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채플린의 영화를 본적은 없어도 한번도 그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분은 없을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인 '트램프'는 채플린의 영화가 상영되지 않는 곳에서도 실루엣을 알아볼 정도로 아이코닉합니다. 흔히 3대 슬랩스틱 코미디언으로 일컬어지는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 그리고 해롤드 로이드 중에서도 채플린은 단연 독보적입니다. 채플린은 장편 길이의 코미디 영화를 일반화시킨 인물이기도 합니다. 채플린 영화의 큰 특징은 슬랩스틱에 페이소스를 불어넣어 관객들에게서 웃음과 눈물을 같이 불러일으켰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채플린은 자신의 영화속에서 전쟁, 마약과 같은 예민한 주제 혹은 사회적 이슈를 가지고 코미디로 만드는 것을 결코 겁내지 않았는데요, 그는 왜 코미디가 자주 비극적 상황을 희화화 하는지에 대하여 "조롱은 저항의 태도라고 본다. 우리는 자연의 힘 앞에서 느끼는 무력함을 웃어 넘겨야 한다 - 그렇지 않으면 미쳐버릴것이다." 라고 설명하기도 하였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3대 슬랩스틱 코미디언 중 한명인 버스터 키튼이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안타깝게도 자신의 영화들에 대해 창작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되고 영화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지 못하였던 반면에, 채플린은 1919년에 당시의 스타들이었던 더글라스 페어뱅크스, 메리 픽포드, D.W. 그리피스와 함께 '유나이티드 아티스트(United Artists)'라는 배급사를 만드는 영리한 선택을 합니다. 이 일은 당시 영화계에 매우 혁명적인 일이었는데요, 채플린을 포함한 4명의 파트너들은 이로 인해 사비로 자신의 영화를 만들고 완전한 창작의 자유를 누릴수 있게 됩니다. 물론 그들이 각자 만든 영화들에 대한 권리 또한 전부 가지게 되었죠. 유나이티드 아티스트는 MGM이나 파라마운트처럼 거물급 스튜디오가 되지는 못하였으나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직접 제작한다'는 매우 시대를 앞서나간 생각을 가진 회사였다는 의의를 가집니다.
채플린은 유성 영화의 등장 이후로도 자신의 '트램프' 캐릭터가 말을 하는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무성 영화를 꽤나 오랫동안 고집하였는데요, 오늘 소개할 <모던 타임즈>(1936)는 '트램프' 캐릭터가 나온 마지막 영화이자 채플린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영화에 등장한 영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