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20, 2019

Q. 다음 중 누가 더 힘이 들까요? A. 벨트에 배가 눌린 고슴이 B. 그 벨트. 오늘은 자치경찰제 도입, 의료 대마 허용, 제주도 녹지병원 소송 등의 이슈를 다루었습니다. 오늘은 국내의 굵직한 이슈들이 많이 소개되었네요. 어떤 이슈가 가장 재밌었는지 메일 하단의 버튼을 통해 알려주시면 다음 뉴스레터에 반영해볼게요. 눈이 많이 오던데, 뉴니커님들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 킴👩 
#1. 내 부산경찰이다👮‍♀️
9월부터 서울을 포함한 5개 시·도에서 ‘자치경찰제'가 시범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래요.

자치경찰? NYPD(뉴욕경찰)같은 건가?
맞아요. 한국에선 ‘서울경찰', ‘부산경찰'이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않죠. 지금까지 경찰청장이 모든 지방경찰청을 지휘하는 국가경찰제🏢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지자체가 독립적으로 ‘자치경찰본부’를 두어 지방경찰을 운영해요.
국가경찰 중 약 36%인 4만3000명이 단계적으로 자치경찰로 전환될 계획이래요. 자치경찰은 주민밀착형 업무(생활 안전, 여성 청소년, 교통 등)부터 넘겨받는다고.

자치경찰 생기면 뭐가 좋아?
정부가 강조하는 자치경찰제👮의 장점은 세 가지:
  • 경찰청장부터 내려오는 수직적인 권력이 지방으로 분산된다.
  • 정부한테서 멀어지니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도 쉬워진다.
  • 지역의 현실에 맞는 자율적인 치안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우려도 있지요:
  • 자치경찰과 국가경찰의 수사 범위가 나뉘며 범위가 애매한 사건들의 수사가 어려워진다.
  • 정부랑은 멀어졌지만, 오히려 지방 권력과 유착될 수도..
  • 지역의 재정 형편에 따라 지역마다 치안 수준이 달라질 수도 있다.

내 일상생활에도 변화가 생길까?
흥미롭게도 자치경찰을 찬성하는 측도, 우려하는 측도 강조하는 근거는 바로 우리의 ‘치안.’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면 우리 지역을 잘 이해하는 경찰이 가까이 있을 수 있지만, 지역마다 경찰이 따로 운영되면서 사는 곳마다 우리가 느끼는 치안의 정도도 달라질 수 있어요.
정부는 2021년까지 전국에 자치경찰제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는데,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보완되고 확대되는지 두고 봐야 할 것 같아요.

+ “더 조각조각! 더!” - 어제도 검찰청장이 자치경찰제를 더 제대로 도입하라는 입장을 내놨어요. 왜 검찰이 자치경찰제에 왜 관심을 두냐고요? 이유는 검경수사권 조정(뉴닉이 곧 다뤄볼게요). 요즘의 사법 개혁 과정에서, 검찰이 가졌던 ‘수사권’을 경찰에게 얼마만큼 떼어줄 것인지 신경전 중이거든요. 검찰은 “경찰에 수사권을 나눠주더라도, 경찰 권력이 ‘공룡’처럼 비대해지면 곤란하니 지방으로 꼭 조각조각 내자”는 입장.

+ 경찰 수뇌부는 자치경찰제👮 도입에 앞서는 중이지만, 국가직에서 갑자기 지방직으로 소속이 바뀌는 경찰관들은 정작 기분이 묘한 상황😯. 지난해에도 자치경찰에 대한 계획이 발표되자 자치경찰이 시행될 도시/부서에서 다른 곳으로 가려는 움직임이 많았다고.

+ 우리나라에서 자치경찰제 도입이 처음은 아닙니다. 제주도에는 이미 자치경찰이 있거든요

#2. 한국에서도 420*?🤭
  *420: 대마를 뜻하는 은어로, ‘포-트웬티(four-twenty)’라고 읽어요. 
다음 달부터 우리나라에도 대마.. 성분이 들어간 의약품🌱이 들어와요. 단, 해외에서 허가했고, 자가치료용이어야 해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대마 수·출입뿐만 아니라 제조, 매매도 모두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대마에 들어있는 칸나비디올(CBD) 성분을 포함한 의료품도 불법으로 여겨졌던 것. 지금까지 CBD 오일을 단순한 치료 목적으로 반입했다가 검찰 조사를 받는 환자와 가족들 사례도 있었고요.
그러나 CBD 오일은 환각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의학적 효능(불안증과 염증, 통증 완화)도 있다는 것이 입증되어 왔어요. 최근 세계 곳곳(캐나다와 이스라엘, 중국 등)에서 의료용 대마 합법화가 이루어지는 추세인 데다, 일부 국민들의 강력한 요구-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희귀·난치병 환자 개인, 가족, 단체 등-에 따라 식약처는 자가치료용 대마 의약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고(마약법 개정안), 대마 단속 48년 만에 마약 의약품이 한국에 들어오게 된 겁니다.

+ CBD 사용은 가능해졌지만, 모든 종류의 의료용 대마를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해외에서 허가되어 시판 중인 4가지 종류만 가능해요. 해외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것은 여전히 사용 불가! 자가치료용으로 수입하기 위해서는 식약처에 서류를 제출하고 심사를 거쳐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받아야 해요. 

+ 420은 캘리포니아의 학생들이 대마초를 피우기 위해 4시 20분에 만나자고 한 것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4월 20일을 대마 기념일로 여기며 이날 축제가 벌어지기도 해요. 심지어 2018년 10월 캐나다에서는 기호용 대마 사용도 합법화되었죠!

+ (저는 또 늦었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기대감으로 ‘대마 관련주’가 강세였다고. 📈
#3. 병원을 못 가🏥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제주도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어요. 이유는 ‘내국인 환자도 진료하게 해달라’는 것. 원래 녹지국제병원은 설립될 때부터 외국인 전용으로 지어졌었거든요.

왜 한국 사람들은 그 병원에 못 가?🤷‍♂️
녹지국제병원이 투자를 받은 영리병원이라 그래요. 문제는 우리나라가 원칙적으로* 영리병원을 금지하고 있었다는 사실. 법에 따라 모든 병원은 비영리법인으로 세워져야 했고, 외부 투자를 받거나 수익금을 외부로 돌릴 수 없었습니다. 병원 운영으로 이익이 생겨도 의료기기 구매, 인건비 지급, 연구 목적 등으로만 사용할 수 있었죠.
그런데 녹지국제병원은 1) 외국인 환자만 진료할 것, 그리고 2) 진료 과목도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로 한정할 것이라는 조건으로 예외적인 영리병원 허가를 받았고요.
*2006년, 외국인이 설립한 법인이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제주도에 외국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근거법(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 상황이야? 병원 문 닫나?
병원 허가가 취소되지 않으려면 3월 4일부터 진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하지만 녹지국제병원은 개원 준비를 하지 않고, 내국인 환자 진료를 보게 해 달라는 소송을 냈어요. 원희룡 제주지사는 원칙을 다시 강조하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여 법정 싸움은 길어질 것 같습니다.
  • 🏥녹지국제병원: 제주특별법에는 외국인 진료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게다가 의료법에도 병원은 환자 진료를 거부할 권리가 없고. 내국인 진료를 금지하는 법적 근거가 하나도 없는걸!
  • 🏝️제주도: 보건복지부가 내국인 진료를 금지하는 게 의료법 위반은 아니랬는데! 맞지? (단, 유권해석이어서 법적 구속력이 별로 없다는 문제가 있어요)
    시선을 피하는 복지부: 영리병원 최종 허가권은 제주도에 있는데?
+ 녹지국제병원이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 영리병원 논쟁
         🙆영리병원 찬성
  • 돈 많이 벌고 싶으면, 서비스 더 잘하지 않을까?
    비영리로 운영될 때 예산이 모자라 제공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입장. ex. 영국은 그동안 정부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거의 없었지만, 고령화와 설비 노후화가 함께 진행되면서 의료 비용이 크게 늘어나자 민간 병원 설립을 허용해줬다고. 재정적 부담이 줄어든 정부는 여유분을 공립 병원에 다시 투자해 의료의 질을 높이기도 했어요. 
  • 영리병원이 잘 되면 지역 경제도 좋은 거 아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09년, 영리병원이 약 1만~3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1조7000억 원~4조8180억 원의 경제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원희룡 제주지사: 녹지국제병원이 개원한다면 외국인들이 의료 관광을 위해 제주도를 찾고 경제가 살아날 것!

          🙅영리병원 반대
  • “병원에서까지… 양극화를 느껴야 해?” 영리병원은 수익을 위해 고급 서비스를 비싼 값에 제공할 거라는 예상. 결국 상대적으로 돈이 부족한 사람들은 영리병원에서 제공하는 진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의료 양극화가 발생할 것.
  • 의료 공공성이 훼손될지도...” 영리병원이 공공보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입장. 지금은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하는데, 건강보험과 손을 잡지 않는 영리병원이 생긴다면? 그리고 그들이 부자 맞춤형 고급 서비스를 제공해서 부자들이 건강보험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한다면? 또는 영리병원이 민간보험과 더 손을 잡는다면? 국민들이 건강보험에 가입할 이유가 점점 사라질 수도 있죠. 

+ 쏭🐾: 의료민영화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드라마 라이프를 추천합니다. 극적인 상황들이 자주 등장하지만, 그만큼 영리병원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좀 더 섬세하게 볼 수 있을지도.
5분 더 있다면 읽어볼 거리
⛏️ 두유 노우 강남ㅅ.. 아니 ho-mi?
현재 아마존(Amazon)에서 잘나가는 한국템을 소개해요.
  • “내가 만난 가장 완벽한 원예 도구”, “30도 휘어진 날은 미국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아마존에서는 호미 극찬 리뷰가 쏟아지는 중. 현재 가드닝 부문 탑10에 들었어요.
  • "코리안 밍크 벨벳 블랭킷": 어렸을 때 한 번씩 봤을 법한 극세사 담요는 재고 부족. 
  • “혁신적인 냄비”: 한 한식 요리 유튜버의 동영상에 등장한 돌솥은 작년에만 6천 개가 팔렸대요.

🚕카카오에서 타다로
한 달 전,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잠정적으로 중단되면서 택시업계와 카카오 사이의 갈등은 일단 잠잠해진 상태입니다. 그런데 지난주, 택시업계는 ‘타다’ 서비스가 불법이라며 검찰에 고발했어요. 그러나 ‘타다’는 서울시, 국토부에서 이미 합법 판단을 받은 서비스라며, 무고와 업무방해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요.

#YourHairYourRight
이번 주부터 뉴욕에서는 공공장소, 학교, 회사에서 머리카락과 머리 스타일에 따른 차별이 금지됩니다. 개인의 인종, 민족, 문화적 정체성과 관련된 모든 머리 스타일, 특히 흑인의 머리카락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작년 뉴저지에서 한 흑인 고등학생 레슬링 선수는 경기 직전에 자신의 드레드록 머리를 잘라야 (영상) 했어요. 규정에 따라 덮개를 쓸 수 있었음에도, 심판은 머리를 자르거나 경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건은 “머리가 아니라 인종의 문제”라는 비판과 분노를 불러 일으켰고, 심판은 제명됐습니다. 이번 차별 금지 지침을 발표한 뉴욕 인권 위원회는 이렇게 말합니다.
“흑인의 자연적인 머리, 헤어스타일을 금지, 제한하는 것은 자주 백인의 기준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흑인의 헤어스타일이 ‘프로페셔널’하지 않다는 인종차별주의적 편견을 지속시킵니다.”

🕶️검은 정장과 말꼬리 머리, 그리고 선글라스를 쓴 그 남자
샤넬의 전설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가 향년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현장에서 죽고 싶다. 마치 코코 샤넬처럼"이라고 2015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죽기 직전까지도 목요일에 열릴 패션 위크를 위한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루이뷔통모에헤네시 그룹)은 “우리는 파리를 전 세계의 패션 수도로 만들고 펜디를 가장 혁신적인 브랜드로 일군 창의적인 천재를 잃었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어요. 

🚢스텔라 데이지호 블랙박스 발견
어제 스텔라 데이지호의 블랙박스가 발견되었어요. 스텔라 데이지 호는 2017년 3월 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당한 선박. 선원 24명 중 2명은 구조되었지만, 나머지 22명은 실종된 사고였어요. 실종 선원 가족들은 침몰한 원인을 밝히고 실종자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선박이 침몰한 곳의 수색을 정부에 요구해왔는데요. 사고 후 2년이 지난 올해 2월에야 밝혀진 침몰 원인은 영업 손실을 우려해 제때 선박을 수리하지 않고 무리하게 짐을 쌓은 것. 한 실종 선원의 가족은 이 사건을 포기할 수 없던 이유가 스텔라 데이지호처럼 개조되어 위험하게 운항 중인 선박이 27척이나 더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어요.

👨‍⚖️👩‍⚖️첫 비폭력·평화주의 등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작년 11월,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해선 안 된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 100여 건의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 무죄가 선고되었는데요. 그동안은 모두 ‘종교적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와 관련된 판결이었어요. 그런데 지난 14일, 법원에서 처음으로 종교적 이유가 아닌 ‘비폭력·평화주의 등의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했습니다. 그동안 국방부 등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종교적 문제로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이번 판결로 법원은 양심을 종교적 이유에만 한정시키지 않았다는 해석입니다.
 
[정정] 
지난 레터(Feb 18. #3)에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었습니다. “집값이 너무 오른다: 실제로 아마존 본사 유치가 확정된 지난 11월부터 3개월간, 롱아일랜드시티 인근 퀸스 지역의 주택 가격이 181%나 올랐다고.”
‘주택 가격이 181%’ 오른 것이 아니라 ‘주택 거래량이 181%’ 오른 것이 맞습니다. 이 점을 정정합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킴👩, 쏭🐾, 기멩🐬, 수민😺, 빈👦이 쓰고 양수👧가 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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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전할지 모르겠다고요? 다들 그러길래... 만들었어요. 뉴닉 컨닝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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