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진짜) 여름의 추억 🌊🎬
안녕하세요, 님의 깊이있는 찍먹을 위한! 영화 소스 디핑입니다. 🎬🍟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가 올해 여름도 벌써 끝이라고 말해주고 있어요. 곧 태풍이 온다고 하는데, 태풍이 지나가면 완전한 가을이 되지 않을까요? 디핑도 아쉽지만 벌써 여름영화 특집의 마지막을 달리게 되었습니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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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주간 '여름' 영화 특집을 준비했지만, 사실 여름은 약간 뒷전이었고 디핑이 하고 싶은 여러 이야기들을 쭉 했었죠😂 디핑 특) 레터 핑계로 하고 싶은 말 함. 그래서 오늘은 본격적으로 주제 영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영화 속 여름 그 자체에 조금 더 집중해보려고 해요. 오늘은 진짜, 여름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 BGM 몇 개 소개하며 시작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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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쿠지로의 여름> OST - Summe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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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 - 어느 여름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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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혹시, 여름 영화 하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나요? 디핑🍟은 역시, 몇몇 일본 영화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최근 한국 시네필들 사이 소소한 화제였던 <썸머 필름을 타고>, 혹시 보셨을까요? 이 영화는 일본 여름 청춘 영화의 문법을 거즘 그대로 따르고 있어요. 부 활동을 하는 교복 입은 학생들, 풋풋한 학생들만의 사랑 이야기, 푸르고 쨍한 하늘, 그림 같은 구름, 자전거를 타거나 들판을 달리는 장면 같은 것들 말이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떠오르네요. 실제로 <썸머 필름을 타고>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오마주한 작품이라는 점! 님도 모르셨지요? 😇
소개한 두 영화는 여름 영화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청춘 영화인데요. 그 외에 가족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들도 꽤 많아요. 혹은 다른 주제를 담더라도,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해서는 대체할 수 없는(!) 차분하고 목가적인 여름 분위기를 그려내는 것이 일본 여름 영화의 공통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BGM으로 선정한 <기쿠지로의 여름>, <리틀 포레스트>,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같은 영화도 있고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등,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일본의 여름 이미지도 크게 자리잡고 있죠.
🍟디핑에서 했던 지브리 영화랑 음악 이야기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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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작품들도 결은 비슷합니다. 지난번 다루었던 <남색대문>이 좋은 예시가 될 것 같고요 (👉언제 다루었더라?). 한동안 화제였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같은 청춘 영화들이 대부분입니다. 아시아권에서 유럽을 배경으로 넘어와 보면 양상이 좀 더 다양해져요. 여름 영화하면 가장 먼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떠올리는 디핑러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은 쨍하면서도 후덥지근한 느낌의 푸른 하늘, 윤슬이 반짝거리는 하늘빛 바다를 그림같이 담아내는 영상미가 돋보입니다. (여행 뽐뿌 자극 👀) 그리고 마찬가지로 빠지지 않는 사랑 이야기가 있죠. 일본과 비교했을 때, 풋풋함이나 가족애보다는 정열적이고 잊을 수 없는 로맨스가 떠올라요. <시네마 천국>과 같이 추억을 회상하는 영화도 있죠. 원래 <맘마미아>도 다루려 했었으나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넘겼다는 비하인드도 전해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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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평론가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보고선 "지나온 적 없는 어제의 세계들에 대한 근원적 노스탤지어"라는 평을 남겼는데요. 여름 영화 또한 이와 같은 결을 가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위의 영화들은 배경이 되는 지역의 여름 풍경을 담는 동시에, 지나가면 끝나 버리는 어느 한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나면 마치 그 나라에서 직접 여름을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또는 스스로가 훗날 추억할만한 애절한 사랑을 했던 것만 같아져요. 혹은 나도 저 곳에서 그 시절을 보냈었다면, 하는 동경과 부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우리가 지나온 적 없는 세계에 대한 노스탤지어(향수)를 느끼는 것이죠. 계절과 시절 모두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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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한국만의 여름 영화는 없을까?'라고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여름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없는 건 아니에요. <8월의 크리스마스>, <그해 여름>, <인어공주>와 같은 좋은 작품들이 있죠. 하지만 다른 나라 영화들처럼 '한국의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공통적인 느낌이 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어요. 좋은 영화인데 배경이 여름인 정도랄까요?
우리가 외국의 영화를 보며 감탄하는 영화 속 장면과 풍경에는 그 지역 사람들이 경험하는 일상과 삶의 모습들이 담겨있어요. 그런 점에서 위 영화들은 보편적인 한국의 모습이나 사랑의 형태들을 이야기하는 작품들은 아닙니다. 그래서 하나로 묶거나, 앞서 논한 향수를 불러내기는 조금 어려운 지점들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에디터랑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 또 다른 공통된 문법이 있다고 느껴지신다면.. 피드백으로 의견을 남겨주세요 😇💪)(교류하며 커가는 디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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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로 그런 지점에서 한국의, 한국만의 여름 풍경을 보여주는 영화가 있습니다. 오늘의 주제 영화 <남매의 여름밤>인데요. 이 영화는 우리가 한 때 정말로 지나왔을 것 같은 그야말로 한국 여름의 순간들을 보여줍니다. 포스터만 봐도 벌써 할머니 집으로 놀러 간 것 같지 않나요? (갑자기 과몰입 중. 😭)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주인공 남매는 할아버지 댁에서 잠시 여름을 보내기로 합니다. 할아버지와 어색한 남매. 혼자 모기장을 쓸 거라며 동생을 내보내는 누나의 행동에도 동생은 그저 해맑기만 합니다. 고모까지 합류하며 이 가족은 함께 여름을 보내게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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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여름이라고 하면, 디핑🍟은 무엇보다 이런 풍경이 그려집니다. 방학이 되면 할머니집, 혹은 친척집을 찾아 근처 계곡과 바다로 놀러갔다가, 저녁에는 친인척들 모두 거실이나 평상에 모여앉아 수박을 쪼개먹어요. 여름에는 시원한 비빔국수도 빠질 수 없죠. 무더위 속에서 잠을 청하기 위해 문을 열어 선풍기를 틀고, 모기장을 펼치고 노곤한 밤을 보냅니다. 밤에는 개들이 짖는 소리가 잘 들려요. 거실의 큰 창문을 열면 작은 마당이 보이고, 소소하게 키우는 식물들도 보입니다. 모두가 같은 경험을 추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겪어보지 않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다른 나라 영화들이 그리는 것처럼 영화 속 이런 순간들이 바로 한국의- 한국만의 여름 풍경이 아닐까 생각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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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여름밤>은 위에서 언급된 영화들처럼 한여름의 로맨스나 열정적인 청춘을 그리는 밝은 영화만은 아닙니다. 여름의 즐거운 추억을 이야기할 것 같은 포스터와 달리, 씁쓸한 현실적인 내용도 담고 있어요. 실은 어려워진 집안 사정 탓에 무작정 할아버지 댁을 찾은 것이었고요. 아이들을 챙겨주는 고모 또한 남편과의 이혼을 앞두고 도피처로 돌아온 것이죠. 사춘기가 온 누나는 외모에 관심을 가지며 쌍커풀 수술을 시켜달라 하지만, 동시에 가족 중 가장 진심으로 할아버지를 생각합니다. 동생은 새 핸드폰을 사달라 조르면서도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가족을 웃게 해주고요. 각자의 사연을 가진 가족은 이 시기의 여름을 함께 지내며 추억을 쌓아갑니다.
영화 속 가족의 사정은 당장 한국에 사는 어느 가족의 이야기 같아요. 항상 행복한 시기만을 보내지는 못하죠. 영화처럼 어려운 가정 환경을 겪을 수도 있고, 친인척들과 그다지 좋은 관계를 이어가지 못 할 수도 있어요. 화목하게 잘 지내던 가정에서도 갑자기 누군가는 세상을 떠날 수도 있고요. 각자의 스토리는 모두 다르겠지만, <남매의 여름밤>이라는 영화를 통해 자연스레 나와 우리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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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는 지역의 특징을 보여주는 데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서사도, 화려한 세트장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이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풍경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지가 중요하죠. 우리가 <남매의 여름밤>을 보며 공감하고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순간, 영화는 한국의 여름을 그려내는 데 성공한 셈입니다.
영화 속 이야기는 우리가 전혀 지내본 적 없는 환상적 세계가 아닙니다. 추억이라 남기기엔 슬픈 현실도 있고요. 그렇지만, 많은 사연 가운데 화목했던 그 여름날의 순간만은 한 때의 노스텔지어(향수)로 남게 됩니다. <남매의 여름밤>이라는 제목은 결국 주인공 남매가 겪는 영화 속 순간이 여러모로 한여름밤의 꿈이라는 감상을 자아내는 것 같아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우리의 어린시절도, 어쩌면 그 자체로 우리에게 여름이자 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님의 여름밤은 어떠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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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영화 특집🌊의 마지막 이야기, <남매의 여름밤> 편. 어떠셨나요?
다음 주에는 어느덧 쉬어가는 시간입니다.
소소한 이야기를 들고, 한 숨 가볍게 돌리며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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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짧은 생각이어도, 날카로운 비판이어도... 사소한 제안이어도 모두 환영이에요!
보내드린 소스의 시식평을 언제나 기다립니다 💝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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