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일지 몰라요.
안녕하세요, 두어 님!
읽고 실행하는 두어들을 위한 책 리드앤두 READ N DO입니다.
두어 님!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려니 더욱 반갑고 기쁩니다. 
리드앤두는 그동안 신나게 새 책을 만들고, 두잉레터 시즌2 준비에도 열심이었어요. 두어 님들도 각자의 여름을 맞이하셨겠지요?

두잉레터 시즌2는 ‘기록’이라는 주제로 돌아왔습니다. 각자 자리에서 나다운 방식으로 삶을 기록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해요. 가만가만 쌓인 기록들이 어떤 변화를 불러왔는지 읽다보면 그 힘을 실감할 수 있을 거예요. 내게 맞는 방식으로 '두잉'해볼 수 있도록 인터뷰이들의 기록 가이드도 소개합니다. 

오늘은 만나볼 분은 인스타그램에서 '라잇'이라는 이름으로 기록을 공유해온 송예원 님입니다. 현재는 기록인을 위한 브랜드 ‘라잇요라이프’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어요. 기록은 오래전부터 예원 님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고 해요. 매일 기록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예원 님을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어떻게 좋아하는 일로 사업을 꾸릴 수 있었는지 들어보았어요. 

예원 님이 운영하는 공간인 을지로 라이팅룸에서 만났는데요. 이야기를 듣는 내내 당장이라도 일기장을 펼치고 싶어졌답니다. 그럼, 인터뷰 읽으러 가볼까요?
▪️ [인터뷰] 일기로 나를 사랑하는 일_'라잇' 송예원 님
▪️ [오늘의 두잉] 7월의 월훈을 정해봐요
▪️ [리드앤두 소식] 나만의 뉴스레터를 만들고 싶나요?
일기로 나를 사랑하는 일_'라잇' 송예원 님

일기의 힘은 다시 읽어볼 때 생긴다

Q. 기록을 중심으로 자신을 소개해주세요.

기록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사람이에요. 제 기록 생활은 청소년기의 유학 생활에서 시작됩니다. 마음 털어놓을 곳이 없던 타지 생활 동안 빈 종이 위를 채우며 위로받았거든요. 그 후로는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두다보니 기록의 힘을 알게 되었고요. 또한 어떤 모습으로 살지 막막했던 취직 준비 시기도 기록하며 헤쳐나갈 수 있었어요. 그런 시간이 쌓여 지금은 기록인을 위한 브랜드 ‘라잇요라이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인스타그램에서 평소 다이어리에 남긴 기록을 공유하고 있어요. 과거부터 이어지는 게시글에서 예원 님만의 기록 특징이 드러나더라고요. 기록을 기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8년, 인스타그램이 막 유행하던 때였어요. 인스타그램에 뭘 올려보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평소 일기 쓰고 기록하는 걸 좋아하니까 이걸 주제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는 빈 페이지 위에 줄을 긋고 숫자를 써서 먼슬리페이지를 만드는 게 새로 시작하는 달을 맞이하는 저만의 의식이었어요. 직접 그린 달력 옆에 작은 액자를 그려서 ‘월훈’을 적어두고, 책이 꽂힌 책장을 그린 후 다 읽은 책이 생길 때마다 제목을 써넣기도 하고요. 손수 기록한 다이어리 페이지를 찍어서 인스타그램에서 보여주었는데 많이들 공감을 해주셨어요. 저만의 기록 스타일을 반영한 제품도 만들어볼 수 있었고요. 그 응원에 힘입어 저만의 기록 스타일을 반영한 제품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예원 님이 채워온 일기장들
Q. 기록에는 주로 어떤 내용이 담기나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일기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에요. 그 말에는 나를 충분히 사랑하지 못했다는 전제가 포함되어 있죠. 날마다의 생각과 감정을 남겨두면서 저 자신에 대해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되며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기록의 힘은 천천히 발휘되기에 예전 기록을 꼭 다시 읽어봐야 해요. 좋을 때의 기록은 당시 행복했던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주어 힘이 나고, 힘들 때의 기록은 지나고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요. 지금 계속 기록하는 이유도 미래의 나를 위해서예요. 나중에 볼 게 없으면 안 되니까요.
예전 기록을 다시 읽어본 적이 있나요?
Q. ‘새 다이어리를 사면 새 집으로 이사하는 것 같고, 집이 하나 더 느는 기분’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벌써 집이 수십 채겠는데요?

얼마 전 라잇요라이프의 팝업 전시를 준비하며 과거에 썼던 다이어리를 다시 꺼내봤어요. 스무 권 정도가 나왔는데, 어떤 집은 탄탄한 벽돌집이지만 초가집처럼 성글게 지어진 집도 있었죠. 그래도 모아보니 그간의 변천사가 한눈에 보였어요. 앞서 말한 과거 기록을 다시 읽어볼 때의 효과를 톡톡히 느낀 거죠. 특히 고민이 많을 때 남긴 기록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상황에서도 결국에는 해결 지점을 찾아가는 모습이 보여서 스스로가 대견하더라고요. 어떤 힘든 일도 결국엔 모두 다 지나간다는 것도 새삼 느꼈고요.

Q. 그동안의 다이어리를 보니 기록 방법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던가요?


대학생 때는 다이어리 위에 그림을 그리고 스티커를 붙여서 꾸미는 걸 좋아했는데, 최근의 기록을 보면 대부분 글만 남아 있어요. 어떨 때는 정말 날아가는 글씨로 쓰기도 하고요. 좋은 글귀나 생각을 마주하면 잊을세라 빠르게 적어두거든요. 평소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이어리의 페이지를 찢기도 했던 분이 제 기록을 보며 강박이 해소되는 거 같다고 하신 적이 있었어요. 기록의 본질은 순간을 잡아두는 데에 있잖아요. 편하게 낙서하듯 써도 괜찮다고 전해주고 싶어요.
예쁘게 정리하기보다, 지금의 상태를 기록하기
TIP. 예원 님의 기록 가이드
  • 그때그때 솔직한 감정을: 기쁘면 기쁘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써두어야 있는 그대로의 나를 품어줄 수 있어요.
  • 예쁘게 기록하지 않아도 좋아요: 기록의 본질은 1순위가 내용! 생각과 감정이 사라지기 전에 일단 적어야 해요.
  • 옛날 기록 다시 읽어보기: 오늘의 기록은 미래를 위한 선물! '그땐 그랬구나' '지나고 보니 별일 아니었네?' 하며 회고할 때 기록의 진정함 힘이 발휘돼요.

어쩌다 기록 브랜드 사장

Q.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었던 기록 생활이 사업으로 확장된 계기가 궁금해요.


졸업을 앞두고 주변 친구들은 치열하게 취업 준비를 하는데, 저는 스스로 뭘 잘하는 사람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부터 찾아야 할 거 같더라고요. 좋아하는 분야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걸 찾다가 원형 스티커 위에 네임펜으로 귀여운 표정을 그려 넣어서 한 장에 천 원씩 판매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교류하던 분들을 시작으로 많은 사람이 구매를 해주신 덕에 업체에 인쇄를 맡겨 정식 제작을 하게 되었고요.

스티커 다음에는 메모지, 작은 것부터 만들어가던 중 대학교 창업 지원 센터의 지원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작은 사무실과 제작비용도 마련할 수 있었어요. 열심히 했지만 직업으로 삼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졸업과 동시에 코로나가 터졌어요. 취업이 더 어려워지는 바람에 또다시 방 안에서 일기를 쓰며 앞날을 고민하다가, 이왕 이렇게 된 거 기록 제품 만드는 일을 조금 더 해봐야겠다 싶어서 라잇요라이프를 열었어요.

Q. 좋아하는 일이 직업으로 연결된 기쁨이 정말 클 거 같아요.


‘이 다이어리에 1년을 다 기록했어요’ ‘처음 기록해봐요’ ‘기록이 재밌어졌어요’ 등 라잇요라이프와 함께 기록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 뿌듯해요. 브랜드를 운영하는 식구가 늘며 할 수 있는 일의 폭도 넓어졌고요. 라잇요라이프 덕분에  혼자서 느끼던 기록의 기쁨과 가치를 널리 전할 수 있게 되었어요.

Q. 작년에는 기록을 위한 오프라인 공간도 오픈했어요.


을지로의 ‘라이팅룸’은 혼자만의 기록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에요. 손으로 쓰는 감각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는 사용할 수 없고, 핸드폰도 책상 아래 작은 서랍에 보관해두시게 해요. 속마음 털어놓는 걸 어려워하는 분들을 위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질문도 무작위로 골라서 전해드리고요. 상권과 수요조사 없이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시작했는데, 많은 분이 찾아와주셨어요. 다들 생각에 진지하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걸 느꼈고요.
내게 집중할 수 있는 기록 공간, 라이팅룸

기록 생활 보장하여 행복지수 높이기

Q. 평소의 기록 루틴이 있나요?

정해둔 때가 따로 있지는 않고, 출근하기 전 아침 시간에 혼자 카페에서 다이어리 정리하는 걸 좋아해요. 그 시간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서 하루의 만족도가 달라지고요. 행복을 위한 조건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지금 제 기준으로는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마음에 드는 공간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만 있어도 충분하다 싶어요.
Q. 최근에는 팝업 전시 준비로 바쁘셨죠. 체력이 떨어지거나 지칠 때는 기록 생활을 어떻게 유지하나요?

힘들면 그냥 힘들다고 써요. 팝업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사용한 노트가 있는데, ‘힘들다’ ‘몸살 기운이 올라온다’ ‘충전이 필요하다’ 등 날것의 말들이 잔뜩 적혀 있어요. 종이 위에 하소연하는 거죠. 힘이 들면 의지하는 사람에게 칭얼거리고 싶잖아요. 하지만 너무 자주 그러기에는 조심스럽죠. 종이는 제가 어떤 말을 하든 다 받아주니까 그 위에 털어놓게 되는 거 같아요.
Q. 예원 님처럼 기록으로 자신을 찾아나서보고 싶은 초심자가 있다면, 어떤 조언을 남겨주시겠어요?

좋아하는 주제로 명확한 카테고리를 정하면 기록이 쌓이는 게 더 잘 보일 거예요. 기록하는 형식과 방법에는 정해진 답이 없어요. 사람마다 MBTI가 다르듯이 자신에게 맞는 기록방식도 다 다르거든요. 라잇요라이프 팀원 중에도 저처럼 페이지도 막 뛰어넘으며 무작위로 쓰는 게 편한 사람도 있고, 비뚤게 그어진 줄이나 잘못 쓴 글자를 그냥 넘기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플랫폼 역시 자신이 하고 싶은 기록 형태에 따라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어디든 상관없어요. 일상을 남기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일단 편하게 시작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라이팅룸에서의 예원 님
기록의 기쁨도 나누면 배가 된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살펴본 인스타그램 속 예원 님의 기록 성장기가 흥미로워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어버렸답니다. 어느 순간 기록을 주제로 사람들과 소통을 시작하더라고요. 라이브 방송을 통해 각자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제작할 제품에 대한 수요조사도 하고요. 

예원 님의 기록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매달 1일 ‘월훈’ 정하기 의식도 4년째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었어요. 우선 인스타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기능을 통해 사람들의 월훈을 제보받아요. 그리고 예원 님이 각자의 목표에 도움이 될 글귀, 장면, 노래 등을 발견하면 다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하고요. 답장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힘이 돼서 배경 화면으로 해놨다’와 말을 들으면 너무 기쁘대요. 

예원 님이 취미 생활이었던 기록으로 업도 개척할 수 있었던 비결은 나누는 기쁨을 오롯이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오늘의 두잉] 7월의 월훈 정하기!
  • 6월을 마무리하며, 조금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떠올려봅니다.
  • 7월에는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지 생각해봐요. 사소하더라도 오히려 좋아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니까요.
  • #오늘의두잉 태그와 함께, 7월 한 달의 밑그림이 될 월훈을 함께 공유해볼까요?
인터뷰어 박근영
살피는 마음으로 요청서를 보내고, 질문지를 구성하고, 인터뷰이를 만나고, 기사를 쓰는, 세심한 인터뷰어가 되고자 합니다. 
수 년째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글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제 이야기를 남기는 일에는 소홀했어요. 두잉레터 시즌 2를 통해 다양한 기록자를 만나며 기록의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도 두어 님들과 함께 자기만의 기록 방법과 습관을 찾고, 기록으로 일상에 밀도를 더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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