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같은 남의 집 이야기
서른 번째
🎶님, 다음화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소설 집은 님이 다음 호의 주인공이 되시길 기다리고 있을게요.
 창문 없는 방, 먹방


"먹방만큼은 제발 그만두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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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많은 클라이언트를 만났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땅과 함께 약간의 건축 예산을 꾸려 사무실에 방문한 그와의 첫 만남은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땅에 대한 역사를 늘어놓던 그는 한껏 상기되어 있었다. 처음엔 나는 그를 부모님을 뜻을 이어받고자 하는 열정적인 사람으로 인식했던 것 같다.


요즘 핫한 게 뭐에요?


그는 뚜렷한 계획이 없었다. 아무런 계획이 없는 열정적인 클라이언트의 땅이라 나도 덩달아 신났던 것 같다. 마치 빈 도화지에 재미있는 것을 마음껏 그려볼 수 있는가 하고 두근거렸다.


“이런 노른자 땅엔 빌라를 지으면 수요가 꽤 있을 거예요. 아니면 요즘은 소규모 문화 공간도 괜찮아요. 북카페나 공유 오피스도 좋을 것 같고요. 처음부터 제대로 기획해서 나온 아이코닉한 건물들은 나중에 가치가 계속 상승해서 그런 걸 염두에 둬서 봐도 좋을 것 같네요”


처음엔 흥미롭게 듣던 그는 계속 뭔갈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숙박시설로 지으면 층마다 방이 최대한 몇 개가 쪼개질 수 있을까요?"


그는 이미 다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꽉꽉 우겨넣으면 5개 층 규모로 방은 5개 정도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그냥 몸만 들어가도 되게 지으면요?"
"그렇겐 권해드리고 싶지 않아요... 이렇게 좋은 땅에 몸만 들어가는 방만 가득한 건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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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월에 2500만 원 정도는 수익을 올리고 싶어서요."

"이 규모의 땅에 그 정도 수익을 생각한다면, 전 공유 오피스를 포함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대관 수익이나 월 렌트 비용을 올리는 방법을 고려할 것 같은데요. 주거 건물로 2500만 원을 가져가려면...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이 나올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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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번 시도는 해주시죠."


그를 설득할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남을 깨달은 나는 지적도 위에 트레싱지를 깔고 면적 구획을 시작했다. 방 5개는커녕 4개만 그렸을 뿐인데도 이미 평면도는 답답해져 있었다.
방은 거주자의 인간다운 삶과 안전한 거주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한의 설계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규정된 법률에 따라 주거 공간은 최소 면적 기준과 창문 의무 설치 규정을 보장받아야 하는 것이다. 개별 방의 면적은 전용면적 7㎡ 이상, 화장실 포함 9㎡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창문은 화재 등 유사시에 탈출이 가능하도록 폭 0.5m, 높이 1m 이상의 크기로 실외와 접해야 한다.


"여기서 방 하나만 더 만들어도 먹방이 생겨버리네요."
"먹방이요?"
"네, 창문을 낼 수 없는 방이요."
공간을 다루는 우리가 자주 쓰는 단어인 먹방은 창문이 없는 방을 말하는데, 빛이 전혀 들지 않아 "먹처럼 까만 방"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설계 판에서는 이 "먹방"이 나오는 것을 싫어한다. 아니 애초에 나오는 것 자체가 실패다. 그런데 건물이 커지다 보면 가운데 위치한 작은방은 어쩔 수 없이 먹방이 되곤 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집마다 마련되어 있는 화장실도 창이 없다는 점에서 먹방이다. 물론 화장실 정도야 괜찮지만 침실을 비롯한 거주실에 먹방이 나와서는 안 된다. 불이 나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화재 시 불보다는 유독가스가 더 위험해 창을 활짝 열고 신선한 공기를 마셔야 하는데 이렇게 창이 전혀 없는 먹방에서 불이 나면 매우 위험하다.


"적어도 창문은 있어야 상품성이 있죠."
상품성으로 포장해 그를 설득하려고 시도 해본다.
"그래도 일단 방을 최대한 많이 꽉꽉 밀어 넣어 주세요."


살리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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