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3.3.8 | 572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실리콘밸리에는 챗GPT만큼 인기 있는 서비스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중국 소셜커머스 핀더우더우가 미국에 내놓은 쇼퍼테인먼트 서비스인 테무(Temu)인데요. 쇼퍼테인먼트는 쇼핑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저렴한 물건을 즐겁게 살 수 있도록 한 소셜네트워크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테무는 미국에서 가장 이상한 쇼핑 앱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어요. 접속해 보스턴이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로고가 적힌 의류기 등장하는데요. 1999 est(설립)과 같은 로고를 볼 수 있습니다. 보스턴의 역사는 162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말이죠. 곳곳에 중국산 짝퉁(산자이山寨) 제품이 수두룩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국인이 열광하는 이유는 축제와 같은 형식으로 공략해서 인데요. 15달러 이상만 구매하면 70달러 쿠폰을 주고, 친구 3명을 초대하면 100달러 이상 쿠폰을 줍니다. 또 곳곳에 쿠폰 지급을 게임처럼 만들어 뒀고요. 더욱이 카메라가 달린 드론이 20~30달러, 레노버 이어버드가 10달러 등 미국에선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이 펼쳐집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를 찍고, 호주와 뉴질랜드에 상륙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아마도? 이 속도라면 2~3년내면 한국에 진출하지 않을까 해요.

 

GPT-3가 등장한 3년 전 대다수가 관심을 안 가졌지만 어김없이 미래는 다가왔는데요. 테무 역시 비슷한 미래를 쓰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오늘은 챗GPT만큼 인기 있는 테무가 무엇인지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는지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가질게요!

오늘의 에디션
  1. 아마존 월마트 제쳤다

  2. 쇼퍼테인먼트의 등장
  3. 가난한 미국을 훔치다
  4. 테무의 담대한 목표
  5. 그 창업 스토리

테무의 아이템들


아마존 월마트

다운로드 제쳤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테무는 무료 앱 분야에서 다운로드 상승률 기준으로 안드로이드 1, 애플 앱스토어 2에 랭크돼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른 속도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년 9월 출시된 이후 2400만회 내려 받고 총 월간활성사용자수는 1100만명인데요. 센서타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테무의 4분기 앱 설치 건수는 아마존, 월마트, 타깃을 이미 넘어섰어요.” 미국에서 테무의 발음은 티~~ 라고 불리는데요. 중국판 소셜커머스인 핀더우더우(Pinduoduo)의 모기업 PDD홀딩스의 자회사입니다.

 

아마존대비 20% 초저가


위에 있는 사진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엄청 저렴합니다. 마치 중국에서 저가 물건을 구입하는 정도의 가격? 티셔츠 4.7달러, 더플백 12달러, 무선 스피커 16.9달러, 레노버 무선 이어폰 9.4달러, 스마트워치 10.7달러, 드론 25달러! 6개 제품을 모두 다 구입해도, 78달러 정도됩니다. 물론 절대 같은 품질은 아니지만 이 제품을 아마존에서 산다면 최소 400달러는 넘었을 것 같아요. 그만큼 초저가 제품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한데, 짝퉁도 많고 국적 불명의 영어는 미국인마저 당혹스럽게 하고 있긴해요. 무선 스피커는 JBL을 모방한 것 같고요. 티셔츠에는 할머니가 된다는 것은 나를 늙게 만들지 않는다는 문구가... ?

 

"믿져야 본전! 사고본다!"


미국인들은 테무를 통해 한번에 100달러씩 결제를 하는데요. 이런 심정으로..."믿져야 본전! 그래도 하나는 건지겠지!" 배송은 아마존 프라임 보다 늦은 한 1주일 정도 걸립니다. 한데, 제대로 배송이 잘 되지는 않는데요. 후기에는 유리컵 등을 배송시키면 깨진 게 온다고 하고요. 아마도 중국에서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보이는데요. 반품할 수 있지만 터무니없이 저렴하다보니 포기. 특히 테무는 내가 구매한 품목의 제품 가격이 향후 하락하면, 그 차액을 나중에 돌려주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어떻게 알게됐냐고요? 미식 축구 리그 결승전인 슈퍼볼에서 엄청나게 많은 광고비를 투입! 지난번 같은 경우는 크립토들이 광고를 도배하다 했다면, 이번에는 테무가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슈퍼볼에 등장한 광고 문구는 억만장자처럼 쇼핑하세요!”인데요. 미친듯한 저가 공세로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습니다.

"억만장자처럼 쇼핑하세요"테무


쇼핑이라는 욕망

"쇼퍼테인먼트"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의 요람 샌드힐로드. 이곳의 대표 벤처캐피털인 안드레센호로위츠의 코니 찬 제너럴 파트너는 인기 이유를 이렇게 설명을 합니다. “검색 가능한 제품 카테고리 외에도 사용자에게 저렴한 제품을 추천하는 개인화된 피드를 제공하고, 친구에게 앱을 추천하면 크레딧을 얻을 수 있죠.” 찬 파트너는 테무의 인기 비결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어요.

     

    중국식 마케팅 통했나?


    오늘날 중국과 미국에서는 다른 마케팅 방식을 씁니다. 미국의 많은 스타트업은 예전과 달리 무차별 돈을 살포하듯 광고를 하진 않죠. 그래서 발달한 것이 그로스해킹. 이 방식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고전적인 질문에 대해 데이터 분석 등 신기술을 사용해 접근한다는 개념인데요. 실제로는 돈을 적게 쓰고 막대한 고객을 끌어모으는 방식을 가리킵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 침체로 투자가 마른 시점에는 이런 광고비 집행은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인공지능 추천 기반 스타트업이 서비스를 런칭할 경우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집행한다고 합니다. 서비스를 안착시키는 대가로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것이죠. 중국은 규제가 까다로워 알고리즘으로 타깃 광고를 하는 것이 미국 보다 어렵기 때문이라고 찬 파트너는 설명합니다. (진짜인가요?) 때문에 막대한 광고비를 투하해 초기 폭발을 일으키는 기법을 종종 쓴다고 합니다.


    틱톡이라는 스승

     

    틱톡은 테무의 스승입니다. 2018년 미국에서 런칭될 무렵, 무려 10억달러(13000억원)에 달하는 광고비를 폭탄 투하했는데요. 이후 일일 활성 사용자수가 지금? 6억명!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아무리 광고비가 크더라도 고객생애가치(고객의 평생 가치)가 더 높다면 무조건 광고 집행을 한다고 합니다. 이는 중국과 같은 거대 시장에서는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기하급수 성장의 조건이 됩니다. 테무는 틱톡과는 다른 회사지만 동일한 전략을 사용했고요. 틱톡은? 고객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동영상 스크롤을 끝없이 제공하는데요. 테무 역시 쇼핑 앱만 보는 것 만으로 삶이 충만(?)한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패스트패션 이커머스?! 


    미국에서는 패스트 패션 이커머스 기업이 흔하지 않습니다. 물류비가... 하지만 중국에서 온 거대 기업인 SHEIN은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싸다니! 아마존에서는 1개 살 것을 여기선 5개는 사겠네하고요. 이는 곧 데이터 확보로 이어지는데요. 한꺼번에 일시에 상당한 고객을 확보하면 인기 제품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이어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해요. 만약 1만개 상품을 보유한 전자상거래 업체는 대규모 맞춤 상품을 추천하기 어려운데, SHEIN 같은 경우는 이를 돌파하기 위해 매일 6천개에 달하는 새 제품을 추가한다고 합니다


    "늘 끼고 살게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쇼퍼테인먼트인데요. 테무의 모토에서 알 수 있듯, 앱은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는 즐거움을 줍니다. 돈이 없고, 제품은 별로겠지만, 그래도 난 살 수 있어 하는 느낌을 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쇼퍼테인먼트! 중국에서는 실제로 특별히 사야할 물건이 없어도 타오바오 앱을 열고 아이쇼핑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요. 반면 미국에선 아마존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아마존을 열고 아이쇼핑을 하는 사람은 없죠. 또 중국이 짝퉁이 많은 이유는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이래요. 그래서 돈이 없더라도 부자들과 비슷한 물건(짝퉁)을 구매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빈곤층과 비율


    가난한 미국


    초저가 인기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경기 침체인데요. 여기에 더해 미국의 빈곤층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국 전역에 빈곤선 아래에 있는 인구는 약 3400만명 정도 되는데요. 이는 미국 전체 인구의 약 10.5%를 차지합니다. 저소득 미국인은 미국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빈곤선 이하의 연간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인데, 4인가족 기준 연소득이 26500달러일 때 빈곤층이라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인구 약 90만의 산호세도 예외는 아닌데요. 이곳 노숙자수는 매달 집계가되는데 약 6650명입니다. 13년만에 최고 수준! 이 가운데 41%는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대체로 백인과 아시아인은 아닙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19.5%, 히스패닉계의 17.3%, 아메리카 원주민의 24.3%가 빈곤선 이하로 살고 있는데요. 반면 백인의 7.3%, 아시아계의 5.2%만 빈곤층입니다. 미국의 성장률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지만, 불평등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들은 식료품 지출 비중이 매우 큽니다. 저소득 가구는 소득의 평균 34%가 식료품비에 돈을 쓰지만, 고소득 가구는 9.7%에 그칩니다.


    당연히 저소득층으로서는 이런 테무와 같은 서비스가 매우 반갑습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생활비를 아끼고자 월마트, 달러 제너럴(한국의 다이소 같은 매장)과 같은 할인 소매점에 의존하는데요. 이런 현실을 파고든 것이 테무니까요. 얼마나 이들에게 호소력이 있었을까요? “억만장자처럼 쇼핑하세요”! 

    테무의 목표

    매출 40조원!


    테무는 향후 5년간 총 300억달러 규모의 총거래량(GMV)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현재 가장 큰 경쟁 상대는 역시 미국에 진출한 중국의 브랜드인 SHEIN. 이커머스 업계의 패스트 패션 브랜드로 2008년 설립돼 2022년에 300억달러에 도달했습니다. 15년이 걸린 것이죠. 하지만 테무는 이를 5년만에 달성 목표. 북미를 찍었고, 호주 뉴질랜드로 영미권으로 확대를 할 예정입니다.

     

    올해 테무의 마케팅 예산만 약 101000만달러로, 우리돈으로 거의 15000억원이 넘는 돈이 준비돼 있다고 합니다. 틱톡과 같죠? 그만큼 미국에 이어 영미권으로 빠른 속도로 침투할 예정이고요. 이미 슈퍼볼 광고에서 200억원에 가까운 1400만달러를 투입해, 30초 길이 광고 2편을 반영하며 주목을 끈 바 있습니다.


    문제도 있어요. 고객당 거래액은 테무가 25달러로 SHEIN 75달러 보다 낮습니다. 그만큼 상당히 큰 손실을 감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크레딧 스위스는 테무가 올해 36억달러 물품을 팔고, 17억달러 손실을 입을 것으로 봤는데요. 이는 무료 배송과 상당한 할인으로 주문당 평균 30달러씩 손실을 입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핀더우더우 창업주

    콜린 황은 누구?


    테무의 모기업인 핀더우더우2015년 황정 (콜린 황)이라는 중국인이 설립한 이커머스 기업인데요. 그는 1980년 중국 항저우에서 태어나 저장대를 졸업한뒤 미국으로 넘어와 위스콘신메디슨대에서 컴퓨터 석사학위를 받습니다이후 2004년 구글에 입사, 검색 광고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느낀 바가 컸다고 해요. 2006년 구글을 떠나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에 합류했고, 오늘날 타오바오(Taobao)라는 새로운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기여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변화를 목격하죠.

     

    2015년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했는데, 바로 핀더우더우입니다. 구글과 알리바바에서 10년 이상 노하우를 익힌 것을 고스란히 투입. 중국에 이미 알리바바라는 거대 공룡이 있었기 때문에 틈새 시장을 찾았고,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그런 농산물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공동 구매 인원이 늘수록 제품 가격이 하락한 비즈니스 모델은 세상이 주목했죠. 이후 커머스로 확장했고요.

     

    C2M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정립했습니다. C2M (consumer-to-manufacturing) 모델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에 따라 생산자가 생산할 수 있도록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제조자에게 오픈한 공생 모델이죠. 이후 2018년 창업 3년만에 3억명 이상의 월간활성사용자와 200억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을 거느린 중국의 이커머스 공룡으로 성장했습니다. 매출액은 90억달러를 돌파!

     

    하지만 거센 비판도 받았습니다. 사실 인기 제품은 유명 브랜드의 제품일테고 그런 제품의 데이터를 생산자에게 제공한다는 것은 짝퉁을 만들라고 하는 것과 다름 없었는데요. 중국내 여론이 악화되면서 조사를 받고 20188월 하루만에 1128개에 달하는 브랜드와 단절을 했습니다. 또 미국과 중국간 대결 양상에서 미국에서 IPO를 하면서 중국내 그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는데요. 이후 20213월 완전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납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명언은, “승리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훌륭한 기업가가 되기 어렵다."인데요. 성공은 쉽게 오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마음속 깊이 의지가 중요하다는 메시지입니다.

    드리는 말씀

    어떠셨나요? 오늘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쇼퍼테인먼트 서비스 테무와 그 운영사인 핀더우더우, 그리고 그 창업자 스토리까지 들려드렸는데요. 매번 미국 기업을 소개 하다, 중국 기업을 소개하려니 저 역시 예전보다 더 많은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혹시, 오류를 발견하신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이런 명언을 남겼는데요.


    • "You've got to start with the customer experience and work back toward the technology."


    "고객 경험에서 출발해 기술을 향해 접근해야지, 그 반대는 아니다"라는 메시지입니다. 사실 주변의 수많은 기업 CEO들이 챗GPT 등장을 보고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구현하거나 이를 접목하려고 하는데요. 기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입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살펴보고, 요구를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하고, 해당 기술을 찾아 도입하는 것이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 아닐까 합니다. 훌륭한 제품은 고객의 고민을 같이 고민하고 같이 호흡한 결과물이니까 말이죠. 미라클레터는 늘 독자님들과 함께 호흡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진심을 다합니다

    이상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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