같아요. 이 드라마는 분명 호러물이지만, 트라우마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으니까요. 등장인물들이 유령을 보고 소스라칠 때마다 거기엔 그저 공포만 있진 않다고 느껴졌어요😥 압도하는 슬픔. '왜 여전히 보이는 거지?' '왜 나한테만 보이는 거지?' 불안을 벗어나려고 달아나지만 과거는 바로 등 뒤까지 따라붙어 있거나, 앞에서 응시하고 있어요. 아무리 외면하려고 해도 눈에 보이는 유령처럼요.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의 유령은 단순한 유령은 아니게 되어요. 이들의 드라마를 보게 되면 유령이 어떤 의미인지, 인물들을 겁에 질리게 한 정체가 무엇인지 알게 되지요. 놀래키기 위한 자극적인 호러물이 아니라 인상깊었어요🙌🏼
또, 배우들의 열연도 눈부시답니다. 회차마다 각자의 시점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 시점을 보여주니 몰입도도 높아요. 중간에 끊지 못하고 계속 보게 되는 것도 이런 전개가 한몫 해요. 캐릭터에 애정을 갖게 되고요. 그리고 역시나 클라이맥스로는 6화 <폭풍의 밤>을 꼽고 싶어요. 이 에피소드는 1시간인데도 숨막히는 긴장감으로 전개돼요. 장례식장이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한자리에 모인 가족. 팽배한 불안과 높은 밀도. 세트장처럼 장례식장에서 과거 힐 하우스까지 넘어가는 연극적인 연출까지, 한 편의 영화 같아요👍🏼
밀도 높은 호러물을 보고 싶은 구독자님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랍니다. 으스스 흐린 날에 봐도 좋겠어요. 참, 이 드라마의 원작은 셜리 잭슨의 《힐 하우스의 유령이니 관심있는 구독자님들은 참고하셔요!
님, 내일과 모레는 비소식이 있어요. 길을 걷다보니 낙엽이 꽤나 떨어졌더라고요. 혹시 이번 가을 낙엽을 많이 못 본 구독자님들은 비가 오기 전에 낙엽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으시길 바라요🍂 
그럼, 우리는 다음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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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둘째주, 셋째주에 레터를 발행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립니다. 몸이 좋지 않아 발행하지 못했어요. 앞으로는 컨디션 관리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꾸준히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솔솔레터를 읽고 격려해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합니다💞  
솔솔레터
일주일에 한 번, 추천 콘텐츠를 한 개씩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