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167 | 2024.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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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글 쓰는 거 좋아해? 책은? 기자로 일하는 도넛몬🍩은 직장생활에 지쳐갈 때쯤 책을 한 권 냈어. 몇 년 동안 틈틈이 만들어놓은 조각글들을 다듬고 붙여 소설로 써본 거야.
그 뒤 소설 같은 일이 벌어졌어. 난생처음 북토크를 해봤고, 드라마·웹툰 제작사와 계약도 했어. 그러다 두 번째 책도 내게 됐지. 새로운 세계가 열렸달까? 처음엔 ‘작가도 아닌데 무슨 책이냐’ 싶었는데, 나중엔 ‘도전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모두가 숏폼 영상만 보는 시대에, 예스럽게 웬 글쓰기냐고? 작가나 기자만 글쓰기를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기자도 글쓰기가 힘들어.😭) 아닐 걸. SNS나 블로그를 보면 글과 책에 관심 있는 직장인, 학생이 꽤 많더라고. 작가란 ‘부캐’를 꿈꾸는 이들도 있고.
기다리던 가을🍂도 되고 했으니 짧은 글이라도 한 번 써보는 건 어때? 어떻게 쓸지, 어떻게 팔지 친절하게 알려줄 전문가 2명을 초대했어. 벗은 노트북💻 이나 노트만 꺼내면 돼. ‘텍스트힙’하게 시작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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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알아봤다: 글 한 번 써볼까?
- 한 번 물어봤다: 잘 쓰는 법, 잘 파는 법
-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젠더 뉴스픽
- 휘클러 say!: 독자피드백 + 이벤트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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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 번 써볼까?
‘추후 공고’는 어디 공고야?
- 문해력💡 논란이 자주 인터넷을 달구고 있어. 얼마 전엔 ‘추후 공고’라는 공지를 보고 ‘추후 공업고등학교가 어디야?’라고 물은 글이 화제가 됐어. 나중에 알리겠단 뜻의 ‘추후(追後) 공고(公告)’를 고등학교로 오해한 거야.
- 대표적인 문해력 논란은 역시 ‘심심한 사과’. 심심(甚深)을 깊고 간절한 마음 대신 지루함으로 받아들인 이들이 있었잖아. 점심식사인 ‘중식(中食)’을 중국음식, 비가 올 경우인 ‘우천시(雨天時)’를 특정 지역으로 이해한 이들을 두고도 말이 나왔고. 문해력 저하가 심각하단 거지. 물론 애초 쉽고 익숙한 말을 쓰면 되지 않냐는 반박도 있었어.
성인 100명 중 3명, 초1 수준
#북스타그램은 유행 중
- 의외로 SNS에선 독서 열풍이 뜨거운 편. 젊은층을 중심으로 ‘텍스트힙’이 유행하고 있거든. 활자를 뜻하는 텍스트(text)와 멋지단 의미인 힙(hip)의 합성어로, 독서를 힙하다고 여기는 문화.
- 책 읽는 자신의 모습이나 책이 쌓여있는 풍경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거야. #북스타그램이란 해시태그💡와 함께. 틱톡엔 #북톡 해시태그를 달아 쇼츠💡로 업로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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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단어나 문장 앞에 #를 붙여 SNS에서 묶음으로 검색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
쇼츠: Shorts. 짧은 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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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급성장한 스레드
- 젊은층은 셀럽💡을 따라 책을 읽기도 해. 올 상반기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였거든? 아이브 멤버 장원영과 배우 하석진이 이 책을 읽고 있다고 영상에서 말한 것도 판매량에 영향을 준 거로 보여.
- 글자로만 소통하는 스레드💡도 인기야.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조사를 보면, 스레드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지난해 7월 출시 당시 142만명에서 지난 7월 382만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어. 젊은층이 텍스트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즐기는 중일 수도 있어.
- 책을 읽다보면, 내가 직접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진 않아? 영상이나 사진 말고 정제된 글로 내 생각과 감정, 상상을 표현하려는 이들도 많거든.
- 글쓰기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통계는 없지만, 짐작해볼 순 있어. 대표적 글쓰기 플랫폼이지. 카카오 브런치스토리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지난 4월 7만명을 넘었어. 최근 2년 사이에만 40% 늘었대. 여기서 꾸준히 쓴 글로 책을 낸 작가는 누적 4300여명.
- 브런치에 도전장을 내는 플랫폼도 늘고 있어. 온라인 서점 알라딘은 작년에 창작 플랫폼 투비컨티뉴드를 열었어. 웹소설부터 일기, 에세이까지 다양한 글이 올라와.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도 출간 플랫폼 밀리로드를 지난해 시작했고. 1인 출판사도 셀 수 없이 많아.
취미에서 부캐까지
- 글쓰기로 나를 홍보할 수 있어. 가볍게 취미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부캐’💡를 만들 수도 있고. 낮에는 직장인인데 퇴근하면 작가로 변신해 웹소설을 쓰는 ‘N잡러’💡가 대표적. 웹소설 ‘상남자’💡 작가 LG디스플레이 김태궁 책임이 유명. 은퇴 뒤엔 삶도 풍성하게 키워주고.
- 운동과 비슷하게 글쓰기도 꾸준히 해야 해. 물론 본업과 본캐가 있으니 따로 시간 내 글쓰기 근육을 키워나가는 게 쉽진 않겠지. 정해진 마감이 없으니 시작했다가도 금새 동력을 잃기 쉽고. 선배 작가들의 조언이 절실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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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 셀러브리티(Celebrity)의 줄임말. 유명 인사
스레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보유한 메타가 운영하는 문자 기반 SNS
월간활성사용자(MAU)수: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에서 매월 최소 한 번 이상 방문한 사용자 수
부캐: 부 캐릭터의 줄임말
N잡러: 직업을 2개 이상 보유한 이들을 뜻하는 신조어
상남자: 사원으로 입사해 CEO 자리에 오른 주인공이 신입사원으로 회귀해 성장하는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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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썼어?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라는 책을 썼어.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공저)도 있고. 글쓰기 강의도 자주 열고 있지. 본업은 씨네21 기자야.
🎙️️글을 쓰면 문해력이 좋아질까?
💬당연하지. 어떤 것이 올바른 정보고 내가 하고자 하는 말에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판단할 능력이 문해력이라고 생각해. 이걸 키우려면 쓰기와 읽기가 병행돼야 하고. 하고 싶은 얘기를 어떻게 정확하게 전달하냐. 다른 사람의 정보를 어떻게 판별해서 내 걸로 만들 수 있냐. 그 결정을 내리는 사고력은 글쓰기와 읽기로 키울 수 있어.
🎙️️‘텍스트힙’이 정말 유행이야?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봐. 예전에는 책을 읽고 긴 리뷰를 쓰는 게 전통적 방식의 반응이었는데. 요즘엔 더 빠르고 가벼운 방식으로 내가 어떤 책을 보는지 얘기하지. 표지를 인증하고, 필사하고, 인증 사진을 올리는 거야.
🎙️️인증샷 올린 사람들, 정말 다 읽었을까? 허세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어.
💬난 텍스트힙이 굉장히 고무적인 현상이라 생각해. SNS에서 사람들이 책에 관심을 갖는 행위들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 난 책에 접근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대표적인 게 매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폰으로 책에 대해 다양한 행동을 하고, 독서로 연결되는 거야. 이게 책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냐 따질 수도 있지만.
🎙️️글쓰기 강연을 다니다 보면 느껴져? 관심이 높아진 게?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지는 몇 년 됐어. 글쓰기 책이 한창 많이 나오던 시기가 있었어. 코로나 전에 2018년? 그때부터 관심을 많이 갖게 된 거 같아.
🎙️️ 최근엔?
💬글쓰기가 더 일상적인 영역으로 왔어. 예전에는 글 한 번 써볼까? 하면 더 큰마음을 먹어야 했거든. 이제는 길고 논리 정연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간단한 감상, 예를 들면 ‘이 책 읽고 잠 못 잤어’ 한 마디만 있어도 충분한 시대가 됐어.
🎙️️한 마디라도 글을 쓰면 뭐가 좋아?
💬가장 큰 건,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시각화한다.
🎙️️시각화?
💬생각이 내 안에 있으니까 나는 다 알고 있을 거 같지만 실제로 눈에 보이는 문장으로 바꿔놓고 보면, 생각과 표현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걸 알게 될 때가 많아. 글쓰기를 열심히 한다는 건 내 생각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는지로 연결돼.
🎙️️작가가 아녀도 글쓰기를 해야 해?
💬응. 글쓰기 전문적 작가의 영역으로 생각하는 시대 이미 지났어. 일하면서 매일 카톡을 보내고 이메일을 쓰는 것도 다 글쓰기의 영역이야. 그럴 때 자기가 쓴 글이 어떻게 읽힐 수 있는지에 대해 눈을 뜨는 게 중요해. 누구든 글쓰기를 어느 정도 훈련해야 할 필요성이 거기에 있지.
🎙️️글을 쓰고는 싶은데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시간을 정해서 쓰든가, 장소를 정해서 쓰든가, 루틴을 만들되 너무 무리하지는 말기. 처음 쓰는 글이 마음에 안 들 확률은 100%니까 실망부터 하지 말자.
🎙️️작가들도 처음엔 그랬을까?
💬똑같아. 그리고 글을 쓸 때, 글을 썼다고 해서 그걸 너무 아까워 하면 안 돼.
🎙️️아까워하면 안 된다니?
💬썼으니까 아까워서 이걸 어떻게든 노출하고 싶단 생각을 하는데.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점이 있다면, 어떤 글을 내보내고 어떤 글을 버릴지를 판단하는 눈이 더 발달된 거라고 생각해.
🎙️️작가에게도 버릴 글이 있나 보구나.
💬누구나 후진 생각을 하는 것처럼 후진 글도 써. 그런 글 중에서 어떤 부분은 중요하지 않으니 삭제하고, 어떤 부분은 고쳐야 하는가, 이런 판단을 전문적으로 글 써서 먹고 사는 사람은 훨씬 더 정교한 눈으로 하는 거지.
🎙️️어떻게 하면 그 눈이 생겨?
💬많이 쓰고 많이 읽는 거밖에 없어.
🎙️️경험이나 소재를 글로 발전시킬 때 말야. 맨 처음에 어떻게 시작해?
💬목차 만들기를 권하고 싶어. 브레인스토밍을 한다고 생각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종이나 프로그램에 메모하는 것으로 시작해. 일단 다 적어놓고 읽기 좋은 순서로 재구성하는 것이 목차 만들기의 방법이야.
🎙️️그다음엔? 목차별로 써?
💬차례차례 쓸 수도 있고. 가장 쓰기 편한 것부터 쓰기도 해. 할 얘기가 많고 당장 쓸 수 있는 글감부터 쓰는 것도 괜찮아. 그다음 다른 목차를 하나씩 채워가.
🎙️️꼭 순서대로 할 필요가 없네. 글감을 모을 땐 메모가 중요하겠지?
💬메모는 하는 것보다 주기적으로 정리해야 쓸모가 생겨. 일주일에 하루 날을 잡아서 메모해둔 것들, 좋아요를 찍어둔 것들 중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발전시킬 것은 발전시켜봐.
🎙️️아, 버릴 건 버려?
💬사람들은 SNS에서 좋아요를 누르고 ‘나중에 읽어봐야지’ 한다든가, 기사를 카톡으로 나에게 보내놓는다든가, 다람쥐 도토리 모으듯 내게 유용해 보이는 텍스트를 인터넷을 보며 다 모아놓거든? 그러고는 정리를 안 해.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내가 모은 걸 정리해서 버릴 건 버리고 글감으로 만들 것은 만드는 작업이 필요해.
🎙️️역시 시간을 들여야 하네. 회사나 학교 다니면서 할 수 있을까?
💬쉽지 않지. 글쓰기는 돈이 드는 일은 아니지만 시간은 무지막지하게 든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해. 척추에도 좋지 않아.
🎙️️앗, 그럼 비추천이야?
💬추천해. 대신 목적을 잘 생각해야 해. 예를 들면 영화를 좋아해서 글을 쓰는데, 다른 사람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 싶으면 많이들 보고 공유되는 플랫폼에 쓰고. 돈을 벌고 싶다? 그럼 수익화 플랫폼을 찾고. 글을 쓴다는 거로 일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게 아니거든. 글쓰기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중간에 지치지 않아.
🎙️️책을 여러 권 냈잖아. 한 권 쓰는 데 얼마나 걸렸어?
💬짧게는 3달, 길게는 3년.
🎙️️각각 이유?
💬짧았던 건, ‘출근길의 주문’이란 책인데, 하고 싶은 얘기가 확실했어. 이 이야기가 필요한 사람도 누군지 알겠고. 긴 건, 지금 쓰고 있는데. 영화 에세이야. 영화 에세이는 세상에 많잖아. 근데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무엇일까 생각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어. 올해 겨울 출간이 목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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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썼어?
💬드라마원작 논픽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권일용 프로파일러와 함께 썼어. ‘독재자의 비밀-전두환을 읽는 31가지 방법’을 썼고.
🎙️️그럼 작가야?
💬작가를 그만둔 지 6년 됐어. 지금은 웹소설·웹툰 제작사 팩트스토리 대표를 맡고 있어. 직업 소재 현대판타지 웹소설·웹툰, 스릴러, 실화 기반스토리. 이 3대 장르에 집중해. 모두 드라마화·영화화 등 2차 창작을 목표로 제작하고.
🎙️️직업 소재, 실화 기반…. 제작했던 작품을 예를 들어주면 이해하기 쉬울 거 같은데.
💬최근으로 보자면, 지난 5월 논픽션(상상으로 꾸민 픽션이 아니라 취재한 사실을 구성해 집필한 에세이, 르포, 인물전기 등의 출판 장르) ‘지구 끝까지 쫓는다’를 냈어. 김미영 팀장을 검거한 경험이 있는 인터폴 베테랑의 이야기야. 이후 현대판타지 직업물 웹소설 ‘식물 프로파일러 유익희’를 카카오페이지에서 3다무로 공개했고.
🎙️️3다무?
💬세 시간 기다리면 무료로 공개되는 거야.
🎙️️작가 아닌 초보자가 그런 시장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해? 일단 책을 내야 해?
💬그렇지 않아. 지금은 5163만명이 모두 미디어를 가진 시대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영상을 올리는 데 얼마나 걸려? 출판 편집자들은 ‘어느 정도 회자된 괜찮은 페이스북 글’을 찾고 검토하는 게 업무의 일상이 됐어. 초보자라고 해서 꼭 책을 내야 할 필요? 전혀 없어. 인스타, 트위터, 링크드인,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가 본인의 미디어라고 생각하면 돼.
🎙️️SNS에서 작가를 발굴해본 적 있어?
💬응. 어떤 독특한 변호사가 본인의 업무를 페이스북에 올렸고, 내가 웹툰화를 제의한 적이 있거든? 근데 다른 출판기획자의 제안도 받았다고 하더라고.
🎙️️아, 페북 글을 보고?
💬응. 그리고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저자는 처음에 블로그와 카페에 글을 올렸어. ‘책’이라는 단어를 ‘종이책’으로 한정하지 말고 넓게 생각해 봐. 다만, 그 소셜미디어의 글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정제된 텍스트일 필요는 있어.
🎙️️아까 그 사람은 변호사라며. 드라마에도 의사나 검사가 많이 나오더라? 전문직 아녀도 소재가 될 수 있을까?
💬인생과 직업은 스토리로 가득하다! 이게 팩트스토리의 모토야. 드라마, 웹툰 등 대중스토리 장르에서 주로 소재가 되는 직업이 법조인, 의사 등 전문직인 것은 사실이야. 그러나 요즘 모든 직업은 거의 다 스토리화될 가능성을 갖고 있어.
🎙️️예를 들면?
💬근로감독관, 미술작품 거래 전문 수사관, 유품정리사, 정신병원 간호사에 교통경찰까지 과거의 상업 스토리 PD나 제작자가 소재로 삼지 않았을 특이한 직업들도 요즘 장르 스토리에서 소재가 돼. 중요한 것은 ‘그 직업의 정서적 본질이 무엇인가.’ ‘그 직업의 여러 업무 중에 드라마틱한 업무가 무엇인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느냐일 거야.
🎙️️직업의 정서적 본질?
💬표현이 좀 어색하지? 그 직업을 가진 사람이 핵심 업무를 하면서 어떤 감정을 주로 느끼게 될까? 라고 문장을 바꾸어도 될 거야. 가령 유품정리사는 독거노인의 죽음 뒤처리를 하면서 무엇을 느낄까? 그 직업의 핵심 정서는 상업스토리 장르와 긴밀히 연결된다고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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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니면서 웹소설을 쓸 수 있을까?
💬가능해. “답답해서 소설을 써 온라인에 올렸는데 작가가 될 줄은 몰랐다.” 웹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정경윤 작가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야. 정 작가님은 본업이 약사였고 이 작품으로 돈을 벌기 전에는 웹소설 쓰기는 취미였어. 앞서 말했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저자는 작가나 창작이라는 엄청난 자의식 없이 개인 블로그와 부동산 카페에 글을 썼는데 화제가 되고, 책이 되고, 웹툰이 되었지.
🎙️️부캐로 시작한 거구나?
💬응. 글쓰기를 부캐로 가져가는 것은 너무나 가능하고. 심지어 본인의 작품이 시장에서 어느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려보기 전에는 필수적이기도 해.
🎙️️내 경험을 썼어. 근데 상대방이 있을 수 있잖아. 회사 상사랄지? 그냥 써도 돼?
💬‘범죄사건은 하늘이 창작자들에게 준 선물이 아니다’라는 비유가 있어. 많은 창작자들이 범죄실화 사건에 관심을 갖고 그 사건을 스토리에 활용하려고 해. 그런데 실제 사건을 콘텐츠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창작윤리와 법적 이슈를 고민해야 해.
🎙️️창작 윤리?
💬가령 범죄 피해자에 대한 배려 말이야. 개인 블로거는 전업 제작자나 작가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야. 법적 이슈와 관련된 자세한 조언은 휘클리 심화반 강연(9월28일)에서 알려줄게.
🎙️️내가 책을 내면 말이야. 웹툰, 드라마 제작사에서 연락이 올까? 판권 계약하자고.
💬대체로 드라마, 영화사 PD들이 종이책 단행본, 웹소설 등의 텍스트 콘텐츠 가운데 어느 정도 화제가 된 작품에 대해 먼저 연락하는 경우가 많아.
🎙️️출판사가 영업하진 않고?
💬영상 제작사에 적극적으로 세일즈하는 의지와 마케팅력을 가진 종이책 출판사를 2~3곳 제외하고, 거의 보지 못했어. 사실 마케팅 세일즈, 입소문 없다면, 책을 내도 드라마나 영화 제작사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일은 쉽지 않아 보여.
🎙️️웹툰, 웹소설, 드라마, 영화…. 각 제작사들이 포착하는 포인트가 달라?
💬그럼. 시장과 독자가 다르고. 독자 규모, 연령대, 성별 비율, 기대하는 니즈 등이 다 달라. 창작 제작 관점에서는, 당장 텍스트냐 영상 콘텐츠냐에 따라 작법의 이론과 실제도 크게 달라져. 제작비 차이도 중요한 요소고. 웹툰과 웹소설은 사촌이나 육촌 사이쯤은 되는데, 웹소설·웹툰과 드라마·영화는 친척은 전혀 아닌데 옆집의 가까운 이웃 정도 아닐까 해. 드라마와 영화도 무척 다른 장르고.
🎙️️또 준비하는 콘텐츠가 있어?
💬9월 중에 창작자를 위한 작법서 ‘창작자를 위한 취재와 리서치 매뉴얼’을 공개해. 11월에는 게임판타지 웹소설 ‘리버티 : 천재 게이머의 VR게임 공략법’을 네이버시리즈에서 매열무(매일 열시 무료)로 공개하고. 올해 초 드라마 계약을 체결한 직업물 웹소설 ‘어제 도망자 잡고왔음’의 드라마 제작 투자 결과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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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쓰기가 전문적인 작가만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시대는 이미 지났어.
2. 처음 쓸 땐 목차 만들기부터 해 봐. 메모를 주기적 정리하는 것도 필요해.
3. 글을 쓴 다음 꼭 종이책만 고집할 필욘 없어. 내 SNS가 내 글을 알릴 미디어야.
4. 검사, 의사 같은 특수 직업이 아니어도, 어떤 경험이든 다 스토리가 될 수 있어.
5. 누구든 ‘부캐’로 작가가 될 수 있지만, 창작 윤리와 법적 이슈는 고민해야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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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게 언제야? 일하고 숙제하느라 매일 쓰고 있다고? 하루종일 가족, 친구와 톡도 주고받고? 아니, 그런 거 말고. 벗의 생각과 마음을 정돈한 텍스트 말야. 일기도 좋고, 토막글도 좋고.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 수 있잖아. 그러면 불안이나 무기력함이 조금은 줄어들 수도 있고. 만약 글쓰기에 재미를 붙인다면 작가란 ‘부캐’나 ‘n잡러’를 꿈꿔볼 수도 있겠지?
뭐? 글을 쓰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또, 글쓰기를 하고는 있지만, 잘하고 있는 건지 헷갈린다고? 그럼 휘클리 심화반으로 올래? 작가들이 어떻게 글을 쓰고, 팔지 꿀팁을 알려줄 거야. 원한다면 직접 2주간 글을 써보면서 실력을 키워볼 수도 있고. 팀 휘클리가 두손 모아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많관부!🙏
휘클리 심화반_7강
👨🏫 1교시: 이다혜 씨네21 기자의 강연(70분)
👩🏫2교시: 고나무 팩트스토리 대표의 강연(70분)
👫3교시: 글쓰기반 2주반 오리엔테이션(30분)
- 한겨레 기자와 함께하는 ‘휘글휘글’(소설·에세이·자소서반 중 선택)
*1교시+2교시는 온라인 생중계로도 참여할 수 있어. 궁금한 게 있으면 휘클리 인스타로 DM 보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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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법’ 살펴보니 불법합성물 성범죄가 드러난 뒤 29건의 법 개정안이 발의됐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주로 담겼는데, 의미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어.
🌈텔레그램 수사 중 한국 경찰이 텔레그램 내사를 처음 시작했어. 불법합성물방 이용자의 혐의를 확인하려면 텔레그램 협조가 필요하거든. 이번엔 잘 될까?
🌈지워는 드릴게 한국 정부가 삭제를 요청한 25건의 불법합성물을 텔레그램이 지워줬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사과도 했어. 뭐가 오해고, 뭐가 미안하단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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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모인 여성들 8월30일 저녁,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아웃 말하기 대회’가 열렸어. 함께 분노하고 구호를 외쳤던 그날로 함께 가보자.
🌈교사가 말하는 해법 디지털성범죄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있는 학교에선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직접 디지털성범죄 예방 교육 자료를 만든 교사들을 만나봤어.
🌈“사회적 해악 매우 커” 불법합성물 제작을 의뢰했다 대학에서 제적 처분을 받은 ㄱ씨. 제적 취소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학교 손을 들어줬어. 법원의 판단은 이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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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휘클리 vol.166: 접니다, ‘○○방’ 들어간 기자를 보고 정말 많은 휘클러들이 피드백을 보내줬어. 답답하고 무기력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피드백은 좀 길게 담았어. 다 함께 분노하고 고민하고 있으니, 모두 기운 내자!
🤗이런 내용을 용기 있게 다뤄준 기자와 제보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더 잘 알게 됐어. 너무 고생 많았고, 고마워.
🥰확인된 피해자는 100% 여성이라는 점을 집어줘서 너무너무 좋았어. 이런 걸로 본질을 흐리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고. 언제까지 피해자 탓만 할 건지 답답하다.
😁n번방 기사도 한겨레에서 1면으로 냈던 걸 기억해. 가해자들에게 기자님들 신상이 털리는 위협을 받고도 취재했다고 알고 있어. 이번 사건이 너무 심각해서 ‘이 나라는 망했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많은데, 이번 휘클리를 보고 힘이 났어. 나도 어떻게든 힘을 내고 돕고 싶어!
😭한국 여자로 살기 진짜 힘들다.
😣딥페이크 기사가 난 뒤로 하루에도 몇 번씩 분노가 차오르는 게 일상이 됐어. 가해자들이 정말 괘씸하고. 방관자들, 정치인들도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나서 잠시 뉴스기사를 피하기도 했어. 휘클리를 읽고 위안이 되더라. 여성에게 세상은 점점 어둠뿐인 것 같아. 휘클리와 박고은 기자님 덕분에 반딧불이 같은 희망을 찾아, 힘내 볼게.
😥겹지방이 뭔지 흘려듣기만 하고 제대로 몰랐는데 덕분에 잘 알게 됐어. 속이 너무 안 좋아졌지만 다들 알아야 할 사실이라고 생각해서 친구에게도 링크를 보냈어. 이런 것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딥페이크가 가치 중립적인 단어라 불법 합성물이라고 표현하는 게 좋다고 알려줘서 고마워. 전혀 생각 못한 부분이었어. 젠더 갈라치기, 혐오정치로 이용하는 게 아니라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정치인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여성혐오 범죄 근절에 앞장서 줬으면 좋겠어.
😞초등학교 교사야. 딥페이크 성범죄 뉴스가 보도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우리 반 여학생이 문자를 보내 왔어. 근처 중·고등학교에도 딥페이크 피해자가 있다면서 반 친구들이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야. 그 학생은 자기 카톡 사진도 다 내렸다며 본인 일처럼 심각하게 느끼더라고. 화가 나면서 학생들에게 ‘본인 사진을 sns에 올리지 말라’는 교육을 하기가 싫더라고. 피해 예방 교육보다는 가해 예방교육에 초점을 맞췄어. 혹시 피해를 당해도 절대 너희 잘못이 아니며 적극적으로 신고하라고 말야. n번방때도 비슷한 교육을 했는데, 피해자는 더 광범위해져서 통탄할 노릇이야. 다시는 텔레그램 성범죄에 대해 교육하지 않도록 이번엔 엄정하게 대응했으면 좋겠어.
🤔이번호에서 다룬 내용은 남성인 입장에서도 매우 우려되는 사항이었어. 이런 기술이 범죄에 쓰인다면 생각만 해도 충격적이잖아? 없는 사실을 꾸며 뉴스에 퍼뜨린다든지 말야. 딥페이크 기술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건지, 그리고 딥페이크 관련한 피해는 어떤 게 있었는지도 궁금해졌어.
😅여성들이 할 수 있거나 하고 있는 대응을 좀 더 소개해줬으면 했어. 딥페이크 범죄 반대, 여성혐오 반대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는 정보가 같이 실려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다음엔 실천 부분을 자세히 담도록 노력할게! 모르고리즘 ‘다시 모인 여성들’을 참고해줘.)
🧐디지털 성범죄 위장수사는 미성년자만 가능한 걸로 알고 있어. 때문에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에서도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고 해. 피해자들 또는 여성 활동가들이 가해자를 마주하고 증거를 찾아야만 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빨리 위장수사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어.
(👉맞는 말이야. 최근 여야가 함께 성폭력처벌법 및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어. 아동·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대상의 디지털 성범죄도 위장·비공개 수사가 가능하도록 말야. 관련 TF도 만들었다니, 함께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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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의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와 고나무 대표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선물할게. 고 대표의 책은 배우 김남길 주연의 동명 드라마 원작이기도 해. 이 책들을 읽고 이 기자와 고 대표가 함께하는 휘클리 심화반 강연(9월28일)까지 듣는다면 올해 9월이 꽉~ 차겠지? 각 3명씩 총 6명에게 선물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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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레터는 팀 휘클리 서보미(4호) | 송경화(도넛몬) | 권지담(2호) 기자가 제작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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