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동 : 네 안녕하세요, 한국연구소 소장 손성동입니다. 제가 2023년 1학기 대학에서 재무설계를 강의할 때 과제로 ‘자신의 꿈을 그려보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재무설계를 세워보라.’는 과제를 낸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재무설계는 그렇게 디테일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꿈과 재무설계’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아스럽습니까?
꿈은 재무설계의 목적이자 궁극의 지향점입니다. 꿈이 분명하지 않으면 재무설계를 하더라도 단순히 더 많은 돈을 모으는 재테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재무설계를 말할 때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그것부터 명확히 설정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리고 재무설계가 바탕이 되지 않는 꿈은 사상누각일 가능성이 큽니다. 꿈을 이루는 데에는 일정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고, 목적자금을 체계적으로 조달하는 게 재무설계이기 때문입니다.
꿈은 청년뿐 아니라 중장년에게도 필요합니다. 심지어 은퇴한 사람들에게도 필요합니다. 남은 생이 있고 어느 정도 건강이 뒷받침된다면 누구나 꿈이 필요합니다. 꿈은 삶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꿈만 있다고 저절로 생동감이 생기지는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저 꿈만 꾸고 있다면 몽상가나 철부지 취급받기 십상입니다. 꿈의 동력이 바로 재무설계이며, 재무설계는 상황에 유연하게 수정ㆍ보완하며 완성도를 높여가야 합니다😶🌫
요즘 청년들은 학업과 취업 등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고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은퇴 전후의 중장년들은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꿈을 사치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이런 현실을 마주하면 안타깝기도 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치’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청년이든 중장년이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체계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바로 재무설계라는 것이죠.
물론 꿈이든 재무설계든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그만큼 다이나믹하고 재미로 가득한 삶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도 만약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고 여겨질 때가 있다면 그 순간이 바로 꿈과 재무설계를 함께 점검할 때일 것입니다. 꿈의 좌절이 아니라 꿈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다 생각하는 긍정적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그에 맞춰 재무설계도 조정하는 유연함 그리고 기다림도 필요합니다🙂🙃
현실의 벽은 마치 교통정체와 같은 것입니다. 교통정체가 언젠가는 풀리듯 현실의 높은 벽도 언젠가는 낮아지기 마련입니다. 그 시간을 참고 견디게 해주는 것이 바로 꿈이며, 그 시간을 낭비가 아닌 투자 기간으로 바꿔주는 게 재무설계죠.
그리고 요즘 이 재무설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연금인데요. 연금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노후의 생활비라 할 수 있습니다. 노후에도 삶은 이어져야 하는데, 요즘은 월급 없이 생활해야 하는 노후가 정말 길어졌습니다. 월급을 받는 현역 생활은 예전과 별 차이 없거나 오히려 짧아졌는데, 노후가 길어진 만큼 노후 생활비 부담은 예전보다 더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대학생들은 재무설계를 할 때 연금설계를 꼭 포함해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연금설계를 늦게 시작하면 부담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죠. 은퇴를 앞둔 중장년들에게도 연금설계는 필수 아이템이죠. 그동안 모아놓은 돈을 이제는 노후의 생활비로 전환하는 시기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돈을 모으는 과정을 축적전략, 그 돈을 노후 생활비로 전환하는 과정을 인출전략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모아 놓았더라도 그 돈이 생활비로 쉽게 전환되지 못한 채 환금성이 낮은 토지 등에 묶여 있다면 어떤 일이 생기겠습니까? 부족한 생활비를 조달하기 위해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하겠지요. 그럼 빚이 생깁니다. 빚에는 이자라는 비용이 추가됩니다. 원하는 날짜에 땅을 팔지 못하면 이자에 이자까지 더해져 빚덩이는 더욱 커져만 갑니다. 급기야는 피 같은 땅이 경매로 넘어가는 모습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합니다. 이런 불행을 차단하려면 모아 놓은 자금(stock)을 일정한 수준의 현금흐름(flow)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한 겁니다. 이게 바로 인출전략입니다. 청년들이 축적 전략에 바탕을 둔 연금설계가 필요하다면, 중장년들은 인출전략에 초점을 둔 연금설계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