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영원한 건 없다는 말
결에게,

안녕 결, 민경이야.

오늘은 독서실에서 이 편지를 쓰고 있어, 엄마가 서울에 놀러 왔거든.

엄마랑 있으면 수다 떨고 싶어질 것 같고, 또 너에게 집중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이곳에 왔어.


결, 혹시 길 잘 찾아? 나는 공간에 약하거든, 길치인 건 기본이고 지도 자체를 이해하는 데도 오래 걸려. 아까 독서실 들어오는데 키오스크 화면에 자리를 선택하라고 도면이 뜨는 거야. 근데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어서 한참을 서 있었어. 그런 나를 보곤 관리자분이 오셔서 자리를 설명해 주시고 결제도 도와주셨지. 그 모든 과정에 다정이 한두 스푼씩 함께 건네져 왔는데, 그 덕에 이 낯선 공간이 나는 벌써 편해.


낯선 것들이 편해지는 순간 너는 어때? 나는 대체로 안심을 했던 것 같아. 수업 시간에 배운 어려운 개념들이 (다행스럽게 시험 전에) 이해가 될 때, 자전거 균형 잡는 법이 몸에 익을 때, 네이버 길 찾기를 하지 않아도 어떤 길을 찾아갈 수 있게 될 때, 어떤 사람의 농담과 진담을 구분할 수 있게 될 때, 어떤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을 때. 나는 마음이 놓이고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무언가를 만나게 되기도 하는 것 같아. 익숙함을 든든한 지지대로 삼고 또 다른 모험을 떠나는 거지.


우리 동네에는 내 단골 카페가 있어. 처음 이 동네로 이사 왔을 때 마음 붙일 공간이 없었거든. 그런데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멋진 꽃무늬 커튼으로 꽁꽁 가려진 어떤 가게를 발견하게 되었어. '곧 만나요'라고 적혀 있길래 개업 날짜를 기쁜 마음으로 기다렸지.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 카페를 내 아지트로 삼았어. (웃음) 크고 작은 식물들과 저마다의 사연이 깃든 물건들로 다채로운 공간이야. 그곳에서 글을 쓰고, 구움 과자들을 먹고, 미숫가루 크림라떼를 마시고, 사장님이랑 떠들고 웃고, 또 사장님께 위로도 많이 받았어. 그리고 지금은 카페 손님들과 독서모임도 하고 있지.


동네 사람들과 독서 모임을 하는 건 내 오랜 버킷리스트였어. 사람 모으기가 생각보다 어려워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이지. 하지만 이번 동네에서는 다정한 공간을 꾸려주신 사장님 덕에 그 공간을 함께 좋아하던 사람들과 연이 닿게 되었어. 아끼는 유리구슬처럼 그 모임을 대하자고 매번 다짐하는데 모임 때마다 성큼성큼 빠져들고 있어. 애초에 내가 손에 쥐고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던 것 같아. 벌써 모임을 시작한 지 반년이 되었어.


지난 토요일에 그 모임에 다녀왔어.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을 같이 읽었는데 세계적으로 부와 명예를 쌓은 '타이탄'들의 습관, 마음가짐, 행동 등을 엮은 책이야. 서로 인상 깊었던 부분을 이야기하는데 한 모임원분이 꼽은 부분이 참 좋아서 너에게도 말해주고 싶어.


"1분 동안 밤하늘을 쳐다보면 우리가 모두 같은 시간에, 같은 별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지구는 우리가 아는 한 생명이 존재하는 유일한 행성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별은 빛이 이곳에 도착하는 순간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우주에 관한 경외심을 선물할 때 우리의 불안과 두려움은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특히 죽음의 문턱에 놓인 사람들은 우주와 더 큰 교감을 한다. '아주 빠르고 짧은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멸한다는 것, 사라진다는 것은 불안이 아니라 아름다움 후에 남은 평화라는 걸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모임원분의 낭독을 들으며 언젠가 내가 썼던 문장을 떠올렸어.


'영원하지 못함에 데이는 일도 있었지, 하지만 이제는 위로받고'


영원하지 않음에 한없이 슬퍼하던 날들을 지나, 바로 그것에 위로를 받던 순간을 기억해.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던 때였어. 매일이 매일 돌아온다는 게 버겁고, 잠들지 못한 새벽을 어렵게 견디던 때였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그 새벽에 처음으로 '영원은 없다'라는 말에 위로를 받았지. 비슷한 맥락으로는 '망각은 축복'이라는 말을 고를 수 있을 것 같아. 영원하지 않음과 망각에는 슬픔과 위로가 공존하는 것 같아.


지금은 어떻냐고 누군가 물어온다면, 나는 '영원하지 않음'에 슬픔을 더 강하게 느낀다고 답할 것 같아. 하지만 언젠가처럼 거기에 푹 빠져 우울로 가기보다는 그 슬픔에 조금은 감사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그리워할 것이 생기는 게 좋은 일이라고 여기게 된 거지. 하지만 그 마음에 빠져 '현재'를 잃어버리는 일은 조심해야 할 것 같아. 망각에 대해서는 아직은 축복이라 생각하기 어려운 것 같아. 나는 나를 꼬박꼬박 기억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하지만 언젠가는 모든 걸 잊고 싶어지는 순간도 오겠지?


모임원들에게 이런 마음을 이야기하고 또 질문을 건네고 싶었어. 하지만 이야기가 너무 늘어질까 꾹 참았지. 나는 모임을 할 때 발화 시간이 고르게 돌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미 나는 말을 많이 한 상태였거든 (웃음) 그래도 언젠가는 물을 기회가 있을 거야.


이 질문은 너에게도 역시 건네고 싶은 질문이야.

지금의 너에게 '영원하지 않음'은 슬픔과 위로,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혹은 또 다른 무언가와 가까운지.

그리고 '망각은 축복'이라는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지 궁금해.


결, 날씨 좋다고 이야기하는 게 지칠 만큼 좋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어. 어느 날 눈 떠보면 아카시아가 펴 있고, 또 어느 날은 장미가, 또 다른 날은 버드나무가 무성해진 걸 목격하는 요즘이야. 이런 축복 같은, 축제 같은 날들 속에서 언제나 네가 안녕하길 바라.


다음 주에 또 반갑게 만나.



2022.05.15. 민경

추신. 언젠가 찍어둔 단골 카페 사진을 함께 보내:)
답장은 여기로 보내주면 돼,
보내준 답장은 우리 모두 볼 수 있다는 점 기억해줘.
모두들 너의 마음을 궁금해하고 있으니까.
#7-2. 지난주에 받은 답장을 나눌게,
마음속 비밀스러운, 안전한 공간에 대해 물었었어.
"나는 울까 말까 할 때는 우는 사람이야"

나는 공간은 따로 없어서 마음이 어려울때 어떻게 하는지 말해볼게

전에는 학생때는 마음이 힘들때 제철 꽃을 한단씩 샀거든? (금융치료와 오감치료 한번에 가능하거든) 하지만 직장인이 되고나서의 힘든 마음은 차원이 다르더라.. 회사 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 가족들과도 말이야..학생때는 막연한 불투명한 미래에 힘들었다면, 지금은 너무 또렷한 실체가 있는 문제들이라 그런가봐. 지친 몸도 플러스가 되어서인지 꽃을 사러갈 마음조차 들지 않더라구.

나는 울까 말까 할 때는 우는 사람이야..아이들이 울다가 지치면 잠들잖아? 나도 그런 것 같아. 소리로 눈물로 터져나온 후에 마음은 더 차분해져.. 때론 그 차분함이 좌절과 무기력일 때도 있어. 그래도 걷잡을 수 없는 슬픔과 분노에 휘청대고 날아다니는 것 보단 나은 것 같아. 쓰러져있더라도 그건 두발이 땅에 있는 것 같거든. 그래서 울것같을 때 혼자 있으면 울어버리곤 해.

이렇게 쓰니까 무슨 내가 눈물을 다스리는 사람같네 하지만 이미 예상 했겠지만 이런 사람들은 대개 눈물을 못참는다? ....어? 하고 보면 이미 울고있음ㅋㅋ울까말까 같은 나에게 선택권이 주어지는 상황은 정말 5번중에 1번정도 있는 일이야

그래도 이렇게 감정을 쏟고 난 뒤에, 문제가 해결되면 시간이 지났을때에 대개는 잘 잊혀져. 더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더라구.

p.s. 실은 월요일에 보자마자 썼는데, 몇번을 썼다 지웠어. 속상한 때가 자꾸 다시떠올라서 마음이 힘들더라구... 안보낼까하다 보내. 너의 정성과 따뜻한 편지에 대한 고마움에 조금이라도 보답이 되길 바라며.
"비밀은 배낭이야"

안녕~민경~~ 이번 주 편지 답장은 네 편지를 받자마자 쓰고 있어.
대부분의 경우 주말 저녁 늦게 보내었었는데 주말에 여행 계획이 있어서 미리 답장을 쓰고 있는 거야.
네가 언급한 노래는 나도 한 때 좋아했었지. 특히 마왕의 초대를 받은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해하며 알지도 못하는 그 상대를 질투하기도 했었지. 오늘 다시 들어보니 역시 몽환적인 배경음악과 싱어의 진솔한 목소리가 좋다.

지난 한 주의 안부를 물었구나. 네 말대로 행사도 많았고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긴 했는데 어수선하고 이제는 일상을 벗어나는 게 좀 힘이 들어.
너는 용케도 인파 북적이는 공간에서 고즈녁한 한 컷을 찍었네! 비밀스러운 공간이라니…마음 조이며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비밀의 정원’이라는 소설이 떠오른다. 나도 간절하게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했었는데 가족이 덜썩이는 집에서 늘 생활하다보니 공간은 고사하고 내 책상, 내 테이블 하나를 못 챙겼어. 단촐한 가족 출신이라면 너무나 부러워할 상황이었지만 나는 내내 불만이었지.

그런거 있잖아.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집, 내 방, 내 책상이 있어서 눈 감고도 어떤 물건이 어느 곳에 있는지 찾아 낼 수 있는 정리 정돈이 잘 된, 내 체취가 묻어 있는 공간을 가진 이들이 부러웠었지. 그런데 나는?
나의 희망과는 완전 다르게 잠자리조차도 일정하지 않아. 가령 겨울에는 난방비를 절약하기 위해 방을 공용으로 쓰고 여름에는 덥기 때문에 해가 덜 들어오는 시원한 방을 찾고 아들이나 딸 방을 쓰다가도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날이면 옷방으로 이동하기도 하지. 불만이냐고? 이제는 전혀 그렇지 않아. 나만의 솔루션을 터특했지. 비밀은 배낭이야.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는 배낭을 항상 메고 다녀. 외출할 때나 집 안에서 이 공간 저 공간을 이동할 때도. 그래서 배낭을 머리 맡에 두고 좌측으로 머리를 돌리고 왼쪽 옆구리를 따뜻하게, 다리 사이에 쿠션을 끼운 상태로 누우면 내가 어떤 공간에 있던지 아늑하고 행복해. 이동식 비밀공간이랄지. 내 마음의 공간이라면 엉뚱하게도 역시 공간이야.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때 나는 모로 누워 특정 공간을 떠올리며 어떻게 변화를 주면 좋을까 궁리를 하곤 해.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대감이 생겨. 덕분이 같이 사는 이가 몹시 혼란스럽지. 책상이 이 방 저 방, 일층 이층을 여사로이 오르내리거든. 내가 이렇게 공간의 변화를 즐기게 된 것은 나만의 공간을 갖지 못했던 불만의 표출이었는데 어느 결에 기분좋은 습관이 되었어.

공간이라니 한마디만 더 붙인다면 내가 정말 공간을 사랑하나봐. 내가 사진 찍은 사진을 보니 사람이 중심에 없고 공간을 많이 강조하더라구 무의식 중에. 새로 공부를 시작해야 할까봐. 건축학이나 실내 디자인 쪽으로. 가사가 좋으네 <너에게>라는 노래의, 나도 한 번 들어볼게.

다음 편지를 받을 즈음이면 훌쩍 오월의 중순이겠네. 두 번 오지 않을 이공이이년 오월을 즐~~겨~
"공허하고 황폐한 공간에서 오히려 마음의 안정과 여러 가지 영감을 얻는 것 같아요"

제 마음속에 공간이라... 우선 말씀하셨던 그러한 공간은 제 속에 있는 것 같긴 합니다. 그러한 공간을 만드는데 영향을 주었던 것을 정리해 보자면 2가지 정도 있는 것 같은데요.
첫째는 제가 가톨릭 신자로 하느님을 믿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작년부터 제가 세상을 바라보고 자기 자신을 대하는 자세를 바꿔주었던 스토아학파의 철학입니다.

저는 마음속에 공간이 필요할 때 항상 이 모든 것은 제 뜻이 아닌 하느님의 뜻대로 흘러가는 것이라 라는 생각과 스토아학파의 철학 내용중에 좋아하는 부분을 떠올리곤 합니다.
'저 사람에게서 벗어나게 해 주소서라고 기도하기 보다 저 사람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내게서 없어지게 해 주소서라고 기도하라. 다른 사람이 내 아이를 구해주소서 하라고 기도하기보다 나는 내 아이를 잃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내게서 없애주소서라고 기도하라. 너의 모든 기도를 그런 식으로 바꾸고 나서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주시해보라.'

ps. 여담이지만 저의 마음의 안식을 위해 찾은 물리적 공간은 갈대밭, 재개발 직전의 사람이 없는 낡은 아파트, 짓다만 공허한 건물들 입니다. 이상하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전 공허하고 황폐한 공간에서 오히려 마음의 안정과 여러 가지 영감을 얻는 것 같아요. 또한 그것들이 제 마음속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퇴근하는 30분 동안은 머릿 속이 아주 바쁘지"

흠.. 먼저 내 마음 속에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냐는 질문엔, 마음은 본래 비공개가 디폴트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떠올랐어. 마음은 그 자체가 하나의 비밀공간이라 그 속에서 또 다른 공간을 찾는다는 건 내가 나로부터 숨는다는 건데… 그건 가능한 일인가? 민경이 공간을 꾸리지 않았다기보다, 이미 민경의 마음이 그 공간일지도 몰라. 오늘 질문은 지난 번과 다른 의미로 어렵고 심오하다.

평소엔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읽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이번엔 질문을 나름대로 해석해서 답장을 써보려고 해. 어려운 마음을 흘려보내는 나만의 방법을 공유하는 것으로! 민경에게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 행위가 그 방법이라면, 나는 마음이 힘들 땐 내면의 나와 대화를 나누는 편이야. 요즘의 나는 ‘비폭력 대화’에 심취해 있는데, 타인과의 대화에도 도움이 되지만, 나 스스로를 우울에서 건져내기에도 좋은 방법이라 간단히 소개해볼께.

처음엔 내 마음 속에서 떠오르는 감정을 관찰해. 내 기분을 내가 알아차려주는 거야. 생각보다 사람들은 감정에 관련한 단어를 많이 알지 못해. 때로는 많은 감정이 적혀있는 카드를 보며 내 감정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 (이때 주의할 점은 내 생각과 감정을 구분해야 해. ‘무시당하는 기분’은 감정일까? 정답은 감정이 아니야. 상대방이 나를 무시한다고 내가 ‘생각’한거지. 감정은 화가 나다/언짢다/속상하다 정도가 되겠지?)

다음은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생각해봐.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충족되지 못했는지를. 예를 들어보자면, 상대방이 존중해주길 바랐는데 그것이 충족되지 못한 경우, 너무 피곤했는데 충분히 휴식하지 못했던 경우 등이 있겠다. 이렇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 어려운 마음을 다독여줄 방법이 손에 잡히곤 해.

맛보기로만 소개하는 거라 오늘은 여기까지.

오늘도 나는 퇴근길에 내 마음을 되짚어 봤어. 직장에선 마음 쓰이는 일이 자주 벌어지는 편이라, 퇴근하는 30분 동안은 머릿 속이 아주 바쁘지. 오늘은 해결 방법을 찾았지만, 매번 긍정적인 마무리는 아니야. 도저히 내 마음 속에서 해결이 나지 않을 땐, 친한 지인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공감이나 조언을 구하기도 해. 마음을 너무 오래 끌어안으면 오히려 더 험한 길로 돌아가게 되더라고.

이 글을 읽는 다른 사람에게도 이 방법이 도움이 되길 바라.

P.S. 오늘은 민경이 좋은 가사를 소개해줘서 나도 하나 답례로 글을 보낸다. 2년 전 내 마음이 어려울 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글이야. 너무 길면 이 글은 민경만 읽어도 좋아.^^

어릴 때는 나보다 중요한 사람이 없고,
나이 들면 나만큼 대단한 사람이 없으며,
늙고 나면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이 없다.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

칭찬에 익숙하면 비난에 마음이 흔들리고,
대접에 익숙하면 푸대접에 마음이 상한다.
문제는 익숙해져서 길들여진 내 마음이다.

은 좁아도 같이 살 수 있지만,
사람 속이 좁으면 같이 못 산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하지 않으면,
내 힘으로 갈 수 없는 곳에 이를 수 없다.

사실 나를 넘어서야 이곳을 떠나고,
나를 이겨내야 그곳에 이른다.

갈 만큼 갔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갈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참을 수 있는지 누구도 모른다.

지옥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미워하면 된다.
천국을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면 된다.

모든 것이 다 가까이에서 시작된다.

상처를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내가 결정한다.
또 상처를 키울 것인지 말 것인지도 내가 결정한다.
그 사람 행동은 어쩔 수 없지만
반응은 언제나 내 몫이다.

산고를 겪어야 새 생명이 태어나고,
꽃샘추위를 겪어야 봄이 오며,
어둠이 지나야 새벽이 온다.

거칠게 말할수록 거칠어지고,
음란하게 말할수록 음란해지며,
사납게 말할수록 사나워진다.

결국 모든 것이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를 다스려야 뜻을 이룬다.
모든것은 내 자신에 달려 있다.

-백범김구
답장 잘 읽었어.
마음속 공간과 그곳을 돌보는 방법을 꺼내 보여주어 고마워.
나는 어려운 마음을 마구 헤집어 보아야 적성이 풀려서
질문을 받고 누군가 돌아보며 힘들어 할 수도 있다는 걸 몰랐어.
그럼에도 나누어 주어 깊은 고마움을 느껴.
네 마음의 안녕이 가장 우선이니 너를 어렵게 하는 질문이라면 
다른 이야기를 해주어도 좋아.
앞으로도 너의 비밀스러운 공간이 평안하고 안전하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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