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한 주간 안녕하셨나요. CES에서 수많은 회사들을 보고 왔는데요. 컴퍼니(Company)를 우리말로 풀면 '식구'입니다. Company라는 단어는 라틴어에서 왔는데요. 함께(cum) 빵(panis)을 나눠 먹는 사람을 가리켜요.
즉, 한솥밥을 나눠 먹는 사람들의 무리인 것이죠. 특히 로마 군대에서 사용하던 용어인데요. company는 영어로 회사를 뜻하지만, 중대 (中隊 100여명으로 이뤄진 군대의 편제)를 뜻하기도 합니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도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이 표현을 쓴 적 있어요.
어쩌면 회사 동료와 보내는 시간이 가족과 지내는 시간보다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렇다보니 행복하기도 한데요. 때론 갈등이 불가피하기도 합니다. 회사가 성장 하려면, 다 함께 노력해 더 많은 빵(Panis)을 함께 만들어야하는데요.
누군가는 말로만 빵을 만들고, 누군가는 한 것도 없이 자기가 빵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또 누군가는 아무것도 안한 채 먹으려고만 합니다. 물론 대다수는 묵묵히 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 하면 다 함께 공정하고, 행복하게, 더 많은 빵을 만들어, 나눌 수 있을지, 그 방법을 함께 살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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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과 리딩: 리더의 자질
- OKR: 모두를 춤추게 하라
- R&R: 한계를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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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와 리더의 차이점 출처 Skillcamp,co
리더의 두 가지 역량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리더입니다. 회장 사장 팀장 등 직책이 어찌됐든, 조직원은 리더만 바라봅니다. 리더의 덕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옳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비전과 조직원을 리딩할 수 있는 능력.
비전 Vision
비전은 라틴어 ‘보다’인 Videre에서 유래했습니다. 비전은 단순히 현실 상황을 관찰하고, 보는(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를 꿰뚫는 능력입니다. 미래를 본다는 것은, ‘반드시 무엇이 올 것’이라는 자기 확신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이런 일기를 남겼습니다.
- “꿈이 예사롭지 않으니 임진년 대첩(한산도해전)할 때와 대략 같았다. 무슨 징조인지는 알 수 없었다.”(‘난중일기’ 1597년 9월 13일)
- “꿈에 어떤 신인(神人)이 가르쳐 주기를 ‘이렇게 하면 크게 이기고, 이렇게 하면 지게 된다’고 하였다.”(‘난중일기’ 1597년 9월 15일)
그리고 다음날인 1597년 9월16일. 명량대첩에서 대승을 거둡니다. 판옥선 13척을 이끌고 일본 함대 133척과 벌인 싸움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둡니다.
리더가 그린 비전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아마도 이순신 장군은 잠을 설치면서까지 승리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오감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머릿속으로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 않았을까요.사실 비전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동원해 판단하고, 내린 자기 확신적 결론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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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리더)가 추종자를 만드는 방법: 반복적이고 명료한 메시지로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사진 클릭하면 유튜브)
리딩 Leading
누군가를 이끈다는 것은 말 그대로,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을 가리킵니다. 미국의 동기부여 작가인 데릭 시버스가 TED를 통해 한 강연은 인상 깊습니다. 그가 올린 유튜브에는, 한 남자가 우스꽝스러운 춤을 춥니다. 이어 그 춤을 따라 추는,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납니다.
금세 현장을 뒤덮는 밈이 됩니다. 하나 둘 씩 일어서더니, 수십 명의 사람들이 다 함께 그 춤을 따라 춥니다. 데릭 시버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 🧔 리더는 혼자 서서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요. 하지만 그가 하는 일은 너무 간단해서 거의 교훈에 가까워요. 이게 핵심이에요! 따라하기 쉬워야 해요!
- 🧔 그리고 그 리더를 따라하는 첫 번째 팔로워가 등장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첫 번째 팔로워가 무브먼트를 일이키는 것입니다. 그는 모든 이에게 어떻게 리더를 따라할지 보여주는 존재입니다.
🔎크게보기
비전이 올바른 방향이라면, 리딩은 그 방향으로 이끄는 무브먼트인데요. 시버스는 리더를, 보스가 아닌 메신저라고 강조합니다. 팔로워는 리더가 자신과 동등하다고 생각할 때 따르기 시작합니다. 진정한 리더는 자신이 확고히 생각한 메시지를 전달할 줄 알아야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팔로워를 끌어들입니다.
일본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파나소닉의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직원들을 향해 '수도 철학(水道哲學)'이라는 비전을 보여줬는데요. 아침마다 직원들과 함께 "수도꼭지에서 물이 흘러나오듯, 생활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싸게 누구나 살 수 있도록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고 외치면서 기업을 키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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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R의 창시자: 존 도어와 앤디 그로브(왼쪽부터)
OKR, 모두를 춤추게 하라
2000년대 검색 시장에서, 신생 기업 구글이 자이언트인 마이크로소프트를 따라잡았던 배경에는, 조직원을 팔로워로 만들었던 힘이 큽니다. 구글은 시가총액 1조달러 (1338조원) 클럽에 창업 22년만인 2020년 가입했는데요.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44년, 애플 42년 보다 정말 단기간이었어요.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창업 이듬해인 1999년. 전설의 투자자인 존 도어로부터 큰 투자를 유치해요. 패기에 감동한 존 도어는 정말 모든 것을 다해 두 청년을 지원해 주기로 결심을 해요. 그러면서 전수한 것이 OKR입니다. Objective and Key Result! 목표와 핵심 결과 정도 되겠네요.
그로브가 만들고 존이 퍼뜨리다
사실 OKR은 인텔의 CEO인 앤디 그로브가 고안한 경영 기법인데요. 존 도어가 이를 보고난 뒤 널리 전파하면서 실리콘밸리에 퍼졌어요.
1985년까지만 하더라도 인텔은 메모리 회사였는데요. 일본 기업들이 치킨게임에 돌입하면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였어요. 메모리 가격이 30달러에서 10분의1 토막까지 났습니다.
앤디 그로브는 이를 타결하고자 역발상으로 CPU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결심합니다. Objective를 CPU 사업 성공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조직원들의 창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온갖 방법을 동원합니다. 임원들의 개인 사무실 전용 주차공간 등을 폐지합니다. 특권이 창의성을 발목 잡는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훗날 존 도어가 이를 책으로도 냅니다. 한번 대화체로 구성해 볼게요.
- 👴 앤디 그로브: "저는 인텔에서 조직의 목표 설정과 성과 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OKR, 즉 '목표 및 핵심 결과' 시스템을 개발했어요.
- 🧓 존 도어: "그렇군요, 제가 알기로 OKR은 큰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핵심 결과로 구성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 👴 앤디 그로브: "물론이죠. Objective, 즉 목표는 조직이나 팀이 추구해야 할 큰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주로 정성적이고 영감을 주는 캠페인성 구호입니다. 반면 Key Results, 핵심 결과는 그 목표가 실제로 달성되었는지를 측정하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지표입니다."
- 🧓 존 도어: "아하, 그렇다면 OKR은 단순한 목표 설정을 넘어서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는 거군요."
- 👴 앤디 그로브: "맞습니다. OKR은 목표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 전체가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돕죠. 또한, 이를 통해 조직의 전략 실행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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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jective (목표)
- 특징: 조직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나 방향을 제시합니다. 보통 정성적이고 동기 부여적이며 영감을 주는 메시지입니다.
- 예시: 고객 만족도를 높여 시장 점유율을 높이자!
- 목적: 조직이 무엇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큰 그림입니다.
Key Results (핵심 결과)
- 특징: Objective를 달성했음을 증명하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성과 지표입니다. 측정을 해야하니 정량적입니다.
- 예시: 고객 만족도에서 90% 이상 긍정 답변 달성! 신규 고객 수 20% 증가! 재구매율 30% 증가!
- 목적: 목표 달성의 진행 상황을 명확하게 알려주고, 목표를 향한 구체적인 청사진입니다.
리더는 비전을 갖고 Objective를 결정하고, 구성원들이 이를 달성하기 위해 Key results를 자발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때문에 KR은 딱딱한 목표가 아닌 역동적인 목표가 됩니다. 또 KR은 척도가 아닌 달성 여부에 따라 1과 0으로 표기하다보니 평가가 쉽습니다.
다만 달성이 너무 쉬워서도 안 되고 너무 어려워서도 안 됩니다. 달성 가능성은 한 70% 정도? 구글에서 최고 인사 책임자(CPO)를 지낸 라즐로 복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구글은 시장 기반의 접근 방식을 활용합니다.” 구글은 OKR을 매우 투명하게 모든 직원에게 공유하고, 스스로 재정렬 하도록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KPI와 차이점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와는 많이 다릅니다. KPI는 성장률 경쟁력 매출 설비 등 각종 지표를 관리하는데 방점을 두는데요. 따라서 OKR과는 달리 조직원에 대한 동기 부여를 중시하지는 않습니다.
보상은 어떻게
다만 문제가 있습니다. KR이 수시로 바뀔 수 있어 보상을 앞두고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상을 직접적으로 연결해서는 안 됩니다. OKR에서 성과를 달성했다고 보상을 하면, 조직원들은 낮은 목표를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님은 “업적은 인센티브로, 스킬 수준과 태도는 고정 급여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합니다.
🔎 크게보기
OKR은 조직의 성장을 조직원이 스스로 일굴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기법입니다. 따라서 조직의 수장은 끊임없이 조직원을 만나 참여를 독려해야합니다. 그래서 도입되는 것이 CFR입니다. Conversation 대화, Feedback 피드백, Recogniton 인정! 조직원을 만나 왜 달성했는지 왜 못했는지 피드백을 주고 독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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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을 뛰어 넘어라
기업이 커지면 커질수록 분란의 싹이 함께 커집니다. 스타트업일 때는 동료들이 이일 저일 미루지 않고 함께 하지만, 조직이 커지면 위계질서가 만들어지고, 역할 분장이 명료해집니다. 드디어 직원들에겐 R&R(Role & Responsibility)이 부여됩니다. "이것은 네 일, 저것은 내 일" 하지만 기업은 늘 신사업을 찾다보니 갈등이 벌어집니다. 리더가 R&R을 매번 바꿔 줘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까요. 예를 들어,
- 👩옆 팀장: 좀 도와줄 수 있나요? 우리 팀에서 새 업무를 아는 사람이 없는데
- 🤫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저희 팀장께 물어보고 답변 드릴게요.
- 👦내 팀장: 책임님이 옆 팀 일을 거드시면 저희 팀 업무는 언제 하시려고요.
- 😟나: (어떻게 해야하지...ㅠㅠ)
R&R
이러한 R&R을 도입한 것은 1920년대 제너럴 일렉트릭(GE)으로 알려졌어요. 당시 CEO인 앨프레드 P. 슬로언이 조직 개편을 주도하면서 각 부서와 직위에 따른 R&R을 정립했습니다.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책임 한계를 설정했어요. 당시에는 파격이었습니다. 부서장이 내리는 업무외적 불필요한 명령을 차단하고, 회사 존립 목적 자체에 집중하도록 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오늘날처럼 산업이 역동적으로 바뀌는 때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 잘 하는 사람, 말 못하는 사람들이 여러 일을 떠안기 일쑤입니다. 회사에서 업무를 정의하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E&E!
E&E!
우선 Exploitation 활용은 품질과 프로세스 개선 등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반면 Exploration 탐험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탐구입니다.
Exploitation이 현재 업무를 개선하고 나아가는 것이라면, Exploration은 신 사업을 찾아 떠나는 여정입니다. 오늘날은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구성할지가 관건인데요. 몇몇 기업들은 이를 비율로 만들어 둡니다.
구글: 20% 타임제
구글은 직원이 여유 시간이 있어야 Exploration이 가능하다고 판단해요. 그래서 20% 타임제를 두고 있습니다. (물론 120% 야근제 아니냐는 지적도...) 구글은 80%는 본업을 하고, 20%, 즉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활동을 하도록 장려합니다. 그 결과 구글 뉴스, 애드센스 포 콘텐츠, 구글 서제스트 등이 태어났습니다.
3M: 15%룰
스카치 테이프로 유명한 3M 역시 15%룰을 운영합니다. 일부 부서에 국한된 이야기이긴 한데요. 연구 조직은 자신의 업무 시간 중 15%를 업무와 무관한 프로젝트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책임이나 이유를 따지지 않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흔히 쓰는 포스트-잇이 태어났어요.
🔎크게보기
R&R을 놓고 선배들과 후배들 간 견해차이가 큽니다. 선배들은 “그렇게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면, 어떻게 회사가 굴러가느냐”고 하지만, 후배들은 “명확하지 않다면, 공정하지 않다”고 여깁니다. 개인적으로는 조직이 크면 클수록 업무가 명확한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재들이 불만을 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조직이 경직화되는 것은 경계해야합니다. 꽉 막힌 조직은 더디게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조직 전체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창의적으로, 꿈틀대게 할지 다 같이 고민할 수 있는 공동체 정신 아닐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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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잡플래닛이 직장인이 어떤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 묻는 설문조사를 한적이 있었는데요. 1222명의 직장인 가운데 32%가 끌리는 회사의 조건으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좋고, 분위기도 좋은 회사'를 꼽았습니다. 반면 29.7%는 이직을 결심하게 하는 것은 '동료들이 하나같이 빌런일 때'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만큼 회사가 성장하고 내가 성장하는데 첫째 조건은 바로 동료 아닐까 합니다. 개똥벌레의 붓질이라는 책을 쓴 저자 E.A. 부치아네리는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 "지인은 그저 당신과 함께 즐거워 하려고만 하고, 좋게만 지내려는 이는 일이 잘 풀릴 때만 아첨하며, 진정한 친구는 당신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당신이 들어야 할 말을 과감히 해줍니다."
- "An acquaintance merely enjoys your company, a fair-weather companion flatters when all is well, a true friend has your best interests at heart and the pluck to tell you what you need to hear."
그만큼 진정한 동료, 진정한 친구야 말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합니다. 미라클레터는 언제나 독자님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길 다짐합니다. 힘찬 하루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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