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신사 블프 실적 2. 퀸잇 SK스토아 인수 배경
 2025.11.26 25-056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무신사, '반박자 빠른' 대응이 필요합니다
  02 퀸잇의 SK스토아 인수, 어쩔 수가 없다?
  03 뉴스 TOP5 - '쿠팡이 근육을 늘리는 법'

   

 무신사, '반박자 빠른' 대응이 필요합니다

     
design by 슝슝 (w/ChatGPT)
  
'성수'에선 분명 압도적이었는데

지난 주말 성수를 찾았습니다. 목적은 하나, ‘무신사 무진장 25 겨울 블랙프라이데이’ 오프라인 이벤트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었죠. 그간 성수를 선점하려는 브랜드가 여럿 있었지만, 지금의 승자는 무신사로 굳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역명부터 성수(무신사)로 바뀌었고, 인근에만 1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니까요.

심지어 최근엔 서울숲 일대까지 넓혀 공실 상가 20여 곳을 매입·장기 임차해 ‘패션 특화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말 그대로 인근을 ‘무신사타운’으로 만들겠다는 거죠.


다만 이번엔 준비된 이벤트를 온전히 즐기진 못했습니다. 메인이벤트 격인 ‘무진장 치트키’ 게릴라가 조기 종료됐고, 어느 매장을 가도 긴 줄 탓에 입장조차 쉽지 않았거든요. 성수가 아무리 서울 최고의 핫플이라도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매장은 흔치 않은데,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 무신사 성수@대림창고, 엠프티 성수까지 모두 대기 행렬이라 꽤 놀랐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습니다. 이 정도로 오프라인 반응이 폭발적이면 ‘무신사 무진장 25 겨울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실적도 대박이어야 할 텐데, 실제 매출은 그렇지 않았던 겁니다.

시장과 같이 움직였을 뿐입니다

무신사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는 누적 판매금액을 실시간으로 공개합니다. 종료 하루 전 기준 약 3,180억 원. 분명 큰 규모지만, 전년 대비 21% 성장하며 역대 최대였던 작년 3,654억 원과 비교하면 확실히 줄었습니다. 매년 전년도 실적과 경쟁해야 하는 커머스 업계 특성상 성장 정체, 혹은 역신장은 부담스러운 신호죠.

다만 이것만으로 성적을 단정하긴 이릅니다. 무신사 측은 “올해 패션 전반의 수요 둔화·소비 위축을 감안하지 않은 채 온라인 성과만으로 성장성을 논하는 건 적절치 않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공개된 숫자도 온라인 집계일 뿐, 올해는 온·오프라인으로 매출이 본격 분산되어 온라인만으로 전체 캠페인 성과를 판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 주장은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습니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을 봐도 패션 카테고리 온라인 거래액은 작년 1분기부터 전년 대비 ‘제로 성장’이 이어졌습니다. 이미 시장 내 비중이 큰 무신사가 이 흐름을 역주행하기는 쉽지 않죠. 그래서 오히려 눈에 띄는 건 무신사의 2025년 3분기 실적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도 매출이 전년 대비 11.8% 증가했으니까요.

무신사가 방어를 넘어 두 자릿수 성장을 만든 건, 위기 전에 반박자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무신사 온라인 스토어 성장세 둔화를 체감하기 전 29CM를 새 성장 엔진으로 확보했고, 실제 29CM의 연중 최대 행사 ‘2025 겨울 이구위크’는 거래액 1,479억 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30% 성장했습니다. 무신사가 잠시 주춤해도 29CM가 공백을 메워 주는 구조가 된 셈이죠.

공격적인 오프라인 확장도 유효했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은 올해 30곳을 넘겼고, 1~10월 누적 방문객이 2천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무신사 스토어’ 오프라인 채널 확대에 더해 대형 ‘무신사 메가스토어’ 출점도 준비 중입니다. 이처럼 미리 챙겨 둔 우산 덕에, 거센 비가 와도 무신사의 흔들림은 적었던 겁니다.

앞으로도 '속도'가 중요합니다

다만 온라인에서 새 성장축을 세우고 오프라인까지 넓혀도, 무신사는 결국 내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상장을 목표로 하는 입장에선 국내 패션 시장이 작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 시장만으로는 원하는 기업 가치에 도달하기 힘들죠.

그래서 무신사는 이번에도 한 발 앞서 글로벌을 준비했습니다. 12월 상하이 매장을 시작으로 중국과 일본에 오프라인 출점을 이어가며 본격 도전에 나선 겁니다. 여기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합니다. 성공하면 성장의 ‘천장’을 뚫을 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니까요.

그럼에도 무신사는 늘 빠르게 준비해 성과를 만들어온 팀입니다. 당분간은 오프라인이 떨어진 온라인의 성장성을 받쳐 주고, 그 사이 글로벌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확보한다면 안정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관건은 두 가지죠. 올 12월과 내년 상반기에 차례로 오픈하는 ‘무신사 메가스토어’의 실적, 그리고 중국·일본에서 매장 확장 속도를 얼마나 빠르게 가져가느냐입니다.

여기서 첫 단추는 ‘무신사 메가스토어’가 연간 1천억 원 이상의 추가 성장을 보태 시간을 확보하는 일. 그 사이 글로벌 볼륨을 그룹 차원에서 체감될 단계로 끌어올린다면 남은 숙제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정리될 겁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반박자 빠른’ 실행 속도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퀸잇의 SK스토아 인수, 어쩔 수가 없다?

   
design by 슝슝 (w/ChatGPT)
  
새우가 고래를? 자주 보이는 건

퀸잇의 SK스토아 인수 도전 소식에 업계가 술렁였습니다. 퀸잇보다 SK스토아의 덩치가 훨씬 컸기 때문인데요. 퀸잇이 떠오르는 커머스 플랫폼이라 해도 아직 신생 기업이고, 게다가 대기업 ‘SK’의 자회사를 인수한다는 점이 화제를 더 키웠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낯선 일은 아닙니다. 커머스에선 정육각의 초록마을 인수가 있었고, 범위를 넓히면 토스의 LG유플러스 PG사업 인수, 직방의 삼성 SDS 홈 IoT 부문 인수도 있었죠. 결국 실패로 끝나고만 정육각 사례를 들어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토스처럼 성공한 경우도 있어 무작정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니긴 합니다.

다만 분명한 건 ‘도박에 가까운 선택’이라는 점입니다. 몸집이 더 큰 회사를 인수하면 보상도 크지만 위험 역시 큽니다. 그럼에도 이런 딜이,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더 잦아진 이유는 스타트업의 기본 생리, 투자 자본을 지렛대 삼아 성장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압박 때문입니다.

축복인 동시에 저주인 투자

스타트업은 보통 투자를 받아 성장합니다. 정확히는 투자 자금으로 성장 속도를 높이곤 하죠. 돈으로 시간을 사는 셈인데요. 대신 그 대가로 투자자에게 더 큰 이익을 돌려줘야 하고, 보통 시간제한도 있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이 대기업 사업부를 인수하는 건 매출과 이익을 가장 빨리 키울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원래 목적에도 정확히 부합하죠. 다만 ‘사는 것’에서 끝나선 안 됩니다. 인수 자산을 발판으로 시너지를 내 성장해야만 투자자 기대에 부응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커머스로 좁히면 이 절박함은 더 커집니다. 이커머스는 선두 주자 쏠림이 강한 산업이라 먼저 자리 잡은 플레이어가 유리합니다. 이미 고객 습관을 만들어 둔 탓에, 그 틀을 깨 우리 플랫폼으로 옮기게 하려면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죠.


최근 시장 성장세 둔화로 이 현상은 더 심해졌습니다. 패션 플랫폼만 봐도 무신사·지그재그·에이블리 같은 선행 주자들은 한때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이 ‘기본값’이었지만, 지금은 전체 시장이 둔화됐습니다. 퀸잇은 그 단계에 오르기 전부터 성장이 정체돼 조급할 만합니다. 퀸잇이 아무리 초반에 4050 세대를 날카롭게 공략해 안착했더라도, 대형 플랫폼이 영역을 넓히면 버티기가 쉽지 않거든요.

사실 정육각의 초록마을 인수도 같은 맥락의 절박함에서 나왔습니다. 쿠팡이 장보기를 선점해 컬리조차 빈틈을 찾기 어려운 판에서, 정육각은 오프라인으로 나가 판도를 바꾸려 한 겁니다. 결과적으로 무리한 자금 조달 끝에 기업회생 신청으로 이어지고 말았지만요.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퀸잇은 ‘승자의 저주’를 넘어 의도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론 쉽지 않다고 봅니다. 퀸잇의 기본 전략은 패션으로 고객을 확보한 뒤 카테고리를 넓혀 규모를 키우는 것이었고, 그 연장선에서 ‘팔도감’을 통해 식품으로 외연을 확장해 왔죠. 이번 인수 배경에 대해서도 퀸잇은 “홈쇼핑과 타깃이 유사하고, TV·모바일 채널이 상호 보완적”이라고 설명합니다.

다만 겉보기와 달리 간극은 큽니다. SK스토아의 핵심 고객은 50대 이상, 퀸잇은 40대가 중심입니다. 주 이용 채널, 선호 브랜드·상품도 적잖이 다릅니다. 이 격차를 메우지 못하면 인수로 ‘규모의 경제’를 얻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SK스토아가 T커머스 1위라 해도 ‘홈쇼핑 전체’로 보면 선두권은 아닙니다. 어렵게 자금을 조달해도 이후 더 치열한 경쟁이 기다린다는 뜻이죠.

영화 ‘어쩔 수가 없다’의 주인공 만수처럼, 위기 국면에선 당사자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판단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됩니다. 퀸잇도 성장이 막힌 건 사실이지만, 지금이 그런 도박을 감수할 타이밍인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그럼에도 희망 요인은 있습니다. 이번 딜을 함께 주도하는 알토스벤처스는 토스의 주요 투자사이고, 토스는 대기업 사업 인수로 스케일업에 성공한 전례가 있죠. 관건은 인수 후에도 공격적 투자를 이어갈 ‘탄약’이 충분 한가입니다. 추가 자금이 뒤따른다면 다른 결말을 만들 여지도 있습니다.

결국 퀸잇이 ‘승자의 저주’를 피해 토스의 전례를 따를지는 두 가지에 달렸습니다. ① 인수 자금 이상의 추가 투자 유치, ② 고객·채널·상품 포트폴리오를 실제로 통합해 시너지를 내는 실행력. 이 두 축을 증명하지 못하면, 이번 인수는 성장의 지름길이 아니라 부담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 알려드립니다!
       
      • 뉴스레터에 대해 의견 주실 것이 있으시거나, 광고/기고/기타 협업 관련해서는 trendlite@kakao.com으로 메일 주시면 됩니다📧

      오늘의 <트렌드라이트> 어떠셨나요?

      오늘의 인사이트가 도움이 되셨다면,
      주변에도 널리 소개해주세요😃

      물류 기반 서비스에서 수익을 키우려면?

      '경험의 설계'가 근본적 차이를 만듭니다

      눈에 띄는 '킥'이 없던 것이 실패의 원인

      백화점 빅 3의 역사와 앞으로의 과제는

      연출된 일상 속 의도를 읽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