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프리드킨이란 이름은 약간 생소할수도 있지만 <엑소시스트>(1973)의 감독이라고 말하면 다들 익숙하실 것입니다. 그 영화가 프리드킨의 대표작이 되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는것은 사실입니다만 프리드킨을 단순히 <엑소시스트>(1973)의 감독으로만 생각하고 넘어간다면 그의 필모그래피에 있는 다른 보석같은 영화들을 놓치게 될것입니다. <소서러>(1977), <리브 앤 다이>(1985), <광란자>(1980), 그리고 오늘 소개할 <프렌치 커넥션>(1971)까지 프리드킨의 필모그래피에는 정말 <엑소시스트>(1973)만큼이나 훌륭한 영화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사실 극장에서 얼마전 정말 재밌게 봤었던 <소서러>(1977)를 오늘 소개하고 싶었지만 OTT에서는 감상이 불가해서...😥구독자님 <소서러>(1971)를 볼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특이하게도 프리드킨은 그와 동시대에 커리어를 시작하였던 당시의 다른 감독들인 스필버그나 조지 루카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와 같은 감독들과는 달리 대학교에서 정식적으로 영화연출을 배운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가지 않고 TV 방송국의 우편실에서 일을 시작하여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나간 사람이었습니다. 비교를 하자면 이전 세대 감독들이 커리어를 시작했던 방식과 더 비슷했죠. 프리드킨은 약 2년동안 우편실에서 일하다가 TV쇼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고 사형선고를 받은 억울한 수감자에 대해 그가 만든 다큐멘터리는 그 파급력으로 인해 수감자가 풀려나기도 하였습니다. 비유가 아니라 정말 말그대로 영화가 사람을 살리게 되었고 프리드킨은 영화라는 매체의 힘을 느꼈다고 합니다.
프리드킨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것으로 커리어를 시작한만큼 극영화를 만들어도 마치 보는 관객이 정말 다큐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연출을 하였습니다. 리얼리티를 추구하였던 그는 실제 촬영을 할때에도 테이크를 두번 이상 가는것을 좋아하지 않고 배우들에게 리허설을 하자고 한 다음 해당 리허설을 촬영하여 그대로 영화속에서 사용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완벽주의자로 유명했던 스탠리 큐브릭 같은 감독이 완벽한 컷을 위해 몇십번씩 똑같은 장면을 촬영했던것과 달리 프리드킨은 자연스러움에 더 포커스를 맞춘 감독이었습니다. 실제로 한 영화 촬영때는 차 유리창에 카메라 스태프가 보여서 촬영감독이 다시 찍자고 했는데 프리드킨이 거절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리얼리티를 추구한만큼 배우들에게서 자신이 원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그들을 바람직하지 못한 방식으로 대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배우들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같이 일하기엔 조금은 부담되는 감독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늘 소개할 <프렌치 커넥션>(1971)은 프리드킨의 출세작으로 해당 영화 또한 다큐멘터리적인 연출로 많은 호평을 받았었던 영화입니다. (참고로 이러한 연출은 코스타 가브라스의 <Z>(1969)의 다큐멘터리적 연출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