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후려치는 대기업? 납품단가연동제의 불편한 진실
국제 원자재 값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그 여파로 세계 물가 또한 치솟고 있고요. 이런 고물가 시대엔 서민들의 삶이 우선 걱정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소기업들의 경영도 어려움에 처합니다. 특히 원자재를 활용해 중간재를 만들어 납품하는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습니다. 납품가는 이미 정해졌는데 원자재 값은 계속 오르니 말입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납품단가연동제입니다. 원자재 값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그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여야가 모두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으니 곧 법제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원청-하청 기업이 상생하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일입니다. 그런데 남종석 경남연구원 연구실장은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몇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고 지적하며 유연한 적용을 주문합니다.
우선 원청기업은 대기업이고 하청기업은 중소기업일 거라는 통념은 사실과 다르다는 겁니다. 실제로는 원청기업 중 중소기업 비율이 83%나 됩니다. 그래서 납품단가연동제를 도입하면 원청 중소기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합니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경우는 어떻게 할 건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현재 개정법안에는 이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다. 대기업이 세계시장에서 마주해야 할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합니다.
선한 의도가 항상 선한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상생이라는 선한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떤 세심한 설계가 필요할까요? 함께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