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ㅁㅇ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그런 것보다는
자음(子音)만을 떠나보냈을 모음(母音)의 안부가
어쩐지 궁금했다
그게 마음이었다면
ㅁㅇ이 떠나가며 버린 자리엔 ㅏㅡ만 남아서
아으: [감탄사]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심하게 아플 때 나오는 소리.
명치끝에 얹힌 녹을 닦으며 쭈그려
앉아 있지는 않을까
마음의 미안으로
미안의 마음으로
한 얼굴을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사랑일까 사랑이 일까
ㅁㅇ은 네모지고 둥그런 얼굴의 윤곽 같기도 하고
안경이거나 눈동자 같기도 해서
문영 미애 미옥 미연 민우……
누군가 내 명치에 집을 짓고 살았었던 것만 같은데
ㅁ과 ㅇ의 뚫린 입을 텅 빈 중심을 허방을 실족을 부재를
낯설어하는 내가 낯설기만 한 나는 누구일까
ㅁ과 ㅇ의 사방 벽을 울타리를 우물을 가시면류관을
어떻게 왜 무엇을 어디서 언제 누가
거꾸로 돌려봐도 무엇 하나 설명 못하는 막연은
그런 것보다는
살기 위해 한 숟갈 미음을 억지로 삼키는 것처럼
한 마음을 입가로 흘리며 떠먹은 적 있었던가
새벽에 ㅁㅇ이라는 말을 보냈는데
ㅇㅇ이라는 답장이 돌아온다
아으, 라는 말을 발음하려거든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응응, 나도 잘 지내
_이현호, 「ㅁㅇ」(『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