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한 익명의 구독자 님으로부터 피드백이 하나 들어왔어요.

여운이 남는 문장의 끝을 읽으며 생각한 것입니다.

피드백을 남겨주신 분 외에도, 몇 분의 구독자 분들께서 소중한 사연을 보내주셨어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처음 준비해 본 독자 참여 이벤트였는데요. 함께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각설하고, 디핑 구독자님들의 웃픈 쿠소 영화 관람기.. ☆ 님께 소개할게요.

<리얼>... 그 영화, 저 또한 우연찮게도 🤭 제제님과 같은 영화관에서 봤는데요. 무려 개봉일 당일(!) 아무런 정보도 없이(!!) 첫 상영시간에(!!!) 보고 말았습니다. 러닝타임 동안 약 일곱 번 정도 그만 보고 나갈까, 아님 이왕 돈 주고 끊은 티켓 유료 개그콘서트라고 생각하며 견뎌야 할까 고민했었어요... 심지어 그날은 마지막 주 수요일, 무려 문화가 있는 날이었어요. 나의 소중한 문있날에 이런 영화를 보게되다니, 라는 충격의 감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ㅋㅋ). <리얼>의 경험 이후로 저는 문화가 있는 날을 조금 무서워하게 되었다는 후문입니다.

같이 보자고 제안했던 친구는 영화관을 나오자마자 저에게 석고대죄하고 신촌 아트레온부터 명물거리까지 발이 아닌 무릎으로 걸어가서 사죄의 뜻이라며 아웃백을 사주었습니다. 투움바 파스타가 그날따라 특히 짭짤했던 기억이 나네요.

<스물>이 이번 쿠소영화 사연 라인업에 등장해서 사실 조금 놀랐습니다.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밑도끝도 없는 X드립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남는 게 없다는 평은 익히 들었지만(놀랐다면서요?) 그럼에도 소소하게 흥행하고, 또 나름 배우들의 진솔한(?) 연기가 호평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해서요. 물론 저는 상술한 '익히 들은 평'으로 인하여 보지 않았습니다만... 😂

아마도 사연을 보내주신 밍님은 저와 영화 취향이 비슷하신 것 같아요. 인생 영화라고 하신 <위플래쉬>를 저도 아주 좋아하거든요! 😎. 저 또한 개봉 당시 극장에서 관람한 영화인데요, 그래서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네요... 저는 그 영화를 오직! 해피한 영화만을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봤는데, 아시다시피 <위플래쉬>는 결말도 파국인데다 장르 자체부터 사실 공포영화잖아요? (?) (근데 정말입니다.) 스크린의 불이 켜지고 아.. 역시 천재들의 광기란.. 하며 여운에 젖어있는 저에게 친구가 거의 울먹이는 얼굴을 한 채 얼른 집에 가자고 보챘던 기억이 나요. 🤣

우선 보내주신 사연이 매우 일목요연해서 놀랐습니다. 서본결을 완벽하게 갖춘, 신랄하면서도 자료에 근거한 논리적인 비판... 디핑🍟으로 캐스팅하고 싶었을 정도... 🤣🥰

앞서 언급해주신 영화들은 대부분 제가 익히 그 명성(?)을 알고 있던 작품들이었던 반면에, <인랑>은 저에게 또한 낯선 영화입니다. 편집을 위해 추가 자료를 찾으면서도 이런 영화가 있었어..? 제법 대작이잖아.. 하면서 의아해했어요. 강동원 배우가 단독으로 메인이 된 좀더 까리한(!) 포스터도 있었습니다만, 말씀주신 으리으리한 라인업을 체감시켜드리고 싶어 😅 알수 없는 조각조각 콜라주 스타일 포스터를 붙였습니다. 이런 화려한 배우들이 연기하는 근미래 첩보 블록버스터(그니까 이런 영화가 맞는거죠? 스포를 무릅쓰고 줄거리를 3번 읽었는데도 잘 이해가 안 감)가 재미없다니 정말이지 의아합니다. 감독의 전작 <밀정>을 감명깊게 봤던지라 더욱이요. 님도 놀라셨지요?

이번 쉬어가는 편을 만들며 조금 걱정한 부분도 있습니다.

뉴스레터 디핑🍟은 님과 구독자 여러분들이 영화를 통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진 않더라도 사소한 즐거움이 되는 여러 지식들을 얻어가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어떤 영화가 이러이러해서 별로라고 하니 보지 마세요~ 로 읽힐 수 있는 내용들을 전해드리는 것이, 저희 레터의 취지에 맞을지 하는 고민이 들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독자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사연은 저희가 기획 당시 생각했던 대로(!) 혼자, 아니 둘🍊🌿이만 보기는 아까울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였음은 분명합니다. 그러니, 오늘의 소스 내용은 반쯤은 재미로 읽어주시길 바라요. 내가 지난주 디핑에서 봤는데 그 영화 최악이래 우우 👎👎 절대안봐 👎👎 하지 마시고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을 것 같은 호기심이 생기신다면(!) 너무 큰 선입견 없이 과감히 도전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최악의 영화이지만, 님께는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저희의 조심스러운 스탠스가 전해지길 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