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잉여금 제어방법 소개에서 이익소각의 여러 방법을 소개해드리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이익소각을 진행함에 있어 선택할 수 있는 3가지 방법과, 각 방법의 장단점에 대해서 다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3가지 방법은?

이익소각은 회사가 주주로부터 자기주식을 취득한 후 그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일련의 상법상 절차를 말한다. 절차는 동일하다. 하지만, 회사가 주주로부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 1주당 가액을 얼마로 설정하는지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취득가액을 시가로 설정하는 “시가소각”, 두 번째는 액면가액으로 취득하는 “액면소각”, 그리고 세 번째는 시가와 액면가액의 사이에서 취득가액을 설정하는 “저가소각” 이다. 각 방법들을 어떤 경우에 활용할 수 있고, 그 장단점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한다.

시가소각

말 그대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시점에 해당 주식의 시가평가를 진행하여 그 시가로 자기주식을 매입하고, 그렇게 매입한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방법이다. 대표님의 보유주식 중 일부를 배우자에게 증여하고, 배우자만 소각에 참여하는 경우에 이 “시가소각”을 활용하게 된다. 회사의 자본금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많이 쌓여있고, 주주 중 일부만 소각에 참여하는 케이스에서 “시가소각”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주주 중 일부만 소각에 참여하는 것을 불균등 소각이라고 한다. 세법에서는 불균등한 소각으로 인해 이득을 보게 되는 주주가 생기게 되면, 그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다. 시가로 소각을 하게 되면 이익을 분여 받은 주주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불균등 소각으로 인해 불필요한 증여세 부과이슈가 발생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의 자본금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잉여금이 많이 쌓여있고 주주 중 일부만 소각에 참여하게 되는 케이스에서 이 “시가소각”을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 배우자로의 주식이전을 선행하는 이유는 소각으로 인해 발생하는 배당소득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는 점은 이제 많은 대표님들께서 알고 계실거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대표님의 보유지분 중 일부를 당시 시가인 6억원에 배우자에게 증여하고, 해당 주식을 바로 소각한다는 다소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보자. 소각을 통해 회사 잉여금 6억원만큼을 별도의 세부담 없이 개인화하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 한편, 배우자로 주식을 이전함에 있어 주권을 발행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배우자가 이미 회사의 주식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추가적인 주식이전을 하는 경우에 활용하는 케이스에 해당한다. 주권발행을 활용한 소각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좀 더 절차적인 중요성이 강조되기 때문에, 그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보시고 진행여부를 결정하셔야 한다.

액면소각

앞서 다루었던 시가소각과 절차적인 부분은 동일하지만,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 시가가 아닌 액면가액으로 취득하여 소각하는 방법이 이에 해당한다. 액면소각은 자기주식 취득시 1주당 가액을 액면가액으로 하기 때문에, 소각에 따른 배당소득세 과세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액면소각이 가능하거나 효과적인 케이스는 다소 제한적이다.

우선, 액면소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자본금 규모가 커야 한다. 예를 들어, 액면가액이 1주당 1만원이고 총 15만주를 발행하여 회사의 자본금이 15억원인 회사를 가정해보겠다. 이 회사의 1인주주인 대표님께서 10억원의 잉여금을 개인화하고자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액면소각” 이다. 대표님 보유주식 15만주 중 10만주를 액면소각하는 방식을 설계해볼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액면가액이 1주당 1만원이고, 총 2만주를 발행하여 자본금이 2억원인 회사의 경우에는 아무리 많은 잉여금이 쌓여있다 하더라도, 액면소각의 방식으로는 최대 2억원의 잉여금밖에 개인화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렇듯, 액면소각은 그 활용도가 제한적인 만큼, 액면소각이 필요한 케이스도 명확하다고 할 수 있겠다. 배우자로의 주식이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님 지분을 직접 소각해야 하는 경우와 업종특성상 최소 자본금 제한이 있어 감자를 할 수 없는 경우, 이 액면소각을 통해 잉여금을 개인화하는 전략을 세워볼 수 있다.

다시 정리하자면, 액면소각은 대표님께서 본인의 출자지분을 그대로 회수하는 성격이어서 소각에 따른 배당소득세 과세이슈가 발생하지 않지만, 자본금 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에서는 소각규모를 크게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는 소각방법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다.

저가소각

위 두 가지 방법의 절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주식 취득 당시의 시가와 액면가액 사이에서 1주당 취득가액을 결정하여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소각하는 방법이 이에 해당한다. 회사의 자본금 규모가 작아 액면소각이 어렵고, 배우자로의 주식이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없는 경우에 소각에 따른 배당소득세와 불균등 소각에 따른 증여세 부담을 적절히 고려하여 “저가소각”을 계획해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방법에 비해서는 소각에 따른 세부담이 증가할 수 있지만, 차선책으로 고민해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가소각” 방식은 굉장히 많은 케이스가 나올 수 있다. 소각대금 케이스별 예상 세부담 분석을 선행해보고, 회사와 대표님, 그리고 나머지 주주들에게 가장 유리한 안을 찾아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저가소각”을 활용하는 케이스에서는 회사의 발행주식수가 충분히 많은 경우와 1주당 회사주식가치가 너무 과도하지 않은 경우에서 좀 더 효과적인 플랜 설계가 가능하다. 다시 말해, 발행주식수가 1,000주인 회사보다는 100,000주인 회사가 좀 더 세부적인 케이스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주당 가치가 액면가액과 비교했을 때 터무니없이 높게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과도한 세부담으로 인해 효과적인 플랜 설정에 한계가 있게 된다.

회사와 대표님, 그리고 주주들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법이 무엇인지와 그에 따른 구체적인 설계방향 또한 모두 달라질 수 있으니, 잉여금 개인화의 일환으로 소각을 계획 중이신 대표님께서는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의와 시뮬레이션 분석을 거쳐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