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마음

안녕하세요. 편집자 케이입니다. 다들 10월 잘 지내고 있으신가요? 추석 연휴가 유난히 길어서인지 10월이 너무 짧게만 느껴지네요. 사실 뉴스레터를 쓰겠다고 여기저기 선언은 했지만 막상 용기가 나지 않아 미루고 또 미루다 보니 더 시간이 빠르게 흐른 것 같아요😓

그러다 얼마 전 들은 ‘마케팅을 품은 출판기획’ 특강에서 카시오페아 민 대표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어요. "좋은 기획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 기획을 복기해야 한다. 복기할 때는 외부 요소를 모두 무시하고 처음의 기획안 하나로 또렷이 돌아가라." 

그 말을 곱씹다 보니 나는 처음에 왜 뉴스레터를 쓰려고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답은 단순했죠. 조금이라도 책을 알리고 누군가가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죠.

그래서 첫 번째 편지는 힘을 빼고 가볍게 써보았습니다. 넣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지만 여유가 생기면 천천히 풀어나가기로 하고, 우선 용기를 내어 '발송' 버튼을 눌러봅니다.

자의적+타의적 책덕후 편집자 케이의 책 수다 
진심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프릳츠에서 일합니다>

얼마 전 지인의 SNS에서 이 책의 후기를 우연히 보았는데, 그 순간 작업 당시의 장면들이 생생히 떠올랐습니다.

디자이너와 첫 미팅을 프릳츠 안국점에서 했는데, 세상에나— 그 빵이 얼마나 맛있던지요. 바삭한 결 사이로 진한 버터향이 퍼지고, 둘이서 빵 한아름을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웠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일 얘기보다 “이 빵 진짜 맛있다”, “커피도 훌륭하다”는 말이 더 많았던 알찬(?) 미팅이었죠. 😁

덕분인지 이후의 작업도 매우 순조로웠는데(시간이 지나 미화됐음 주의) 개인적으로 표지도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던 책이에요. 당시 표지 시안도 안타깝게 탈락한 게 많았는데 그중 몇개만 공개해봅니다😉

디자이너(디자인 코끼리) 뿐 아니라 작가님, 폴인 담당자, 프릳츠 담당자 등 함께 협업했던 모든 사람들이 프릳츠 브랜드를 참 좋아했고 그 마음이 고스란히 책에 담겼어요. 책이란 게 만들 때마다 환경이 달라져 늘 새롭고 어렵지만, 이렇게 좋은 작업의 기억이 다시 힘이 되어주더라고요. 결국 책을 만든다는 건, 그때 함께 웃고 울던 사람들을 오래 기억하고 '책'으로 남기는 일인 것 같아요.

자의적 책덕후 원더가 직접 탐방한 작은 서점 이야기
오늘 간 책방: 경주 '어서어서'에서 만난 우연한 순환
경주역이 폐역된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떠난 1박 2일 여행.

마지막 무궁화호를 타고 도착한 경주 시내는 낯설게 익숙했다. 황리단길엔 어디서나 본 듯한 카페와 상점이 늘어서 있었지만, 그 틈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골목을 돌다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을 발견했다.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책 처방전

“문을 살살 여세요.”
유리문에 붙은 문구가 마음을 붙잡았다. 책을 ‘약’처럼 처방해주는 콘셉트의 서점이었다. 노란 약봉투에 책을 담고, 복용법을 써주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그곳에서 『경주가 경주생일에 경주여행』이라는 독립출판물을 골랐다.
‘경주’라는 이름의 작가가 자신의 생일에 경주로 떠난 이야기를 담은 그림일기였다. 그런데 책을 읽다 놀라운 장면을 마주했다. 작가 역시 이 책방에 들러 책을 사고 있었다. 내가 그 책방에서 산 책 안에도 같은 장면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책 속의 여행과 내 여행이 겹쳐지는 순간, 이상한 순환의 감정이 밀려왔다.

화려한 일정보다 이런 우연한 발견들이 여행의 진짜 선물인지도 모른다.
그날의 약봉투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취침 전 1회, 그리워질 때마다 복용하세요.”


교보/예스24/알라딘 합산
2025년 9월 베스트셀러 TOP 10
호의에 대하여 Ι 문형배 Ι 인문/에세이 (3사 모두 1위)
렛뎀 이론 Ι 멜 로빈스 Ι 자기계발
절창 Ι 구병모 Ι 한국소설
트렌드 코리아 2026 Ι 김난도 외 Ι 트렌드/경제
혼모노 Ι 성해나 Ι 한국소설
흔한남매 20 Ι 흔한남매 Ι 아동/코믹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Ι 이해인 Ι 자기계발/에세이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 Ι 송길영 Ι 인문/사회
양면의 조개껍데기 Ι 김초엽 Ι SF/한국소설
10  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 Ι 박곰희 Ι 경제/재테크    
책덕후들의 이야기도 궁금해요!
인생책 이야기, 북클럽 이야기 등등 환영해요. 답장 주세요😘
책덕후의 편지
greenmk46@gmail.com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 323 010-7662-6195
수신거부 Unsubscribe
stibee

이 메일은 스티비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