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민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뉴스민 뉴스레터 담당자 김보현 기자입니다. 뉴스레터 제목을 보고 '무슨 얘기지'하고 클릭하신 분 있으시죠? (그걸 노렸습니다😉)

 오늘 주제는 '2024년도 대구시 예산안, 어떻게 봐야 할까'입니다. 우리 삶과 가깝지만 직접 들여다보기엔 복잡하고 어려운 우리 지역 예산. 함께 살펴보기 위해 최대한 친절하게 뉴스민의 취재 내용과 계획을 담았습니다. 그래서, 대구시 공무원 골프대회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아래 내용을 따라오시면 알 수 있어요. 11월의 첫 번째 월요일도 뉴스민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 들어가기 전에 알면 좋은 것   

* 제1회 공무원 골프대회: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후 새롭게 생긴 대구시 행사입니다. 대구시는 지난 5월 7일 경남 창녕의 한 골프장에서 제1회 공무원 골프대회를 열었어요. 관련해서 여러 논란이 일었습니다. 

 대구시는 골프대회에 직원동호회 활동비 1,300만 원가량을 시상금, 심판비 등의 명목을 지원했다고 밝혔는데, 2022년까지 운영된 대구시 직원동호회 지원 계획에 따르면 동호회 활동 지원비는 시상금 등으로 쓸 수 없어 집행기준 위반 논란을 빚었어요. 심판비도 기준을 초과해 집행했다는 의혹을 샀습니다. 이 외에도 관련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비공개 결정을 하며,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인 예산 사용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제2회 대구시 공무원 골프대회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김 기자: 안녕하세요, 이상원 기자님. 이번 주 ‘친절한 김 기자’가 PICK한 기사는 11월 3일자 기사 👉대구시의회 정례회···행정사무감사·2024년 예산안 심사입니다. 기다리던 2024년도 대구시 예산안이 나왔죠. 전반적인 규모와 배경을 먼저 설명해 주세요. 

  이 기자: 올해 하반기, 대구시는 역대 최악의 세수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비상 재정체제를 선포하고 운영했어요. 중앙 정부도 홍준표의 대구시정도 긴축 재정 기조를 이어가고 있죠. 세수 부족 문제와 맞물려 내년 대구시 예산은 더 팍팍하게 운영될 공산이 큰 상황입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대구시가 올해 본예산 대비 1.34%p 감소한 내년도 본예산안을 편성했어요. 

 비상재정 선포와 별개로 대구시는 당초 올해 예산을 10조 7,307억 6,500만 원을 편성해 운영했습니다. 대구시가 내놓은 내년도 예산안은 10조 5,864억 4,400만 원으로 올해 대비 약 1,443억 2,100만 원가량이 감소한 규모예요. 

  김 기자: 대구시 내년도 예산안을 볼 때 주의해 살펴봐야 할 지점은 뭘까요?

   기자: 일단 대구시는 지난 9월 역대 최악의 세수 부족을 알리면서 비상재정 체제를 선포했습니다. 당시 대구시는 정부로부터 받기로 한 보통교부세 1조 4,485억 원 중 15.9%에 해당하는 2,304억 원, 3조 6,780억 원을 목표로 했던 지방세입에선 10.6%에 해당하는 3,892억 원, 합계 6,196억 원가량이 펑크 나서 “쓸 돈이 없다”고 밝힌 바 있어요.

 이 기준으로 보면 대구시의 올해 실제 예산은 지난 7월 1차 추경을 통해 늘어난 예산 10조 9,929억 원에서 6,196억 원을 뺀 10조 3,733억 원가량이 될 전망입니다. 그런데 대구시는 이번 정례회에 ‘결산 추경’으로 볼 수 있는 2차 추경안도 제출한 상태인데, 2차 추경안에는 지방세입 펑크분이 반영이 되진 않은 것으로 보여요. 
지방세 징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요. 대구시는 올해 당초 예상한 지방세입 3조 6,780억 원에서 3,892억 원 적은 3조 2,888억 원이 걷힐 거라고 전망치를 낮춰 잡은 상태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대구시의 내년도 지방세입 전망은 올해 당초 예상치(3조 6,780억 원)보다는 적지만, 전망치(3조 2,888억 원)보다는 많아요. 

 정리해 볼게요. 내년도 예산이 올해 본예산 대비해 1.34%p 감소한 건 맞지만, 감소한 세입 등이 반영되어 ‘실제’ 올해 예산(10조 3,733억 원 추정)에 견줘보면 2.05%p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경기가 좋지 않고 재정이 어렵다며 대구시가 우는 소리를 한 것을 생각해 보면, 의아하죠. 이것 역시 정확하게는 ‘예상치’이기 때문에 실제 내년 예산 운용 과정에서 어떤 변동이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김 기자: 대구시는 세수가 부족하다고 했는데요. 그럼 대구시는 내년에 걱정 없이 예산을 운영할 수 있을까요?

  이 기자: 여기서 두 번째 짚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내년도 대구시 예산이 실제론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재량 예산은 꽤 준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대구시가 할 수 있는 자체 사업을 줄이거나, 예산을 줄일 공산이 크다고 봐야 하는 거죠.

 풀어서 설명드릴게요, 예산은 크게 일반회계 예산과 특별회계 예산으로 나뉘는데, 특별회계는 회계의 사업 목적이 특정된 예산이어서 재량성이 떨어집니다. 10조 원이 넘는 대구시 예산 중 21%가 특별회계 예산이에요. 

 재량권이 있는 일반회계 예산은 79%인 8조 3450억 원가량인데, 여기도 올해와 비교하면 재량성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회계를 구성하는 자금선, 즉 세입 구분에 따라 재량성이 기본적으로 판가름 나는데, 재량성이 높은 지방세입은 올해 본예산 대비 7.99%p, 2천 950억 원가량 감소했어요. 올해 펑크가 난 지방교부세도 1.33%p, 180억 가량 감소했습니다.

 대신 지방세수입 다음으로 비중이 큰 국고보조금이 12.42%p, 3,709억 원가량 늘었습니다. 국고보조금은 흔히 ‘꼬리표가 달린 예산’으로 불리는데요. 중앙 정부가 써야 할 곳을 딱딱 지정해서 내려보내는 예산이라는 의미입니다. 주로 복지 예산이 큰 폭을 차지해요.

 실제 내년 국고보조금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봤어요. 노인 기초연금에 쓰라고 내려 보낸 국고보조금 예산이 1조 264억 원에 달합니다. 국고보조금의 30.57%에 해당해요. 이 외에도 기초생활급여 보조금이 5,160억 원으로 15.37%입니다. 연금, 급여 등 복지 예산이 45%가 넘죠. 

 이런 국고보조금이 대구시 일반회계 예산 중 40.24%를 차지해요. 올해 본예산은 35% 수준이었지만, 5% 가량 증가한 거죠. 단순 계산으론 대구시가 재량권을 가진 예산이 올해 기준 65%에서 내년 60%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통상적으로 국고보조금 사업은 일정 비율의 시비를 매칭해서 해야 하는 사업이 많아요. 늘어난 국비만큼 대구시 예산 재량성의 경직성은 커질 가능성이 있는 거죠.

  김 기자: 대구시는 ‘불요불급한(필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예산을 줄여서 꼭 필요한 사업은 하겠다고 하잖아요.

  이 기자: 문제는 ‘불요불급’을 정하는 기준이 주관적이라는 겁니다. 대구시가 생각하는 불요불급한 사업과 시민들, 저희 뉴스민이 생각하는 불요불급한 사업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볼게요. 대구시는 그동안 탐탁지 않아 하던 민간위탁 사업을 ‘불요불급’한 사업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문화계에 지급되던 민간위탁사업비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논란이 일었고, 지역민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작은도서관 예산도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작은도서관이 존폐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됐어요. 내년까지 이 기조를 이어가거나, 관련 예산을 더 줄인다면 지역민이 쌓아 올린 곳곳의 작은 성과들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10월 대구시의회는 대구시 출자출연기관 15곳의 출연계획안을 의결했는데, 합계 106억 원가량이 줄었어요. 출자출연기관에서부터 지원을 줄여가는 판국이니 그 외 사업에 대한 지원 감소는 명약관화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론 공공의료에 대한 대구시 지원이 줄어드는 것도 관심을 갖고 보는 중입니다. 지난 10월 대구시의회를 통과한 ‘내년도 대구의료원에 대한 출연금 계획안’을 보면 대구시는 내년에 대구의료원에 대한 출연을 10억 원 줄이기로 했어요. 일반회계에서 다른 사업비를 늘리지 않는 이상 대구의료원 경영 악화도 심각해질 전망입니다. 올해만 해도 100억 가량의 재정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요.

 

 반면 대구시는 내부 사기 진작에 쓰는 예산은 크게 줄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대구시는 홍 시장 취임 후 매년 ‘파워풀 대구 우수 공무원’을 선정해 포상하고 있는데요. 작년, 포상금으로 300만 원을 썼는데, 올해는 600만 원으로 두 배 늘렸습니다. 두 배 늘리는 계획안이 입안된 건 10월인데요다. 시점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있어요. 대구시가 비상재정을 선포한 게 9월 20일이기 때문입니다. 비상 재정을 선포하면서 불요불급한 예산은 줄이고, 미집행 예산은 30% 일괄해서 삭감한다고 말했지만 이런 예산은 늘려서 계획을 잡은 거죠. 지난 10월 30일에는 대구시 한 국이 체육행사를 한다면서 647만 원가량을 썼어요. 영화 보는데 183만 원, 밥 먹는데 459만 원이 나갔습니다.

 

 이런 식이면, 홍 시장님 취임 후 마련된 공무원 골프대회 같은 것도 내년에 그대로 열릴 공산이 있어 보입니다. 뉴스민이 보기엔 공무원 골프대회가 작은도서관 지원이나 대구의료원 지원보다는 불요불급한 사업으로 보이지만, 대구시는 그렇게 판단하지 않을 수 있죠. 대구시가 올해 처음 연 골프대회에 쓴 예산은 1,300만 원가량으로 추산됩니다.


  김 기자: 향후 취재 계획도 간단히 알려주세요.

  이 기자: 예산안을 더 구체적으로 뜯어보고 소개를 해드리려고 하는데요. 뒷얘기를 전해드리면, 얼마 전 대구시 예산안이 공개된 것을 보고 기사를 썼더니, 대구시와 의회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다른 때보다 너무 일찍 기사를 썼기 때문인데요. 

 통상적으로 대구시가 의회에 예산안 편성한 걸 넘겨주면 그 시점에 맞춰서 보도자료나 설명회를 통해 예산안 편성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올해 대구시는 그 절차를 건너뛰었습니다. 오늘 6일 대구시의회 정례회에서 홍준표 시장이 직접 시정 연설을 하는 걸로 대체할 모양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제가 홍 시장의 시정 연설보다 먼저 예산안을 공개해 버리는 만행(?)을 저지른 셈이 됐어요. 보도 소식이 전해지고 대구시는 ‘어떻게 된 일이냐’고 시의회에 질책(?)을 한 모양입니다. 시의회에선 저에게 우는소리를 해왔어요. 자기들 처지가 곤란하게 됐다는 건데요. 의아하죠. 절차에 따라 제출된 예산안을 독립된 기구인 의회가 어떻게 보든 대구시가 관여할 순 없는 일이니까요. 물론 서로의 편의를 위해 자료를 제공하고 공개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합의를 할 순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들끼리의 합의인  거죠. 취재진에게 그걸 요구할 순 없고, 필요하다면 공식적으로 엠바고 요청을 하는 게 맞겠죠. 참고로, 대구시의회는 제 보도 이후 기자실에 제공된 모든 안건 자료를 치워 버렸답니다. 

 무엇보다 시와 의회는 다른 모든 안건을 PDF 파일, 즉 디지털 정보로 공개하는데요. 예산안만큼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매년 예산안 심사 시즌이 다가오면 1천 페이지가 훌쩍 넘기는 두꺼운 책자로 예산안을 만들어서 의회에만 공개하고 있어요. 시민사회단체에서 유독 예산안에 대해서만 이런 식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게 정보의 불투명성을 높인다고 문제를 제기합니다. 공론에서 다뤄줘야 할 예산을 이렇게 불투명하게 다루는 이유, 아무래도 ‘불요불급을 판단하는 주관성을 최대한 늦게 알리고 싶어서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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