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피스윈즈코리아입니다.

8월 26일,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네팔 재난관리청에 따르면 9월 6일 기준 사망자는 1,300여 명, 실종자는 5,5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난 발생 이틀 뒤인 8월 28일, 피스윈즈-에이팟 긴급구호팀은 피해 지역인 비두르 자치구 데비가트에 도착해 현장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피해 지역을 직접 찾아다니며 필요한 지원을 파악하고, 지금도 긴급구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첫 구호 활동을 이끈 피스윈즈코리아 이장우 사업총괄이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를 글로 남겼습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그가 현장에서 마주한 네팔의 모습을 전합니다.

11년 만에 다시 찾은 네팔, 강이 쓰나미가 되어 마을을 삼켰다

이장우 | 피스윈즈코리아 사업총괄

2015년에는 네팔이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인지도 몰랐다. 전 지역이 피해를 입었고 여진은 몇 주씩 이어졌다.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라 히말라야가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번에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길에 처음으로 이 나라의 산과 강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았다. 그리고 몇 시간 뒤, 그 강이 마을 하나를 통째로 지운 자리를 보았다.

▲ 홍수가 휩쓸고 간 네팔 라수와 지역의 모습 ⓒ 이장우
홍수가 아니라 쓰나미였다

첫날 누와코트의 데비가트 마을에 들어섰을 때, 나는 이것을 홍수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지 의심했다. 건물 1층까지 진흙과 잔해가 차오르거나, 아예 건물이 안 보이는 곳도 있었다. 주민들은 무릎까지 빠지는 뻘 속에서 남은 살림을 건져내고 있었다. 상점과 식당과 여관이 있던 다리 건너편 시장 거리는 통째로 강바닥이 되어 있었다.

이틀 뒤 라수와의 베트라와티 바자르에 갔을 때는 그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강과 만나는 지점에 있던 이 시장 마을은 마을이 아니라 넓은 강이 되어 있었다. 바위와 진흙과 부서진 콘크리트, 뒤집힌 스쿨버스가 강 한가운데 반쯤 묻혀 있었다. 물이 차오른 흔적이 아니라 물이 밀고 지나간 흔적이었다. 물이 아니라 산이 내려온 것 같았다. 나는 이것을 재난 지원의 관점에서 홍수가 아니라 강을 타고 온 쓰나미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응 방식이 완전히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 홍수가 휩쓸고 간 네팔 라수와 지역의 모습 ⓒ 이장우
밤새 산길에 갇히다

구호물품을 싣고 집결지로 향했다. 정부 담당자가 알려준 우회로는 30분도 지나지 않아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는 흙길로 바뀌었다. 해가 지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길을 가로지르는 물살이 거세지면서 차량들이 모두 멈췄다.


엔진을 끄고 차 안에서 기다렸다. 불빛 하나 없는 완전한 어둠이었다. 물이 차 바닥 가까이까지 올라왔다. 내릴 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세 시간 가까이 지나 새벽 3시 45분에야 비가 그쳤고, 차량들이 다시 움직였다.


이 하룻밤의 결론은 육로로 물자를 실어 나르는 방식은 위험하고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었다. 지금 이 지역에 필요한 것은 트럭 한 대를 더 보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지원을 설계하는 일이다.

살아남은 550명의 학생, 부모를 잃은 120명

새벽 5시에 라수와의 칼리카스탄에 도착했다. 마을 사람들이 집 밖 높은 곳에 모여 있었다. 4시 반쯤 산 쪽에서 홍수가 나서 모두 밖에 나와있다고 했다. 사람들의 눈에 불안과 공포가 그대로 있었다. 우리는 잠시 그들 곁에 서 있다가 구호 집결지로 향했다.


아침에서야 도착한 집결지는 언덕 위의 스리 닐라칸타 중등학교였다. 학생이 550명인 학교인데, 학교가 높은 곳에 있어 학생들은 살아남았다. 그러나 학생들의 집은 아래 베트라와티 바자르에 있었다. 교장 선생님은 학생 가운데 120명가량이 부모와 가족을 잃었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물자를 서명하고 인수인계하는 동안에도 그 말이 계속 귀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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