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와 바그너 음악이 문학, 회화, 연극, 철학, 정치에 얼마나 촘촘히 스며들어 있는지를 방대한 자료와 이야기로 밝혀나가는 책 『바그너주의: 그 현상과 여파로부터』(가제)를 편집 중입니다. 바그너를 덕질한 문인, 예술인, 철학자, 영화감독 등이 어찌나 많은지, 사실상 그들의 덕질 문화사 책이라 할 수도요. 전체 분량은 약 1000쪽 예상합니다.
바그너 찐덕후라 할 만한 니체나 보들레르, 토마스 만, T. S. 엘리엇, 히틀러 등에 더 관심을 둬야 할 텐데, 저는 오리배에 밑줄을 긋고 있습니다. 그 오리배? 네, 그 오리배요.
덕질도 한 걸음부터, 저는 오리배에서 시작하려고요. 같이 하실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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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는 잘 모르지만요,
🌱죽순
1️⃣ 오리배는 타봤지
오리배 전에 스완 보트가 있고, 스완 보트는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속 성배 기사가 타고 다니던 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합니다. 하찮은 오리배에 숨겨진 성스럽고 귀여운 이야기. Holy~ 🦢🦢🦢
T. S. 엘리엇이 바그너의 계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가장 큰 공연은 1908 년 4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순회공연이다. […] 다음 해, 엘리엇의 동급생 해니얼 롱은 보스턴시 전체가 “바그너에 미쳤다”라고 일기에 썼다. 결국 이 도시의 공원 호수에 백조 모양의 배가 생길 정도였다. (지금도 여전히 흥행 중인 이 사업은 19세기 한 기업가가 《로엔그린》을 보고 주인공이 즐겨 타던 교통수단을 되살려보기로 결심하면서 만들어졌다.)
— 『바그너주의』 12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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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배, 보스턴 퍼블릭 가든의 스완 보트, 성배 기사의 배를 모는 백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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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결혼행진곡은 쳐봤지
요즘은 대체로 팝을 트는 듯하지만, 전통적으로 신부가 입장할 때 깔던 그 곡. 따안 따-따 따안~ 따안 따-따 따안~ 밀레니얼 세대라면 피아노 배우는 조카로서 삼촌, 이모 결혼식에서 한번쯤 쳐봤던!🎹 《로엔그린》의 〈신부 합창〉이 출처 되겠습니다.
지난 한 세기 반 동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여성들이 ‘결혼행진곡’으로 알려진 《로엔그린》의 〈신부 합창〉 반주에 맞추어 예식장 통로를 걸었다. 이 관습은 다소 이상하다. 왜냐하면 원래의 문맥에서 이 음악은 파국의 전주곡이기 때문이다. 바그너의 세계에서 결혼은 뒤끝이 안 좋은 경향이 있는데, 《로엔그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 『바그너주의』 12장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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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내 등에 칼 꽂기만 해봐!
이 말도 바그너한테서 왔다고??? (아님. 중세 서사시 니벨룽의 노래가 원출처임. 근데 바그너가 니벨룽의 노래로 《신들의 황혼》을 만듦. 《신들의 황혼》 영향력이 🐶컸던 것임.)
《신들의 황혼》의 무대 지시문에는 “그가 지크프리트의 등에 창을 찌른다”라고 되어 있다. […] 여기서 나온 표현인 ‘등에 칼을 꽂다’는 친구처럼 보이는 사람의 배신을 의미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 『바그너주의』 10장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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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싱어롱은 막을 수 없다
노래가 좋으면, 싱어롱은 본능인가 봅니다. 100년 전 오페라 싱어롱 분위기 궁금.😏
1925년, 한 공고문은 《명가수》의 마지막에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고, 작품의 한 구절이 그 메시지를 강조했다. “여기서는 예술이 중요하다”(Hier gilt’s der Kunst).
— 『바그너주의』 13장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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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엔 명가수가 많았던 걸까요. 무슨 수로 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는 건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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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진정한 덕후는 아프다
사랑하다 못해 앓는 레닌.ㅋㅋㅋ
바그너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소비에트 계층의 최상부까지 도달했다. 작곡가를 높이 평가하는 가정에서 자란 블라디미르 레닌은 평범한 바그너 애호가였다. […] 그를 압도하곤 했던 극적 효과에 감동받았다. “그는 바그너를 매우 좋아했다”라고 레닌의 부인 나데즈다 크룹스카야는 회상했다. “하지만 보통 1막이 끝나면 거의 아픈 상태로 자리를 떠났다.”
— 『바그너주의』 11장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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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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