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상품의 거래가격을 미리 정할 수 있을까?

by 공에스더 변호사

안녕하세요. 공에스더 변호사입니다. 네 번째 이야기로 다시 인사드립니다2022년도 1분기가 훌쩍 지났네요. 새해, 새 학기 적응으로 한창 바쁠 시기에 코로나 대유행을 겪으며 많은 분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셨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그 폭풍이 지나고 나니 거리두기도 해제되고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되는 날이 왔네요:) 코로나로 미뤄뒀던 여행도 떠나고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들도 만나면서 20225, 맘껏 누리시길 바라며 뉴스레터 시작해 봅니다.

오늘은 상품을 제조, 수입하여 판매하는 회사가 상품을 유통하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재판매"와 "거래가격"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상품을 제조, 수입하여 판매하는 회사의 경우 그 상품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기도 하지만 전문 유통업체와 상품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유통업체를 통해 상품을 유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상품은 제조사에서 유통업체들을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되게 되죠. 이 때 "재판매"가 발생하고 재판매시에 "거래가격"이 정해지게 됩니다.

시장에서의 "거래가격"은 상품의 가치와 직결되는 문제이고 이는 장기적으로 회사의 이익과 맞물려 있는 중요한 사항이다 보니 시장에서 "거래가격"이 무너지는 경우 회사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거래가격"이 중요한 문제라면, 회사가 유통업체에 상품을 공급할 때, "거래가격"을 미리 정해두고 유통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텐데요, 실무에서도 가격을 정해서 거래하면 안 되냐는 문의가 종종 있었답니다

1. 공정거래법이 금지하고 있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

그러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합니다.) "사업자가 상품 또는 용역을 거래할 때 거래상대방인 사업자 또는 그 다음 거래단계별 사업자에 대하여 거래가격(최고가격, 최저가격, 기준가격을 포함)을 정하여 그 가격대로 판매 또는 제공할 것을 강제하거나 그 가격대로 판매 또는 제공하도록 그 밖의 구속조건을 붙여 거래하는 행위" "재판매가격유지행위"라고 하며 금지(공정거래법 제2조 제20, 46)하고 있습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여러 사례에서 회사가 제조하거나 수입한 상품을 거래사에 공급하면서 거래가격을 정하고 그 가격을 지키도록 강제한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의 구체적인 유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2. 금지되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의 유형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거래가격을 지정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강제하는 행위에 있어서 "강제성" 판단 기준이 궁금하실 텐데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 심사지침(이하 '심사지침'이라 합니다.)"을 만들어 사업자들에게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의 유형을 제공하고 있으며, 강제성 판단 기준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1) 강제행위에 해당될 수 있는 유형 예시
거래단계별 가격표를 통보하면서 할인판매를 하는 대리점에 대해 출고정지ㆍ해약 등 조치를 하는 경우
지정한 가격을 준수하지 않는 대리점에 대해 배상에 관한 서약을 강제하는 경우
유통업체들의 가격준수를 담보하기 위해 지급보증증권을 제출하게 하거나 기타 담보물을 제공하게 하는 경우
유통업체들이 지정된 가격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판촉활동비, 인테리어 설치비용 등 통상적인 지원을 중단하는 경우
가격을 준수하지 않는 대리점에 대해 연간 사업계획 및 영업전략 등에서 제재조치 방침을 정한 후 직접 제재조치를 실행한 경우
()정찰제를 시행하면서 미준수시 출고정지 등 불이익을 부과하는 경우

2) 직접적인 강제행위가 없더라도 재판매가격 유지를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약정서 또는 계약서에 규정되어 있을 경우에는 강제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희망가격을 준수하도록 하고 위반시 계약 해지조항을 규정한 경우
제시된 가격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는 조항을 규정한 경우

3) 권장소비자가격의 문제
제품 등에 표시된 권장소비자가격이 거래상대방인 사업자 또는 그 다음 거래단계별 사업자에게 단순 참고사항에 불과하여 강제성이 없을 경우에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해당되지 않음. 그러나 권장소비자가격을 준수하지 아니함을 이유로 불이익 등 제재조치를 취하거나 권장소비자가격을 준수하도록 하는 규약이나 의무가 부과된 경우에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해당

, 회사가 '거래가격을 지정'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거래상대방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는 경우 강제성이 인정되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해당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3.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의 위법성 심사 기준

1) 위법성 판단기준

심사지침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는 유통단계에서의 가격 경쟁을 제한하고 사업자의 자율성을 침해하므로 위법한 것으로 본다고 하면서 위법성을 확인하는 한편, 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효율성 증대로 인한 소비자후생 증대효과가 경쟁제한으로 인한 폐해보다 큰 경우 등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하지 아니함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의 판단기준(관련시장에서 브랜드 간 경쟁이 활성화되어 있는지 여부, ② 그 행위로 인하여 유통업자들의 서비스 경쟁이 촉진되는지 여부, ③ 소비자의 상품 선택이 다양화되는지 여부, ④ 신규 사업자로 하여금 유통망을 원활히 확보함으로써 관련 상품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입증 책임이 사업자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2)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예시)
시장에서 유력한 지위를 가진 제조업자가 거래상대방인 사업자 또는 그 다음 거래단계별 사업자에 대하여 판매가격을 지정하여 판매하도록 하는 경우
유통업자가 경쟁 유통업자의 가격할인을 억제하기 위해 제조업자에게 유통가격을 지정하도록 요청하여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실시된 경우
시장에서 유력한 지위를 가진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최고가격을 설정하였고 그 결과 유통업체들이 동조적으로 가격을 인상하여 설정된 최고가격 수준으로 수렴한 경우

3)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예시)
제조업자가 유통업자와 전속적 판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유통업자가 지나치게 높은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가격을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
제조업자가 자사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가 소수이고 유통업체간 담합 등을 통해 가격인상 가능성이 높아 경쟁사에 비해 자사상품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을 우려하여 일정한 범위 내에서 최고가격을 설정하는 경우

상품을 제조, 수입하여 판매하는 회사에 있어 "거래가격"이 중요한 사항이긴 하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회사가 유통업체와 상품공급계약을 체결할 때 거래가격(최고가격, 최저가격, 기준가격을 포함)을 정하여 그 가격대로 판매 또는 제공할 것을 강제할 수는 없음에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한편, 회사가 정당한 이유의 존재를 입증한다면,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도 허용될 수 있으나 그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심사지침은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여 재판매가격 유지행위가 허용되는 경우에 관한 예시로 최고가격 설정에 관한 것만 제시하는 등 최저가격 설정의 허용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회사는 유통업체에 상품을 공급하며 거래가격을 정하여 강제하는 것이 아닌, "권장가격" 등의 제시를 통해 상품 가격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안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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