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글방희영수 #대문호클럽 #상강
2025. 10. 20.(월) 한글날  
✌︎ 희영수 편지 ✌︎
from. 긴개
심지훈이 떠먹여주는 『넥서스』, 빨리 와!
지난 주 토요일 백권주행 시간, 글벗 심지훈의 명강의가 있었습니다.

심지훈이 누구냐! 그는 각자주행 일요반에서 유발 하라리 저서를 귀에 쏙쏙 박히게 전달하는 것으로 널리 호평 받아왔습니다. 듣다 못한 우리는 그에게 이럴거면 날 잡고 강의를 하라고 제안했고, 정말 날을 잡아버리자 그는 78페이지의 ppt 자료를 준비하는데···.

호모 사피엔스의 힘이 정말 지혜인지 의구심을 품은 유발 하라리가 인간의 오랜 특징 중 하나인 정보 네트워크를 과녁 삼아 그 허점을 파고들었습니다. 인간은 어떻게 이야기로 '현실'을 구축하고 이에 순응하며 살아가는지, 정보와 기술은 정말 인류를 해방시킬 것인지. 유발 하라리의 생각도 재미있었지만 이 두꺼운 책을 매끄럽게 글벗들에게 전달하는 지훈의 능력도 놀라웠습니다. 불쑥 끼어드는 여러 질문에도 침착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지훈 덕분에 모두가 지적 자극으로 충만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처럼 다재다능한 희영수 글벗들이 프로그램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널리 알려주었으면(그리고 제가 좀 날로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시간이 많기를. 자기가 나서서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다 하시는 분은 언제든 댓글이나 디엠으로 알려주세요. 

그리고 이번 주 토요일(25일)에 지훈이 떠먹여주는 『넥서스』 마지막 시간이 있습니다. 함께 하고 싶은 분은 역시나 디엠으로 알려주세요~! 

+
그나저나, 오늘 아침 입김나지 않았나요?
이번 주 목요일(23일)은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입니다. 일 년 중 열여덟 번째 절기인 상강에 걸맞게 기온이 확 내려갔습니다. 여름옷 잘 정리하고 겨울옷 다 꺼내셨는지요. 저는 모리와 싸돌아다니느라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미룰 수 없는 날씨가 되었어요. 전기장판은 저번 주에 꺼냈습니다. 다들 이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내년까지 참아주시라구~~~!
10월 대문호클럽 
이번에 소개할 작가는 세 분입니다.
'버릴 수 없는 것'과 '자살'을 생각하며 썼습니다. 
님, 재미있게 읽은 글에는 댓글로 꼭 응원을 보내주셔야 해요 : )

*가나다 순으로 목록을 정리합니다. 
서이정

이름을 기억해두세요. 언젠가 꼭 데뷔합니다. 읽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든 글을 무아지경으로 써내는 작가, 서이정의 「자살 요정」입니다. 
수피

써야 하는 것들을 피하지 않습니다. 눈을 감거나 귀를 막지 않음으로써 그가 치러야 한 대가가 글로 쌓여갑니다. 수피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두텁게 쌓여가길 기다립니다. 
ZOE

ZOE가 글을 쓰면 누군가는 꼭 질투를 합니다. 저도 그 중 한 사람이 아니라고는 말 못 해요. 이 작가가 관찰한 순간이 어떻게 문장으로 변환되는지, 궁금한 사람 분명 많을 걸!
모리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한 건 아니고요. Beagle Mix를 검색하다보니 모리와 똑같이 생긴 믹스가 의도적으로 개량되고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었어요.

모리는 바로, 비글과 포인터 믹스였습니다. 

포인터는 조렵견gun dog으로 그중에서도 모리는 잉글리시 포인터로 추정됩니다. 포인터는 후각이 예민하고, 달리기가 빠르고, 지구력이 좋으며 순한 성격으로 다른 동물 혹은 사람과 잘 지낸다고 합니다. 사냥개이기 때문에 '충분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하고요. 

비글은 토끼를 쫓는 사냥개로 수렵견hound의 일종입니다. 역시나 후각이 발달했으며 말을 잘 듣지 않아 애완용보다 사냥용으로 길러졌다고 합니다. 활동량 또한 다른 품종보다 월등히 높아 어지간한 운동으로는 만족시킬 수 없다고 합니다.

비글과 포인터가 한국 뒷산에서 우연히 만나 강아지를 낳았다고 보긴 어렵겠지요. 밀렵꾼 등이 사냥에 데려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교배해 만든 결과물로 보입니다. 해외에서도 비글x포인터 믹스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냥개x사냥개를 조합해놓고 유기견으로 만들다니 정말 쫓아가서 그자식 입에다 모리 똥을 쑤셔 넣고 싶었지만,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과한 짓 같아서 그만두렵니다. 정말 그 정도로 모리의 똥은 엄청납니다.
(모리를 데려온 이후로 대부분의 개똥 투기가 소형견주의 일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모리 똥 투기는 중범죄에 가깝습니다.)

어제 모리와 함께 다섯 시간의 등산과 산책을 했는데도 집에 돌아와 또 뛰고, 뜯고, 물더라고요. 대체로 정적인 활동인 글방 운영과, 대체로 미쳐버릴 것 같은 활동인 모리 양육을 병행하며 저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모리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보니 자꾸 글방 인스타그램과 편지에 모리 이야기를 쓰게 되는데, 이게 재미없을 분들도 많을 것 같아 고민이면서도, 나는 하루종일 산책을 시키고 있는데 이 이야기를 안 쓰는 것도 거짓말같고, 아 이래서 애기 엄마들이 결국 인스타에 애기 사진 백 장씩 올리게 되는 이유가 이런 건가보다 싶다가도, 글방에 집중을 더 해야한다는 부담에 때로는 정신이 번쩍 들다가...
 ···. 
요번엔 아무도 댓글을 달아주지 않았습니다. 편지를 밤 늦게 보낸 탓인듯 합니다. 아닌가? 아니라면 제가 편지를 재미없게 보낸 탓이겠지요. 뭔가... 뭔가 더 짜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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