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라]에서 첫 번째로 소개하는 수라의 생물은 ‘저어새’입니다. 저어새라는 이름은 주걱 같이 생긴 부리를 물 속에 넣고 휘휘 저어 먹이를 잡는 행동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실제로 저어새는 갯벌과 하구, 논 등의 얕은 습지를 걸어다니며 부리를 물에 넣은 상태에서 입을 벌리고 부리를 좌우로 휘저으며 물고기나 새우 같은 먹이를 찾습니다.


저어새

Platalea minor

사진 : 국립생태원

저어새는 저어새속에 있는 6종 중 크기가 가장 작은 종으로서 동아시아에만 서식하는 여름철새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번식지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 저어새 번식 개체군의 약 93%가 한반도 서해안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라와 주변 갯벌에서도 해마다 100여 개체가 넘는 저어새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수라갯벌은 곰소만과 금강하구를 잇는 중요한 서식지로, 주변 13km 내에 대규모 번식지가 있습니다.


저어새는 1950년대까지 흔히 볼 수 있었으나 1988년에는 겨우 288개체만 확인되어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여 2020년에는 4,864개체가 확인되었습니다. 종의 존속을 위해 필요한 최소생존개체수인 10,000마리에는 미치지 못하므로 여전히 지속적인 보호가 필요합니다.

출처: 『공존과 공유I 저어새』, 국립생태원

전문가들은 저어새에게 가장 큰 위협은 번식지와 월동지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간척과 개발사업이라고 진단합니다. 먹이를 구할 갯벌과 습지면적이 점차 감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새만금 간척사업만 떠올려도 쉽게 그 현실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야생동물 = 야생동물 + 서식지' 입니다. 서식지 보전 없이는 야생동물도 없다는 것이죠. 저어새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여, 서해안 갯벌을 가만히 두라! 함께 외쳐봅시다.


* 참고 : 저어새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

https://bfsn.bfsa.org.tw 가락지를 단 저어새의 이동경로를 볼 수 있어요.

회원 가입을 하시면 홈페이지 왼쪽 메뉴 중 관찰보고 항목에 기록을 올릴 수도 있다고 해요!


짙은 초록색 풀들이 더욱더 자기 색을 뽐내고 있는 여름날. 초록의 기세등등함 사이사이 빨갛게 염생식물들이 올라와 있다. 해홍나물, 칠면초, 퉁퉁마디가 여기저기 군락을 이뤄 낮게 깔려 있다. 염분이 있는 바닷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들이지만 매립과 제한적 해수유통으로 갯벌 생태계가 계속 파괴되고 있는 새만금에서는 염생식물들을 보는 것이 더욱 반갑다. 매립지의 황량함 속에 붉게 올라오는 염생식물들을 만나면여기는 아직 소금기가 덜 빠진 곳이구나싶어 괜히 안심이 된다. 수라갯벌, 만경대교 인근 모래톱, 거전갯벌, 해창갯벌 가는 길에 붉은 비단을 깔아 놓은 듯 넓게 펼쳐진 염생식물 군락지가 반갑다.


더위는 정점을 향하고 갯벌에는 그늘 한 점 없지만 새들은 여전하다. 보통 망원경으로 봐야 새의 얼굴이 보이지만 멀리서 육안으로 볼 때도 구분할 수 있다. 8월의 수라에서 만난 새들을 소개해 본다.


검은 새가 무리를 지어 수라와 새만금 모래톱 곳곳에 자리를 잡고 내려앉는다. 깃털에 기름샘이 없어 물고기 사냥을 한 후 언제나 날개를 펼치고 햇볕을 향해 요지부동한다. 조각상을 세워놓은 듯 미동도 없이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검은 새 무리를 만난다면 그것은 가마우지다.


갯벌과 바닷물이 들어오는 수심이 낮은 곳에 솜뭉치처럼 크고 둥실둥실한 흰 새가 고개를 숙이고 좌우로 열심히 무언가를 찾고 있다. 숙이고 있는 목이 아프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오랫동안 고개를 숙여 부리를 좌우로 젓는 새를 만난다면 초여름부터 수라를 찾아온 저어새다. 검고 밥주걱처럼 생긴 긴 부리로 갯벌을저어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흰 새가 물속에 고개를 처박고 좌우로 열심히 젓고 있다면 저어새라고 봐도 좋다.


여름을 보내는 또 하나의 흰 새가 있다. 목을 살짝 구부려 어깨에 붙이고 난다. 물이 약간 들어온 갯벌을 긴 다리로 여유 있게 천천히 걷다가 얇은 부리로 잽싸게 무언가를 찔러 보는 새가 있다면 백로다. 올 여름에는 봄철에 새로 태어난 백로들까지 합세해 마치 흰 구름처럼 무리지어 수라갯벌을 오고간다.


멀리서 보아도 주변을 압도할 만큼 유난히 큰 흰색 몸통에 날개 끝과 부리가 검은 새를 만난다면 운이 좋은 날이다. 꼿꼿한 목과 다리, 크고 멋진 양 날개를 펼쳐 머리 위로 나는 새는 바로 황새! 황새는 수라에 한두 마리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황새를 만나는 날은 정말 운 좋은 날이다.


8 9일 오전, 군산을 찾은 이들과 남수라 마을에서부터 하제까지 안내를 나섰다. 조개나 생선을 잡고 말려서 팔았던 남수라 마을은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다. 지붕 위로는 풀이 자라고 여기저기 주인 없는 집들이 많아 부쩍 초라해졌다. 마을길을 걸어 수라갯벌 초입에 들어서니 트랙터 여러 대가 풀을 베고 있었다. 어떠한 개발행위도 없었던 수라갯벌에 트랙터가 있으니 놀라서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알고 보니 마을의 이장님이 수라갯벌에 자란 풀을 베어다 소먹이용으로 판매하려고 했단다. 환경영향평가도 끝나지 않은, 보존할 것이 너무나 많은 수라갯벌을 훼손한 것은 큰 잘못이다. 그렇지만 국가의 정책으로 삶의 기쁨이었던 바다를 잃고 70년 넘게 전투기 소음과 이웃해 살 수 밖에 없는 남수라의 노인들이 오죽했으면 풀이라도 팔아볼 생각을 했을까. 여러 마음이 교차한다.


풀은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열심히 다시 새순을 올릴 것이다. 풀이 풀숲이 되는 사이 곤충이, 동물들이 다시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잠시 흐트러졌지만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건재함을 과시할 것이다. 지난한 여름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주저하거나 걱정함을 뜻하는 토박이말저어하다는 말 때문이었을까, 이름으로만저어새는 쓸쓸한 느낌을 주는 새였다. 이유없이으악새 슬피 우~으로 시작되는 옛 노래가 떠오르는데다, 언제나 이별해야만 하는철새라는 점에서 내게 저어새는 슬픈 기분 가득한 새였다.


하지만 실제로 본 저어새는 짐작과 달랐다. 잿빛 갯벌에 몽글몽글 하얀 솜사탕 덩이가 몰려 있는 것 같았다. 하얀 솜사탕에 붙은 까만 다리와 까만 부리가 멀리서도 저어새를 알아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 주걱 닮은 까만 부리를 휘휘 젓는 새라니!


저어새를 보고는 입술이 숟가락 모양인 사람을 상상해 본다. 불편할까, 편리할까? 먹을 땐 편하겠지만 먹는 용도 이외의 쓰임엔 불편함이 많겠지? , 용도를 고려한 신체라니!


내 마음대로 슬픔 가득했던 새가 실실 웃음 나는 재밌는 새로 다가온다.


저어새야, 너는 어디까지 가 봤니? 어디가 가장 살기 좋았니? 입에 주걱을 달고 다니는 건 어떤 기분이니? 무엇보다 네 생각엔 우리가 오래오래 만날 수 있겠니?

(죽이는)

쌩 쌩 쌩!

(살리는)

딱 딱 딱!

 

아무리 습하고 무더워도 평화바람 집은 아침부터 바쁘다.

강정에서 돌아 온 문정정은 마당 한켠에 천막을 치고 서각을 한다.

요즘 주제는새만금이다. 새만금 매립지역 전체를 조기 완공시키겠다는 새만금개발청에 맞서, 폭염에도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며 새벽부터’, ‘’, ‘망치질이다.


단발성 쇳소리는 날카로워 무더위로 겨우 잠든 식구들의 새벽잠을 여지없이 깨운다.

그런데 순간 쌩하며 굉음을 동반한 폭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전투기 날아가는 소리다.


군산 옥봉 평화바람 집은 미군기지에서 5km 이내에 있어 날이면 날마다 전투기 폭음을 듣고 산다.


“저 새끼들!”

“시도 때도 없이 정말 미치겠네!”

“사람 죽이는 전쟁 연습하는 놈들!”


땀을 뻘뻘 흘리며 고개 숙여 망치질을 하다가 혼자 욕을 해댄다.


전투기는 4대가 편대를 이루어 시간차 공격을 하듯 난다. 시차를 두고 나는 굉음은 간혹(혹은 자주) 전투기 방향과 소리를 듣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화나게, 미치게 만든다.


문정정은 전투기 소리가 들리면 자동적으로 욕이 튀어나온다. 하도 신기해 물었다.


“수라갯벌을 메워 미군의 제2활주로를 만든다고 하잖아, 견딜 수가 없네!”


그래도 그렇지 어쩜 그렇게 한번도 잊지 않고 반응을 할까.


“난 미군기지 근처만 가도 그냥 등골이 쑤셔! 엉덩이부터 목까지 쇠꼬챙이처럼 뻣뻣해지니까, 이게 큰 병야!”


나는 이 소리를 25년이 넘도록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반복해서 들었다.


웬만하면 포기할 만도 한데 어쩜 이럴 수 있을까 놀랍다!

흑진주를 닮은 너

 

사람 키보다 작은 세모 모양 막대 끝에 칼날이 달려 있다.

어민들은 이 도구를 그레라고 부른다.

손가락 두 마디 깊이로 갯벌에 칼날을 넣고, 뒷걸음치며 그레를 당긴다.

동전을 세워 놓은 듯한 자세로 새만금 갯벌에 숨어 있던 생합이

칼날과 부딪히는 순간하고 소리가 난다.

조개잡이 어부는 예민한 감각으로 생합을 구별해 낸다.

2006년의 어느 날, 물 빠진 갯벌에

커다란 생합이 가만히 얼굴을 내밀었다.

그레질을 하지 않았는데도.

방금 나온, 물기 마르지 않은 생합은

그 어떤 보석보다 아름다웠다.

마치 흑진주를 보는 듯했다.

새만금 상시해수유통과 생태계 복원 기원미사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해창갯벌(부안군 하서면 백련리 1024-7)

*천주교 전주교구청에서 1 30분 출발 버스 있습니다.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를 위한 선전전

매주 목요일 오후 4~5시 군산 한길문고


군산평화박물관 여름 휴가를 마치고 8월 16일부터 문 열어요.

개관시간 매주 수요일~일요일 오전 10~오후 5

(점심식사 시간 12~1 30)

공휴일, 월요일, 화요일 정기 휴관


마흔다섯번째 팽팽문화제

2024년 8월 24일 (토) 15시

팔레스타인 연대 평화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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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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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도요새클럽은

군산의 평화운동단체 '평화바람' 주변으로 이끌린 사람들의 그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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