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적으로 시청자 타겟 중
댄 린은 워너브라더스에서 영화 제작을 담당하면서 <셜록 홈즈> 시리즈와 <레고> 프랜차이즈를 히트시켰고, 그 전엔 디즈니에서 <알라딘>과 같은 영화의 제작을 맡았어요. "우리 이런 영화도 만들어!”, “영화제에서 상도 탈 거야"라고 외치는 영화들보다는 뚜렷한 타겟을 두고 실익을 챙기는 영화를 제작해 왔죠. 그의 선임은 넷플릭스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는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사실 넷플릭스의 영화들은 쏟은 돈에 비해 큰 혹평을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청 성적도 기대만큼 늘 좋지도 않았고요. 라이언 고슬링가 주연한 <그레이 맨>,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온 <레드 노티스> 등등 수억 달러씩 쏟은 대작 영화들은 일부 오리지널 시리즈보다도 좋지 못한 결과를 내었죠. 하지만 이런 영화들은 넷플릭스가 성장 정체기를 겪지 않으면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분석됩니다.
넷플릭스는 수많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수많은 콘텐츠를 가져와 담고 있죠. 이제 더 거대한 구독자층을 계속 붙잡아두고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겟 세분화 전략이 필요해진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앞으로는 장르별로 어떤 영화를 어떻게 제작해 누구를 타겟하겠다는 것을 더 뾰족하게 하겠다는 것이죠.
영화 시장에서는 이런 넷플릭스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입니다. 오히려 기존의 영화 스튜디오들이 제작을 거부한 중저예산 영화들에 넷플릭스가 관심을 가지면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왠만해서는 극장 개봉으로 성공이 어려워진 시대에 극장 개봉 없이도 퀄리티가 뛰어난 영화들이 더 큰 관객층을 만날 기회가 될 수도 있죠.
경쟁이 끝난 시장을 지배 중
현재 시장은 다시 빠르게 재편되는 중입니다. 이미 시장을 지배하게 된 넷플릭스에게 다른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백기를 든 상황이나 마찬가지예요. 모두가 자신들의 콘텐츠를 내어주지 않다가, 결국 콘텐츠를 통해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재개하는 중이죠. 대표적으로 파라마운트를 비롯한 큰 영화 스튜디오들이 대부분이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 지배력이 커진 넷플릭스는 이제 비용을 더 효율적으로 쓰면서 좋은 콘텐츠를 걸러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영화의 경우, 그동안 큰 선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유명 감독들을 섭외하는 등 돈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보는 것입니다. 팬데믹 이후 스트리밍 경쟁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넷플릭스가 자체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더 확대하기 위해서 돈을 쏟고, 유명 감독들의 프로젝트를 지원해야 했습니다. 그래야 콘텐츠에 '뎁스(깊이)'를 더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런 노력은 결국 어느 정도 빛을 발했습니다. 자체 레거시 콘텐츠가 부족했던 넷플릭스가 디즈니를 비롯한 대표적인 영화 및 방송사 스트리밍 서비스들과 쉽지 않은 경쟁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넷플릭스는 레거시를 구축한 이들이 각국에서 콘텐츠를 만들도록 했고 전 세계에 공급했어요.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다양한 국가의 콘텐츠를 찾아보게 만들면서 돌파구를 찾아내었죠.
오히려 할리우드의 레거시 콘텐츠를 믿었던 미국의 제작사들과 스튜디오들도 전 세계 콘텐츠를 찾아보는 플랫폼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었죠. '로컬' 맛집들이 세계 미식 시장이 얼마나 큰지 배웠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까요. 물론 결과적으로 넷플릭스의 투자로 이루어진, 넷플릭스를 위한 무대가 되었지만, 넷플리스는 콘텐츠가 공급되어 오디언스에게 다가가는 기존의 방식도 바꾸면서 성공을 일군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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