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서 유명한 것을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들은 돈코츠라멘 또는 멘타이코(명란젓)라고 할 것이다. 이 멘타이코를 무한 리필로 먹을 수 있는 식당이 하카타역에 있다. 가게는 하카타역에서 빅카메라 쪽으로 빠지는 길, JR열차의 철길 밑에 있는데, 이름은 ‘야마야やまや'다. 야마야는 유명한 멘타이코 회사다.

   오후 1시 반. 우리는 점심시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에 그 가게에 갔다. 입구 앞에는 이름을 쓰는 메모지가 있다. 이름을 쓰고 기다리고 있더니 바로 안내를 받았다.

   가게에 들어갔더니 철길 밑이라 그런지 살짝 어두운 분위기가 동굴 같기도 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고른다. 우리는 ‘가라아게・아지후라이(전갱이튀김) 정식’과 ‘가라아게・고등어구이 정식을 각각 시켰다. 테이블에는 '다카나'(高菜, 갓김치)와 멘타이코가 있고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다.

   먹음직스럽게 잘 구워진 고등어 정식과 바삭하게 튀긴 아지후라이 정식이 나왔다. 가라아게, 샐러드, 반찬, 미소된장국, 흰밥 그리도 테이블에 있는 무한 리필 다카나와 멘타이코. 아침을 굶어 배가 무지하게 고팠던 우리에게는 최고의 밥상이다. 

   우선 샐러드를 먹으며 위胃臟를 준비한다. 신선한 채소에 간장베이스 드레싱이 뿌려져 있다. 다음으로는 아지후라이(전갱이튀김)를 먹어본다. 이 아지후라이에는 명란 타르타르소스가 같이 나왔으니 듬뿍 얹어서 한입. 바싹한 옷과 부드러운 전갱이 살의 대비가 좋다. 타르타르소스의 크리미함에 명란이 엑센트가 되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다음은 가라아게다. 갓 튀긴 거라 뜨겁겠지만 크게 한입 베어 문다. 겉박속촉 가라아게. 옷에 멘타이코가 들어있어서 그런지 간이 조금 센 편이다. 맥주 안주로 딱일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은 점심이니 맥주 대신 밥. 흰밥 또한 크게 떠서 먹었다. 가라아게는 밥에 잘 어울리는 반찬 랭킹 1위라는데 이 가라아게를 먹으면서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무한 리필로 먹을 수 있는 멘타이코를 먹어본다. 작은 용기에 담겨진 멘타이코를 집게로 잡아 흰밥 위에 3개 올렸다. 우선 하나를 그냥 입에 넣어봤다. 짭짤함 속에 살짝 느껴지는 쓴맛. 오랜만에 먹는 멘타이코 맛에 멘타이코를 먹고 나서 오렌지주스를 마시고 엄청나게 속이 쓰게 느낀 어릴 때 추억이 생각났다.

   다음은 흰밥과 같이. 음~ 밥도둑이 따로 없다. 역시 멘타이코는 밥과 같이 먹어야지.

   흰밥이 모자랄 것만 같은 반찬들, 남은 흰밥 양을 계산하면서 먹었다. 밥도 무한 리필이라 많이 먹을 수 있다면 꼭 두 번은 리필하고 싶다(리필을 할 때는 “오카와리 쿠다사이”라고 하면 된다). 또 ‘우마다시’라는 육수도 있으니 밥에다가 멘타이코를 얹어서 육수를 말아 먹어도 맛있을 것이다.

   후쿠오카는 옛날부터 ‘멘타이코의 고장’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내가 후쿠오카를 왔을 때에는 멘타이코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요즘은 가볍게 멘타이코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아진 것 같아서 여행 온 사람들에게는 좋다. 도쿄에서 친구가 오면 여기에 꼭 데려갈 예정이다.

_ 위치: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 하카타구 하카타에키 추오가이1-1(福岡県福岡市博多区博多駅中央街 1-1)

_ 영업시간: 11:00-15:00 / 17:00-22:00

_ 추천메뉴: 가라아게 아지후라이 정식 1,700엔(밥, 멘타이코, 다카나, 육수 무한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