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소개한 필환경이라는 단어 기억하시나요? 2020년의 트렌드 중 하나인 필환경은 친환경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 기업이 친환경을 택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친환경을 바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에요. 우리나라의 베지테리언 인구는 15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해요. 게다가 베지테리언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속가능한 소비를 추구하는 인구는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고객과 직접 맞닿는 업계에서는 규모를 가리지 않고 친환경과 손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탄소 종이를 생산하는 무림페이퍼는 수용성 코팅제를 사용해 2~5개월 안에 분해되는 생분해 종이컵을 개발했고, 크린랲은 사탕수수 추출 원료로 자사의 크린백, 크린장갑 등을 추가로 선보였어요. 변화된 공정 덕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최대 35% 정도 줄었다고 해요. 나아가 100% 분해되는 생분해 비닐의 상용화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레터에 다 쓰기 어려울 정도로 친환경과 가까워 보이지 않던 기업들이 계속해서 친환경으로 빠른 변화를 보여주고 있어요. 환경오염으로 기후위기가 전세계적으로 두드러지는 요즘, 베베는 이와 같은 변화를 보며 물개박수를 치는 중! (🦭🦭)

초록색만 덧칠한다고 친환경 제품이 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기업의 친환경이 꼭 괜찮은 일이기만 한 걸까요? 친환경 마케팅은 모두 마음 편히 믿어도 되는 걸까요? 친환경을 컨셉으로 내걸고 있지만, 조금만 자세히 따져보면 친환경과 거리가 먼 기업들이 있어요. 겉보기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거나 다른 자연적인 노력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전과 크게 다를 바 없거나 오히려 자연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거든요. 이런 기업들은 오로지 ‘친환경’이라는 단어를 회사에 덧씌우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되어 있어요. 

유명 카페에서 간간히 보이는 프리미엄 생수, 피지 워터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겉으로만 보면 피지의 맑은 자연을 담은 순수한 제품 같지만, 실상은 정반대에요. 피지의 맑고 깨끗한 물을 담았지만, 제작 과정에서의 환경 오염과 비윤리성이 상당한 축에 속하거든요. 피지는 이러한 리스크를 개선하기 위해 한동안 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오히려 소비자의 더 큰 반감을 사는 등 역효과를 낳았어요.  

가장 문제시되는 건 피지 워터를 운송할 때 배출하는 탄소에요. 피지 워터의 원산지인 피지는 뉴질랜드 옆에 있는 섬나라인데요. 어느 대륙으로 수출하든지 이동 거리가 먼 탓에 ‘가장 멀리 여행하는 생수(Most Traveled Water)’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어요. 피지 워터는 필연적으로 비행기로 운송하는데, 이때 배출되는 탄소의 양이 어마어마해요. 피지 워터는 탄소를 배출하는 것 이상으로 탄소를 줄이겠다는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정책도 들고나왔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과대광고에 가깝다는 사실이 들통나기도 했어요. 피지에 나무를 심겠다는 공약조차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거든요. 

게다가 비윤리적인 경영 방침까지 문제가 되었죠. 피지 워터가 피지의 물을 뽑아서 파는 와중에도 피지 주민들의 12%는 깨끗한 물을 이용하지 못했으며, 피지가 피지 워터의 세금을 올리려고 하자 공장의 문을 닫아 버리고, 노동자를 해고까지 한 적이 있거든요.

현재 피지 워터는 그린워싱 스터디케이스의 교본이 되었을 정도...! (출처 : FIJI WATER)  

이렇게 친환경이지 않은 자신들의 문제점을 그린마케팅으로 감추는 걸 그린워싱, 우리말로 옮기면 위장환경주의라고 해요. 그리고 그린워싱을 하는 기업은 비단 외국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우리나라에도 있어요. 미세 플라스틱의 주범으로 꼽히는 폴리에스터로 가방 등을 만들고 “이 제품을 사면 환경을 지키고 자원 낭비를 아낄 수 있다” 라고 홍보하는 곳이 꽤 많거든요. 심지어 친환경 제품이라고 하면서도 제품을 쓸 수 없게 됐을 때 폐기하거나 재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를 안내해주지 않아요. 이런 제품에는 친환경이라는 말을 붙이기 아쉽고 또 아쉬운 게 사실이에요. 

베베는 친환경 마케팅에 호의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런 기업을 볼 때마다 자꾸 의구심이 들어요. 지금 당장의 필환경 이미지메이킹을 위해 친환경을 소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을 바라보는 기업이 많이 생기길 바래요. 환경을 아끼고 싶은 소비자의 마음을 악용하는 기업들! 속지 않기 위해서 베베는 앞으로 더 바쁘게 움직여보려고 합니다 🐳 

주인공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비건 정크 푸드 바(VJFB)에요. 소위 말하는 정크푸드를 식물성 원재료로만 만들어서 파는 곳이라고 해요. 그래서 이 곳에서는 햄버거부터 시작해 샌드위치, 감자 튀김, 나쵸, 맥주, 칵테일 등 패스트푸드 같은 느낌의 음식을 채식으로 마음 껏 먹어볼 수 있어요.  

앞서 말한 것처럼 채식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어요. 그런데 왜 이곳은 굳이 정크푸드의 컨셉을 차용하여 음식을 파는 걸까요? 비건정크푸드바는 음식을 먹는 사람은 물론, 동물과 자연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지만, 정크푸드가 주는 즐거움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해요. 그렇게 탄생한 게 정크푸드로 하는 채식인 셈이죠! 

식물성 재료로 정크푸드를 먹는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인스타그램에 올려도 좋을만큼 재미있는 비쥬얼. 이런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덕분에 비건정크푸드바는 해외의 베지테리언 전문 매체에 여러번 소개될 만큼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요. 이런 인기 덕분일까요? 현재는 네덜란드에 6개 지점을 오픈했고, 식물성 아이스크림만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전문점도 영업을 시작했어요. 앞으로는 앞으로는 해외 진출도 노린다고 해요.

베베레터에서 여러차례 소개한 적이 있는 베지테리언 전문 쇼핑몰, 비밀샵도 좋은 선택지에요. 베지푸드가 냉동이나 레토르트 식품에 조금 더 주안점을 둔 곳이라면, 비밀샵은 보다 폭 넓은 종류의 베지테리언 음식을 취급해요. 유기농 통밀 스파게티, 파스타 소스를 비롯해 오틀리 같은 대체 유제품, 식물성 과자, 간편식 등을 두루 구매할 수 있어요. 인기가 상승 중인 대체 육류 비욘드미트, 언리미트도 만나볼 수 있어요. 

물론 이런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것 외에도 채식의 형태는 다양해요. 흔하지는 않지만 사찰 음식을 컨셉으로 운영하는 채식 전문 식당이나 채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채식 부페도 있고, 일부 개인 레스토랑에서는 판매 음식을 베지테리언 또는 비건 옵션으로 판매하기도 하거든요. 물론 해외의 비건 정크 푸드 같은 컨셉도 우리나라에서 만나게 된다면 꽤 재미있을 것 같아요. 다양한 채식 옵션은 언제나 대환영인걸요! 

베리베지 인스타그램을 자주 보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베베가 올렸던 단신을 모아 보내드려요. 작고 사소해서 더 소중한 뉴스! 8월의 네 번째 베리스몰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