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더듬이를 바짝 세운 자이앤트예요.

자이앤트가 레터를 쓸 때마다 뉴욕 증시가 반등하거나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서 

레터가 낙천적으로 보이네요 :D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골라왔어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탓에 천연가스가 하루 만에 35% 폭등하고 국제 유가가 배럴 당 11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유가가 더 올라서 120달러에 달하면 증시 하방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네요. 　

2일 뉴욕상업거래소 선물 시장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 원유(WTI) 4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6.95% 올라 110.6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런던 시장에서는 브렌트 유 5월물이 7.58% 상승한 112.93달러에 마감했는데 이는 2014년 6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유가 급등은 같은 날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산유국 협의체)가 증산 규모를 전혀 늘리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원유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결과입니다. OPEC+은 성명을 통해 "매달 하루 평균 40만 배럴씩 원유 생산을 늘리기로 했던 기존의 계획을 4월에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간 미국 등은 산유국을 향해 증산 규모를 늘려달라는 요청을 해왔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시큰둥하게 반응한 셈입니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산유국입니다. 　

일단 미국과 동맹국들은 비상용 석유 비축량 중 6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한 상태인데요. 다만 OPEC+이 기존 결정을 유지한 상태에서 러시아 수출량(하루 평균 300만 배럴)이 전보다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비축량 방출로 공급 부족을 막기는 힘들다는 게 투자자들의 판단입니다. 　같은 날 유럽 시장에서는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4월물이 메가와트시(㎿h)당 35.08% 뛰어서 53.77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BP와 로열더치쉘에 이어 2일에는 엑손모빌까지 러시아 에너지 기업과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러시아 산 천연가스 공급 리스크가 더 커진 탓입니다. 　

에너지 기업들 움직임을 보면 당분간 고공행진 할 모양입니다. 또 다른 산유국인 미국에서는 최근 원유 생산량이 하루 1200만 배럴을 밑도는데 이는 중국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보다 8% 적은 수준입니다(코로나19 이전 10년 간 미국에서는 연간 석유 생산량이 두 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말이죠). 　

현지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원유 생산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지난 2020년 상반기 있었던 마이너스(-) 유가 사태의 충격과 ESG 경영 강화 트랜드에 따른 친환경 전환 비용 때문이라는 겁니다. 당장 엑손 모빌의 데런 우즈 CEO도 실적 발표가 있던 지난 1월 "석유 생산보다는 품질과 사업 수익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고 BP 등도 비슷한 입장을 낸 바 있습니다. 

유가가 급등하면 증시도 하락장이 될까요? 역사적으로 볼 때 1년 새 유가가 100% 오르면 경기 침체가 유발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설립자는 2일 투자 메모를 통해 "유가 상승률이 연간 100%에 이르면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가 일어나며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990년, 2000년, 2008년"이라고 밝혔습니다. 퓰리처상 수상작인 '더 프라이즈'를 쓴 다니엘 예르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부회장도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전면 중단되면 지난 1970년대 중동 지역 원유 감산으로 인한 석유 파동 이후 전례 없는 에너지 위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 적이 있습니다. 　

이같은 위기론이 나오는 이유는 유가 급등이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짓눌러 내수 위축을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콜라스 공동 설립자가 지적한 과거 3번 유가 상승기 경기 침체는 다르게 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1990년대는 산유국 쿠웨이트 전쟁 탓에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경제가 영향을 받기는 했습니다. 다만 2000년은 닷컴 버블, 2008년 부실 모기지론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경제 침체 주범으로 꼽히니까 당시의 침체와 증시 급락이 유가 상승 탓이라고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비록 최근에 유가가 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오는 상황이지만 JP모건은 이런 상황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 가계가 '초과 저축' 상태이기 때문에 버틸 여력이 있다는 분석에서입니다. 

피터 맥코이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천연 가스 가격이 10% 오를 때마다 총 40억 달러, 석유 가격이 10% 오를 때면 총 190억달러를 더 내야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각종 정부 지원 영향으로 미국 가계는 총 2조6000억 달러 '초과 저축' 상태에 있으며 이는 천연가스와 유가가 앞으로 꾸준히 올라 50% 더 오르더라도 충분히 버틸 만한 수준"이라면서 "올해 미국 GDP도 분기별로는 1.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여러분들은 금융주 보유하고 계신가요? 금융사들이 배당금도 비교적 높게 주고, 또 기준 금리 인상 시기에는 금융주가 '수혜주'로 꼽히기 때문에 금융주가 인기를 끌었는데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러시아를 국제금융결제망(SWIFT)에서 퇴출하기로 하면서 금융주 투자자들도 걱정인 모양입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것 없다는 월가 분석이 나옵니다. 　

뉴욕 증시의 경우 러시아 노출도가 낮은 편이라고 합니다. 우선 금융주를 포함한 전체를 볼 때,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S&P 500 상장 기업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곳 기업들의 수익 노출 비중은 1%입니다. 뉴욕 증시 주요 거래소 중 하나인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경우 상장된 2400여 곳 기업 중 러시아 기업은 3곳입니다. 　

금융 부문도 마찬가지로 러시아 노출 위험(익스포저)이 적은 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컨 캐피털이코노믹스 글로벌경제 책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은행들은 이미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 이후 러시아에 대한 노출을 줄여왔다"면서 "러시아 제재가 더 심각한 상황을 만들어내더라도 이는 금융 시장이 아니라 원자재 공급 부족과 무역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일례로 시티그룹은 월요일에 "시티그룹의 러시아 익스포저는 100억달러에 달하지만 이는 전체 자산(2조2900억달러)의 0.44% 정도"라면서 "2014년이후부터 러시아 익스포저를 절반으로 줄여왔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지난 해 12월 기준 러시아 익스포저가 10억 달러를 조금 넘지만 총 자산(1조4600억달러)의 0.07%를 넘나드는 수준입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분석을 보면 지난 해 9월 기준 미국·유럽 민간 은행의 러시아 익스포저는 총 860억달러 규모로 이는 크림반도 강제 합병 사태 전인 2013년(2160억달러)보다 60% 줄어든 규모입니다. 국가 별로 보면 이탈리아와 프랑스 은행들의 러시아 익스포저가 각각 230억달러 이상이고 오스트리아 은행이 170억달러 이상입니다. 미국과 독일 등 나머지 국가들의 익스포저는 훨씬 더 적은 수준이군요. 　

펀드 측면에서도 빗슷한 분위기입니다. 모닝스타 카린 앤더슨 채권 연구원은 "미국 내 펀드들의 러시아 노출도는 1% 가 안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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