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oreangrown

  토요일에 수업을 진행하는 저의 주말은 토요일 저녁부터 월요일까지입니다. 일요일에는 쌓인 집안일들을 처리하고 남은 시간은 남편과 보냅니다. 그리고 월요일!! 남편은 출근하니 아무도 없는 집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평소 가고 싶었던 곳에 가곤 해요. 이번 주 월요일엔 화장품을 샀습니다. 피부 화장을 위한 파운데이션과 아이브로펜슬 등을 구입했어요. 화장하는 법 몇 가지를 배웠는데 집에 오니 도통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음식을 예쁘게 담는 것은 재미있고 많이 안어려운데 제 얼굴 하나를 꾸미지 못해요. 얼굴은 포기하고 음식만 생각해야겠습니다. 지난주에 다녀온 <연산 문화창고>의 요리교실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어요. 어떻게 하면 음식으로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오늘도 화창한 가을 날씨,

음식을 더 맛있게, 더 아름답게 담아낼 궁리는

해도 해도 재미있는 히데코 올림


    올해가 100일 남았다고 알려드리고 4주가 지났습니다! 벌써 한 달이 지난 셈이네요! 계획해보신 일들은 잘 해나가고 계신가요?!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들, 꾸준히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일들을 지금이라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 73일 남았습니다!

”와, 7개나! 선생님 너무 많은데요😂”

레시피를 본 수강생들이 벌써 한숨… ‘시작도 하기 전부터 한숨 쉬면 어떡해~’라는 저의 외침과 함께 시작된 <일본 요리반> 수업. 한식 밥상처럼 작은 반찬들도 있어야 밥상이 완성되죠. 물론 반찬 대신에 술안주처럼 큰 접시로 두세 가지의 요리로만 구성할 때도 있는데, 가을에 나오는 채소를 모두 쓰고 싶은 스승의 욕심으로 7개 레시피로 만들기를 강행했습니다. 꼭 쓰고 싶었던 채소 중 하나가 내곡동에서 따온 후박나무 잎이에요. 된장 소스를 바르고 연어와 버섯을 넣고 싸서 구워낸 요리. 평소보다 표고버섯의 향도 강하고 우엉 맛도 제대로 느껴졌죠. 2시간 후에야 가을 밥상이 차려졌습니다!


🍽️ 일본 요리

타키코미 고한(양념밥) 새우 단자 맑은 국(에비신조) 연어 후박나무 구이 차슈(셰프 아버지 레시피로 돼지고기 간장 조림) 또는 소고기 된장 조림 무화과 시라아에(두부 무침) 버섯 참깨 무침 알다리무, 영귤(카보스) 소금 절임(쓰케모노)


📝수업 후기

연희동에서 만난 건강한 일본밥상! 제철재료가 듬뿍 들어가 눈과 귀까지 참 즐거웠던 시간! 벌써부터 다음 달이 기다려져요😘

(히데코 요리교실의 수강생분들이 찍어주신 사진들입니다)
좋은 생각을 자극한 <연산 문화창고> 요리수업
  사람들이 제 음식을 먹고 맛있다며 환하게 웃을 때, 다소 들뜬 목소리를 건넬 때 행복을 느낍니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으로 음식을 만들고 전하는 일을 해오고 있어요. 음식을 만들다보면 자연스럽게 식재료를 생산하는 분들을 만나고 싶어 처음 요리교실을 시작할 때부터 알음알음 전국의 식재료 생산자를 찾았습니다. 특히 한국에 없는 채소나 향신료를 구하는 일이 중요했어요. 처음 연이 닿은 생산자분들과 오래 안부를 주고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요리교실에 필요한 채소나 허브가 있으면 생산자분들께 연락을 드려 직접 받아 소개하는데요, 또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것은 늘 큰 보람입니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마르쉐는 이런 저와 생산자분들을 연결해 준 중요한 자리였지요. 이 마르쉐에서 만난 생산자 중 ‘꽃비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논산에서 완전한 자연 농법으로 허브와 채소를 키우며 카페와 게스트 하우스도 운영하는, 지역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농장인데요, 제게 10월쯤 논산에서 요리교실을 열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해줬어요. 망설임 없이 수업 일정을 조절해 꼭 해보겠다고 했죠. 한창 덥던 8월에 연락을 받아 가을바람이 듬뿍 불어오는 10월에 다녀오니 계절감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네요. <연산 문화창고>에서 개최된 <테이스트 로컬>이라는 행사에 저는 요리교실을 맡아 진행했어요. <테이스트 로컬>은 꽃비원, 곡물 집(ACG), ‘내일의 식탁’, ‘둘러앉은 밥상’이 함께 만든 파머스 마켓인데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그 지역의 식재료와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맛의 취향이 살아있는 미식문화를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일을 벌이고 있는 중이에요. 제가 진행한 요리교실도 그중 하나지요.
사진 : @koreangrown
    십여 명과 함께한 수업에서 테마로 삼은 요리는 이번에 나온 개정판 <지중해 요리>에서 두 가지, 그리고 지중해 풍 히데코 스타일의 수프와 샐러드입니다. 튀르키에 스타일의 콩 볼, 렌틸콩 대신에 논산 더불어농원 권태옥씨의 잿콩과 앉은 키 밀가루를 사용했고, 매콤한 모로크풍 고구마 포타주에는 꽃비원의 고구마, <지중해 요리>에도 나오는 돼지고기 파에야는 더불어농원의 토종쌀, 검은 보리로 고소하게 만들었어요. 머스타드 소스를 곁들인 사과와 허브 샐러드는 꽃비원의 건강한 허브와 사과를 사용했지요. 수강생분들은 논산 주변뿐만 아니라 저처럼 서울에서부터 오신 분도 계셨는데요, 그중엔 제 첫 요리책인 구판 <지중해 요리>를 들고 오신 분도 계셨죠. 얼마나 반갑던지요.
사진 : @koreangrown
  가을이 왔다는 것은 내년 계획을 세울 때가 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것저것 생각이 많은 요즘, 논산에 다녀온 뒤로, 마드리드에서 보고 먹고 느꼈던 것과 비슷할 만큼의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얻어왔어요. 내년에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지금부터 간질간질합니다. 
사진 : @koreang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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