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장관은 조선업 관계자 간담회를 위해 울산 HD현대중공업을 방문했는데요, 정치권에서 출마 요구와 견제 발언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대구와 대전을 찍고 울산으로 이어진 방문 일정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미뤄온 일정이라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습니다. 현직 장관의 신분으로 정치 행보를 이어간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비판 본능은 여전했는데요, '암컷 발언'으로 여성비하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전 의원과 관련해 "(최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이게 민주주의야, 멍청아!'라고 얘기했죠. '이게 민주당이야, 멍청아!' 이게 더 국민이 잘 이해할 것 같다"고 직격했습니다. 최 전 의원의 말을 그대로 돌려준 겁니다.

한동훈 장관이 정치에 뛰어들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는 건 지난 17일 대구 방문 때의 발언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대구 방문이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는데요, 불쑥 대구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대구 시민들을 대단히 깊이 존경해왔습니다"면서 답변을 시작하더니 대구 시민을 존경하는 이유 세 가지를 열거하기도 했습니다. ▲ 6·25 전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적에게 대구를 내주지 않았다 ▲ 산업화를 처음 시작해 산업화 경쟁에서 이겼다 ▲ 굉장한 더위를 늘 이긴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총선 출마설을 묻는데 '대구 시민을 존경한다'고 답한 것, 대구 시민 존경하는 이유 3가지를 막힘 없이 열거한 것 등으로 미뤄 미리 발언할 내용을 준비한 것으로 볼 수 있죠. 

그런데 여기에 더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발언의 내용을 주목했는데요, 6·25 전쟁과 산업화 등을 핵심적인 단어로 꺼낸 데 대해 "이게 보수층이 갖고 있는 이데올로기 핵심이다. '보수의 적자'라는 것을 인정받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진 특임교수는 한 장관이 대전에서 '일부 운동권 정치인들이 재벌 뒷돈 받을 때 저는 어떤 정권에서든 재벌과 사회적 강자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했다'고 발언한 것도 주목했는데요, "이는 민주당이 원래 갖고 있었던 도덕적 우위를 완전히 역전시켜버린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진 특임교수는 "한 장관이 (당내) 어떤 자리에 있건 없건 간에, 사실상 선거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 장관이 출마 등으로 내년 총선에 등판하는 건 당연시되고 있고, 등판을 위해 상당히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 걸 그의 말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